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182)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182
41. 비현실(6)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꼭 대기에 새하얀 빛의 기둥이 떨어지 는 광경을 바라보며.
……아벨라인 슈타베르크의 조각난 영혼 파편은 눈을 감았다.
‘실패로군.’
이렇게 되리란 것도, 사실 알고는 있었다. 그가 가진 특성은 모든 마 법을 흡수하나, ‘자연천기지체’를 이 길 수는 없으니까.
저 소년이 자신이 구축해 낸 세상 속으로 빠져드는 순간에도,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였다.
‘전설 속에서나 전해져 내려오던 운명을 직접 보게 될 줄이야…….,
조각난 채 잠들어 있던 50년 사이, 세상이 격변하고 있었다.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소년.
별의 아이.
천상의 축복을 받은 소녀들까지.
아벨라인 슈타베르크의 조각난 영 혼 파편은 마지막으로 풀레임과 백 유설이 포옹하며 빛기둥에 휩쓸려 사라지는 장면을 시야에 담았다.
저들은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서 어제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낼 것이 다. 울고 웃으며 가끔은 화도 나고 싸우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행복 한 나날을 함께 보내겠지.
‘참으로 아름다우나, 안타깝구나.’
어찌하여 하늘은 저 둘을 운명적으 로 얽히게 하였는가.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는 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참으로 안타깝게도 그는 그들이 그 려나갈 미래를 직접 볼 수 없다.
‘나는…… 이제 소멸되겠지.’
그는 자신의 존재감이 서서히 옅어 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무려 별의 아이를 흡수하려 한 대 가치고는 싼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까.
애당초, 일개 마법사의 영혼 파편 따위가 건드리기에는 너무나도 거대 한 존재였다.
감히 그녀를 흡수하겠다고 마음먹 은 그 순간부터 이렇게 될 운명이었
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는 만족했다. ’그녀의 세 계’를 두 눈으로 직접 목도했으니 까.
참으로 위대하고 놀라우며 아름다 운 세상이었다. 마나가 전혀 존재하 지 않았지만, 전기라는 에너지 하나 만으로 아이테르 월드 그 이상의 문 명을 구축해 낸 신비로운 세계, 지 구.
‘이곳이 바로 별의 아이의 고향.’
마지막 순간 보는 광경이 저 아름 다운 세계라면 이런 죽음도 썩 나쁘 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렇게 생
각하며 아벨라인 슈타베르크의 조각 난 영혼 파편은 눈을 감았다.
* * *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풀.
억지로 힘을 줘서 밀어내려 애써도 꼼짝할 생각조차 않는다.
생각해 보자.
눈꺼풀이 움직이기 싫다는데, 억지 로 눈을 뜰 이유는 없지 않을까?
굳이 왜 신체를 거스르냐고.
‘졸려 디지겠네……
풀레임은 눈을 뜨려다 말고 포기한 채 의식을 놓았다.
“쉿, 조용히 드세요. 병실에서 괜히 들켰다가는 큰일 이 라니 까요?”
“그러는 네가 더 많이 먹었거든?”
“저, 저는 당신이 빨리 못 먹으면 곤란해질까 봐…….”
“하나도 안 곤란해.”
“어어. 그건 제가 먹기로 했는데
……아니.
놓으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자꾸만 귓가에서 속삭이는 시끄러 운 잡담과 코를 자극하는 피자의 향 기가 풀레임의 정신을 일깨웠기 때 문이다.
벌떡!
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상체를 벌떡 일으켜서 눈을 부라렸다.
그 과정에서 온몸의 근육이 진동하 였으나 그깟 고통쯤, 분노를 막을 수는 없다.
“너네, 뭐 하냐?”
우뚝.
풀레임의 공허한 목소리가 퍼ス]자,
병실의 한가운데서 피자를 까잡수고 있던 에이젤과 아넬라는 눈을 동그 랗게 뜬 채로 행동을 정지하였다.
어색한 침묵.
에이젤은 병실에서 냄새 풍기는 음 식을 먹었다는 사실을 들킨 게 부끄 러웠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서는 얼 굴을 새빨갛게 물들였고, 아넬라는 어색하게 웃으며 변명했다.
“그, 그게……. 몰랐어어……. 병실 에서 피자를 먹으면 안되는걸
아넬라는 평범한 인간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삶을 살아왔다. 어린 나이 에 흑마인이 된 이후, 다 무너져가 는 폐허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그녀에게 병원이라는 시설에 대한 상식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 탓에, 병문안이랍시고 풀레임 의 병실에 피자를 가져왔을 때 에이 젤에게 크게 한 소리를 들었으나….
참 공교롭게도 피자는 에이젤이 너 무나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음식이었 다. 결국 그녀는 아넬라가 들이미는 피자의 유혹을 참지 못하였고, 그러 한 결과가 바로 이 상황이었다.
“나 참……:
풀레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먹어. 눈치 보지 말고. 죽다 살았 는데 피자가 대수냐?”
“으응…….”
아넬라는 눈치를 보면서도 피자를 입에 가져갔지만, 에이젤은 더 이상 손대지 않고서 살짝 거리를 벌렸다.
이 이상 창피한 짓을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아…….”
다시 침대에 풀썩 드러누운 풀레임 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침대 옆으로 의자를 끌고 와 앉으 며 에이젤이 묻자 그녀는 고개를 저 었다.
“아니. 온몸이 쑤셔 죽을 거 같애. 다 늙었나 봐.”
“……당신 이제 열일곱인데요?”
“정신적으로 늙었거든.”
틀린 말은 아니다.
전생과 현생을 모두 합치면 그녀의 나이는 상당히 많을 테니까.
“냠.”
눈치없는 아넬라 혼자 피자를 냠냠 거리며 먹는 사이, 에이젤과 풀레임 은 한동안 침묵하였다.
“내가 잠든 ス], 얼마나 지났어?”
“사흘 정도…….”
“그러냐.”
짧다면 짧다고 할 수도 있는 시간 동안, 그들은 팀을 꾸려서 저들만의 힘으로 제7본탑 괴담에 대해 조사하 였고 많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스텔라 아카데미에 정말로 숨겨진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곳
에서 서식하는 무수히 많은 괴담과 귀신을 목도하였고 끝내는 흑마인과 마주하여 싸워서 이겨냈다.
“나 잠든 사이에, 어떻게 됐어?”
사건의 후일담.
에이젤은 천천히 이야기를 풀었다.
“풀레임 양과 백유설 씨가 돌아온 직후, 교수님들이 들이닥쳤어요. 그 순간 거울이 산산조각 부서지는 바 람에 자세한 조사는 불가능했고, 체 키렌 교수도 그대로 소멸돼서 체포 할 수 없었어요.”
“그런가……「
사건이 일단락된 뒤, 제7본탑으로
끌려 들어갔던 수많은 학생들은 전 부 의료실에 입원하였다.
이번 일은 스텔라 아카데미에서 벌 어졌다기에는 너무나도 커다랗고 충 격적인 사건이었기에 도저히 조용히 넘어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또다시 흑마인의 습격?]
[휘청이는 마법계]
[흑마 살해スト, 엘트먼 엘트윈의 명 성은 어디까지 추락하는가]
[스텔라 아카데미를 과연 최고의 마법 기관이라 불러도 좋은지…….]
흑마인의 습격은 충분히 두려운 일 이나 그보다도 무서운 것은 같은 마 법사들의 언론 공격이었다.
최근, 스텔라 아카데미가 계속해서 흑마인의 습격을 받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명성을 어떻게 해서든 끌어 내리려는 것이다.
이는 원작 로판과 정확히 똑같은 전개였다. 스텔라 아카데미의 취약 점이 드러났지만, 그 사건을 주인공 이 해결하면서 에이젤의 명성이 높 아지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아마도 이번에도 마찬가지
였겠지. 에이젤이 희미하게 웃는 모 습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어마어마 한 상금을 약속받지 않았을까.
아무튼, 학교 측에서는 언론에 대 응하기 위해 지금도 발 빠르게 움직 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한 와중에도 정작 엘트먼 엘트 윈은 잠적한 채 어디에선가 또 제멋 대로 자신만의 일을 해결하고 있는 탓에 여러모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긴, 교장 선생님은 원래 그 런 존재였지.’
원작 로판에서도 어떤 사건이 발생
하든 엘트먼 엘트윈이 직접 개입하 는 일은 없었다.
핑계는 항상 존재했다.
이 사건보다 ‘더 중요한 어떠한 일 을 해결하느라’ 나서지 못한다는 설 정이었던가. 이 시기에 엘트먼이 무 엇을 했는지에 대해는 나와 있지 않 았기에 풀레임도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엘트먼 엘트윈이 제7본탑 괴담이라는 위기를 뒤로하고서 다른 일로 움직였다는 것은 정말 그만큼 중요한 일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힘이 닿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한다고 해서 결코 무기력하게 뒤로 내빼지 않는 성격이었으니까.
“그래도, 사망자는 한 명도 없어요. 후유증을 호소하는 학생들은 많았지 만…… 홍비연 공주도 무사한 것 같 구요.”
“다행이네.”
원래의 목표였던 홍비연이 무사하 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그 녀는 아직도 정신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고 하지만 단순히 피로한 게 원 인이었고 금방 깨어날 것이라고 의 사들이 말했다.
“아돌레비트 왕가에서 단단히 들고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학교가 폐교되면 저는 갈 곳이 없는데…….”
“날뛰기야 하겠지만 폐교되지는 않 을 거야. 스텔라가 어디 그렇게 쉬 운 학교냐.”
결국, 엘트먼 엘트윈은 이 논란마 저도 잠재울 것이다. 새로이 개발한 마방진 시스템과 신기술을 발표하는 건 물론 직접 흑마인을 척살하기 위 해 움직이겠다고 선포할 테니까.
스텔라 아카데미는 이전보다 한층 더 무장할 것이고, 그 말뜻은 곧 세 상에서 가장 안전한 요새가 되겠다 는 뜻이었으나…….
‘그렇게 쉽지는 않겠지.’
앞으로도 흑마인의 테러는 계속될
것이다. 비단, 스텔라 아카데미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마법 계 곳곳에 알게 모르게 잠식하여 서 서히 세계를 흑색으로 물들여가겠 지.
“아무튼, 고생 많았어요. 하지만 마 지막에는 너무 무리하셨어요. 무사 해서 다행이지만…….”
“아, 그거.”
마지막 순간, 풀레임은 전신 거울 을 향해 달려들었으나 그것은 함정 이었다.
“체키렌 교수가 말했어요. 그곳은 완전히 산산조각 난 공간이라고. 들
어가는 순간 영혼마저 갈가리 찢기 고, 자아를 유지할 수 없는…… 그 런 세계.”
“……그렇구나.”
“하지만 당신은 그곳에 들어가서도 살아나왔어요.”
“내 스스로의 힘은 아니었지.”
“네. 이번에도 그분의 도움 덕분이 었죠.”
에이젤은 그 순간을 아직까지도 기 억한다. 육감적으로, 결코 건드려서 는 안 될 것 같은 그 끔찍한 공간 을 향해 망설임없이 발을 내딛던 백 유설의 뒷모습.
그는 어찌하여 그런 결정을 단호하 게 내릴 수 있던 것일까.
“그 눈빛. 아직도 기억해요. 백유설 씨는 당신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 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어요.”
백유설은 무수히 많은 시간을 반복 해온 회귀자이다. 죽더라도, 다시 되 살아나기에 죽음은 두렵지 않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완전히 다르 다.
“자아의 붕괴. 자칫하다가는 회귀 조차 하지 못하고, 소멸해 버렸을지 도 몰라요.”
소녀들은 ‘별의 서고’에서 백유설 이 어떤 방식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죽음.’
그는 죽음을 맞이하면, 시간을 되 돌린다. 같은 역사를 반복하며 또다 시 죽고 살아나고 피로 물든 길을 버텨내고 떠 견뎌낸다.
하지만…… ‘자아의 붕괴’는 죽음 이되 진정한 죽음이 아니다.
육신이 온전히 보존된 채로 영혼만 갈가리 찢겨버린다면, 시간을 되돌 리지도 못한 채 영원히 풀레임과 함 께 거울 속 세계를 떠돌게 되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백유설은 그런 리스크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망설이지 않았다 고?”
나를 구하기 위해서, 그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다가와 손을 뻗어주었 다.
풀레임은 어쩐지 멍한 표정이 되어 서 눈의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도 못 하였다. 에이젤은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대뜸 물었다.
“……그곳은, 어떤 곳이었나요?”
“어……
어떤 곳이었을까.
그냥 엿 같은 곳.”
그리고, 대답을 정정한다.
¹¹그래도 꽤 좋았던 곳.”
그곳에서 겪은 대부분의 기억은 흐 릿했다.
마치, 꿈처럼.
하지만… 아무리 꿈이라도, 소중하 고 중요한 장면은 기억에 선명히 각 인되어 영원히 잊히지 않는다.
‘너는 정말로 행복할 거야. 내가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거니까.’
그때, 백유설은 무슨 의미로 그렇 게 말했던 것일까. ‘현실’의 기억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나에게 그런 말 을 해봐야 이해하지도 못할 텐데.
하긴, 그 말뜻에서 의미를 찾는 게 중요할까.
그녀는 단지 백유설이 그런 말을 해주었다는 사실 자체로 상당히
“행복해요?”
“어?”
“아, 아뇨. 그, 갑자기 너무 행복하
게 웃으셔서요……
“……내가 그랬어?” 나는 지금 행복한가?
고민해 보았지만.
결론은 금방 내려졌다. “응. 행복한 거 같아.” 그것도 아주 많이.
흔들리는 커튼 사이로 햇살이 새어 들어온다. 그녀의 은색빛 머리칼은
오늘따라 더욱 청초하게 반짝였다.
달이 뜨,지도 않았건만, 별이 먼저 떠오른 이유는 무엇인가.
“。으..”
—ロ »
홍비연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 붉 은색 루비를 쏙 빼닮은 눈동자가 서 서히 세상을 담았다.
“고, 공주님!”
누군가가 호들갑을 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 사소한 소음과 스트레스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두통 이 느껴져,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당장 의사 선생님께 알려라.
간호사를 불러와라.
공주님이 깨어나셨다.
소란을 피우는 파벌원들의 소음 속 에서도 홍비연은 고요를 지켰다.
‘아……
오래 잠들어 있었구나.
저들의 반응만으로도 그 사실을 자 각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 니었다. 순간이나마 모든 마법을 강 탈당했으니,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것도 어쩔 수는 없으려나.
*……그래도, 살아는 있네.’
매일 아침, 그녀는 눈을 뜰 때마다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살아 있네.
사치스럽게도,
그렇다면 열심히 살아야지.
내일은 눈을 뜨지 못할지도 모르니 까.
부스스 상체를 일으키자 파벌의 소 녀들이 허겁지겁 달려들어 부축해 주었다.
은색의 폭포처럼 목을 타고 떨어져 내리는 머리카락의 감촉이 오늘따라 퍽 거슬린다. 잠든 와중에도 누군가 가 꾸준히 관리를 해주었는지 머릿 결은 여전히 부드럽기만 하다.
“..물 ”
“여기 있습니다!”
생수를 받아 들고서 급하지만 천천 히, 품위 있게 수분을 보충하였다.
“공주님 어떡해……「
“많이 힘드세요?”
“머리 아프니까……
“넵! 조용히 하겠습니다!”
저 기합 들어간 대답은 병실에서만 큼은 안 하면 안 될까 싶다.
파벌원들은 ‘조용히’ 호들갑을 떨
며 홍비연을 챙기기 위해 간호사를 부르거나 의사를 찾아 나서는 등의 요란을 피웠다.
그러는 와중, 병실의 문이 열리며.
“……안녕, 동생? 오랜만이네?”
홍시화가 아돌레비트의 마법 기사 단을 이끌고서 병실을 비집고 들어 오는 연유는, 대체 무엇일까.
“무, 뭐야……
“이게 무슨 짓…인가요!”
파벌원들은 급히 홍시화의 앞을 가 로 막아보았지만, 진짜 마법 전사들 의 기세에 눌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 경계하지는 마. 오늘의 나는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찾아왔으니 까.”
“…보호? 헛소리.”
홍비연이 표정을 찌푸리고서 말하 자 홍시화는 마음 아프다는 듯 과장 된 표정을 지으며 양팔로 자신의 가 슴을 끌어안았다.
“언니는 정말 너를 위해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그렇게 냉대하면 언니는 너무 슬퍼요
“찾아온 목적이나 말해.”
여전히 두통이 가시질 않는데 홍시 화까지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니 스
트레스가 한계치까지 솟구쳤다.
“목적? 말했잖아. 너를 보호하겠다 고.”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
“왕명이야.”
“……뭐?”
폐하가 직접 명령을?
그제야 뭔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애당초, 홍시화가 굳 이 마법 기사단을 이곳에 왜 끌고 왔을까. 그 이유는 뻔하지 않던가.
“스텔라 아카데미는 현재 너무 위 험하다고 판단됐거든. 이번에도 울
동생, 납치됐다면서? 폐하께서는 우 리 동생님의 귀국을 바라고 계셔.”
“그건……
“그래도 너라면 아득바득 이곳에 남을 줄 알았지〜 하지만! 이 언니 가 어떻게 동생이 위험한 곳에서 머 무는 걸 두고 보겠니? 내가 폐하께 직접 요청했어. 동생님이 너무 위험 한 거 같으니, 잠깐이라도 왕국에서 보호하는 게 어떻겠냐고.”
홍비연의 안색이 창백하게 물들어 가는 와중에도, 흥시화는 뺨을 새빨 갛게 물들이고서 말을 내뱉었다.
“오래는 아니야~ 조만간 교장쌤이
뭔가 조치를 취할 때까지만? 음음, 그래. 뭐 여름방학 정도만 왕실에서 보내자구. 에… 음. 그것도 모자라면 뭐, 한 학기 정도는 포기해야 할지 도 모르지만 위험한 곳에서 지내는 것보다는 낫잖아?”
거짓말이다.
한번 왕국으로 돌아가면, 절대 스 텔라로 돌려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홍비연의 커리어를 깎아먹는 수준을 넘어서, 그녀를 억 제하고 속박하겠다는 말이 되겠다.
현재 홍비연에게 왕실은 지옥이다. 아무도 그녀를 원하지 않았고 아무
도 그녀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스텔라를 떠나면…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누군가와 다시 는 만날 수 없게 된다.
‘아직, 아직은 안 돼……
내가 있을 장소는 스텔라다.
스텔라에서 충분히 입지를 다지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으로 하 나둘 세력을 늘려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홍시화는 그 기회 자체마 저 박탈하려고 한다.
“싫어? 어쩔 수 없어. 왕명인걸?”
가슴에 쐐기를 박는 듯, 흥시화는
참 간단하게도 선포하였다.
그것은 결코 거스를 수 없는 명령.
저항은 불가능.
하지만.
‘내가 이대로 얌전히 구속될 거 같아?’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홍비연이 아니다. 스텔라에 입학하고 많은 사 람을 마주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순순히 홍시화의 뜻대로 새장 속 의 파랑새처럼 얌전히 갇혀 지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