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3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36
49. 마녀⑶
주말.
아돌레비트의 수도 테할란, 서리궁 전으로 돌아온 홍비연은 곧장 특수 정보 시설로 향했다.
왕궁 내에서도 오로지 직계 혈통만 이 출입할 수 있는 장소로서 정보보 안 규정에 따라 내부 정보를 유출하
면 제아무리 왕족이라 할지라도 종 신형에 처해질 수도 있으므로 조심 해서 다뤄야만 한다.
“……공주님을 뵙습니다.”
특수 정보 시설은 로브를 뒤집어쓴 결계 마법사들이 관리하고 있다.
저들의 전투 능력은 형편없는 수준 이지만 아주 높은 등급의 결계를 다 룰 수 있으며 설령 8클래스의 마법 사가 마음을 굳게 먹는다고 할지라 도 쉽사리 뚫고 침입하는 것이 불가 능하리라.
물론 9클래스 마법사가 온다면 어 쩔 수 없겠지만…… 애당초 그런 인
외의 존재를 상정하고 보안을 따지 지는 않는다.
“기밀유지약정서에 서명하십시오.”
왕궁 내 정보와 자료의 기밀유지를 약속하는 내용의 약정서. 자주는 아 니지만 몇 번 보았던 것이기에 슬쩍 훑어본 뒤 서명하였다.
끼이익!
결계 술사들은 말없이 양옆으로 물 러나 지팡이를 바닥에 퉁 쳤고, 강 철로 만들어진 문이 열리며 암흑으 로 가득 찬 공간이 드러났다.
또각!
안으로 발을 들이자, 구두 소리가 요란스레도 울려 퍼진다.
화르륵!
허공에 불꽃을 흩날리니, 화롯불에 불이 옮겨붙으며 순식간에 밝아져 내부의 공간이 훤히 드러났다.
굉장히 넓은 이 창고에는 정말 다 양한 서류와 상자, 마법서, 혹은 물 건 등이 보관되어 있었으나 그런 것 들은 홍비연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녀는 창고를 한참이나 걸어 들어 가 [Top Secret] 이라고 적힌 자그마 한 방을 목전에 두고서 멈췄다.
이곳 역시 특별한 결계가 둘러져
있으나…… 홍비연에게는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서 힘껏 문을 열어젖힌 뒤 내부로 들어섰다.
이곳에는 쌓여 있는 문서가 별로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하나하나가 외부에 노출되는 순간 아돌레비트에 게 치명적일 수도 있는 기밀문서였 다.
그녀는 한참을 돌아다니며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서류를 골라냈다.
과실을 수확하는 농부처럼 신중하 게, 그러나 멈추지 않고 빠르게 손
을 움직이던 홍비연은 마침내 원하 는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모르프란 산, 아이작 모르프 대공 의 흑마와…….]별다른 제목 표기조차 없이 곧바로 내용이 시작되는 성의없는 문장.
척 봐도 홍시화 아돌레비트의 보고 서였다. 그녀는 보고서를 마치 일기 장처럼 작성하기로 유명했는데, 그 개성을 여왕이 인정해 주어 모든 보 고서를 저런 방식으로 쓰고는 했다.
10년 전부터 그래왔을 줄은 몰랐
지만 말이다.
사락!
서류를 넘기 スト, 홍시화가 작성한 일기장 같은 보고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천천히 그것을 읽어내리던 홍비연 은 눈살을 찌푸렸다. 보고서의 주제 와 관련 없는 내용이 한가득이었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보고서를 정말 일기장 인 줄 아는 걸까…….’
오늘 식사는 무엇을 했는지, 누구 에게 명령을 내렸는지, 누구와 대화 를 했는지. 그런 내용이 한가득.
어쩐지 서류가 두껍다 싶었다.
그러다 문득, 홍비연의 시선이 어 느 문장에서 멈췄다.
[나는 단지 살고 싶었을 뿐이다.] [그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아돌 레비트의 저주를 타고난 직계 혈통 이라면,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것이 당연한 운명…… 나는 살아남기 위 해 나의 형제자매를 죽일 것이다.] [아마도, 나의 자식들 또한.] [그리하겠지.]쓸데없는 감성에 휘둘린 흔적이 가 득했다. 당시의 홍시화 공주는 우울 증에 시달렸던 게 틀림없다.
아니, 그것도 조금 이상하다.
홍비연이 아는 홍시화는 소시오패 스였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남을 쳐내는 인물이었으니 까.
그런 사람이 감성에 휘둘렸다?
시작부터 뭔가가 이상하다.
그러나 홍비연은 묵묵히 보고서를 넘기고, 또 넘겼다.
[아이작 모르프 대공을 협박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백요호 화 령에게서 우리들의 가슴에 타오르고 있는 꺼지지 않는 불꽃을 진화하기 위한 해답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확률은…… 0.01%] [도전해 볼 가치는 있다.]보고서에는 당시에 벌어졌던 사건 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이 정도라면 숨겨도 되지 않을까 싶은 내용조차, 홍시화는 묵묵히 전
부 다 써내렸다.
‘백요호 화령이라고?’
틀림없이 들어본 적 있다.
먼 옛날, 12인의 마법사 ‘모르프’가 봉인했다고 알려진 전설의 마수라고 했던가. 현재는 모르프 가문에서 그 봉인을 관리하고 있다고 하였는 데….
¹……아니야. 설마.’
말도 안 돼.
홍비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 나, 홍시화의 일기장이 그녀의 상상 이 맞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선조께서 말씀하셨다.] [아돌레비트의 화염은 그 어느 불 꽃보다도 강렬하여 모든 것을 태워 버릴 수 있다고.]백요호 화령의 불꽃 또한…….]
서류를 넘기고, 넘기고, 또 넘겼다.
더 이상 잡설을 보고 싶지는 않았 으나 자꾸만 홍시화의 일기장이 눈 에 들어오는 이유가 뭘까.
서류에는 온갖 우울한 감정의 미사 여구가 가득하였고 작성자가 당장에
죽어버리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로 부정한 냄새가 배어있었다.
‘이럴 수가.’
과거는 조작되었다.
홍시화는 사실 흑마화한 아이작 모 르프 대공을 처치하기 위해 출정한 것이 아니라, 백요호 화령의 봉인을 억지로 해제하여 토벌하기 위해 찾 아갔던 것이다.
그것도 아이작 모르프 대공을 압박 하면서까지 말이다.
대체 그럴 필요가 있었는가.
그런 의문 따위는 소용없다.
홍시화에게 있어서, 아주 조금이라 도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설령 상대가 신이라도 도박을 걸어 볼 테니까.
[고통스럽다.] [가슴이 타오르는 듯한 괴로움….] [드디어 내일, 출정이다.]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보고서는 거기까지였고, 페이지는 아직 한참이나 남아 있었으나 더 이 상 이어지지 않았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홍비연은 서둘러 서류를 넘겼다.
넘기고, 넘기고, 한참이나 넘겨서 간신히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하니.
[……나는 실패했다.]삐뚤삐뚤, 얼룩지고 엉성하게 무너 진 글자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 다. 홍비연은 그제야 10년 전, 홍시 화 공주의 치부를 맨눈으로 만끽할 수 있었다.
[백요호 화령은 깨어났으나 우리는 그것을 상대할 수 없었고, 연합군은 괴멸하였다.]“뭐……
토벌에 실패했다고?
연합군이 괴멸했다면 틀림없이 그 일대에서 재앙이 일어났을 텐데 뭐 가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아이작 모르프 대공이 흑마인의 힘을 받아들였다.] [백요호 화령을 상대하기 위하여.] [나는…… 그것을 막을 수 없었 다.]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제는 정 말로 모두가 위험에 처하기 때문에.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재앙이었으나 홍시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 책임은 다른 이가 오롯이 뒤집어 썼다.
“하.”
정말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다.
홍비연은 서류를 넘겼다.
그곳은, 비로소 마지막 페이지였다.
[……이후로는 기억이 없다.] [다시 깨어났을 때는, 백요호 화령 과 폭주한 아이작 모르프 대공 모두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가 서 있었다.] [특이하고, 신비로운 사내였다.] [그자는 가면을 썼고, 은빛의 지팡 이를 손에 쥐고 있었다.]“뭐야 이건……
결국 사건을 해결한 장본인이 홍시
화도 아이작도 아닌 ‘정체불명의 사 내’라는 말인가?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결말이지 않는가.
[당시의 기억이 흐릿하다. 허공에 는 아름답고 커다란 수레바퀴가 굴 러가고 있었고, 하늘에서는 빛이 쏟 아져 내렸던 것 같다. 그자는 아이 작 모르프 대공의 눈을 감겨주었고, 그대로 환영처럼 사라지고 없었다.]그것으로, 문장은 끝났다.
수레바퀴니 뭐니 하는 알 수 없는 내용으로 보고서는 마무리되었고 결
국 그 남자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 무것도 알 수 없었다.
백요호 화령과 아이작 모르프 대공 을 동시에 제압할 수 있는 마법사.
그런 존재가 과연 세상에 몇이나 될까. 최소한 9클래스의 마법사…… 혹은 그 이상이라고 봐도 좋았다.
,은빛 지팡이라…….)
그런 지팡이는 세상에 차고 넘쳐서 전혀 힌트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신비로운 수레바퀴’가 힌 트라면 더 힌트였다.
마법사 중에서는 특별한 소환물을 불러내 마법을 부리며 싸우는 존재
도 있었으니까.
9클래스이면서 수레바퀴를 다루는 마법사”. 그런 사람이 세상에 흔할 리는 없겠으나, 쉽사리 모습을 드러 내지도 않을 터.
홍비연은 홍시화의 일기장을 원위 치로 돌려놓고서 한숨을 내쉬었다.
*……에이젤이 왜 이것을 찾는지 알 것 같군.’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에이젤 또 한 모르프란 산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어느 정도 알아냈을 가능성 이 높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정보를 그녀에게
완전히 공유하는 건 불가능하다.
1급 기밀문서를 외부에 노출했다가 는 처벌을 피해갈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비밀을 끝까지 에이젤에게 감출 생각은 없다.
오히려 에이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녀를 위해서?
절대 아니다.
홍비연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그 렇게 마음이 따스한 인물이 아니다.
그저…… 홍시화의 파멸을 위하여.
그뿐이다.
주말의 아르카니움은 거리에 학생 들로 가득하다.
여름의 뙤약볕이 따갑지도 않은지 10대의 소년소녀들은 거리를 누비 고 다녔는데, 그중 일부는 ‘마녀 식 당’을 찾기 위함이라고 한다.
“우리도 동아리 활동을 해야지.”
햇살이 따사로운…… 아니, 뜨거워 서 미칠 것 같은 날씨
백유설이 다 죽어가는 눈으로 말하 자 마유성이 싱글벙글 웃으며 전단 지 몇 장을 꺼내서 보여주었다.
“내가 맛집 알아봤어.”
“……뭔데 그게.”
“이거 어때? ’특제 리볼버 파이어 샷’이라는 메뉴가 유명한 식당이야.”
“뭔 개같은 음식이야 그게.”
애당초 음식이 맞긴 한 걸까?
“엄청 맵다더라. 유행이래.”
“패스.”
“그럼 ‘렛츠 몽키 댄스는 어때? 원숭이가 머리 위에서 춤추는 듯한
맛이 느껴진대.”
“우와. 완전 맛있겠다.”
“여기로 갈까?”
“패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에이젤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수상하기 짝이 없는 메뉴를 고르는 마유성이나, 그걸 진지하게 듣는 백 유설이나 평범하지는 않다.
“하아…… 그냥 평범한 음식점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차라리 제 가 알아온 데는 어때요?”
에이젤이 전단지 몇 장을 꺼내서
보여주자 백유설과 마유성의 시선이 모였다.
확실히 그녀는 평범한 요리를 주로 내세운 맛집을 찾아왔는데, 대부분 의 음식에 치즈가 들어가 있다는 점 이 특징이었다.
“너 상당히 치즈에 진심이구나.”
“무, 무슨 소리예요. 그냥, 그, 맛 있다고들 하고… 유명해서….”
“피자 스파게티 맛있겠다.”
마유성의 말에 에이젤은 황급히 고 개를 끄덕일… 뻔하다가 애써 꾹 참 고서 대꾸했다.
“저도 그, 저게 맛있다는 말은 많
이 들었거든요. 먹어보는 것도 나쁘 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 느낌이고……
푸핫. 백유설은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녀의 전단지를 확 낚아챘다.
“그럼 여기로 가자. 나도 피자 스 파게티 좋아해.”
“웅. 나도 좋아해.”
마유성과 백유설이 입을 맞춰서 그 렇게 말하니, 뭔가 달래지는 기분이 들어서 에이젤의 귀가 화끈해졌다.
‘이게 아닌데…….’
결국 에이젤이 원하는 식당으로 방 향이 맞춰져 백유설과 마유성이 앞 장서자 에이젤은 눈치를 보며 뒤따 랐다. 어쩌다 보니 자신이 먹고 싶 은 음식에 저 두 소년이 맞춰준 셈 이 되어버렸다.
“이쪽 골목이야.”
아르카니움의 골목은 상당히 복잡 하기로 유명했는데 백유설은 머릿속 에 네비게이션이라도 탑재했는지 단 한 번도 길을 헷갈린 적이 없다.
원체 기억력도 좋고 똑똑하니까 그 러려니 하긴 하는데 참 볼수록 신기 했다.
그렇게 백유설을 뒤따라가던 와중, 문득 에이젤의 눈에 띄는 무언가.
[마녀 식당]
주황색 불빛으로 간판이 번쩍이는 저것은, 틀림없는 마녀 식당.
“..어라?”
저게 왜 여기에?
저번에 갔을 때는 완전히 반대쪽 학업 지구에 있었는데 말이다.
‘정말로 식당이 옮겨 다니는 거 야?’
그렇다면 운이 좋은 것일까.
다른 학생들은 그렇게 찾아다녀도 한 번조차 발견하기 힘들다는 것을 두 번이나 발견했으니.
동아리 활동 보고서로 마녀 식당에 서의 일을 제출하는 것도 상당히 괜 찮아 보이기는 했으나…… 묘하게 마녀 식당에서의 일이 찝찝해서 그 녀는 시선을 떼었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녜요. 빨리 가죠.”
다행스럽게도 백유설과 마유성은 아직 눈치채지 못한 듯하니 빨리 지 나치면 그만이다.
에이젤은 발걸음을 서둘렀다.
다시는 마녀 식당과 마주치지 않기 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