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85)
나는 귀족이다 1387화
[헬조선 편]
76장 자본가 of 자본가(7)
국내 건설업계는 크게 술렁이고 있 었다.
“사장님,들으셨습니까?”
“뭐가?”
“아프리카에 결정체 1차 산업단지
를 아주 크게 짓는답니다. 제니스 컴퍼니와 IACP 합작 프로젝트 말입 니다.”
“아,그 합작 프로젝트야 나도 들 었지. 1조 달러짜리라고 하던…… 설마 그게 결정체 1차 산업단지였 어?”
“예,1차 산업단지 짓는 데만 1조 달러를 고스란히 쏟아부을 예정이람 니다.”
“허……
제니스 컴퍼니와 IACP가 아프리카 에 1조 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은 이 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투자 세부 집행이 구체적으 로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까지 발표 가 나지 않았다.
“1조 달러짜리 토목 공사라니……. 아프리카에 제2의 제니스 타운이라 도 지을 셈인가?”
“아니죠. 제니스 타운은 복합 첨단 산업도시입니다. 산업연구 시설도 있지만 주거상업 지역이 월등히 많 아요.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중화학 공업시설도 없고요.”
“그럼?”
“괴수 사체나 결정체 가공,산업소 재 생산 같은 1차 산업단지 시설
위주로 아프리카 산업단지에 지으려 는 모양입니다.”
제니스 타운은 엄연히 말해 산업단 지가 아니다. 첨단연구단지를 중심 으로 형성된 복합도시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일단 생각나 는 대로 다 쑤셔 넣어 봤어.
대충 이런 컨셉으로 만들어진 도시 라고 할까?
그래서 다양성의 서울,항구 도시 의 부산, 카이스트의 대전,중공업의 울산 등 여러 도시들의 특징을 한
몸에 갖고 있다.
하지만 말을 들어보니 아프리카에 지어지는 결정체 산업단지는 순수한 공업단지의 성격을 지닐 것으로 보 인다.
“1조 달러짜리 공사라고?”
도림건설 장후진 사장은 입맛을 다 셨다.
현재 제니스 타운에서 수조 달러짜 리 공사가 벌어지고 있지만,국내 건설 업체는 제대로 재미를 보지 못 했다.
유지웅은 처음부터 해외 유명 건설 업체들을 끌어들여 공사를 벌였고,
국내 건설 업체들은 시간이 흐른 후 에 하도급 자격으로 겨우 발을 붙이 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공사비를 책정하고 따지는 것도 무 척이나 깐깐하다.
공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기타 부수비용 등 을 1원 하나까지 엄격하게 밝혀야만 한다.
도시관리위원회의 현미경 앞에서 모든 걸 까발린 채 발가벗고 서서 심사를 기다린다.
그런 굴욕을 감수하고 얻을 수 있 는 것은 15%의 마진.
원래 건설업계가 이것저것 남겨 먹 을 게 많은데,제니스 타운 공사에 서는 위원회가 베풀어준 15%의 마 진 이외에는 단 1원도 빼먹을 수 없다.
간 크게도 우회적으로 이익을 남겨 먹으려 했던 건설 업체 몇몇이 걸려 서 영구퇴출 당한 꼴을 본 뒤로,다 른 업체들은 절대로 섣부른 짓을 하 지 않았다.
단지 공사현장에서 퇴출을 당한 것 에서 그치지 않고,빼먹은 돈의 몇 배 이상을 도로 토해내야 했기 때문 이다.
‘그래도 현금 선결제를 해주니 다 행이지.’
까다롭기 그지없는 심사 기준에
15%의 마진.
그래도 대금 지불 조건이 워낙에 후했다.
보통 공사는 시공사가 자기 돈으로 먼저 공사에 착수한 뒤 30%, 40% 등등 단계별로 대금을 받는다.
하지만 위원회는 칼같이 현금으로 지급한다. 그것도 단계별로 먼저 지 급해서 그 돈으로 공사를 진행하게 끔 한다.
시공사들은 공사 자금을 조달할 필
요가 없으니 돈 걱정을 할 일이 없 어 좋았다.
게다가 공사 규모가 워낙에 크다 보니, 15%의 마진만 해도 회사 입 장에서는 엄청난 이익이었다.
불만이 있다면…….
‘진짜 알짜배기 현장은 외국 놈들 이 죄다 차지해 버리고,우리는 부 스러기 공사나 하고 있으니 원
비록 마진율이 15%이지만 공사 규모가 워낙 커서 기업 이익률은 좋 은 편이다.
하지만 부스러기 잔 공사만 맡고
있다는 것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은 어쩔 수가 없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공사만 맡을 수 있으면 하고 아등바등하던 시절이 있었지만,원래 사람은 화장실 들어 갈 때와 나갈 때가 다른 법이다.
“어떻게 우리도 끼어들 방법이 없 을까?”
“1조 달러짜리 공사입니다. 쿠알 통령은 가급적 빠른 공기 안에 완성 하고 싶어 하는 욕심이 크고요. 이 런저런 이유 따져가면서 참여업체 배제할 여유가 없을 겁니다.”
역시 그렇겠지?”
“제니스 컴퍼니 스타일 아시잖습니 까. 마진율은 15%로 고정이지만 대 금은 매번 선지급인 거요.”
돈을 못 받을 걱정이 전혀 없다는 것만으로도, 제니스 컴퍼니에서 추 진하는 공사는 무조건 따낼 가치가 있었다.
“다른 건설사하고 컨소시엄 구성해 서 공사기획안 먼저 제출해야 합니 다.”
“좋아,건설사들한테 연락 돌려. 아 참,대영건설은 제외하고.”
“예,알고 있습니다.”
공중파 채널 SBC를 보유한 대영건
설은 제니스 타운에 삽 한 자루도 들이밀지 못하고 있었다.
진입 초반 공사대금을 속이려고 하 다가 보기 좋게 걸린 뒤 영구 퇴출 당했기 때문이었다.
대영건설은 한때 SBC 채널을 이용 해서 제니스 타운의 단점을 부풀려 서 보도하는 등 난리를 피웠다.
그러나 유지응은 러시아에서 얻어 온 에너지 구매권을 미끼로 국내 대 기업들로 하여금 SBC에 광고를 주 지 못하게 했다.
덕분에 SBC는 경영이 악화되어 적 자가 눈덩이 불어나듯이 쌓이고 있
는 중이었다.
대주주인 대영건설도 일감이 뚝 끊 어진 데다가,검찰로부터 횡령,배 임,분식회계 수사를 받고 있었다.
“그나저나 SBC 채널을 제니스 컴 퍼니가 언제쯤 인수할까요?”
“대영건설 오너 입장에서 쉽게 내 놓지 않을걸. 그게 자기들이 가진 마지막 무기라는 걸 잘 아니까.”
“제니스 컴퍼니는 SBC 방송국 인 수에 별로 관심은 없어 보이던데 말 입니다.”
“괘씹해서 몇 대 패준 것뿐이지, 애초에 방송국에 욕심이 없는 곳이
니까. 광고나 홍보가 전혀 필요 없 는 회사잖아,거긴.”
제니스 컴퍼니는 하나의 국가나 다 름없는 단일 경제 체계를 이루었다.
거주 인구 600만 명 이싱•에,탈모 치료를 위해 제니스 타운을 찾는 상 시 관광객이 500만 명 이상이다. 이 것도 관광객이 제일 적을 때를 기준 으로 한 수치다.
여기에 제니스 타운에 거주하지 않 지만 업무나 여행차 방문하는 유동 인구까지 생각하면,제니스 타운의 소비 수준은 이미 서울을 뛰어넘었 다.
이 거대 도시를 보유한 회사 입장 에서는 굳이 홍보나 광고 따위가 필 요 없다.
* * *
CS그룹 조기현 부회장도 아프리카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 지대한 관 심을 보였다.
“1차 결정체 산업공장들이 들어선 다고?”
“예,거기에만 1조 달러 이상을 쓸 예정이라고 합니다.”
CS건설사장 채만호는 ‘이상’이라는 단어에 강한 억양을 실었다.
“제니스 타운 같은 복합 도시가 아 니라 순수한 공업단지 시설 조성에 만 투자할 모양입니다.”
“이거 보통 일이 아닌데.”
조기현 부회장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에 잠겼다. 그는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었다.
계엄 이후,10대 그룹 오너 일가는 김호 대통령의 정치적 보복을 피해 해외에 머무르고 있었고,CS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때문에 현재 그룹은 조기현 부회장
체제로 굴러가고 있는 중이었다. 다 른 10대 그룹도 크게 다르지 않았 다.
잠시 후 그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
“제니스 컴퍼니에서 우리 그룹 지 분이 좀 있지 않나?”
“지배 지분 5%를 갖고 있습니다.”
“그럼 엄밀히 말해서 우리 그룹이 제니스 컴퍼니 자회사 그룹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그,그것은 좀•…”
채만호 사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뭐 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왜 아니야? 다른 지분도 아니고 지배 지분을 5%나 갖고 있는데. 그 럼 자회사 그룹이 맞지.”
“자회사라고 하기에는 제니스 컴퍼 니가 가진 직접적인 영향력이 너무 저조하기에•…”
“류이한 사장 말 한마디면 수천억 짜리 프로젝트도 엎어야 하는 마당 인데,영향력이 없다고 할 순 없잖 나.”
채만호 사장은 조기현 부회장이 왜 자꾸 자회사를 들먹이는지 어렴풋이 눈치를 챘다.
까들 회사가 엄마가 벌이는 가게
공사판에서 일 좀 하고 싶다는데, 자비로운 엄마라면 당연히 오냐오냐 하고 받아주지 않을까?”
“……뜻대로 하십시오.”
채만호 사장은 결국 두 손을 들었 다.
조기현 부회장은 아무래도 제니스 컴퍼니와의 관계를 들먹이면서 아프 리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은 모 양이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어. 도 림그룹 지배 지분도 5% 이상 제니 스 컴퍼니가 보유 중인 것으로 아는 데.”
“어디 도림그룹뿐이겠습니까. 재계
40위권 그룹은 대부분 제니스 컴퍼 니가 지분을 쥐고 있을 겁니다.”
10대 대기업 같은 경우에는 최소 지배 지분의 20% 이상을 제니스 컴퍼니가 쥐고 있다.
얼마 전에 일어난 증시 대란 때 정효주가 대대적으로 싹쓸이 쇼핑을 한 덕분이다.
“좋아,그럼 지분이 잡힌 아들 회 사들끼리 모여서 엄마 회사한테 보 채기 신공을……
그 순간 내선 전화가 울렸다.
조기현 부회장은 말을 잠시 멈추고
얼른 전화를 받았다.
“김 비서,무슨 일…… 뭐,그게 정말이야? 알았어,지금 곧장 차 준 비시켜. 바로 내려가지.”
조기현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급히 재킷을 챙 겼다.
“부회장님? 갑자기 급한 일정이라 도 생긴 겁니까?”
“채 사장,자네도 따라와.”
“무슨 일입니까?”
“국내 1군 건설사 전원 소환이야. 그룹 최고경영자도 함께.”
“혹시 제니스 컴퍼니입니까?”
“아니,거기보다 더 무서운 곳.”
채만호 사장은 순간 무슨 말인가 했다.
이 나라에서 제니스 컴퍼니보다 더 무서운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청 와대도 벌벌 기는 판인데.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곧바로 납득 했다.
“담성그룹 김범석 이사 호출이야.”
“……그렇군요.”
김범석.
본래 담성그룹 오너 일가의 충직한
종복이었으나,그룹이 무너지면서 제니스 컴퍼니에 붙은 배반자다.
물론 배반자라는 것은 기존 오너 일가 입장에서 봤을 때 이야기고, 제3자가 봤을 때 김범석은 누구보다 성공한 인생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배 를 갈아랐으니.
‘원래,땅 주인보다는 마름이 더 무서운 법이지. 하물며 전향한 마름 이라면……
제니스 컴퍼니로 본적을 바꾼 김범 석은 더 이상 예전에 알던 그 인물 이 아니었다.
그는 마치 황제의 총애를 받는 내 시처럼 전권을 휘두르며,재계 인사 들을 핍박했다.
그나마 조기현이나 채만호 같은, 재계 가문 출신이 아닌 전문경영인 들은 괜찮았다. 그들로서는 갑질하 는 상대가 바뀐 것뿐이니까.
하지만 W위권 밖의 총수들 입장 에서는 김범석의 꼬장을 받아내는 게 죽을 맛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사전 조율 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전부 소환하 는 법이 어디 있답니까?”
꼬우면 사표 써야지,별수 있나.
우리 같은 월급쟁이들이 뭘 할 수 있겠어.”
조기현 부회장의 입가에 씁쓸한 기 운이 맴돌았다.
“그래도 김범석 이사가 우리 같은 월급쟁이들한테는 비교적 관대해서 다행 아닌가. 이런 군기잡이 정도 가지고 불평불만 하는 것도 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