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05)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05
46. 옛날이야기(1)
오늘의 일기.
도박장 입장一전재산 탕진!
끝.
‘……몽땅 잃었네.’
은세십일월의 호감도를 올리기 위 한 입장료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값어치는 아니겠지만 워낙에 거금이 었기에 속이 쓰린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지금도 아이템의 저작권 덕분 에 어마어마한 돈이 통장에 쌓이고 는 있었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 찰이 몽땅 털린 기분과는 별개다.
흔히들 도박에 쏟아부은 돈을 모두 잃었을 때 인생의 교훈을 비싼 값 주고 구매한 셈 치라고 한다.
아니
그건 정신승리일 뿐이다.
연홍춘삼월의 가호로도 이 속쓰린 기분을 어찌할 수는 없었으니까.
“ 〇 흐흐..”
–1 -I •
나 혼자서 피눈물 쏟고 있는데, 은 세십일월이 대뜸 말했다.
“그래, 좋다. 나는 도박을 아주 좋 아한단 말이ス1. 그리고 너의 제안은 내 천 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인생 에서도 아주 흥미롭다고 할 수 있겠 어. 받아들이겠다.”
그는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껄껄 웃 음을 터뜨렸다. 돈을 땄으니까 저런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이 돈은 돌려주도록 하겠다.”
그 순간 내 입꼬리에도 웃음이 만 개하였다.
“아휴, 굳이 주실 필요는 없는데
또 돌려주신다니 뭐…….”
“어차피 돈을 목적으로 도박을 하 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다만, 너와는 조금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겠군.”
우뚝.
코인을 향해 손을 뻗던 내 손이 멈췄다.
그래. 상대방은 은세십일월이다.
그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 느라 잠깐 긴장감을 늦췄지만, 돈에 신경을 쓸 때가 아니었다.
“우선 첫 번째 의문점. 너는 내 정 체를 이미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
았ス]?”
빙의물 클리셰에서 흔히 나오는 전 개였다. 주인공이 상대방의 정체를 간파하여 깜짝 놀라는 장면.
여기서 내가 통찰력으로 파악했다 며 거짓말을 치면 참 좋겠으나 그건 소용이 없다.
그는 비록 지금 모든 힘을 세 개 의 신물에 나눠놓은 상태라 능력이 취약해진 채였지만, 신월 중에서도 두뇌 회전 능력 하나만큼은 가히 원 탑이라고 할 수도 있었으니까.
어설픈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여기서 최대한 그럴 듯한 변명을…….
“되었다.”
“……예?”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겠군. 너의 과거가 궁금해졌다. 내가 직접 확인 해 봐야겠어.”
“아니, 그건, 잠깐……
혹여나 내가 ‘지구’ 출신이라는 사 실이 들통날까 싶어서 재빠르게 자 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이미 늦었다.
‘자아. 진정하고, 마음을 풀게나.’
그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며.
시공간이, 완전히 정지하였다.
[은세십일월이 ‘시간의 태엽’을 되 감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깁니다.]* * *
첨벙
은세십일월은 바닷속으로 몸을 던
졌다. 시간이라는 이름의 바다.
시간의 폭포와는 다르다.
이곳은 더 이상 거스르거나 저항하 는 것조차 불가능하였으니까.
그러나, 은세십일월은 특별했다.
그는 이 시간의 바다를 자유자재로 헤엄칠 수 있었다.
,……넓구먼.’
바다에 빠진 순간부터 노인은 기이 함을 느꼈다. 애당초, ‘바다’라는 전 제 자체부터가 이상하다.
한 개인의 시간을 짧게 비유하자면 일종의 ‘강줄기’라고 할 수 있겠다.
짧은 물줄기로부터 시작하여, 하천 으로 가면 갈수록 점점 더 강줄기가 진해지고 넓어지는 하나의 강줄기.
그런데.
‘이건 대체 뭐란 말인가……
은세십일월.
천 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시대를 넘나들며 세상의 모든 시간을 관측 하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이런 경험 은 처음이었다.
‘이토록이나 방대한 시간이, 산산 조각 깨져 있다니……!’
백유설의 시간은 그저 커다랗기만
한 게 아니었다. 이 거대한 시간이 라는 이름의 바다가…… 마치 만화 경처럼 조각조각 분리되어 있었다.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채, 백유설 이라는 존재는 ‘현재’라는 동아줄을 간신히 붙들고서…… 이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던 것이다.
불안정하고, 불온전하다.
그는 지금 당장에라도 깨져 먼지가 되어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였다.
‘이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아왔단 말인가……
은세십일월이 살아온 천 년의 시간
이 우스울 정도로, 백유설의 시계는 낡아빠진 채 굴러가는 것조차 기적 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저건……
조각난 어느 미래의 한 장면이 은 세십일월의 시야에 들어왔다.
지금으로부터, 10년 뒤.
이 땅에 ‘흑야십삼월이 강림하여 온 세상이 멸망하는 바로 그날의 광 경이었다.
자신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 까지 수도 없이 많이 본 광경이었거 늘…… 백유설의 시간 속 그 장면은 자신이 아는 장면과 너무나도 달랐다.
‘흑야십삼월이…… 쓰러져 있군.’
그 거대한 흑룡 앞에 서 있는 한 존재. 그게 누구인지는, 굳이 이해하 려고 애쓰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화아악!!
그것을 확인한 순간, 은세십일월의 몸이 뒤로 당겨지며 흑야십삼월에게 도달하기까지 백유설의 여정이 순식 간에 스쳐 지나갔다.
수백, 수천 번의 죽음과 부활.
‘어떻게?’
그것은…… 노인조차 이해할 수 없 는 광경이었다.
십이신월, 은세십일월.
그는 틀림없이 시간을 다루는 능력 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 능력이 너무나도 막강한 데다가 전혀 제어할 수 없는 탓에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세 개의 신 물에 동등하게 나누어 보관하였다.
하나는 미래를 관장하며.
하나는 과거를 관장하고.
하나는 현재를 관장한다.
그리고 자신은…… 그저 과거, 현 재와 미래를 모두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하여 평생을 살아왔다.
시간 회귀? 하라면 할 수 있다. ‘과거의 태엽’을 가져와 돌리기만 하면 얼마든지 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시간 회귀가 대가 없이 완 벽할 리는 없었다. ’미래에 벌어진 일은 과거로 돌아가도 바꿀 수 없 다’라는 제약이 있었으니까.
사랑하는 이가 죽었다고 과거로 돌 아간들, 죽는 장면을 또다시 목격하 게 될 뿐 그 죽음을 막을 수는 없 다는 말이다.
시간 회귀?
말이 시간 회귀ス】, 그건 그저 녹화 된 비디오 테이프와 다를 게 없다.
아무것도 간섭할 수 없고.
지켜보는 것밖에는, 불가능했으니.
그래서 은세십일월은 세상이 멸망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체념 한 채 살아왔다.
미래는 바꿀 수 없으니까.
그런데.
‘너는, 대체 정체가 무엇이더냐?’
백유설은 자신조차 감히 도전할 수 없는 수만 번의 회귀를 감행하여 마 침내는 흑야십삼월을 쓰러뜨렸다.
자신이 보지 못한 미래.
자신은 바꿀 수 없던 미래.
눈앞의 저 소년은…… 자신이 하지 못했던,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 던 모든 것을 해낸 존재였다.
……덜컹!
“음!”
어느덧, 바다에서 빠져나와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은세십일월은 동동주 병을 꺼내서 입에 가져다 대었다.
“……엥?”
백유설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변 을 둘러보았다. 분명히 시간이 잠깐 멈춘 듯한 착각이 들었는데 1초도 되지 않아서 모든 게 정상으로 되돌 아와 있었다.
,뭐야……?,
가슴을 더듬거리다 주변을 둘러보 니 가람족 가드와 카드 패를 나눠주 던 딜러가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 었다. 그들은 지금의 이 상황을 이 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보니, 우리 구면이었군.”
,,예?,,
“아마도…… 과거의 언젠가 너와 나는 만났겠지.”
지금과는 또 다른 어느 시간선에서.
‘뭐, 뭔 소리야?’
백유설이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든
말든, 은세십일월은 동동주를 벌컥 벌컥 들이켠 뒤 말했다.
“네가 날 찾아온 이유도 잘 알겠 다. 아마도, 나의 ‘가호’가 필요했겠 지.”
설마 거기까지 이야기의 진도가 나 갈 줄은 몰랐다.
‘이건 예정에 없었는데?’
제아무리 은세십일월을 도박으로 이긴 뒤 어떻게든 멋진 대사로 마음 을 쏙 홀려놓는다 해도 그의 가호는 아주 비싸다.
수십, 수백 번을 찾아와 술친구,
도박 친구를 해주며 가호에 대한 이 야기를 꺼낼 생각이었거늘.
“좋다. 너에게 가호를 주도록 하지. 하지만, 지금의 내 힘으로는 제대로 된 가호를 부여하는 게 불가능하다. 나는 나의 힘을 네 조각으로 나누어 세 개의 신물에 나눠놓았거든.”
그건 백유설도 알고 있다.
보통의 신월들은 자신의 힘을 아주 조금씩 나누어 신물에 봉인하는 데 에 비해, 은세십일월은 신물에 너무 나도 많은 힘을 쏟아버렸으니까.
그런 탓에, 무려 신물이 육체를 가 지고서 스스로 활동하는 지경에 이
브렀다.
그 형태는 백유설도 모른다.
은세십일월의 신물들은 매번 다른 모습과 종족, 나이와 성별을 가지고 서 자신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활동 하고 있었으니까.
대충 예상 가는 장소가 몇 군데 있기는 하지만…….
“신물 하나를 찾아오거라. 그럼, 내 너에게 가호를 선물하도록 하지.”
“예? 그, 그게 정말입니까?”
“꾸물럭거릴 이유가 있겠느냐? 네 목적이 나와 같다는 것을 알았으니, 도울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와야지.”
설마 이렇게까지 대화가 쉽게 풀릴 줄이야.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다.
신물을 대체 어떻게 찾느냐는 것.
적하유월의 신물은 아돌레비트 궁 전의 가장 깊은 곳에서 귀중하게 보 관되어 있었고, 청동십이월의 신물 은 레비앙의 해안을 얼렸고, 연흥춘 삼월의 신물은 오래된 과거의 유적 지에 고이 잠들어 있었다.
셋 모두 얻기 힘든 난이도를 가지 고 있었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어디로 움직이지 않은 채 가만히 한 장소에 있다는 것.
하지만 은세십일월의 가호는…….
“걱정할 필요 없다. 너는 이미 나 의 신물 중 하나를 만났으니까. 그 리고, 너에게 꽤 호감을 가지고 있 는 모양이더군.”
“만났다구요?”
“그래. 아주 최근일 테니 기억을 잘 더듬어보도록. 그는 운명적으로 너의 곁을 머물고 있을 것이다.”
“아…….”
은세십일월은 그리 말한 뒤 동동주 병을 쥐고서 일어났다. 취기가 살짝 오른 듯 얼굴이 빨개졌지만 그의 눈 동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럼, 다음에 보세.”
* * *
성공적으로 고대 카르멘세트의 유 적지를 공략한 젤리엘의 별구름 원 정대는 수많은 기자들의 카메라 세 례를 받으며 귀환하였다.
전설로만 치부되던 ‘카르멘세트’를 직접 만나 고작 열여덟의 나이에 그 에게 도전하여 승리해 낸 젤리엘의 이야기는 핫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물론, 별구름 상단 측에서 젤리엘 의 이미지 상승을 위해 미리 언론계
에 떡밥을 뿌려놓은 덕도 존재했지 만.
찰칵찰칵!
마차 바깥에서 무어라 기자들이 외 치고 있었지만, 젤리엘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귀찮아.’
저들의 목소리는 한 귀로 흘려내보 낸다. 어차피 카르멘세트의 유적지 를 어떻게 찾았고, 어떻게 공략했느
냐는 뻔한 질문이겠지.
굳이 여기서 대답하지 않더라도 나 중에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이야기를 풀면 된다. 그러니, 괜히 힘 빠지게 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것보다도.
젤리엘은 아버지에게 ‘영생’을 선 물했다는 사실이 더욱더 기뻤다.
마지막 순간, 카르멘세트는 말했다.
‘너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그 직후 유적지 내부에 서 있던 모
든 원정대원들은 던전 바깥으로 추 방되었고, 유적지의 문은 완전히 닫 혀 버렸다.
이제는 상관없다.
다시는 그 유적지를 찾아갈 일은 없을 테니까.
아버지의 수명을 늘렸다면, 그것으 로 충분히 만족한다.
‘그나저나…… 그때의 그 광경은 대체 뭐지?’
하지만, 뭔가 찝찝한 구석이 하나 있기는 있었다. 카르멘세트에게 소 원을 비는 순간, 왜 어렸을 때의 일 이 그 순간에 떠올랐을까.
달이 떠오른 밤.
야간 놀이공원을 통째로 빌려서 아 버지와 함께 보냈던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유일하게 젤리엘이 소중 하게 품고 있는 추억이었다.
언제 어디에서든 떠올리기만 하면 젤리엘의 심신에 안정을 가져다주 는 아주 마법 같은 추억.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자꾸만 미 소가 지어지고 행복에 사로잡힐 정 도였으니까.
‘글쎄:
어쩌면, 드디어 아버지를 살렸다는 데에서 나온 그 쾌감에 어렸을 적의
가장 행복했던 추억이 절로 떠올라 버린 것은 아닐까
젤리엘은 마음 편히 그리 생각하며 마차에 몸을 뉘었는데.
“……아가씨.”
자동마차의 운전기사가 파리한 얼 굴로 뒤돌아보았다.
“정말로…… 괜찮으십니까?”
“웅, 뭐가?”
“그게, 기자들의 말이…….”
기자들?
저들이 뭐 어쨌단 말인가.
……그리 생각하며 귀를 조금 기울 이는 순간.
젤리엘의 귓속으로 뭔가 이상한 질 문들이 파도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별구름 회장님의 실종 사건에 대 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회담장에서 돌연 증발해 버렸다는 증언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이에 관해 알고 있는 부분 이 있습니까!”
“당신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고 보 증할 수 있습니까!”
“..어?”
이상한 질문이었다.
왜 카르멘세트와 관련된 질문이 아 닌 것이지? 나를 찬양하고 있던 게 아니었어? 젤리엘은 멍한 눈으로 기 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열성적으로, 침까지 튀겨가며 마이 크를 들이대는 기자들의 표정.
그 얼굴이 일그러지고 구겨지는 모 습이 너무나도 느릿하고 선명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r
젤리엘은 고개를 저으며 현실을 부 정하였으나.
“멜리안 회장님이 어젯밤, 세계 정 상 회의를 하던 도중 먼지가 되어 사라졌습니다! 한 말씀 해주십시오!”
이 순간은, 현실이었고.
그것은 곧, 고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