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15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158
37. 영혼의 보주(2)
[생존자 12/100]경기는 막바지에 이르러, ‘TOP10’ 이라 불리며 토너먼트의 결승전과도 맞먹는 긴장감 넘치는 생존게임이 시작되었다.
관중들은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서 탑텐의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환 호성을 내질러댔으며 선수들은 그에 보답하듯 자신의 모든 역량과 마법 을 뽐내며 대회에 임해야 했으나….
정말, 안타깝게도.
올해의 탑텐 선수들은 주목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다.
관중들의 모든 관심이 백유설과 흑 마인의 전투에 쏠려 있었기 때문.
실제로 경기장에 설치된 대부분의 스크린 도어에서도 탑텐 선수들의 전투가 아닌 백유설과 흑마인의 전 투 장면이 송출되고 있었다.
압도적인 시청률.
여태껏 이렇게까지 주목받는 전투 가 있었던가.
-퍼퍼펑!!
화면 속에서 검은색의 불꽃이 터질 때마다 누구는 탄식을 내뱉고, 누군 가는 눈을 질끈 감았다.
환호성을 내지르는 이는 아무도 없 었다. 이제는 모두가 알게 되었다.
스테이지에서 펼쳐지는 저 치열한 싸움이, 실제라는 사실을.
어째서인지 경기는 중단되지 않았 고 사회자는 말을 잃어버렸다.
……너무나도 불합리한 싸움이었 다.
한쪽만 일방적으로 타격을 입히는 게 가능하다니.
심지어, 흑마인은 꽤 수준이 높은 것인지 백유설이 조금 밀리는 것처 럼 보였다.
희망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는 백유설은 아티팩트를 동원해 가며 대응하려는 듯했지만, 여전히 유효타는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화륵, 쿵!!
대지와 하늘을 오가는 치열한 공방 전. 흑마인은 기본적으로 신체 능력 이 인간에 비해 월등히 좋았기에 유 연한 기동이 가능했으며, 백유설은 점멸 테크닉을 통해 4차원 공간을 자유자재로 관통하였는데…….
모두가 침묵하고는 있었지만, 은연 중에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지금껏 보았던 그 어떤 경기보다도 흥미진진하고 짜릿하다고.
분명히 한 방의 파괴력이 강한 여 타의 마법전도 재미는 있다. 분명히
재미는 있는데…….
지금 보이는 저 둘의 싸움이, 훨씬 더 재미있다는 게 문제였다.
지형지물의 제한을 받지 않고, 공 간 그 자체를 타고 날아다니며 격돌 하는 둘의 싸움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주 진귀한 장면이었다.
자칫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위 험한 상황이었음에도 관중들이 땀에 흠뻑 젖은 손을 팝콘통에 가져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리현상이었다.
둘은 상당히 입체적으로 전투를 벌 였고, 장소가 계속해서 바뀌었다.
아무래도 일방적으로 공격당할 수
밖에 없는 백유설이 먼저 지친 것인 지 도망치는 모습이었는데, 거기에 도 결국 한계는 있었다.
하필이면… 도착한 장소가 절벽 끝, 낭떠러지라니.
”아아…….”
“젠장, 당장 경기를 중단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
“저거 진짜 위험한 거 아냐…?”
그맘때쯤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불 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응 원하던 선수가 정말로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관중들은 스텔라 관계자들을 향해
계란이나 팝콘 및 쓰레기 등을 던져 대며 야유를 했으나 스태프들은 아 무런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묵묵히 그것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
갑작스레, 아유가 잦아들었다.
“……어? 잠깐만.”
“저거, 뭐야……T
스테이지 내부어】, 무언가… 새하얀 광휘 같은 것이 하늘 높이 퍼지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천둥벼락이었 다. 다만, 한 줄기가 아니라 수백… 수천 줄기의 천둥벼락이 내리치고
있다는 점이 달랐을 뿐.
매년 경기마다 제각각 다른 자연재 해가 나타나고는 했는데, 대재앙 “하일게스의 저주’가 나온 적은 없 었기에 관중들은 그 어마어마한 위 용과 압도적인 연출에 압도되어 입 을 쩌억 벌리고 말았다.
멀리서 가만히 보고 있는데도 오금 이 저릿거리는데, 백유설은 그 재앙 을 등진 채…… 절벽의 끄트머리에 서 흑마인을 향해 씨익 웃어 보였 다.
-..!!
굉음, 그리고 묵음.
너무나도 커다란 나머지 스테이지 에서 발생한 재앙은 관중들에게 전 달되지 못하였고, 그저 새하얀 백지 처럼 변해버린 화면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아……
흑마인이 성공적으로 퇴치되어 환 호성이 터져 나와야만 하는 타이밍 이었음에도, 한동안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정말로 한참 동안이나.
* * *
하얀색이 온 세상을 뒤덮었다는 생 각이 문득 들었을 무렵, 베런칼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것은 일종의 본능이었다.
천하를 모조리 태워 버릴 듯 강렬 하게 불타는 빛무리에게서 각막을 보호하기 위해.
지상의 모든 존재를 찢어버리려는 듯 내리치는 낙뢰의 소나기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백색으로 뒤 덮였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당신은 사망하였습니다.]“아..?”
서바이벌의 탈락자들이 모이는 대 기실로 송환된 채였다. 베런칼은 멍 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흑마인 베런칼. 너는 포위되었다.”
수십의 정예 스텔라 마법 전사들이 지팡이를 이쪽으로 겨눈 채, 적대어 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 이런…….”
주춤, 물러나려고 했으나 뒤쪽에도
역시 마법사들이 있었다.
“베런칼. 너에게는 그 어떤 권리도 권한도 발언권도 주어지지 않는다.”
“저항하면 고통스럽게 죽을 것이 며, 저항하지 않는다면 덜 고통스럽 게 죽을 것이다. 선택은 네 몫이니, 잘 판단하도록.”
“자, 잠깐만…….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은…….”
흑마인이 되기 이전의 베런칼은 실 제로 엘리트 신분의 학생이었다. 비 록 4클래스의 벽에 가로막혀 더 이 상 성장하지 못하는 채였지만, 어딜 가든 항상 대우받으며 살아오는 입
장이었단 말이다.
자신의 학교가 명문이라는 것을 어 떻게든 이용하여 자리를 빠져나가려 고 했으나.
“착오? 이렇게 머저리 같은 흑마인 은 또 처음 보는군. 너는 네가 지금 어떤 꼬라지인지 모르지?”
“아.?”
그제야 베런칼은 자신의 이마를 더 듬었다. 뾰족하게 솟아있는 뿔은 그 가 스스로 흑마인이 되기를 선택했 다는 선명한 증거.
강제로 흑마인이 된 경우에는 정화 마법으로 되돌려 다시금 사회에 복
귀할 수도 있지만…….
이면 세계와 계약하여 흑마인이 되 기를 선택한 마법사는 무슨 일이 있 어도 반드시 사형이다.
“매직 서바이벌에서는 학생들을 상 대로 즐거웠나? 그렇다면 이제……
스텔라의 마법 전사는 베런칼의 목 에 지팡이를 들이밀며 말했다.
“우리와 즐겨보는 건 어떤가?”
* * *
다사다난했던 학교 대항전이 종료
되었다. 당연호】, 스텔라 측은 어마어 마한 항의를 받았다.
경기 도중에 흑마인이 난입하다니?
이 사건은 스텔라의 자존심을 산산 조각 부서뜨린 건수가 되었다. 가장 큰 규모의 축제나 다름없는 학교 대 항전의 메인 이벤트를 흑마인이 망 쳐놓았으니까.
그와는 별개로 시상식은 개최되었 다.
-매직 서바이벌, 우승 레이멜.
-매직 서바이벌, 준우승 사마란.
마법회에서 나온 대마법사들과 스 텔라의 교장 엘트먼 엘트윈을 비롯
하여 엘프왕과 드워프 제왕 등, 그 앞에 서는 것조차도 영광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시상식에 직접 참여 하였다.
하지만 시상식에서 메달과 트로피 를 받는 선수들의 표정은 썩 밝지 못했다.
분명히 우승을 했음에도 주목을 거 의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직 서바이벌 내내 백유설의 원맨 쇼가 펼쳐진 것도 모자라, 흑마인을 퇴치했다니?
백유설은 도망치고자 하면 얼마든 지 도망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선수들이 틀림없이 피해를 입는단 사실을 알 고서 그는 끝까지 농성하였고, 마침 내 함께 탈락하는 것을 택하여 다른 선수들이 무사히 경기를 끝마칠 수 있었다.
압도적인 우승 후보였음에도 불구 하고, 그 모든 것을 내팽개친 채 마 법 전사로서의 본분을 다하다!
그것만으로도 이 대회의 진정한 우 승자는 백유설이라는 말이 괜히 나 오는 게 아니었다.
그리하여, 모든 시상식이 끝나고 마지막 차례가 되었을 때 그의 이름
역시 호출이 되었다.
-스텔라 생도 백유설, 특별상.
엘트먼 엘트윈의 직접 호출에, 백 유설은 고개를 들었다.
전투 직후의 후유증이 거의 없었기 에 곧바로 시삭싱에 참석할 수 있게 된 그는 상당히 멀쩡해 보였지만, 속내는 그렇지 못했다.
‘아오, 귀찮아…….’
사실 이번 일을 핑계로 한 일주일 정도 입원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하 필이면 가상 세계에서 벌어진 일이 라 그런지 상처가 하나도 남지 않았 다. 시상식을 위해 곧바로 퇴원하였
고, 결국 그는 원하지도 않는 상을 받게 되었다.
애당초 백유설이 매직 서바이벌에 참가한 이유는 10등까지의 보상이 탐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재수가 없게도 베런칼과 동 시에 탈락하는 순간 정확히 11등으 로 기록되는 바람에 10등 보상은 꿈도 못꾸게 되었다.
물론, 그런 그를 위하여 특별상이 예정되어 있긴 하다만…… 그러면 뭐 하는가. 백유설이 원하던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것을.
“에휴.”
수만 명의 관중들과 서른여개의 명 문 학교에서 찾아온 수백 명의 엘리 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백유 설은 터덜터덜 시상대로 올라갔다.
투명한 마법 유리로 세공된 시상대 는 괜히 쓸데없이 아름다웠는데, 백 유설의 우울한 심정과는 대비되게도 참 눈부셨다.
‘그래도 사람은 많이 구했으니까….’
긍정적 마인드. 긍정적 마인드.
최대한 마음 속으로 좋은 생각을 하며, 마침내 시상대에 오르자 엘트 먼 엘트윈이 살짝 우울한 듯 보이지 만 밝은 표정을 지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잘 왔어, 백유설. 네 덕분에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언뜻 보면 으레 하는 말에 으레 하는 대답을 한 것으로 보였으나, 적어도 그 둘은 진심이었다.
백유설은 정말로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원했고, 엘트먼 은 이 사건이 크게 번지지 않게 막 아준 그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 끼고 있었다.
관중들을 핑계 삼아 특별상을 급조 한 것도 다름 아닌 엘트먼이었으니.
물론, 특별상을 만드는 과정도 순 탄치는 않았다.
아무리 혹마인을 퇴치했다지만, 그 건 마법 전사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었기에 협회에서는 조금 꺼려하 는 기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엘프왕의 보좌 관 오렌하가 엘트먼의 의견을 적극 지지하였고 그 덕분에 이렇게 특별 상을 수여할 수 있게 되었다.
“너는 벌써 1학년인데도, 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구나. 새삼, 그 날 너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엘트먼이 말하는 ‘그날’은 아마도 현재의 백유설이 아닌, ‘과거의 백 유설’과의 만남을 뜻하는 것이리라.
,으음……
그때의 기억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떠오르려고 했으나, 애써 뿌리쳤다.
자신이 아니었던 다른 백유설의 기 억을 굳이 되새기고 싶지는 않았기 에.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엘트먼은 작은 목소리로 말한 뒤, 이어서 마나를 실어 큰 목소리로 외
쳤다.
-모든 마법사의 긍지와 영광, 그리 고 마법을 시험하는 장소에 감히 흑 마인이 침입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마법 전사들은 그에 굴하지 않고 불 합리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맞서 싸워 이겨냈으니 마법사로서의 기백 을 증명해 내는 데에 성공했다고 감 히 말할 수 있겠다!
그러자 모든 관중들이 일어나, 환 호성과 박수갈채를 보내왔다.
협회의 말마따나 마법 전사가 흑마 인을 퇴치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상황이 특별했다.
축제의 한복판에서 어떤 학생이 피 해를 입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백유 설은 스스로의 경기를 포기하면서까 지 경쟁들의 안위를 위해 희생했다.
심지어, 그의 나이는 매직 서바이벌 참가가 증에서도 최연소였으니….
이게 특별하지 않다면, 과연 무엇 이 특별하겠는가.
-하여, 나는 백유설 생도에게 특별 상을 수여하겠다! 모두 자리에서 일 어나 박수갈채로 그를 맞이하도록!
우승자의 수여식 때보다도 그 환호 성은 더욱 우렁찼는데, 메달을 수여 받은 학생들의 표정이 똥씹은 듯 굳
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백유설은 별 감흥도 없는 표정으로 상을 받다가도 터져 나오는 환호성 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까지 격한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 다.
아무래도 평범하게 살아왔던 그로 서는 이런 반응이 상당히 낯설고 어 색 했다.
‘음……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이런 환대 자체는 나쁜 기분이 아 니었으니까. 그는 화답의 의미로 관 중들을 향해 손을 한 번 흔들어주었 고, 환호성은 더욱 짙어졌다.
이윽고, 엘트먼이 직접 그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려는 그 순간.
“……잠깐.”
어느 사이엔가 엘트먼의 곁으로 다 가온 누군가가 그것을 저지하였다.
엘프왕의 보좌관, 오렌하.
그의 얼굴을 확인한 엘트먼 엘트윈 은 굳은 표정으로 손을 멈추었고, 상황이 이상하게 굴러가기 시작하자 환호성 역시 서서히 잦아들었다.
오렌하는 좌중을 한 번 스윽, 훑어 본 다음 다시 백유설에게 시선을 두 었다. 그러더니, 대뜸 말한다.
“오늘 백유설 생도의 업적은 틀림 없이 훌륭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어린 나이에도 마법 전사로서의 기 백을 여지없이 보여주었으니, 다시 한번 스텔라의 훌륭한 교육방침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어서 엘트윈을 향해 말했다.
“하지만, 우리 요정족은 그의 정체 에 의문을 제기하겠습니다.”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대부분의 마 법사들은 오렌하의 입에서 어떤 말 이 홀러나올지를 예상하고 말았다.
하지만 엘트먼은 최대한 침착한 어
조로 되물었다.
“……의문? 의문이라고 했는가?”
“그렇습니다! 왜 마법사들이 그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지 의 문이오. 왜냐하면, 그에게서는……
오렌하가 손가락을 튕기スト, 허공에 빛무리가 맺히더니 자그맣고 반투명 한 요정들이 나와서 하늘을 빙글빙 글 돌기 시작했다.
요정들은 백유설에게 흰색의 가루 를 뿌려댔는데, 그의 몸에 닿은 가 루는 모두 금색이 되어 화려하게 번 졌다.
언뜻 보면 축복하기 위한 폭죽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저 금가루가 의미 하는 것은 다름아닌 ‘신수의 기운’.
그제야 오렌하의 말뜻을 눈치챈 몇 몇 마법사들이 입을 쩌억 벌리고서 기겁한 표정을 지었다.
“서, 설마…….”
“저토록이나 진한 신수의 기운이라 면…….”
“신령, 살해자라고……?”
인간은 결코 저렇게나 농도 깊은 신수의 기운을 지닐 수 없다. 제아 무리 등급이 높은 신수와 계약하더 라도, 인간 고유의 마력 냄새를 지 워낼 수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단 하나.
방법이 있다.
‘신령의 심장을 섭취하는 것.’
그 대가로 신령살해자라는 저주를 받게 되지만…… 심장을 섭취한 마 법사는 어마어마한 수명과 신령의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
”무슨…….”
거기까지 확인한 엘트먼은 당혹스 러운 표정으로 외쳤다.
”그만! 아직 증거가 없다! 신령살 해자는 탁한 혼을 지녀 흑마인과 동 등한 기운을 품을 터인데 어찌 들키
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자 오렌하는 씨익 웃었다.
“그건…… 교장 선생님도 보지 않 았습니까? 흑마인은 이제 자신들의 마력을 숨길 수 있고, 그 기술력은 당신마저 속일 정도입니다.”
정곡을 제대로 찔린 엘트먼은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마 력을 담아 오렌하를 노려보았지만, 여기서 그의 입을 멈출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백유설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렌하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자신의 왕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꽃서린은 굉장히 당황한 둣 양손으 로 입을 틀어막은 채 이곳을 바라보 고 있었다.
그녀가 원하던 전개는 이런 게 아 니었겠지만, 어쩔 수 없다.
스텔라는 정치적인 문제로, 반드시 한 번쯤은 찍어 눌러놓을 필요가 있 었으니까.
애당초.
엘트먼 엘트윈도 마음에 들지 않았 다. 역겨운 인간 놈 주제에 감히 자 신의 여인에게 친화적 외교랍시며
접근하여 자주 단둘이 모임을 가지 고는 했는데, 썩 거슬렸다.
‘엘프는 엘프만으로 족하다.’
이 기회에 아예 인간과의 연을 잘 라버리고 다시금 숲속에서 요정들끼 리 화합을 이루며 살게 된다면 좋을 텐데 말이다.
“정말? 백유설이 신령살해자?”
“믿을 수 없어……
“하지만 좀 이상하지 않았어?”
“맞아. 어린 나이에 업적이 너무 많 아. 마치 나이 많은 사람이 젊어져서 어린애 행세를 하는 것처럼….”
“난 개인적으로 맞다고 봐. 이참에 정체가 밝혀지는 거지.”
관중들과 마법사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오렌하는 잠시 뜸을 들였 다. 그들에게서 의심을 불지피기 위 함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최고로 고조되었을 무렵, 엘트먼이 다급히 말했다.
“이런다고 좋을 게 없을 텐데. 아 까 말했듯, 흑마인의 감별하지 못하 는 건 나뿐만이 아니라 엘프족 역시 마찬가지일 테니까. 대체 무슨 근거 로 생도를 흑마인으로 몰아가는가?”
마법사를 이유 없이 흑마인으로 몰
아가는 것은 대상의 명예를 크게 훼 손하는 행위였기에 결단코 금지되어 있다. 그렇기에 엘트먼이 보기에 오 렌하의 막무가내식 행동은 전혀 이 해가 되질 않았다.
그러던 순간, 그의 머릿속으로 퍼 뜩 떠오르는 무언가.
,설마……!,
그리고 그 설마가 맞았다는 듯, 오 렌하는 씨익 미소지으며 외쳤다.
“근거라. 좋은 이야기를 했군요. 당 신네들 인간 마법사와는 달리 엘프 족은 대상의 영혼을 감별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을 실체화한 보물 ‘영혼의 보주’ 를 백유설 생도의 몸에 심어두었지 요.”
거기까지 나오자, 엘트먼은 더 이 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여전히 아무런 변 명도 하지 않고 있는 백유설을 바라 보며, 오렌하는 말했다.
“자. 만약 네가 교장 엘트먼의 말 대로 결백하다면… 영혼의 보주에서 청명한 빛이 나오겠지? 반대로 타락 한 영혼이라면 짙게 물들었을 테 고.”
그는 검지 손가락으로 백유설의 가
슴팍을 가리켰다.
“어디 한번…… 꺼내 보겠나? 네 목에 메고 있는 그 펜던트를.”
백유설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더니, 목걸이를 벗어서 펜던트를 꺼냈고.
달칵!
그것을 개방하여, 내부에 들어 있 던 물건을 공개하였다.
・コ래! 역시 너는 혹, 마……어?”
드디어 올 게 왔다는 표정으로 소 리를 치려던 오렌하는, 순간 터져 나오는 빛무리에 말을 멈췄다.
일반인들은 손을 들어서 눈을 가려 야만 할 정도로, 눈부신 빛무리.
그건…… 백유설이 신령 혹은 천사 와 비슷할 정도로 새하얗고 순수한 영혼을 가졌다는 증거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