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790)
00790 %3C프리시즌 딜러편%3E 테러리스트? 아니죠 =========================================================================
유지웅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또 한 번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동영상은 짧은 시간 안에 수억 대의 조회수를 올리며 폭풍 같은 주목을 받았다.
―역시 유지웅 딜러다! 이래야 유지웅답지!
―오빠, 너무 멋있어요!
―캬, 클라스 보소.
―진짜 유지웅은 모든 딜러의 바이블이다.
대지를 통째로 날려버린 유지웅의 위력은 모든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뻥 뚫었다. 한 명의 딜러, 아니 인간이 했다고 믿어지지 않는 엄청난 파괴력에 너나 할 것 없이 놀랐다.
그러나 모두가 그 순수한 파괴력에 감탄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중에는 사색이 된 이들도 많았다.
“이게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이 맞긴 해?”
“이 정도 파괴력이면 대체 어느 정도 에너지지?”
넘치는 잉여력을 발산하는 이들이 즉각 계산에 나섰다. 그들은 동영상을 토대로 파괴력 계산에 들어갔다. 정밀한 계산을 위해 연차를 내고 현장 답사를 나선 이들까지 있었다.
그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이 정도 파괴력이면 TNT 500kg은 족히 된다.”
“말도 안 돼. 인간이 그런 힘을 낼 수 있다는 게 가능해?”
“결과는 모든 것을 말해주는 법. 유일한 가능성은 동영상이 조작되었다는 경우의 수뿐이다.”
수면 위로 동영상 조작 논란이 또다시 일기 시작했다. 여기에 유지웅이 일침을 놓았다.
“니들은 할 줄 아는 의혹 제기라고는 조작뿐이냐?”
그 냉정한 일침에 많은 이들이 역으로 분노했고, 또 다른 이들은 부끄러워했으며, 그 외 다른 이들은 무척 통쾌하게 여겼다.
“역시 유지웅이다! 가차 없지!”
“암, 시원하게 질러주신다! 나 오늘부터 유지웅 팬할래!”
“후훗, 난 이미 팬카페 회원넘버가 네 자릿수지.”
“뭐야? 네 자릿수라고? 대단하다! 난 여섯 자리인데…….”
“난 초기에 잽싸게 가입해서 네 자릿대에 들 수 있었거든.”
한국, 아니 전 세계적으로 유지웅 신드롬이 일었다. 일성을 대하는 태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어느새 쑥 들어갔다.
특히 한국에서 유지웅은 거의 톱 아이돌 이상 가는 우상으로 취급받고 있었다. 어리고, 젊고, 나이 들고, 가릴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유지웅의 과감한 대처에 열광했다. 그 맹신적인 분위기에 놀란 일성 지지자들은 겉으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유지웅이 보인 무력시위가 아닌 다른 것에 주목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근데 J은행, K은행, P은행, C은행은 대체 어디냐?”
“몰라. 말 들어보면 일성그룹 비자금이 예치된 은행 같은데…… 우리나라에 그런 은행이 있나?”
“해외 비자금인데 설마 우리나라 은행이겠어? 아마 외국 은행이겠지?”
“이니셜이 J, K, P, C로 시작하고 182조 원의 비자금을 예치할 만한 해외 대형 은행이 뭐뭐가 있지……?”
네티즌 수사대가 은행을 찾아 나섰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만한 비자금을 믿고 맡겨둘 만한 대형 은행은 몇 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J은행은 JT무간 은행인 거 같고 K은행은 잘 모르겠다. P는 영국의 Pental 은행 같고 C은행은 미국의 Central Xenon은행 같은데?”
“내 생각에는 P은행이 영국의 Pental은 아닌 거 같고 아마 스위스의 그 P은행 같은데…….”
네티즌 수사대는 매일같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과연 유지웅이 지목한 은행이 어디일까를 놓고 즐거운 뒷담을 했다.
결과적으로 일성만 닭 쫓던 개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룹 회장의 친동생을 매장하면서까지 반격에 나섰으나 유지웅의 무력시위 한 방에 흐지부지 되고 말았으니.
“김범석이 그놈! 비자금 관리 은행까지 전부 알리다니!”
“큰일났습니다! 예금이 모두 동결 조치 됐습니다!”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린가!”
“금융 범죄에 연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은행들이 동결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대로는 자칫 비자금이 전부 날아가게 생겼습니다.”
비자금을 한국에 고이 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범죄 핑계 대고 동결 해두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일성이 공중분해 되면 자기들이 꿀꺽하겠지. 그런 돈 받은 적이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이형준은 분노를 터트렸다. 유지웅의 무력시위가 결과적으로 해외 은행만 좋은 일을 시켜준 셈이 되었다.
“이렇게 무너질 순 없다! 어떻게 키운 일성인데!”
무력시위? 좋다. 하지만 과연 해외 은행들이 순순히 유지웅의 협박에 넘어갈까?
유지웅이 보인 무위는 분명 한 명의 인간이 했다기에는 대단한 것이지만,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그만한 파괴력을 낼 수 있는 병기는 얼마든지 있다. 무엇보다 유지웅은 장거리 투사 능력이 없다.
결국 국가의 비호를 받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씨알도 안 먹히는 협박인 것이다. 설마 그 정도 생각도 할 줄 모르는 인물이었나? 그런 것은 아닌 듯했는데.
유지웅 국내 팬카페 가입자 수가 무려 100만 명을 돌파했다. 재미로 가입한 어중이떠중이를 감안해도 실로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순식간에 100만 명의 지지자를 업게 된 돌풍이 되었으니.
그러나 일성은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야만 했다.
「무력을 이용한 공개 협박, 법치주의 사회에서 과연 허용될 수 있는 일인가?」
「유 모씨의 행위는 도를 넘어섰다. 그는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원초적인 폭력을 이용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조심스러운 추측이지만 유 모씨가 언급한 네 은행은 모두 해외 대형 은행으로 추정된다. 제대로 된 물적 증거도 없이 무력을 통한 겁박 행위가 자칫 외교적인 긴장을 불러오지 않을까 커다란 염려가 된다. 흥미로 유 모씨를 지지하는 이들은 그런 위험을 과연 인지하고 있는가?」
「결국 아무런 증거도 없다. 유 모씨의 일방적인 횡포만이 있을 뿐이다.」
어느 보수단체에서 내놓은 비난은 짤막하지만 강렬한 한 마디로 모든 비난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는 흉악한 테러리스트다.」
* * *
―단순한 압박 아닌가? 이게 왜 테러냐?
―하여튼 올드라이트 애들은 상종할 게 못 된다. 이게 대체 왜 테러라는 거지?
―놔둬. 거기 할배들 원래 그럼.
―대기업이 압박하면 입장 표명이고, 유지웅이 압박하면 테러가 되는 거냐? 이중 잣대 쩌네.
일성그룹을 적극 지지하는 보수단체, 올드라이트의 비난 논평은 협박이냐 테러냐 하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 전체를 강타한 혼란의 돌풍, 그 중심에는 언제나 유지웅이 있었다.
「특검, 성역 없는 수사 선포!」
드디어 검찰에서도 칼을 빼들었다. 그동안은 여기저기 눈치만 보면서 ‘뚜렷한 범죄 혐의가 없다 보니…….’라고 발을 빼다가 나선 것이다. 더 이상은 여론 공세를 버틸 재간이 없었다.
검찰이 일성그룹에 들이닥쳤고 갖가지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증거 자료로 가져갔다. 주요 임원들이 참고인으로 연신 소환되었고 일부는 구속되기도 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외부 공세에 맞서 단단히 뭉쳐 있던 일성그룹 내에서도 갈팡질팡하는 무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거 정말 이러다가 그룹이 훅 가는 거 아냐?”
“에이, 설마. 대마불사라고 하잖아.”
“대마고 뭐고, 지금 돌아가는 거 보면 자칫 그룹이 날아갈지도 모르겠는데. 비자금 규모가 자그마치 182조 원이라잖아!”
심지어 일성 임직원들조차 비자금이 거의 사실일 거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다만 증거만이 없는 것이다.
원체 기업 비자금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서 그렇다. 하물며 국내 최고의 대기업 아닌가. ‘우리 일성그룹이라면 비자금도 그 정도는 되어야지, 암!’ 하는 심리랄까.
협박이냐, 테러냐.
비자금이 진짜냐, 음해냐.
정부는 누구 편이냐.
그 은행들은 대체 어디 은행들이냐.
등등 온갖 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국 전체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가히 소돔과 고모라가 한반도에 강림했다.
그 와중에 팬카페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처음 회원들은 눈을 비비며 믿지 못했다. 회원 닉네임이 유지웅(no777777)이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이거 진짜 유지웅?
―세상에, 진짜 본인 맞는 듯?
―근데 왜 회원 넘버가 777777이야? 유지웅이라면 당연히 no0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냥 임의가입해서 그런 거 아니야?
―그렇다면 더 쩌는데? 막 자기 팬카에 대충 가입했는데 우연히 넘버가 777777로 되었단 말이야?
―와, 진짜 이 사람 행운은 맥스치로 타고난 게 아닐까?
―그나저나 이 게시물 내용 대체 뭐냐?
―항공기 티켓이긴 한데…….
유지웅은 가타부타 아무 말 없이 항공기 티켓 한 장을 올렸다. 바로 잉글랜드행 항공기 티켓이었다. 이 티켓이 의미하는 바를 놓고 많은 이들이 갑론을박을 했다. 그가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유지웅일 거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혼란에 빠진 것은 아니었다. 잉글랜드의 Pental 은행장은 그야말로 사색이 되어 있었다.
“역시 우리 은행에 비자금이 예치되어 있는 걸 알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유지웅이 은행 이니셜을 언급할 때만 해도 찍었겠거니, 확신은 없겠거니 했다. 하지만 티켓을 통해 모든 게 확실해졌다. 유지웅은 정확히 Pental 은행을 지목하고, 압박을 가하기 위해 티켓을 올린 것이다.
“틀림없어요! 영국까지 찾아와서 우리 Pental 은행을 날려버리겠다는 협박입니다! 그 테러리스트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위인입니다!”
테러 가능성이 뚜렷해진 이상 영국 정부는 더 이상 이 사태를 좌시할 수 없었다. 한국에 외교적인 항의를 가하는 한편 미국에 협조 요청을 취했다. 꼴에는 좀 능력 있어 봬는 레이더라도 좋게 타이르며 잘 지내려고 했는데, 하는 짓이 완전히 이슬람 테러단체 저리 가라 아닌가.
“우리도 영국 정부의 입장에는 일부 의견을 같이 합니다.”
미국 정부는 다소 모호한 긍정의 제스처를 보냈다. 마침 빌클런 정부는 사실 이쯤에서 미국의 힘을 보여줘야 하지 않아 하고 저울질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탐나는 인재인 건 맞지만 아직 어리고 각성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너무 야생적이야. 역시 야생마는 길을 들이지 않으면 탈 수가 없지.”
“훌륭한 경주마로 조련해보겠습니다.”
“그래야지.”
백악관은 때마침 도래한 환태평양 합동 훈련을 이제껏 없었던 대규모로 진행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눈에는 눈, 무력시위에는 무력시위로.
============================ 작품 후기 ============================
“역시 야생마는 길을 들이지 않으면 탈 수가 없지.”
“대통령씨, 우리 대본 바꼈음.”
“헉??”
“대본 작가님이 그거 제 대사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