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86)
나는 귀족이다 1388화
[헬조선 편]
76장 자본가 of 자본가(8)
담성 그룹.
오너 일가 전원과 600명이 넘는 임직원이 기소 및 구속당하면서 전 례 없는 위기를 맞이한 그룹이다. 한때 부동의 재계 1위 기업이었으
나 대규모 기소 사태에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면서 뿌리가 뽑혀 나갈 위 기에 처했다.
그러나 그 위기는 불세출의 간신, 김범석의 등장으로 막을 내리게 된 다.
김범석은 자신이 알고 있는 오너 일가의 모든 비리 사실을 제니스 컴 퍼니에 고해바침으로써 유지웅의 신 뢰를 얻었다.
그리하여 겨우 이사 직함을 갖고 있지만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유지웅
의 대리인이나 다름없었다.
한때 이씨 일가의 머슴이었던 그는 이제 유씨 일가로 주인을 바꿔 탄 것이다.
덕분에 그는 그룹 내에서 다양한 별명을 얻었다.
회사의 위기를 자기의 기회로 바꾼 남자.
불세출의 간신배.
주인을 팔아넘긴 머슴.
그룹 내에서 그를 안 좋은 시선으 로 응시하는 이들은 많았다.
아무래도 회사 전체의 위기를 자신
의 출세만을 위한 기회로 바꾼 것에 대한 반감이 큰 것이다.
“조선이 위기에 빠졌을 때 앞장서 서 일본에 팔아넘긴 매국노들과 다 를 게 뭐야?”
그를 매국노와 동일시하는 이들도 많았다.
회사는 이씨 일가의 것이 아니라 주주들의 것이며,김범석은 오히려 경영 건전화를 위해 오너 일가가 저 지른 비리를 고발했을 뿐이라는 논 리는,그들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반감이 크다 해서 그의 앞 에서 대놓고 드러내는 이는 없었다.
제니스 컴퍼니가 담성그룹 지배 지 분의 20%를 쥐고 있으며,그는 유 씨 일가의 새로운 머슴이기 때문이 었다.
최고경영자 자리가 지금 공석이지 만,머지않아 김범석이 차지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이상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김범석 의 이미지였다.
그리고 CS그룹 조기현 부회장은 예전과 전혀 다른 표정으로 상석에 앉아 있는 김범석을 보게 되었다.
‘표정이 예전과 전혀 달라졌어. 자 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확실
히……;
조기현은 당연히 김범석과 친분이 있다.
10대 대기업에서 임원급으로 일을 하다 보면 서로 얽히고설키기 마련 이니.
이전에 봤을 때만 해도 조기현의 사회적 지위가 높았다.
소속 그룹의 격차는 컸지만,일개 이사와 부회장의 격차는 무시할 수 없으니. 나이도 조기현이 더 많았고.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김범석 앞에 서 깍듯하게 굴어야 하는 입장이 되 었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분들이 이 자리에 모두 모였군요. 정말 반 갑습니다.”
사람들이 다 모이자 김범석이 자리 에 앉은 채로 인사말을 꺼냈다. 예 의상 일어나서 할 법도 한데,앉은 상태에서 두 손은 깍지까지 낀 채로 말을 꺼낸다.
초청자들은 앞으로 김범석을 대하 는 게 참 쉽지 않겠구나 하는 느낌 을 받았다.
‘자리 하나 꿰어찼다고 사람이 달 라졌군.’
‘저건 뭐 거만하기가 이형원 부회
장보다 더한 수준인데?’
‘담성그룹 행보가 앞으로 볼만하겠 어.’
회의실에는 국내 건설 업계 30위 까지의 회사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 물론 대영건설 등 제니스 컴퍼니에 ‘찍힌’ 건설사들은 30위권이라 해도 제외했다.
각 회사의 사장,그리고 소속 그룹 의 최고경영자까지 함께 와 있다 보 니,60명이나 되는 대인원이었다.
“이미 들어서 잘 아실 겁니다. 제 니스 컴퍼니와 IACP가 합작해서 아 프리카에 1조 달러 규모의 건설 프
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이 되었습 니다.”
김범석이 차분한 톤으로 서두를 떼 자,참석자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어 렸다.
“IACP가 일단 1차로 1조 달러를 출자하지만,그 규모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에는 얼마든지 추가 출자 를 할 예정입니다. IACP 경영진 내 부적으로는 최대 5조 달러까지 아프 리카에 투자를 할 계획이 잡혀 있습 니다.”
5조 달러라니!
재벌가 인물들마저 머릿속이 아득
해질 정도로 엄청난,천문학적인 금 액이었다.
“어제부로 제니스 컴퍼니 법인 계 좌에 1조 달러가 입금되었습니다. 이미 판은 열렸다는 증거죠.”
프로젝터가 만든 대형 상황판에는 은행 온라인 화면이 나타났다.
제니스 컴퍼니 달러 계좌에 IACP 의 이름으로 입금된 1조 달러가 정 확히 나타났다.
건설업 관계자들은 1조 달러의 입 금 내역에도 놀랐고,또 통장 잔고 에도 놀랐다.
‘통장 잔고가 2조 2,500억 달러라
고?’
‘그럼 1조 달러가 입금되기 전에도 원래 1조 달러가 넘었다는 말이잖 아?’
유보금도 아니고,그냥 입출금 통 장 잔액이 1조 달러가 넘다니.
‘에그파우더 장사가 정말 쏠쏠한가 보군.’
‘하긴,미국 매출만 하루 3억
5,000만 달러라고 했으니•…“. 여기 에 유럽까지 생각하면……
‘탈모치료제 팔아서 버는 돈도 있 겠고……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군.’
더 놀라운 것은 저게 제니스 컴퍼 니 계좌에만 쌓인 돈이라는 사실이 다.
‘저게 제니스 저축은행에 예치된 돈은 아예 포함도 안 된 거지?’
‘제니스 컴퍼니가 마음먹고 동원할 수 있는 최대자금은 그럼 대체 어느 정도나 되는 거지?’
어느 순간 다들 이 자리에 온 진 짜 목적을 잊고 있었다. 제니스 컴 퍼니의 통장 잔고에 크게 놀라서였 다.
김범석은 그들의 표정을 확인하며 속으로 씩 웃었다.
‘계획대로군. 후후,역시 기업하는 놈들은 하나같이 다 똑같단 말이 야.’
통장 잔고를 오픈한 것은 그들의 가슴에 제니스 컴퍼니의 위상을 똑 똑히 새기고,동시에 아무 소리도 못 하게 찍어 누르기 위함이었다.
물론 오너 일가도 아닌 월급사장인 그들이 제니스 컴퍼니에 감히 반기 를 들진 못하겠지만,마음에서부터 저절로 우러나오는 복종심을 심어주 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예산 집행 중 국내 담당은 영광스럽게도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이사님,그 말씀은 설마……?”
“노골적으로 말씀드리죠. 국내 건 설사가 아프리카 산업단지 건설 프 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제 승인이 있 어야 한다는 겁니다.”
조기현 부회장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느낌을 받았다.
설마 했는데 역시 그런 것일 줄이 야.
“해외 굴지의 초대형 건설사들도 앞을 다투어 참여할 겁니다. 하지만 결정체 산업단지가 주된 테마다 보
니,아무래도 국내에서 차지하는 지 분이 높겠죠. 이건 의장님께서 제게 따로 귀띔을 해주신 내용입니다.” 유지웅 의장이 직접 말했다.
그렇다면 방금 한 말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거의 100%다.
김범석이 자신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은 한은. 그리고 이렇게 많 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거짓 말을 할 만큼 어리석은 사람도 아니 다.
“1조 달러의 예산 중에서 적어도
8,000억 달러는 제가 진두지휘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8,000억 달러!”
“대단하십니다. 그런 큰일을 맡으 시다니, 의장님께서 이사님을 얼마 나 신뢰하는지 절실히 느껴집니다.”
“정말 중대한 임무를 맡으셨습니 다.”
건설 관계자들은 앞을 다투어 김범 석에 대한 칭찬에 열을 올렸고,그 도 기분이 좋은지 입꼬리가 슬쩍 올 라갔다.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은 그간 제 니스 타운 공사에서 큰 건수를 맡지 못해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으신 것으로 압니다.”
“아닙니다. 믿고 맡겨주신 것만 해 도 영광인데,어찌 그런 아쉬움을 품을 수 있겠습니까.”
“저희 회사가 지금 제니스 컴퍼니 에서 발주해 주신 물량만 해도 역사 적으로 최대치입니다. 저희 회사는 덕분에 지금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 고 있습니다.”
건설 관계자들은 앞을 다투어 고개 를 조아리며,제니스 컴퍼니의 너그 러음을 칭찬했다. 동시에 자기들이 덕분에 얼마나 잘 먹고 잘살고 있는 지를 거듭 강조했다.
공사대금을 단계별로 항상 현금
선지급을 해주시기에 공사를 진행하 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덕분에 어음 발행이니 할인이니 그런 귀찮은 문제를 일절 신경 쓰지 않고,공사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공사대금 선지불 관행이 우 리나라에 깊이 뿌리를 내린다면,공 사판의 오랜 병폐도 금방 해결될 거 라고 생각합니다. 제니스 컴퍼니가 이 나라를 위해 정말 좋은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겁니다.”
쏟아지는 찬사를 기분 좋게 듣던 김범석이 다시금 입을 열어 발언했 다.
“여기 모인 회사는 아프리카 프로 젝트에 참여할 자격을 얻으신 겁니 다.”
아직 그들은 참여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일단 모이라는 김범석의 한 마디에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온 것이다.
하지만 김범석은 그들의 참여가 이 미 결정이나 된 것처럼 단정적으로 말했고,그들도 그것을 당연한 둣이 받아들였다.
“그런데 아프리카 건설 사업은 단 순한 투자 성격을 가진 게 아닙니 다. 의장님은 쿠알 통령과 깊은 친
분을 맺으셨고, 친우와 친우의 나라, 친우의 국민들을 위해 마음 깊이 우 러나오는 도움을 주고 싶어 하십니 다.”
김범석은 인도주의적인 성격에서 결정된 프로젝트라는 점을 거듭 강 조했다.
“IACP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조 달러나 되는 큰돈을 아무렇지 않게 투척한 것은,IACP의 오너인 프린 스 안술 님께서 우리 의장님의 친우 이기 때문이죠.”
건설 관계자들의 얼굴에 다시금 긴 장감이 어렸다.
대체 무슨 조건을 덧붙이려고 저렇 게 길게 분위기를 잡고 있는 것인 가,하고.
“당연히 여러분들의 회사도 단순한 영리활동이 아닌, 전 지구적 봉사 정신을 어느 정도 발휘해야 마땅하 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프로젝트 참여에서 제외하겠다는 말처럼 들렸다. 관계자들은 마른침을 삼켰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하면,저희 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공사 자체는 제니스 타운과 비숫 하게 진행될 겁니다. 공사대금 선지
급,그리고 15%의 이익을 무조건 보장합니다.”
부도나 지불지체 등의 리스크가 전 혀 없고 무조건 15%의 이익이 남 는다.
공사 규모가 천문학적이니만큼 그 들은 절대로 참여를 거절해서는 안 되는 입장이다. 이걸 못 주워 먹으 면 바보다.
“다만 이익의 전부를 사내에 귀속 시키거나 주주에게 배당하지 않았으 면 합니다.”
“그,그 말씀은……?”
“못해도 한 회사당 매년 적어도
10억 달러, 즉 1조 원 이상의 이익 은 남을 겁니다.”
구체적인 숫자로 들으니 공사 규모 가 또렷하게 눈에 잡힌다.
게다가 저 수치는 김범석이 최대한 겸손하게 말한 것이다.
“제니스 컴퍼니에서 자선사업을 운 영하고 있는 건 아실 겁니다.”
그제야 사람들의 안색에 밝은 빛이 어렸다.
불확실한 천국에서 확실한 지옥으 로 확정된 것이다.
“아프리카 프로젝트 전체 영업이익 의 10%를 제니스 자선사업부에 기
부하십시오.”
정정한다. 확실한 지옥도 아니다.
이 정도면 확실한 천국이다.
15%의 이익 중에서 1.5%만 내놓 으라는 것이니. 게다가 자선사업에 내놓는 것이니 명분도 좋다. 애초에 제니스 컴퍼니가 베풀어준 먹거리이 기도 하고.
“당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 좋 은 일이야 얼마든지 발 벗고 나서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말씀대로 따르겠습니다. 돈도 벌 게 해주시고 좋은 일도 하게 해주셔 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전체 영업이익의 80%는 귀사의 모든 일반 직원들에게 성과 급으로 나눠주십시오.”
“……예?”
“나머지 10%를 가지고 회사에 귀 속을 시키든 주주 배당을 하든 하십 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