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35)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35
49. 마녀⑵
최근, 흥비연은 부쩍 혼자 있는 일 이 잦아졌다. 그건 꽤 특이한 일이 었다. 그녀는 틈만 나면 항상 파벌 원들을 모아놓고서 힘을 과시하고는 했으니까.
물론 아예 모임을 가지지 않는 것 은 아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는 자신의 파벌에 소속된 귀족 소녀 들과 티타임을 즐기고는 했는데, 최 근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일은 물론 이고 사교계의 동향을 살펴보기 위 함이었다.
“……떫어.”
홍차를 마시던 홍비연은 저도 모르 게 그런 말을 내뱉고서 놀랐다.
쓴 맛…인가……?’
잘 모르겠다. 하여튼 혀를 따갑게 하는 듯한 기분 나쁜 감촉.
“죄, 죄송해요. 공주님. 제가 오늘 홍차를 조금 망쳐놓아서…….”
홍비연이 인상을 찡그리자 홍차를
타온 소녀가 겁을 지레 먹었다.
“상관없어. 원래 홍차는 떫으니까.”
맛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 답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홍비연의 무심한 대답에 소녀가 안심흐!■자, 화 제를 돌리기 위해 다른 소녀들이 입 을 열었다.
“맞다, 공주님. 마녀 식당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녀 식당?”
“네. 아르카니움 도시 전역에서 갑 자기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신기한 식당이래요.”
“맞아요. 저희 클래스에도 가 봤다
는 경험담이 속출하고 있는데, 궁금 하지 않으세요?”
“흐음……
홍비연은 홍차를 흔들었다. 찻잔에 비친 붉은 눈동자가 유난히도 더 빨 갛게만 보였다.
“별로. 그런 소문에는 관심없어.”
정작 그녀는 별 관심 보이지 않았 으나 소녀들에게는 마녀 식당이라는 존재가 굉장히 홍미로운 주제였는지 저들끼리 이야기꽃을 피웠다.
조용히 홍차를 빤히 바라보던 홍비 연은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기 척에 고개를 돌렸다.
홍비연 공주의 전속 호위 예테린이 었다. 그녀는 노란색 서류 봉투를 내밀며 말했다.
“공주님. 저번에 여쭤보셨던 문서 를 찾아봤습니다.”
”..그래?”
며칠 전, 에이젤이 찾아와서 ‘모르 프란 숲어】 대해 물었던 적이 있다.
당시에는 관심 없다는 듯 넘어갔지 만 에이젤이 직접 찾아와서 물어봤 을 정도라면 분명히 뭔가 이유가 있 을 터. 많은 시간을 투자할 생각은 없지만 짤막하게 호기심 정도는 해 소할 생각이다.
그런데, 정작 노란 봉투 속 서류에 는 공백이 가득했다. 그 위에 큼지 막하게 새겨진 도장 하나.
ロ급 기밀]
홍비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예테린. 이게 뭐야?”
“높은 레벨의 기밀 사항인지라, 왕 궁 외부로 서류를 가지고 나오는 것 이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공주님이시라면 얼마든지 왕궁으로 돌아가서 열람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겠지.”
오로지 여왕만이 볼 수 있는 기밀 서류가 아닌 이상, 홍비연이 건드릴 수 없는 정보는 없다. 하지만 아무 리 그렇다고 쳐도 이건 조금 수상하 긴 했다.
‘모르프란 숲이라……
10년 전, 아이작 모르프 대공이 흑 마화하여 폭주한 것을 홍시화 공주 가 저지했다고 알려진 사건의 핵심 장소.
홍시화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 는 계기가 된 영웅담이었기에 현재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
을 것이다.
그런데 왜 모르프란 숲에 대한 기 록을 철저하게 감춰놓았는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가?
“고생했어.”
그녀가 서류를 허공에 홑트려놓고 손가락을 튕기자 종이가 화르륵 불 타서 재조차 남지 않고 소멸되었다.
‘……아무래도, 조금 더 자세히 알 아봐야겠는걸.’
홍비연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감추려는 듯 한 기밀 문서라.
뻔하지 않은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치부를 감추 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장본인은…… 홍시화 공주가 틀림없을 터.
그녀의 약점을 파헤칠 수만 있다면 야, 얼마든지 시간을 투자해서 파고 들 생각이었다.
* * *
스텔라 생도 기숙사로 돌아온 에이 젤은 마녀 식당에서 겪은 기묘한 일
을 떠올렸다.
무언가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던 그 여자 종업원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으음, 참 수상하긴 했는데…….’
혹시 흑마인일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 만, 굳이 혹마인이 식당을 운영한다 는 것 자체가 조금 우스운 이야기다.
게다가 아르카니움 전역에 마녀 식 당에 대한 소문이 쫙 퍼져 있는 마 당에, 죽고 싶은 흑마인이 아니라면 야 진작 이곳을 뜨지 않았겠는가.
모르겠네.”
솨아아-!
샤워실에서 뜨거운 물을 맞으며 곰 곰이 생각해 보아도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떨쳐내자니 뭔가 찜찜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냥 무시해도 되는 걸까?’
생각이 깊어질수록 샤워 시간은 길 어져서, 30분 내내 따뜻한 물을 맞 다 보니 머리마저 뜨거워졌다.
”후우……
샤워를 끝마친 에이젤은 깔끔하게 뒷정리를 한 뒤 잠옷으로 갈아입고 서 침대에 얌전히 엉덩이를 걸쳤다.
그러다, 기숙사 구석에 박아두었던 물건 하나가 눈에 띄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빗자루. 하지만, 저것은 스텔라 돔 실습장의 ‘마녀의 오두막’에서 발견한 물건으로서, 교 보재라기엔 지나치게 특이한 마력이 느껴져서 기숙사까지 가져왔다.
하지만 교수님들에게 문의한 결과, 특이한 마력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다고 고개를 가로저으니 에이젤로서 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어찌 됐건 교수님들이 더 뛰어난 마법사인 것은 틀림없으니, 그들의 말이 옳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체 뭘까 이건……
빗자루를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아 무것도 알아낼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저 수상하고 기분 나쁜 마력이 느 껴진다는 점 외에는 특이사항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다.
아마 이렇게 들고 있어 봐야, 영원 히 알아낼 수는 없을 터.
차라리 밖에 들고 나가서 전문가에 게 의뢰하는 건 어떨까. 감정 비용 이 조금 나가긴 하겠지만 확실하게 호기심을 풀 수는 있을 것이다.
‘생각난 김에 바로 갔다올까?’
시계를 보니 아직 늦지는 않았다.
저녁 10시 이전에만 돌아오면 되 니 지금 당장 외출해서 아크라니움 의 마도구 전문점에 빗자루를 맡긴 다면 시간은 충분할 터.
생각을 끝마친 에이젤은 곧장 옷을 갈아입고서 외출 준비를 끝마쳤다.
그렇게, 기숙사를 나서려는 순간.
문득 든 생각.
‘차라리 백유설 씨를 찾아가 볼까?’
따지고 보니 굳이 외출까지 감행하 여 감정을 할 필요가 있는가. 모르 는 게 없는 백유설이 바로 근처에 있는데 말이다.
설령 그가 모른다고 하더라도 어쨌 든 물어본다고 해서 손해는 없다.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에이젤은 기 숙사 출구가 아닌 남학생 기숙사 방 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남자 구역으로 찾아온 건 처음이라 서 묘하게 긴장되었으나, S클래스의 남학생들은 모두 외출을 하고 없는 지 인기척이 거의 없었다.
똑똑-!
백유설의 기숙사를 찾아 노크하니, 금방 대답이 들려왔다.
-누구야.
“저, 전데요. 뭐 좀 묻고 싶어서요.”
여태 다른 누군가의 기숙사를, 특 히나 남학생의 기숙사를 직접 찾아 온 것은 처음이었던지라 말이 살짝 떨리고 말았다.
백유설이 눈치챘을까.
달칵!
문이 열리며 백유설은 의외라는 눈 으로 에이젤을 바라보았다.
“웬일이냐?”
“그… 묻고 싶은 게 좀 있어서요.”
“그러냐. 들어와.”
“네, 네? 그래도 돼요?”
“안 될 건 또 뭐야? 빨리 와.”
백유설이 턱짓을 하자 에이젤은 떨 리는 가슴을 추스리며 기숙사 내부 로 발을 들였다.
내부는 생각보다 평범했다.
다른 S클래스의 여학우들은 자신의 기숙사를 온갖 인테리어로 꾸며놓으 면서 개성을 표출하던데 남학생들은 다 이런 걸까? 아니면 백유설이 그 저 꾸미기를 귀찮아하는 걸까?
뭐가 되었든, 그가 인테리어를 그 닥 선호하지 않는단 사실은 알았다.
“간식이 많네요…….”
“어. 선물 받았어. 그건 풀레임이 준 거고. 먹을래?”
“아, 아뇨?”
화들짝 놀라서 대답한 에이젤은 묘 하게 백유설의 말이 신경 쓰였다.
선물이라니.
요즘 10대의 남녀는 그런 걸 주고 받는 게 자연스러운걸까?
그러고 보면 백유설에게 도움은 잔 뜩 받았으면서 무언가 보답이나 선 물을 줬던 적이 없는 것 같다.
너무 일방적으로 받기만 했을까.
선물을 따로 준비하면 좋을까.
준비하면, 무엇으로?
간식이 잔뜩 쌓인 것으로 보건대, 주전부리를 선호할까? 하지만 감사 의 의미로 주는 선물인데 간식으로 주는 것도 조금…….
“왜 멍때려?”
“네? 아뇨, 그냥 좀. 생각할 게 있 어서요……
“그나저나 무슨 일인데.”
“아, 그게. 이것 좀 보실래요……r
에이젤은 조심스레 가방에서 빗자 루를 꺼내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백유설이 눈을 휘둥그레 뜨
더니 안경을 꺼내서 썼다.
“으음…… 너 이거 실습장에서 발 견한 거지?”
“네? 어떻게 아셨어요?”
**그냥 그럴 거 같아서.”
백유설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마녀의 빗자루라.’
그러고 보면 최근에 ‘마녀 식당 소 문이 스텔라 전역에 퍼져 있던가. 저러다 말고 잠깐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기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으 나, 에이젤이 빗자루를 발견한 이상 더 이상 무시할 수는 없었다.
‘에피소드가 이번에도 동시에 진행 되려는 건지……
스토리는 흔하고 뻔하다.
마녀의 빗자루를 우연찮게 손에 넣 게 된 에이젤은 마녀로 오인을 받게 되는 내용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마 녀 사냥꾼이 직접 찾아와 그녀를 공 격하기도 하는데…….
“너 최근에 누구 수상한 사람 만난 적 있어?”
“아…… 글쎄요. 이게 무슨 물건이 길래 그러시는 건가요?”
“별거 아니야. 그냥 빗자루.”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백유설은 에 이젤에게서 빗자루를 빼앗았다.
“이건 압수.”
“네에?”
“디자인이 마음에 드네. 벽에 걸어 놓고 두고두고 감상해야겠어.”
“그런…… 취향이신가요?”
“세트 자매품으로 쓰레받이도 있어 야 되는데, 그건 없냐?”
“…없어요.”
“아무튼 이제 이건 내 거니까 너는 자러 가라.”
“너무해요.”
“뭐가 너무해. 빗자루 새거로 사 줄까?”
“그건…… 괜찮아요.”
에이젤은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었 다. 빗자루를 검사받으러 왔는데 아 예 압수당해 버릴 줄은 몰랐다.
“저 이제 갈게요.”
“어. 이거 가져가서 먹을래?”
“……좋아요.”
백유설이 ‘피자맛 사탕인 줄 알았 던 껌’을 건네주자 에이젤은 그것을 잽싸게 받아 들고서 후다닥 기숙사 를 뛰쳐나왔다.
달칵!
문을 다시 닫고서 한숨을 푹, 내쉰 다. 원래 이렇게 일방적인 대화를 하려고 찾아간 건 아니었다. 게다가 모처럼 단둘만의 시간이었는데, 멍 청하게 대꾸만 하다 나와 버리다니.
‘•••그나저나 빗자루는 왜 가져가신 거지?’
혹시 정말로 저런 낡은 빗자루로 인테리어를 하는 게 취향인 걸까?
빗자루에 대해 아는 게 결국 아무 것도 없으니 점점 더 의문만 쌓여갈 뿐이었다.
‘별거…… 아니겠지.’
그리고 다음 날.
풀레임과 같은 자리에서 점심식사 를 하게 된 그녀는 우연찮게도 어젯 밤의 이야기를 꺼냈다.
“아 참. 그리고 혹시 백유설 씨한 테 빗자루 수집하는 취미 같은 게 있을까요?”
“앙? 뭔 헛소리야.”
해괴한 소리를 들었다는 듯 풀레임 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최근에 도움을 많이 받았잖 아요. 그래서 선물을 좀 드리고 싶 은데, 뭘 좋아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 글쎄. 그 아저씨가 뭘 좋아 하더라…… 근데 빗자루는 왜?”
“아, 그게 실은 제가 얼마 전에 실 습장에서 묘한 빗자루를 하나 주웠 거든요. 근데 조금 수상한 마력이 느껴져서 뭔지 알아봐달라고 가져가 봤는데…… 대뜸 본인이 가지겠다면 서 빼앗아가는 거 있죠.”
“……뭐? 빗자루?”
이번에는 반응이 조금 더 격하다.
쉴 새 없이 움직이던 숟가락마저 우뚝 멈춘 풀레임은 에이젤에게 재 차 되물었다.
“확실해? 빗자루 주운 거.”
“네? 네… 맞아요.”
“……그걸 아저씨가 뺏어갔다고?”
끄덕끄덕.
그게 뭐가 문제냐는 듯 에이젤이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자 풀레임은 한숨을 푹 내쉬고서 말했다.
“그거, 마녀의 빗자루야.”
“……네?”
너무나도 뜬금없이 튀어나온 단어.
분명히 뭔지 아는 단어인데도 불구 하고 에이젤의 머리로는 해석이 되 지 않았다.
“마, 마녀의 빗자루요…? 제가 아
는 그 마녀가 맞나요?”
“어. 맞아.”
“아… 흐흐, 그런 농담은 뻔해서 재미없는데요…….”
다른 무엇도 아니고 마녀라니.
마녀가 갑자기 등장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무엇보다 풀레임은 농담을 좋아하니까, 뜬금없이 저런 말을 내 뱉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에이젤의 합리화와는 다르 게 풀레임은 전혀 농담을 하는 것 같지 않은 건조한 표정이었다.
“마녀의 빗자루 맞아. 그리고 너도 알겠지만, 마녀의 물건은 오래 소지
하고 있으면 마녀의 냄새가 깊게 배 어버리거든. 너한테 좋지 않은 영향 을 줄 거야. 어쩌면… ‘마녀 사냥꾼’ 이 찾아올 수도 있을 거고. 최악은 그게 제일 위험하겠지 아무래도.”
“……설마요.”
마녀 사냥꾼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 있다. 자기 자신을 모두 포기하고서 마녀를 사냥하기 위해 살아가는 이 들. 마녀사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은 마녀만 큼이나, 어쩌면 마녀보다도 더욱 위 험한 존재였다.
오죽하면 마법계에서도 마녀 사냥 꾼들에게 두손 두발 다 들었겠는가.
마녀 사냥꾼의 개체 수가 아주 극 소수라 망정이지 만약 조금만 더 많 았더라면 마법계가 뒤흔들렸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상당히 많았다.
“아니, 잠깐만요. 만약 그 말이 사 실이라면…… 백유설 씨는 무슨 생 각으로 마녀의 빗자루를 가져간 거 죠?”
“당연히 너를 지키려고 그런 거 아 니겠어? 아무리 그 아저씨가 특이하 다지만 빗자루로 인테리어를 하는 미친놈이 세상에 어딨겠어?”
“그건 그렇지만……
정말로 그런 이유가 맞다고 치자.
그렇다면.
“……백유설 씨에게 마녀 사냥꾼이 찾아가는 거 아닌가요?”
우뚝, 다시금 움직이려던 풀레임의 손이 멈춰섰다.
마녀 사냥꾼은 위험하다.
이 세상 그 어느 존재보다도 더더 욱. 제아무리 백유설이라도, 그런 존 재를 쉬이 감당하는 게 가능할까?
의문과 동시에 걱정이 들어서, 그 녀들은 제대로 식사를 끝마칠 수 없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