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611)
나는 귀족이다 1514화
[헬조선 편]
92장 한일경제강제병합 시대(6)
일본에 1,000만 마리가 넘는 괴수 들이 나타나고, 한국 기업들은 즉각 철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철수를 시작하기 전, 제니스 컴퍼니에서 철수 자제 공문이 도착했다.
일본에 파견 나와 있는 삼일전기 수출부장 심전욱은 공문을 보고 의 아한 마음이 생겼다.
“이게 뭐야? 철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만간 그 이유가 나올 거 라고?”
“아무리 제니스 공격대가 대단하다 고 하지만 1,000만 마리가 넘는 괴 수들을 언제 어떻게 처리를 합니까? 부장님, 하루빨리 철수해야 합니다. 이러다가 항공편이고 배편이고 막히 기라도 하면 우리는 일본에 꼼짝없 이 발이 묶이게 돼요.”
“일본에 파견 온 다른 회사 사람들
하고도 한 번 연락을 해봐야겠어.”
심전욱 부장은 곧바로 일본 출장 부장급 인물들이 있는 단톡방을 들 어갔다.
제니스 컴퍼니에서 공문을 받은 게 자신만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일본 영업을 위해 출장을 온 다른 부장들도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나누 고 있었다.
—굳이 일본을 떠날 필요가 없다는 데? 좀 더 기다려보라는 것은 뭐 지?
—일본 괴수 치안이 안정될 수 있
는 건가?
—아무리 제니스 공격대라지만 단 기간에 1,000만 마리가 넘는 괴수들 을 전부 사냥할 수 있는 건가?
—더 늦게 전에 서둘러 재고 정리 하고 일본에서 빠져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단톡방은 우려하는 분위기가 넘치 고 있지만, 대체로 제니스 공격대에 한 번 기대를 걸어보자는 식이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20개 업체 중에서 1, 2개 업체는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며, 일본
장사를 서둘러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제니스 공격대를 못 믿는 것은 아 닌데 우리 회사 사장님이 원체 겁이 많으셔서. 직원들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요즘 잠도 못 이루신 대. 그냥 빠르게 속 편히 돌아가고, 나중에 상황 안정되면 다시 오는 게 낫대.”
“그래도 사장님이 직원들 대하시는 마인드가 아주 훌륭하시네.”
“응, 김 부장. 그럼 수고해. 다음에 또 보자고.”
“그래, 다음에 일본 안정되면 다시
보자고. 또 올 거지?”
“당연하지. 일본 장사만큼 요새 짭 짤한 돈벌이가 어딨다고.”
“일본 기업들 살아나기 전에 우리 기업들이 바짝 벌어둬야지. 일본 기 업들 부활하면 일본 국민들이 또 우 리 기업들 제품은 안 사줄 게 뻔하 니까.”
“근데 일본 기업들이 살아날 가능 성이 있기는 할까?”
한일악플대첩 이후, 제조산업 자체 가 초토화된 일본은 모든 물자 공급 을 한국에 의존하고 있다.
작게는 비누와 치약부터, 크게는
TV와 자동차까지 일본 국민들이 사 는 모든 물건은 전부 한국 기업을 통해 들어온다.
간혹 저렴한 중국제 상품을 사서 유통하는 업체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국 기업들이 만든 제품이다.
“어쨌든 우리나라 덕에 일본 경제 가 돌아가고는 있으니까, 언젠가는 다시 살아나겠지. 소니 같은 기업들 도 아직은 건재하고 말이야.”
“내가 소니 사장이라면 새삼스럽게 다시 일본으로 들어오지는 않을 거 같은데. 그냥 미국에서 맘 편하게 장사하는 게 낫지.”
“일본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 고이기는 해.”
“이번에 괴수대란도 그렇고 말이 야.”
그렇게 걱정이 많은 일부 업체들은 일본 장사를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 아갔다.
일본에 들여온 상품 재고는 동종업 체에 저렴하게 넘기거나, 판매를 위 탁하거나, 혹은 구매자들을 상대로 떨이팔이를 하기도 했다.
당장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일본 의 국가신용등급을 19등급 Caa3(투 자부적격 : 높은 투자위험, 투기등
급 높음)에서 한 등급 더 낮춘 Ca (투자부적격 : 부도확률 높음, 투기 등급 매우 높음, 원금 및 이자 일부 회수 가능)로 격하하는 것을 고민할 정도였다.
일본 입장에서는 피가 마르는 일이 었다.
둘 다 투자부적격이기는 하지만 국 가 부도 확률이 거론되느냐 아니냐 의 큰 차이가 있으니.
덕분에 제니스 공격대 일본혈맹지 부에서 열흘 동안 35,000마리를 사 냥했을 때에는, 서일본과 중일본 모 두 쾌재를 불렀다.
어쨌든 지금의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세계에 보였기 때문 이다.
‘일본, 당분간 장기 국가신용등급 조정은 없을 것.’
서일본에서 혈맹지부가 낸 성과를 본 무디스는 등급 조정을 보류하기 로 했다.
그래도 어쨌든 투자부적격 상태인 것은 변함이 없었다.
그랬는데…….
“지금 일본에 갑자기 대량으로 나
타난 괴수들은 거의 대부분이 결정 도 한 자릿수의 잡몹들입니다. 결정 도 두 자릿수 개체들하고는 월등한 차이가 있습니다.”
장태준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을 갖 고 일본 레이드의 장래성에 대해 밝 혔다.
수백 명이 넘는 외신 기자들을 앞 에 모아놓은 채, 장태준은 덤덤하게 설명을 이어 나갔다.
“레이드 난이도나 위험도로 보면, 결정도 10 이상의 괴수의 반의반에 도 미치지 못할 겁니다. 이번에 35,000마리의 괴수를 잡으면서 확 인한 사항입니다.”
“레이드 난이도가 1/4도 안 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입니 까?”
“5인 공격대 파티를 조직해서 사냥 할 경우, 공격대에서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은 서울시에서 교통사고로 사 망할 확률보다 더 낮을 겁니다.”
대중은 이렇게 몸에 와 닿는 비유 를 들어서 설명해 주는 것을 좋아한 다.
“그럼 자동차 운전보다 더 안전하 다는 겁니까?”
“네, 그렇죠. 차라리 자동차를 타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게 사망 확률
이 훨씬 높을 겁니다. 이 정도면 충 분히 허용할 만한 위험이죠.”
자동차를 허용한다는 것은 그로 인 한 사망, 증상의 가능성을 용인한다 는 의미다.
그런 허용된 위험을 용인하지 않으 면 문명사회 자체가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죽는 것보다 더 낮다고 만 말씀드렸지, 정확히 어느 정도나 더 낮은지는 아직 충분한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합니다. 현재 미국의 수 퍼컴퓨터 연산자원을 활용해서 데이 터 분석 중이니, 조만간 정확한 결 과가 나올 겁니다.”
“아무튼 자동차로 죽을 가능성보다 는 안전하다는 것은 지금 당장 공개 할 수 있는 사실이라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자동차보다 안전하대!
장태준의 공개 발표에 전 세계 레 이더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일본이 처한 사태를 비웃거나, 혹 은 안쓰럽게 바라보던 나라들도 이 제 생각을 전혀 달리하게 되었다.
트럼프는 참모진을 급히 호출해서 논의했다.
“그럼 일본을 뒤덮은 그 많은 괴수 들이 전부 돈덩어리라는 소리가 아 닌가?”
“그렇습니다, 각하. 일본 입장에서 는 그냥 땅에 굴러다니는 다이아몬 드 덩어리를 줍기만 하면 됩니다.”
“미국 기업형 공격대에서 일본 출 장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비록 결정 도 한 자리의 하급품이지만,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차이가 없으니까요/
“오히려 안전하고 더 빠르게 사냥
할 수 있어서, 일반 옐로 몹을 잡는 것보다 훨씬 수율이 좋을 거라고 봅 니다.”
빨리 잡을 수 있다. 그리고 훨씬 안전하다.
공격대에 투신한 이들이라고 자기 목숨 아까운 게 아니다. 사망 리스 크와 수입 간의 균형을 저울질하고, 팔자를 고치기 위해 뛰어드는 것이 다.
하지만 일본 잡몹 레이드라는 새로 운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무디스에서 일본의 국가신용평가 등급 상향 조정을 고려 중이라고 합
니다.”
“그래 봤자 투자부적격을 벗어날 수는 없을 텐데.”
“그래도 일본 입장에서는 만년 19 등급에서 잘하면 17등급까지도 올 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여전히 투자부적격이기는 하지만, 일본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신호 를 전 세계에 쏘아 올리는 것이다.
“우리 미군 공격대도 일본에 파견 하는 게 좋겠어. 그 많은 괴수들을 다 처리하려면 제니스 컴퍼니 일본 지부만으로는 감당이 안될 테니 까.”
“알겠습니다. 그럼 무와히토 천황 과 히로시 천황에게 제안을 넣겠습 니다.”
“혹시 모르니 공식적으로는 넣지 말고, 물밑에서 진행하도록.”
“예, 각하.”
그러나 일본에 넣은 제안에 대해서 당황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뭐? 거절이라고?”
“정확히는 거절이 아니라 자기들은 그걸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합니다.”
“아니, 정부가 그걸 결정할 권한이 없으면 누구에게 권한이 있다는 소 리인가?”
“유지웅 의장한테 있다고 합니다.”
트럼프는 어안이 벙벙했다.
“뭐?”
“서일본과 중일본은 유지웅 의장과 협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유지웅 의 장이 일본의 괴수방위안전을 제공하 는 대신, 레이드 총지휘감독권을 행 사한다고 했습니다.”
“레이드 총지휘권?”
“예, 각하. 지금 일본에서는 군사,
상업 목적으로 레이드를 하려면 무 조건 유지웅 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아주 다급한 비상상황을 제외하고 는, 유지웅 의장의 허락 없이 레이 드를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마 저도 사후에 보고를 해야 하고, 결 과물에 대한 처분도 유지웅 의장이 통제한다고 합니다.”
“허허••••••
트럼프는 저도 모르게 탄성을 냈 다.
아니, 유지웅이 언제 그렇게 발 빠
르게 깃발을 꽂았지?
“정말 행운이 따르는 사람입니다. 그저 선의로서 일본을 돕기 위해 방 위책임을 제공한다고 했는데, 뚜껑 을 열어보니 이렇게 황금이 가득 들 어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유지웅을 흠모하는 참모의 말에, 비교적 냉정한 성품의 다른 참모가 반박을 제시했다.
“전 좀 생각이 다릅니다. 유지웅 의장은 잡몹들이 생각보다 별거 아 니라는 것을 미리 확신하고 일본과 협약을 맺은 게 틀림없습니다.”
“미리 확신했다?”
“신수가 알려줬을 수도 있지요. 아 니면 혼자 조용히 잡몹들의 전투력 을 가늠해보고, 이 정도면 일반 대 원들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겠다고 확신을 했을 수도 있고요.”
“어쨌든 간에 유지웅 의장이 황금 알, 아니 결정체를 낳는 거위 농장 을 가지게 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 다.”
“그런데 1,000만 마리가 넘는 괴수 들이 한 자릿수 결정체를 쏟아내 봤 자, 제니스타운에 있는 결정체 비축 량에 비하면 먼지나 다름없지 않습 니까?”
창고에 가득 쌓여 있는, 1경 8,750 조 달러어치의 결정체 비축량.
아니, 얼마 전에 레이드 달 강화장 비 만든다고 아주 조금 인출했지, 아마?
“지금도 1경 8,700조 달러어치 정 도는 넉넉히 남아 있을 겁니다. 사 실 그중에서 1/100만 풀어도 전 세 계가 수백 년 이상은 결정체 걱정이 없이 운영될 겁니다만……
“결정체 문명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결정체본위제 재고량이라고 하 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사실 그만
큼 비축물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전 세계 기업들이 믿고 결정체 문명으 로 앞다투어 뛰어들 수 있었으니까 요.”
일본의 상황은 백악관의 예측대로 흘러갔다.
장태준의 발표에 이어 제니스 컴퍼 니 류이한 회장이 서일본, 중일본과 맺은 조약의 내용을 공개했다.
처음에 기자들은 조약의 내용을 곧 장 이해하지 못했지만, 차분한 설명
이 이어지자 판의 규칙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일본이 지금 안전하게 결정체를 수확할 수 있는 농장화 되 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경작권은 오롯이 유지웅 의장님께서 독점하고 계시는 거고 요? 지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그런 거죠?”
“네, 바로 그렇습니다.”
발표가 끝나기도 전에, 신용평가회 사 무디스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16등급 B3(투자주의)로 올렸다.
투자부적격 판정을 하루아침에 벗
어난 것이다.
무디스의 임원이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가십거리 기사 로 나오기도 했다.
“빅브라더가 투자한 이상 일본은 이제 살아난 거나 다름없어. 이제 일본은 실질적인 제니스 컴퍼니 식 읍이 된 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