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5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58
50. 고결한 영혼(8)
한편, 마법학회장 아류문과 나무화 란의 장로 수학산이 조우한 시점.
세계수 끄트머리의 자그마한 공터.
짹짹一!
참새가 지저귀고 나뭇잎이 살랑살 랑 흔들리는 이 공터는 너무나도 구
석진 장소에 위치하여 사람이 잘 찾 지 않는다.
“크흐어……
그런 공터의 후미진 곳.
누군가가 만취한 채 낡고 오래된 벤치 위에 드러누워 있었다.
신문지 한 장을 달랑 덮은 채 비 몽사몽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그 모 습은 퍽 한심하기까지 하였다.
“아저씨.”
인적이 드문 이곳에서 사람이 찾기 는 찾는 모양인지, 귀가 뾰족한 소녀 한 명이 지나가다가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는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커허…….”
그러나 대답이 없다.
“아저씨!”
“컥!”
소녀가 다시 한번 소리를 빽 지르 자, 신문지가 바닥에 툭 떨어지며 사내의 얼굴이 드러났다.
듬성듬성 후추 가루처럼 자라 있는 턱수염과 곱슬곱슬 엉켜 있는 머리 카락은 전형적인 백수의 상이었고 둥그런 귀는 그가 인간임을 알려주 었으며 허름한 복장은 그의 신분이 거지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뭐야아……
그는 다크서클이 퀭한 눈으로 머리 를 벅벅 긁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소녀는 코를 부여 막으며 뒤로 물러 섰다.
“윽, 술 냄새……
“으음. 넌 뭐냐?”
“그러는 아저씨는 뭔데요?”
“나? 나는…….”
그제야 사내는 손을 들어 올렸다.
푸르게 물든 액체가 여전히 범벅이 다.
“그건 뭐예요?”
“피.,,
“피? 피는 빨개요.”
“너희 엘프는 그렇겠지.”
“인간도 피가 빨개요. 아저씨는 인 간이잖아요.”
“나? 내가 인간처럼 보여?”
소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사 내는 허허 웃음을 터뜨렸다.
눈앞의 저 순진무구한 소녀는 과연 알고 있을까. 지금 이 손에 묻어있 는 푸른 피의 정체가, 사실은 1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처녀만 골라서 살육해오던 미치광이 흑마인의 선혈
이라는 것을.
‘뭐…… 죽을 만한 놈이긴 했지.’
그의 이름은 흑마살해자, 철리반.
철리반은 비록 혹마인이었으나 혹 마인에게서 도망치는 신세였다.
그가 흑마살해자였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그건 그저 취미 활동이었고, 약한 흑마인이 도태되 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자연의 이치 였기에 별문제는 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아주 먼 옛날에 ‘흑마도왕’에 게 도전했다가 패배하였기에, 현재
도망자의 신분인 것이다.
한 번 왕에게 도전한 흑마인은 살 아서 돌아갈 수 없다.
건방지게 약자 주제에 강자의 권좌 를 노렸으나, 그 대가는 죽음으로 치러야만 하는데 수치스럽게도 도망 을 치고 말았으니…… 현재까지도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살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흐음, 여기는 조용하군.”
일전의 전투를 격하게 치른 탓에 살짝 피곤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곳에는 추격자가 없었다.
귀찮게 손에 피를 묻히는 짓도 이
제는 지겨웠으니 잠깐 쉬고 싶던 차 에 잘된 일이다.
“여긴 원래 조용해요.”
“뭐…… 그 뜻은 아니다만. 조용하 긴 하네. 너, 친구 없지?”
철리반이 씨익 웃으며 묻자 소녀가 빽 소리를 질렀다.
“이, 있거든요!”
“누구?”
“치… 치코…….”
“그거 너희 집 개새끼 이름?”
“고양이거든요!”
“푸핫핫! 고양이가 친구? 웃기는 꼬맹일세 이거. 엘프는 몇백 년씩 살 텐데 평생 그러고 혼자 놀…….”
오싹-!
낄낄거리며 소녀에게 말을 걸던 철 리반의 감각이, 순간 곤두섰다.
우지끈!
그 순간 바닥에서 거대한 바위벽이 솟아나며 철리반과 소녀를 돔의 형 태를 에워쌌다.
“우왓?!”
삽시간에 햇빛이 가려지자 소녀가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아, 아저씨가 한 거야……r
“뭐어…… 그렇지.”
철리반의 능력은 맞았으나, 철리반 의 의지가 시킨 일은 아니었다.
위협을 감지한 대지가 스스로 나서 서 그를 보호한 것이다.
‘이건…… 투지발산이로군.’
아이테르에서도 극히 일부의 마법 사만이 사용하는 것으로서, 마법이 라기에는 주문이 없고 마법이 아니 라기에는 계산식이 있는 아주 독특 한 종류의 기술이었다.
‘세계수 전역을 뒤덮을 정도로 광
범위한 투지발산이라.’
바위벽을 거둔 철리반은 뻐근한 목 을 우두둑 꺾으며 풀었다.
‘……내가 이곳에 있는 걸 알고서 쉽지 않은 놈이 찾아온 모양이군.’
그 대상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기 에 철리반의 눈꼬리가 내려갔다.
‘아류문 블르슌. 귀찮은 놈.’
그 지긋지긋한 마법사 놈이 이곳까 지 자신을 쫓아왔다는 생각에 저절 로 머리가 지끈거렸다.
“하아, 격하게 알코올이 땡기는데.”
게다가 신경 써야 될 문제는 아류
문 뿐만이 아니었다.
‘그 자식은…… 도대체 어디에 있 는 거지?’
흑마인 하나를 쫓아서 나무화란의 과수원까지 온 건 좋았는데, 이곳에 서 신호가 정확히 뚝 끊겨 버려서 며칠이 지나도록 찾지 못하고 있다.
하기야 이렇게까지 오래 머물렀으 니 곧바로 아류문 같은 거물급 추격 자가 오는 것도 당연하겠다.
그는 여태 수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도망자 신세로 살면서 하루 이 상 하나의 장소에서 머문 적이 없었 으니까
“흐음, 어디에 있는지 알 것 같기 는 한데…… 이거 원. 싸워도 되려 나 모르겠네.”
철리반은 슬며시 하늘을 올려다보 았다. 하늘 전체를 가리고 있는 울 창한 푸른 나무. 구름조차 꿰뚫고서 솟아오른 이 거대한 세계수는 그 자 체로도 하나의 의지를 가지고 있어 서, 철리반조차 이곳에서 날뛰는 건 심히 부담스러웠다.
‘그런 세계수님께서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건 나도 썩 유쾌하지 않다 만……
이유야 어찌 되었든, 조심해서 나
쁠 건 없다.
“……아저씨.”
“응?,,
시선을 내리까니, 아까의 그 소녀 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를 올려 다보고 있었다.
“아저씨는…… 대지의 사랑을 받는 거야?”
“뭐? 그건 또 무슨 헛소리냐.”
“아저씨처럼 땅을 다루는 마법사는 처음 봤어. 나한테는 들려. 땅이 아 저씨를 좋아하고 있어. 스스로의 의 지로 움직인 거야.”
“자꾸 이상한 소리 할래?”
“진짜야.”
“됐고, 저리 꺼져라.”
“어어?”
철리반이 그리 말하며 손을 훠이 저은 뒤 어디론가 걷자 소녀가 당황 하여 손을 뻗었다.
아무리 공터라지만, 이곳은 세계수 의 줄기. 이상한 길목으로 잘못 들 어섰다가는 자칫 떨어질 수도 있다.
“그곳은 낭떠러지……!”
소녀는 황급히 그를 뒤쫓으며 소리 쳤지만, 이미 늦었다.
“.어?”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무줄기로부터 굵은 대지 의 기둥이 소환되더니 철리반의 디 딤목이 되어 길을 만들어주었다.
엉성하고 꼬불꼬불 엉켜 있는 그 흙색의 기둥은 인간의 의지가 아니 라 자연이 스스로 생각하여 생성한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와아……
소녀는 반짝이는 눈으로 사라져가 는 철리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만약 대지의 신령이 실제로 존재한 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상상
하며.
* * *
그날 이후로, 사흘 동안이나 잎하 넬의 정원에서 머물던 나는 문득 내 가 무언가 잊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 다. 그건 아주 중요했으나 사소한 것이기도 했다.
‘출석!’
오늘은 월요일.
등교하는 날이다.
잎하넬의 정원에서 명상을 취하던
나는 허겁지겁 정원 바깥으로 뛰쳐 나갔고, 그 순간 하늘을 맴돌던 웬 흰색 부엉이 한 마리가 비틀거리며 날아와 내 머리에 부딪혔다.
-깩!
“컥!”
부엉이와 동시에 비명을 지른 나는 힘겹게 바닥으로 추락하는 그것의 발목을 부여잡았다.
“으윽, 머리야……
실물을 보는 것은 처음이나, 저게 뭔지는 알 것 같았다.
‘스텔라 안전 관리 시스템.’
스텔라의 학생이 임무 등의 이유로 외출을 나간 뒤 소식이 없을 경우, 교복에 달린 추적장치를 쫓아서 마 법의 부엉이가 쫓아온다.
이것들에게는 7클래스 이상의 은신 마법과 공간 관통 마법이 부여되어 있어 아무리 먼 거리도 순식간에 이 동할 수 있고, 혹여나 무슨 일이 있 어도 어지간해서는 모습을 들키지 않는다.
그런 부엉이가 내 눈에 보인다는 것은…… 내 감각이 지나치게 좋아 진 점도 있겠지만 이 부엉이가 그냥 멍청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一꾸…꾸꾸….
부엉이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고개 를 다시 치켜들더니,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웬 굵직한 음성을 내뱉었 다.
-백유설! 백유설 학생! 일요일까지 특별한 사유 없이 복귀를 하지 않았 으므로 벌점이 부여됩니다!
아니, 이건 다 사정이……「
-허나! 만약 현재 위험에 처해 있 다면 111번을!
-복귀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이라 면 112번을 눌러주십시오!
어디를 누르면 되는데?”
부엉이가 날개를 펼쳤다.
촤락!
그곳에는 전화기의 다이얼과 비스 무리하게 생긴 번호 자판기가 달려 있었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H2번 다이얼을 눌렀고, 딸꾹! 소리를 낸 부엉이는 그대로 하늘 높이 날아올 라 어디론가 향했다.
아마도 스텔라 아카데미로 돌아가 서 현재 내가 복귀할 수 없는 상황 임을 보고하겠スI.
“……이걸로 된 건가?”
참으로 좋은 시스템이기는 하다만, 역시 불편하다.
하루라도 빨리 알테리샤가 휴대폰 같은 편리한 기계를 개발해 주었으 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려면 인공위성이나 송신 탑을 먼저 개발해야 하려나.’
간신히 숨을 돌린 나는 바닥에 주 저 앉았다.
사아아……
불어오는 바람이 온몸의 세포 감각 을 예민하게 깨우는 듯하다.
고작 사흘. 사흘이 지났을 뿐인데
도,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완전 히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드라마틱하게 초인적인 힘을 얻은 건 아니다. 하지만 모든 능력치가 균등하게 성장한 것은 맞았으니, 뿌 듯함을 느껴도 좋겠다.
‘이게 연홍춘삼월의 진정한 가치.’
생각해 보면 나는 참으로 멍청했 다. 게임 내에서는 십이신월의 가호 를 응용할 수 없었던 탓에, 그것들 의 가치를 그저 ‘속성 추가 효과’ 정도로 생각했다.
청동십이월은 얼음 계열 속성의 저 항력을 늘려주는 게 끝이었고, 연홍
춘삼월은 심력을 늘려주는 게 전부 였으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꽤 여러 번 느껴오지 않았던가.
연홍춘삼월의 가호를 지나치게 많 이 부여받은 꽃서린은 모든 사람을 매혹하는 능력을 가졌고, 나 또한 능력을 응용하여 상대방의 심리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십 이신월의 능력을 여태 썩혀두고만 있었다니.
’……지금 내가 가장 먼저 활용해 야 되는 건, 역시 은세십일월이야.’
게임 내에서도 비밀이 가장 밝혀지 지 않은 능력 중 하나로서, 그 어떤 플레이어도 최고 등급의 레벨에 도 달하지 못하여 진정한 능력을 개방 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게임 캐릭터는 단순 노가다 방식으 로 성장하는 게 고작이었으나, 나는 현실이었기에 실제의 몸으로 느끼고 사용하는 게 가능했으니까.
[은세십일월의 가호 Lv.l]* 감각 40% 증가
* 심력 12% 증가
* 능력이 개방되지 않았습니다.
‘째깍째깍, 흘러가는 은색의 시간.,
참으로 웃긴 스킬이다.
무려 십이신월 중에서도 가장 특별 한, 시간의 능력을 타고난 가호면서 고작 능력치 조금 부여해 주는 게 끝이라니.
원작 게임에서도 원래 이런 가호였 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내가 멍청했다. 조금만 더 깊게 생각했다면 저 개방 되지 않은 능력을 해방하기 위해 노 력했을 텐데.
어떻게? 라는 의문이 아주 잠깐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으나 생각보다 꽤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연홍춘삼월의 가호가 나와 함께하 는 이상, 자아성찰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잠깐 정도는 괜찮겠지.’
꽃서린은 아마도 지금쯤 장로 수학
산에게 돌아가 차후 대책에 대해 논 의하고 있을 터.
원인이 잎하넬이란 사실을 알아냈 으니 이곳을 정화하기 위한 마법을 준비 중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무얼 해야 하는가.
‘이왕 학교까지 빠졌으니, 하루쯤 은 더 괜찮겠지.’
사람이 학교에 지각하기 직전이면 마음이 급하나 이미 지각해 버린 뒤 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참으 로 신비로운 현상이 있다.
내가 지금 딱 그렇다.
하루를 아예 통째로 빼먹어서 그런
걸까, 아예 모든 걸 내려놓아 버린 기분이다.
그러니 하루만.
딱 하루만, 잎하넬의 정원에서 더 머물기로 했다.
이틀 정도는 괜찮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