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91)
나는 귀족이다 1494화
[헬조선 편]
89장 취미로 사제를 하는 과학자 (5)
은망교는 열성신도를 20만 명이나 거느린 종교였다.
세간에서는 이단이니,사이비니 하 는 비판을 받지만,그래도 주님을 모신다는 자부심 가득한 신도들이
대부분이다.
신도들은 다른 종교와는 비교도 되 지 않는 열정과 정성으로 믿음을 행 한다.
자신이 버는 수입의 절반 이상을 꾸준히 헌금으로 내는 열성 신도의 비율만 해도 30%가 넘어갈 정도다.
어떤 신도들은 자기와 가족들이 먹 을 것도 아껴가면서 어떻게든 헌금 을 만들어 바친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대한민국 최고의 확장세를 자랑하는 신흥종교 였다. 나름 역사도 오래 되었다.
그런 은망교의 교단은 요즘 깊은
근심이 떠날 날이 없었다.
“우리 신도들에 제니스타운 출입을 또 거부당했습니다. 지금까지 삼천 명이 넘는 신도들이 제니스타운에 발도 들여놓지 못했습니다.”
“운 좋게 들어간 37명의 신입 신 도들도 석연치 않은 이유에서 퇴거 조치 당했습니다.”
“이대로는 제니스타운에서 우리 교 단의 뜻을 널리 펼치기가 어렵습니 다.”
은망교는 매우 은밀하고 조용한 방 식으로 교리를 전파해서 신도를 확 보한다.
장기간에 걸친 봉사활동,이웃친목 활동 등을 통해서 충분한 친분을 쌓 은 후,조심스럽게 교단 가입을 권 유하는 방식이다.
시간과 정성은 많이 들지만 매우 튼튼한 신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방 법이었다.
하지만 제니스타운에는 이빨도 박 히지 않았다.
“제니스타운 거주 인구가 천만 명 이 넘었답니다,천만 명이요. 그것도 수도권의 젊고 알짜배기 주민들로만 구성되었어요. 그런 질 좋은 지역에 우리 거룩한 주님의 뜻을 전파하지
못한다는 것은 불신입니다,불신!
교주의 오른팔이자 교단의 실질적 실력자인 갑홍수 위원장의 호통에, 교단 간부들의 입이 저절로 다물어 졌다.
“하지만 위원장님,제니스타운에서 전도는 매우 어렵습니다. 초기에 거 리 포교를 하다가 도시관리위원회 퇴거 조치에 쫓겨난 신도들이 부지 기수입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쫓겨난 37명 의 신자들도 아무래도 신원이 발각
된 게 분명합니다. 교단 측에서 분 석을 해보았지만,우리 신도들의 정 보가 제니스타운 도시관리위원회에 들어갔다고밖에는 생각이 되지 않습 니다.”
“그러니 더욱더 우리가 그 못난 이 들에게 거룩한 주님의 사랑을 전파 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배타와 고집밖에 없는 그 졸부들을 교화시 키는 것이,이 땅에서 우리가 추구 해야 할 사명입니다.”
“이번에 뭐,신수교라는 신흥 종교 가 생겼다면서요?”
“네,무시무시한 속도로 세를 불리 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신자 수만 이미 1,500만 명 이 넘었다고 합니다. 제니스타운 거 주민들 대부분은 신수교도라는 말이 과언이 아닙니다.”
갑홍식 위원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우리 신자들도 그 신수교에 들어갑시다.”
“무릇 전도라는 것은 위험한 적진 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법,그곳에 서부터 철저하게 우리가 구원해야 할 어린 양들을 찾아 나가는 겁니
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도시관리위원회가 우리 신 자들 정보를 갖고 있다라…… 난 그 건 믿지 않습니다. 우리가 엄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그들이 어떻게 취득한단 말입니까?”
신도들의 정보는 국정원조차도 알 지 못한다.
그것이 갑홍식이 자신만만하게 가 진 믿음이다.
“장기 안착에 성공한 37명의 신도 들이 퇴거당한 것은 그만한 사유가 있어서일 겁니다. 거기에 너무 연연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야 주님을 위한 큰일을 할 수가 없어요.”
일부 간부들은 위원장의 장담에 공 감이 가지 않았다.
37명의 신자.
그들은 제니스타운의 장기 거주민 으로 성공적으로 들어간 이들이다.
자영업 직원,유통업자,기술자 등 다양한 직군을 통해 제니스타운 거 주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최장 석 달을 넘기는 신도 가 없었다.
一박 주임,저번에 납품 발주 실수 한 거 말이야. 그거 때문에 우리 사 장님이 거래처에서 얼마나 큰 욕을 들었는지 아나? 유감이지만 자네가 회사에 끼친 손실이 너무 커. 그만 둬 줘 야겠네.
-요즘 지각이 너무 잦군. 근무 태 도가 너무 불량해. 아무래도 우리 회사와는 맞지 않는 거 같아.
•-너 어제 뭐 하느라고 물자 들어 온 거 제대로 관리 안 하고 다 비 맞게 만들었냐? 이게 손해가 얼마인 지나 알아? 어휴. 그냥 오늘까지만 하고 관둬라.
이상하게 잠입에 성공한 은망교 신 자들 주변에서만 나쁜 일들이 일어 났고,결국 그렇게 그만두게 되었다.
일을 그만두면 제니스타운에서 나 가줘야 한다.
제니스타운은 소수의 관공서 부지 를 제외하고는 전 지역이 사유지이 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조용한 뒷 골목까지도 모조리 제니스컴퍼니의 소유물이니.
“주님의 축복을 받은 우리 신도들 은 지금 낯선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가요?”
갑홍식 위원장이 다시 물었다.
그러자 50대 남자 간부가 얼른 대 답했다.
“예,타지 생활이지만 비교적 문제 없이 적응하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도는?”
“위원장님 말씀대로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고 신신당부 했습니다. 교단에서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는 변화된 생활에 적응 하는 데만 집중하라고 단단히 일렀 습니다.”
“아주 잘하셨습니다.”
갑홍식은 다소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주님의 축복을 받은 신도.
바로 은망교에서 레이드 능력을 각 성한 신자들을 부르는 용어였다.
교단 입장에서는 우후죽순으로 생 겨나는 레이더 능력자들을 교리에 끼워 맞춰서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교리에 어긋나는 내 용 때문에 신자들이 혼란을 품고, 종국에는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축복을 받았지만 그 축복 의 고결함을 모르는 가여운 이들을
주님의 품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그 것 또한 우리가 중히 여겨야 할 사 명이에요.”
“알겠습니다,위원장님.”
간부들은 다시 한번 깍듯하게 머리 를 숙여 인사했다.
회의 분위기는 곧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다음 달이면 곧 ‘축복일’입니다. 축복일 행사 준비는 차질 없이 되어 갑니까?”
“이번에 부산 벡스코 행사장을 빌 려서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부산은 너무 멀지 않습니까? 일산
킨텍스가 좀 더 여건이 낫지 않은가 요?”
“일산 킨텍스는 그날에 이미 예약 이 돼 있어서 빌릴 수가 없었습니 다. 신수교에서 이미 장기 임대 계 약을 했습니다. 석 달이나 빌린다고 하더군요.”
“신수교! 그 이교도들!”
갑홍식 위원장은 이를 빠드득 갈았 다.
그 신흥 이교도들은 대체 어디까지 우리 은망교에 훼방을 놓을 셈인가.
난공불락의 성이었던 제니스타운을 당연한 듯이 거점으로 삼아 활동을
시작했고,잠재적 신도였던 대한민 국 무교자(혹은 라이트 종교인) 1,500만 명을 빼앗아가 버렸다.
“위원장님,그런데 교주님께서 오 는 축복일에 주님의 축복을 받은 신 자들도 모두 참석하는 게 어떠냐고 하셨습니다.”
갑홍식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보통 정상적인 종교라면 교주의 말 에 대놓고 반항심을 품을 수 없겠지 만,은망교는 보통 교단하고는 성격 이 많이 달랐다.
교단 위원회를 이끌어가는 간부들 이 실질적인 지분 사장들이라고 할 수 있었고,갑홍식은 그중에서도 으 뜸가는 실권자다.
즉 교주는 신자들의 신앙심을 한 곳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얼굴마담에 불과하다.
물론 교주 역시 교단의 지분 사장 중 한 명이지만,80이 넘은 나이에 총기는 흐려지고 노욕만 늘어,위원 회의 살림살이에 태클과 어깃장을 놓기만 하는 상황이다.
“그건 곤란하지 않습니까? 주님의 축복을 받은 신자들은 교의 중요한
자산입니다.”
이른바 교단의 비밀전사 같은 존재 들이다.
그리고 비밀전사가 무엇인가? 그 존재나 신원이 비밀이기 때문에 비 밀전사가 아닌가?
20만 명에 달하는 신자들이 전부 모이는 행사에 얼굴을 비췄다가는 외부로 신원이 알려지기 쉽다.
“그래도 교주님께서는 20만 신도 들의 신앙심 증진을 위해서는 아무 래도 주님의 축복을 받은 이들이 얼 굴을 보이는 게 좋을 거라고 하셨습 니다.”
갑홍식은 대놓고 자신의 말에 반박 을 하는 간부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 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노려보고 싶지만, 지금은 다른 간부들의 눈이 지켜보 고 있다.
‘정기두, 네놈이구나.’
정기두 간부.
교단 내에서도 자신과 반대 노선의 파벌을 형성하고 있는 인물이다.
아무래도 교주의 늙은 심장에 노욕 을 불어넣은 것이,바로 이 녀석인 모양이었다.
아마도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서이 리라.
“현재 많은 신자들은 우리 교단에 주님의 축복을 받은 자들이 정말 존 재하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 해서라도,축복을 받은 이들을 행사 에 참여시켜야 합니다.”
“……지금 국제공격대연합에서 활 동을 하지 않은 신자들,즉 신원 발 각 문제가 없는 이들이 있나요?”
“서른 명이 있습니다. 모두 힐러들 이고,연합에 가입하지 않은 이들입 니다.”
“이들이라면 외부에 신원이 알려져 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어차피 힐러 자원은 넘쳐난다. 레 이더로서 귀중한 것은 어디까지나 딜러 자원.
생각의 저울질을 해보던 갑홍식은 그제야 알았다는 듯이 크게 끄덕거 렸다.
“좋소,그렇게 하십시다.”
* * *
시간이 흘러,마침내 축복일이 다 가왔다.
축복일은 이용구 교주가 주님의 축 복을 처음으로 깨달은 날이라고 해 서 기리는 날로서,은망교만의 전통 이자 가장 중요한 행사였다.
이날만큼은 모든 신자들이 단 한 명도 빠짐없이 행사에 참석해야 한 다. 중환자를 제외하고 열외란 없다.
물론 작년부터 새로 생긴 예외 규 척이 있었으니,바로 교의 전파를 위해 공격대 단체에서 활동 중인 ‘주님의 축복을 받은 자들’은 참석 을 하지 않아도 된다.
편의를 봐주기 위함이 아니라 은망 교를 공격대 단체에 은밀히 전파하 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 이다.
“……세상에는 우리 주님의 축복을 받은 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깨달 음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엾게도 그 축복이 어디에서 왔는 지 인지를 하지 못합니다. 우리 은 망교는 그들로 하여금 축복의 근원 이 주님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우 리 형제자매로서 받아들이는 성스러 운 교무 수행에 영혼을 아끼지 말아 야 할 것이며……
노령의 교주가 천천히 이어나가는
연설.
거대한 행사장에 모인 20만 명의 신자들은 숨을 죽인 채 교주의 연설 을 귀 기울여 들었다.
말로만 듣던 교주의 성체를 멀리서 나마 접할 수 있게 된 열정적인 신 도들은 눈물과 콧물을 쏟는 등 난리 도 아니었다.
행사의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였다.
별안간 쩌렁쩌렁한 목청이 거대한 행사장 안을 가득 울렸다.
“너희 사이비 사기 광신도들은 모
두 들어라!”
“뭐야? 무슨 일이야?”
“이교도다! 이교도가 들어왔다!”
“잡아! 어서 잡아!”
느닷없는 훼방에 고요하던 20만 명 사이에 혼란이 끼얹어졌다.
교단 간부들은 벌떡 일어나서 분노 를 토했고,이용구 교주는 갑작스럽 게 중단된 행사에 눈살을 찌푸렸지 만,이내 별거 아니라는 듯이 뒤로 잠시 물러났다.
아마 불신자 한 명이 방해를 하려 고 나타난 모양인데,그 정도쯤이야 얼마든지 무마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복수를 위해 내가 오늘 이 날! 너 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날만을 기다렸다!”
“으아아악! 주님의 축복을 받은 자 다!”
“탱커,탱커다! 주님의 축복을 받 은 탱커야!”
탱커라는 말에 교단 간부들의 눈이 휘둥그레졌고,정체불명의 난입자는 교주와 간부들이 있는 높은 단상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죽어라! 이 더러운 사이비들!”
「신흥종교 은망교에 반감 품은 탱 커,교의 행사현장 급습.」
「20만 명의 인질이 인질로 잡혀 있는 상황.」
「테러리스트는 20명 내지 30명으 로 구성된 탱커들로 추정돼.」
실시간 테러 속보가 대한민국의 모 든 온,오프라인 여론을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