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16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166
39. 괴담(2)
천령나무의 요람, 백색의 성.
엘프왕 꽃서린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아, 사람 냄새가 옅은 자신의 침 소에서 거울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색 얇은 재질의 천으로 만들어 진 면사포와 드레스는 그녀의 몸에 서 살 색이 단 하나도 새지 않도록
꽁꽁 감춰주었는데 이전에 입던 것 과는 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띠고 있 었다.
‘내, 비록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없다만…… 이 정도는 가능하겠지.’
천령나무의 뿌리, 신수의 공간에서 만난 연홍춘삼월은 그녀에게 사죄하 며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
첫 번째 선물, 저주의 약화.
‘당장은 신물이 없더라도… 나를
매개체로 하여 네 능력의 일부를 백 유설에게 건네주겠다.’
사실, 꽃서린은 자신의 능력을 제 대로 알지도 못한다. 타인을 강제로 매혹한다는 점 외에는.
그러나 연홍춘삼월의 말에 따르면, 그녀에게는 정말 무수히 많은 능력 이 존재했다고 한다.
꽃서린은 그중 극히 일부를 백유설 에게 넘기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 무 려 사흘 밤낮을 새야만 했지만 방법 은 참으로 간단하고 평범했다.
그저 자리에 앉은 채 두 손을 맞
잡고서 서로의 기운을 공명하는 게 전부였으니까.
그러나 그건…… 꽃서린에게 있어 서 굉장히 특별한 일이었다.
누군가와 맨손과 맨손을 맞잡고 서 다른 이의 체온을 느낀다는 것.
사홀이라는 시간은 언뜻 지겨울 수도 있었으나, 꽃서린은 백유설과 손을 맞잡았을 때…… 무언가 짜릿 한 감정을 느꼈다.
이런 느낌이 처음이었기에 무어 라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행 복’이라는 감정이 아닐까.
저주 약화? 정말 바랐던 것이고, 좋은 선물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것이 더욱 큰 선물로서 가슴에 크게 와닿았다.
그리고 두 번째 선물.
저주막이 드레스.
‘네 드레스를 참고하여 제작해 보 았다. 이전까지는 너와 같은 공간에 서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주변인들 은 저주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목소리를 듣는 행위마저도 조심해야 했겠지만 이 드레스를 입는다면 그 럴 걱정은 없을 것이다.’
이전에 꽃서린이 직접 수제작했던 드레스보다 월등히 성능이 강화된 것으로, 이것으로 그럭저럭 바깥세 상에 얼굴을 비출 수 있게 되었다.
신뢰하던 보좌관을 잃은 지금, 꽃 서린은 직접 왕의 업무를 수행해야 만 하는 입장으로, 더 이상 숲속에 은거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정말 필 요했던 물건이었다.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을 고요한 눈 으로 바라보았다. 이전과 별다른 바 없는 모습이다. 여전히 자신의 모든
모습을 꽁꽁 감춘 채, 그 누구에게 도 보여줄 수 없었으니까.
똑똑똑!
-들어가도 됩니까?
그때, 바깥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꽃서린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며, 엘프왕의 침소를 지 키는 친위대 사이를 가로질러 백유 설이 걸어 들어왔다.
달칵!
문이 닫히자 그는 신기하다는 눈으
로 침소를 둘러보았다.
왕의 침소라길래 엄청 막 대단한 줄로만 알았는데, 그냥저냥 평범해 서 살짝 실망스러운 감이 있었다.
“음…… 잘 어울리시네요.”
“고마워요.”
살포시 웃으며 말하던 꽃서린은 잠 시 문 쪽을 살피더니, 가면을 벗었 다.
이전까지는 위험하다며 하지 않았 을 행동이지만 백유설의 앞에서라면 얼마든지 얼굴을 보여도 좋다는 생 각에 서슴없이 내지른 행동이었다.
하지만, 기쁜 걸 어떡하겠는가.
아무리 꽃서린이라도.
아무리 엘프의 왕이라도.
아주 사소한…… 조금의 욕구 정도 는 채워도 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누군가가 가면이 아닌 나의 진정한 얼굴과 눈을 마주 바라봐주는 것에 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시원하게 얼굴을 드러내고서, 나의 미소를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꽃서린은 미소를 지었다.
너무 오랜만에 웃은 탓일까 아직은
어색했지만, 그마저도 분위기가 녹 아내릴 듯 화사하게 밝아졌다.
“…좋네요. 이렇게 가면을 벗을 수 있다는 게.”
“앞으로 신물까지 모두 모으면, 밖 에서도 그럴 수 있을 겁니다.”
“네…….”
꽃서린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 다.
“그, 신물이라는 건…….”
“되도록 제가 찾아볼게요.”
학생과 왕 중에서 누가 더 바쁘냐 고 묻는다면, 당연히 왕이다.
거기다 꽃서린에 비해 백유설은 조 금 더 자유로이 바깥을 돌아다닐 수 있었으니까.
“너무 짐만 짊어지게 해드리는 건 아닌지……. 나중에, 저도 시간이 되 면 꼭 같이 찾도록 해요.”
“그럼 좋죠.”
스텔라에서 복귀한 꽃서린은 사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예정이었다. 안 그래도 바쁜데, 일손이 더욱 줄 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거기에 연홍춘삼월을 찾겠 다며 며칠을 보내버렸으니, 아마 당 분간은 잠을 잘 시간도 없이 업무에
시달려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오랜 시간 업무를 제대로 보지 않아 그 능률이 상당히 떨어졌 을 터. 지금 당장 그녀가 직접 신물 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백유설은 혼자 신물을 찾아 볼 생각이었다.
연홍춘삼월이 이야기해 준 신물이 라는 물건들은 다행스럽게도 찾기 어려운 것들이 아니었고, 직박구리 안경에 정보가 전부 저장되어 있었 다.
게다가 이번 여행이 아예 의미가
없던 것도 아니다.
돌발 이벤트를 완료했다며 콘스텔 라티오 프로젝트가 상당한 스킬 경 험치를 선물해 주었으며 거기에 더 해 연홍춘삼월의 가호 레벨이 올라 갔으니 말이다.
[연홍춘삼월의 가호 Lv.3]* 감각 +38%
*심력 +1성 27%
▼상세 능력
레벨이 1단계였던 지난번에 비해 무려 2단계나 올라서 능력치 상승률 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졌다.
가장 중요한 능력치라고도 할 수 있는 심력이 특히나 눈에 띌 정도로 상승하였는데 이는 장기전에 불리했 던 백유설의 단점을 어느 정도 커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상세 능력
*사이코메트리 : 심력을 소모하여
특정 물건의 기억을 일부 읽을 수 있다.
* 텔레파시 : 심력을 소모하여 타 인에게 의지를 전달하거나, 혹은 전 달받을 수 있다.
* 멘탈리스트 : 심력을 소모하여 대 상의 행동과 손짓 등의 정보를 통해 마음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 멘탈실드 : 심력을 소모하여 정 신계열의 공격에 저항할 수 있다.
* 차밍 : 눈을 마주친 대상에게 신 뢰감을 심어준다. 발언력에 힘을 얻 으며 타인의 마음을 열 수 있다.
‘설령 세상이 그대에게 등을 돌린
다 해도, 봄을 닮은 연홍빛 마음은 흔들리지 않으리라.’
더불어 새로운 능력도 추가되었다.
전투적인 측면보다는 사회적인 면 에서 상당히 유용한 능력인 챠밍 이었는데 상대방에게서 호감을 이끌 어내는 이 능력이 바로 꽃서린이 가 지고 있는 능력의 주체였다.
그저 마주친 것만으로도 혼을 빨아 들이는 그녀의 능력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이것도 충분히 대단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앞으로 신물을 모으는 것으 로 그녀의 능력을 더 물려받기로 했 으니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이다.
애당초 능력을 목표로 꽃서린의 체 질을 치료해 주려던 건 아니지만…… 겸사겸사 좋은 거 아니겠는가.
“그럼, 저는 이만 가 볼게요. 업무 가 많이 밀려서…….”
“예. 힘내십쇼.”
꽃서린은 묘하게 아쉬운 듯한 표정 을 지었으나, 이내 가면을 주섬주섬 쓰고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짧은 만남이 안타깝지만…….
지금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갈 시간 이다.
꽃서린이 업무를 보러 돌아가자 친 위대 중 몇 명이 백유설을 배웅해 주었다. 백색의 성에서 빠져나온 그 는 아쉬운 듯 몇 번 뒤를 돌아보았 다.
아직 성별은 없다지만, 그래도 미 녀라고 칭할 만한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은 아무래도 아쉬웠으니까.
‘나중에 남자가 되기 전에 더 많이 봐둬야지 원…….’
저런 미인이 미래에는 남자가 될 운명이라니.
심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 * *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다만, 사족이 덕지덕지 붙을 뿐.
소문이란 무서우리만치 빠르게 퍼 지게 마련이었고, 그 과정에서 와전 되는 것들이 상당하여 원본을 찾기 가 힘든 수준이 되고는 했다.
“요즘 제7본탑 얘기가 많더라.” 스칼벤 동아리 부실.
제레미 스칼벤은 자신의 머리카락 을 닮은 황색의 체스말을 톡톡 움직 여보았다. 소울 체스를 제대로 공부 한 적은 없지만, 그는 프로 선수를 이긴 적이 있었을 정도로 상당한 실 력을 가지고 있었다.
“황태자 저하께서도 관심이 있으십 니까?”
“응. 나는 또래 친구들이 하는 이 야기를 좋아해.”
방긋 웃으며 말하는 그의 미소는 정말 순수하고 눈부셔서 가슴이 철 렁 내려앉을 정도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아리 부원들은
그가 왜 저런 소문 따위에 관심을 갖는지 진작 알고 있었다.
‘풀레임이 로군.’
자유분방하지만 아름다운 평민 소 녀, 풀레임.
빛의 마법을 다루며 혜성처럼 등장 해 스텔라 아카데미를 발칵 헤집어 놓은 그녀는 수많은 남학생들의 마 음을 뒤흔들며 다녔는데, 그 피해자 중 한 명이 하필이면 제레미 황태자 일 건 뭐란 말인가.
덕분에 아랫것들이 풀레임에 대한 소식을 항상 준비해 놓고, 케어를 하느라 고생이었다.
“괴담에는 다양한 버전이 있는데, 어떤 걸 들어보시겠습니까? 전부 들 려드릴 수도 있습니다.”
“전부 다. 알려줘.”
“물론이지요.”
풀레임이 괴담에 관심을 가진단 소 식이 들려온 즉시, 이런 상황을 대 비하여 미리 준비까지 해두었다.
최근…… 제레미는 기분이 좋지 않 았으니까 이렇게라도 잘 보여야 하 지 않겠는가.
제레미 황태자는 학교 대항전이 시 작되기 직전, 세 명의 학생을 불러 백유설을 어떻게든 떨어뜨리라고 지
시했다.
그는 백유설을 지독히도 싫어했고, 그 감정을 직접 배설하는 것이 아니 라 뒤에서 조용히 조작하는 방식으 로 내뱉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실패했으니, 배설해 내지 못한 제레미의 분노는 과연 어 디로 가겠는가.
아랫것들이 모조리 감당하는 수밖 에.
그래서 스칼벤 제국 출신 아카데미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풀레임과 백유 설이 상당한 원망의 대상이었다.
평민 주제에 왜 자꾸 제레미 황태
자의 기분을 오락가락하게 만드느냔 말이다.
지들이 고생할 것도 아니면서!
“음. 그렇구나.”
황태자는 상당히 흥미로운 표정으 로 제7본탑 괴담에 대해 전해 들었 다. 확실히 처음에는 그냥 궁금해서 듣는다 해도 막상 전부 듣고 나면 호기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소문에 의하면, 제7본탑이 교내 어딘가에 실존한다는 말이네?”
”네. 그곳을 찾으면 시조 마법사가 남겨두고 간 ‘전설 속 아티팩트’를 얻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기는 했다.
그런 전설 속 아티팩트가 잠들어 있으면 진작 스텔라의 유능한 교수 진이 직접 찾아 나서지 않았겠는가?
혹여나 그게 진실이라고 해도, 학 생들이 그걸 찾는 게 가능하기나 할 까? 교수진도 찾지 못했는데.
게다가 그 아티팩트에 대한 소문도 참으로 다양했다.
누구는 영원히 젊게 살 수 있는 물약이라고 하고, 누구는 산조차 무 너뜨리는 파괴력을 지닌 지팡이가 있다고 하고.
도대체 뭐가 진실인지 알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정도였으나, 제레 미는 상당히 흡족했다.
풀레임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생겼 으니까.
* * *
신월학은 은근히 인기가 없으면서 도 인기가 많다. 그 이유가 무엇이 느냐 하면, 신월학과 레이딘 교수가 상당히 잘생겼기 때문이다.
예쁘고 잘생긴 교수의 수업이 이상
하리만치 인기가 많다는 건 역사가 증명하는 부분.
레이딘 교수는 신월학과 철학이라 는 마이너한 과목을 가르침에도 불 구하고 항상 수강석이 만석이었다.
여름방학에도 레이딘 교수는 계절 학기를 진행하였고, 여전히 수강생 은 한가득이었다.
에이젤 모르프 역시 신월학의 수강 생 중 한 명이었다. 레이딘이 잘생 겨서 듣는 건 아니다.
백유설에 의해 우연히 수강하게 되 었다가 신월학이라는 학문에 진심으 로 흥미를 느끼게 되었을 뿐이다.
“방명록을 작성해 주세요.”
신월학에 대해 따로 공부를 하던 와중, 궁금증이 생긴 에이젤은 직접 레이딘 교수를 만나기 위해 제2본탑 을 찾았다.
궁금증이 생겼다며 찾아오는 학생 을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기특하게 바라보는 편이었지만, 에이젤은 조 금 특이한 케이스였기에 영 탐탁지 않아 하는 교수도 많아서 그녀는 이 런 과정이 상당히 불편했다.
그나마 레이딘 교수는 출신이나 신 분과 관계없이 평등하게 대해주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그녀는 마음 편히 레이딘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똑똑!
“계신가요…?”
조심스레 레이딘 교수의 연구실을 노크한 뒤 심호흡을 한다. 언제나 연구실에 들어오는 건 긴장되는 일 이었으니까.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자리를 비우셨나……r
하지만 교수님이 수업 등의 이유로 연구실을 비우면 ‘자리 비움’이라는 마크에 불이 들어온다. 그러나 지금
은 ‘ON’ 불빛이 들어와 있으므로 내부에 교수님이 계신 게 틀림없었 다.
“흐음……
뭐, 바쁘실 수도 있겠거니 싶었던 에이젤은 다음에 와야겠다는 생각에 그대로 몸을 돌렸으나.
쿠당탕!
끼익…….
-이 개자식! 이 프로젝트는 내가 진행하려고 했어! 그런데 감히 네가 먼저 진행을 해!
연구실 내부에서 요란한 괴성이 고 래고래 울려 퍼졌다. 연구실의 문이
살짝 열린 탓에, 목소리가 선명하게 귓가에 맴돌았다.
‘이 목소리는…… 체키렌 교수님?’
실리와 연출의 연관성에 대한 고찰 이라는 이름부터가 참으로 길고 복 잡한 과목의 교수 체키렌은 성격이 사납고 인성이 더럽기로 유명하여,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히 없 었다.
아무래도 연구 프로젝트에 관해 레 이딘 교수와 마찰이 있었나 보다 싶 었으나.
-진정해라. 목소리가 새어 나간다.
-흐卜! 지금 그게 중요해? 제7본탑
은 처음부터 내가 맡겠다고 누누이 말했다고!
‘……제 7본탑이라고?’
최근 들어 상당히 핫이슈가 되고 있는 괴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자연스레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 다.
-연구도 내가 다 진행시켰어! 이 제 마지막 한 단계만 남았는데, 그 걸 감히 너 따위가 먼저……!
-그분의 뜻이다. 거역하지 마라.
-너는 항상 그 핑계인가? 네 개인 의사가 과연 하나도 섞이지 않았다 고 마나에 대고 맹세할 수 있어?
-마나의 맹세는 함부로 하지 않는 다.
-그러시겠지! 너는…….
쿵!
대화가 도중에 끊어졌고, 무언가가 바닥에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후로 침묵.
아무런 대화가 들려오지 않자 에이 젤은 급히 자리를 뜨려 했으나 무언 가 쎄한 느낌을 받아서 뒷걸음질을 친 뒤 자세를 잡았다.
마치, 방금 막 연구실에 도착한 모 양새로
그리고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레이딘 교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 예술적인 타이밍이었다.
“……무슨 볼일이지?”
“네? 안녕하세요! 교수님! 저, 아 까 수업 때문에 궁금한 점이 생겨서 요. 그런데…… 방금 뭔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는데, 제가 방해가 될까 요?”
에이젤은 천연덕스럽게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리 물었다. 그 눈동자에 는 순수한 호기심에 대한 열의밖에 담겨 있지 않아서 의심의 여지가 전
혀 없었다.
그녀의 특성 [팔방미인]과 [다재다 능]이 합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 기력이 지금 이 자리에 펼쳐지고 있 는 것이다.
“아무 일도 아니다. 지금은 바쁘니 돌아가도록.”
“으음, 넵……「
마지막까지 아쉽다는 표정을 꼭꼭 새겨서 연기한 뒤 에이젤이 발걸음 을 돌리자 레이딘은 문을 쿵! 닫고 서 연구실 내부로 들어갔다.
“휴우…….”
황급히 제2본탑을 빠져나와, 근처
의 정원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 그녀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 기 위해 벤치에 앉았다.
그러고선 새하얗게 굳어버린 머리 를 애써 움직여 생각을 정리하였다.
‘내가 방금, 뭘 들은 거지?’
뭔가 심상치 않은 대화를 들었다는 건…… 분명히 확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