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62)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62
50. 고결한 영혼(12)
점과 곡선, 그리고 룬어.
주문과 마법진이 자연의 만물에 흐 르는 마나의 흐름을 제어하여 공명 하는 현상, 마법.
통상적인 마법사는 마법을 사용함 에 있어서 주문과 마법진을 반드시 필수적으로 활용해야만 했다.
주문을 통해 마력의 흐름을 제어하 여 붙잡은 뒤 마법진을 통해 마법을 형상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상 식이었으니까.
하지만 아주 극소수의 마법사들은 그러한 상식을 깨뜨려버 리고는 한 다. 특별한 혈통을 물려 받았다거나, 특별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든가, 혹
“뒤집혀라.”
9클래스에 도달한 마법사라든가.
쿠구구구궁-!!!
아류문 블르슌.
그의 나지막한 한마디에 대지가 뒤 집히더니, 하늘 높이 떠올랐다.
이내 꽃서린이 허공에 손을 뻗スト, 대지에서 세계수의 가지가 굵직하게 자라나 그 대지를 지탱하였다.
“오, 오오……
철리번은 살짝 놀란 눈으로 그들이 펼치는 기행을 바라보았다.
과연, 세계수 내에서 일반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어떻게 싸우려 나 했더니…… 아예 땅을 통째로 들 어 올려서 이동시켜 버릴 줄이야.
‘대단한걸…….’
이 무거운 대지를 뒤집은 아류문이 나, 그것을 세계수의 뿌리로 지탱하 여 이동시키는 꽃서린이나 둘 다 만 만찮은 괴물이다.
“휘유, 좋은 구경 시켜주는구만. 난 이런 거 못하는데.”
“……축복받은 능력을 지닌 주제 에, 배부른 소리를 하는군.”
철리번이 담갈토이월과 계약하여 대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그러니 저런 태연자약한 말에 아류 문이 눈빛을 살벌하게 뜰 수밖에 없 었으나, 칠리번은 진심이었다.
“진짠데…… 아무도 안 믿네.”
그는 대지의 사랑을 받고 있을 뿐, 대지를 다룰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십이신월의 가호를 받는다고 해서 무작정 그 능력을 지배하게 되는 것 이 아니란 말이다.
이 능력은 말 그대로…… ‘가호’라 고 불리우고 있으니까.
“너희는 십이신월의 가호가 얼마나 끔찍한 저주가 될 수 있는지, 아무 도 몰라.”
“하. 계약하기만 해도 무적이 될 수 있는 담갈토이월과 계약하고서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아류문은 대지 계열을 주로 연마하 였기에 별다른 수행조차 없이 대지 를 다루는 철리번에게 적대적이었으 나 그는 진심이었다.
“……그래, 무적이지.”
철리번은 씁쓸하게 읊조렸다.
“내가 원하지 않을 때조차도 그래 서…… 문제라는 거지만.”
“헛소리를.”
아류문은 나른한 눈빛을 깔끔하게 지워 버리고서 양팔을 펼쳤다.
별다른 준비 동작조차 없이 생성된 갈색빛의 마법진이 톱니바퀴처럼 맞
물리더니, 뒤틀린 용의 형상을 한 강철문이 허공에서 쿵! 떨어져 내렸 다.
끼이익-!
강철문이 열리며, 그 안에서 등장 하는 흑색의 거인. 장장 30m가 넘 어가는 신장을 가진 그 거인은 오른 손에 망치를, 왼손에 도끼를 쥐고 있었는데 햇빛을 받아 유난히 반짝 이는 게…… 척 봐도 심상치 않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설마, 혹정암으로 만든 골렘…?”
손바닥만 한 흑정암조차 만들어내 기 위해 연금술사 수십 명이 1년
동안 연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 하면, 정말 무식한 크기가 아닐 수 없다. 철리번은 진심으로 감탄하였 으나, 가만히 놀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우우우웅!!
흑색 거인이 도끼를 내려치기 시작 한 것.
그러나 철리번은 움직이지 않았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니 대지가 스 스로 뒤집혀 천장을 생성하였기 때 문이다.
쩌엉-!!
거인의 망치와 대지의 천장이 충돌
하여, 단순한 물리력이라고는 믿기 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충격파 가 생성되었다.
대지가 움푹 패이며…… 직경 수십 미터에 달하는 크레이터가 생겼으나 그 중심에서, 철리번은 털끝 하나 다 치지 않은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하지만, 철리번은 틀림없이 느낄 수 있었다. 절대무적이라고 칭송받 던 대지의 보호막에 금이 가고 있다 는 것을.
“하하…… 이거, 장난아닌데?”
과연 9클래스의 마법人ト.
먼 과거에는 마법사가 십이신월에
게 대항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했던 가. 현재의 9클래스 마법사들이 저 런 신과 같은 힘을 내는 것을 보면, 꼭 거짓은 아닌 것 같다.
오싹!
“..어?”
가만히 흑색 거인을 바라보고 있던 와중, 오싹한 감각을 느낀 철리번은 전력으로 마나를 전개하였다.
그러자 그 마나를 빨아들인 대지가 대지의 갑주를 세 겹 이상 쌓아 올 렸고, 직후.
……시이이익-!!
마치 뱀이 혀로 훑고 지나친 듯한
괴이한 소음과 함께, 대지의 갑주가 모조리 녹아서 소멸되었다.
‘미, 친……!,
재빠르게 바닥을 굴러서 뒤로 크게 도약한 철리번은 그제야 자신을 노 린 마법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 다.
”태양광이라고……r
저 하늘 높이 세계수에서 뻗어 나 온 나뭇가지가 마치 돋보기와 같은 투명한 물방울을 생성하여 태양에게 드리웠고, 태양빛은 그것을 통과하 는 순간 레이저가 되어 지상으로 내 리꽂혔다.
“뭐 저런 괴물 같은…….”
세계수를 조종하기 위해 하늘 높이 손을 치켜들고 있던 꽃서린은 차디 찬 표정으로 철리번을 응시하였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자꾸만 마음이 흔들리게 되는, 신비롭고 또 아름다 운 외모를 가진 여인.
“생긴 것과는 다르게 살벌한데….”
사아아악!
꽃서린이 양팔을 힘껏 양쪽으로 펼 치자, 세계수의 나뭇가지가 뱀처럼 똬리를 틀며 양옆으로 갈라졌다. 이 내 하늘을 가릴 듯 부채처럼 펼쳐진 세계수의 나뭇가지에서 초록색의 마
나가 집결되었다.
*……과연, 아까의 그 태양광을 난 사할 수는 없는 모양이군.’
하기야 제아무리 9클래스의 마법사 라도 저런 걸 난사했다가는 나라 하 나쯤은 라면 끓여먹을 시간에 전복 시켜 버릴 수도 있겠다.
쿠드드드드드!!
대지가 들썩이며 세계수의 뿌리가 솟아올랐고, 난데없이 활화산이 지 상에 자라나 화산을 내뿜기 시작한 다. 말 그대로 천재지변.
그러나, 본격적으로 아류문과 꽃서 린의 공격이 시작되었음에도 철리번
은 여전히 태연하기만 했다.
“하하…… 너희들은 아직까지 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구나.”
발바닥 아래에서, 숨결이 꿈틀거린 다. 철리번의 위협을 감지한 ‘담갈 토이월,이 눈을 뜬 것이다.
그는 철리번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위험을 만들어낸 원인을 결코 용서 치 않는다.
설령, 상대가 신이라고 할지라도.
*……또다시 나로 인해 누군가가 죽어야만 하는가.’
저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 다. 철리번, 그는 흑마인이었으며 학
살자였으니까.
하지만 맹세코 철리번은 무고한 이 들을 이유없이 죽인 적이 단 한 번 도 없었다.
다만.
그의 능력이.
담갈토이월의 가호가.
그에게 닿는 모든 종류의 위협을 묵살시켜 버리고 싶어 하는 바람에.
그 정도가 너무나도 과한 바람에.
수많은 어린아이와 노인과 여인과 청년과 가구와 마을과 도시와 나라 가, 무너져 내렸을 뿐.
그는 악인이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그가 향하는 장소마다 재앙이 닥쳐왔고, 대량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차라리 저들에게 죽 고 싶다.
아니, 어쩌면…… 자살하기 위해 흑마도왕에게 찾아갔던 날 완벽하게 죽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죽지 못했지.’
겁쟁이 였으니까.
그래서 오늘도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낸다.
그는 대지에게 사랑받는 탓에.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게 되었 다.
* * *
……한편, 잎하넬의 정원.
백유설은 소야를 돌려보낸 뒤 여전 히 굳어버린 잎하넬을 바라보았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그녀가 타락해 버린 이유를 직접 목도하니 심히 가 슴이 불편했다.
‘스스로 타락을 택했군.’
소야의 능력은 직박구리 안경에도 담겨 있지 않았으나, 최소한 그녀가 ‘하프 마녀’라는 사실만큼은 알아낼 수 있었다.
‘분신체라…….)
저것은 평범한 분신이 아니다.
만화에서처럼 분신술을 사용한다고 허공에서 뿅 분신이 나타나는 간단 한 원리가 아니라, 분신의 육체가 되는 ‘인형’이 존재해야만 했다. 시 전자는 그 인형에 자신의 영혼과 마 나를 부여하는데, 이때 이 인형의 등급에 따라 분신의 가치가 달라진
낮게는 나무 인형에서 높게는…… 실제의 살아 있는 사람이 주로 그 재료가 되는데, 의식을 가진 인간에 게 자의식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상 대방을 자신의 기운으로 ‘오염시키 는 수밖에 없다.
즉, 생사람의 모든 피와 마나를 뽑 아내어 자신의 것으로 채워넣는다는 말이 되겠다.
**……역겨운 여자.”
잎하넬의 심장을 강탈했던 그 여자 가 이곳에 돌아온 이유.
그것은 단순히 심장을 흡수하기 위 함만이 아니었다.
잎하넬을 자신의 기운으로 타락시 켜 인형으로 만들어버릴 계획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잎하넬이 누구던가. 제아무 리 어린애 같은 말투를 하고 어린 외모를 지니고 있어도, 천 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온 신령.
그 기운을 모조리 잃어버렸어도 현 명함을 잃지는 않았고, 소야에게 타 락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타락되는 것을 선택하였다.
……신령이 되기 위해, 수백 년이 넘도록 쌓아 올린 ‘고결한 영혼’마 저도 포기하고서.
주먹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생각하면 할수록 잎하넬이 안타까 워서, 그리고 소야를 죽이고 싶어져 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는 안 돼.’
분노에 잠식당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죽음으로는 제대로 된 벌이 되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죽는 것보 다도 더한 고통을 안겨줄 필요가 있 었다.
감히 잎하넬의 심장을 건드린 것을 후회하게끔.
“조금만 기다려. 금방 여기서 꺼내
줄 테니까.”
잎하넬은 이 정원에 묶인 채 너무 나도 오래 살았다. 심장을 잃은 뒤 너무나도 연약해진 탓에 바깥 환경 에 적응할 수가 없던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타락해 버린 지금 이라면…… 영혼을 다시금 정화시킨 뒤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도 어 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 여자는 틀림없이 철리번에게 향했을 거야.’
마지막 순간 보았던 그녀의 감정은 다름 아닌 ‘욕망’.
철리번의 목을 따고, 신령의 심장
을 완전히 흡수하고자 하는 그 강렬 한 욕망을 선명히 느꼈다.
연흥춘삼월의 가호에 이토록 감사 할 데가 더 있을까.
확신을 가진 덕분에, 그는 계획적 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보다…… 정화가 가장 문제야.’
분노에 눈이 멀어서 당장 눈앞의 중요한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다.
잎하넬이 스스로 타락했다면, 그것 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도 굉장히 힘든 일이다. 원작 게임에서도 아예 타락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타락한 이상 그녀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에
피소드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에 더욱 골치가 아팠다.
‘유일한 희망이라면……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타락한 흑 마인을 되돌려놓을 수 있는 소녀, 풀레임이었으나 과연 이 상황마저도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타의에 의한 타락이라면 몰라도, 잎하넬은 자의에 의한 타락이었기 때문이다.
“후우…… 모르겠다. 조금만 기다 리고 있어, 소야를 처리한 다음에 금방 돌아올 테니까.”
백유설은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잎
하넬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보라 색의 보호막을 어루만진 뒤 정원 바 깥으로 나섰다.
이제는 아무도 남지 않은, 달빛 내 리는 정원에서.
스륵…….
타락한 신령은 천천히 두 눈동자를 떴다. 분명히 공기는 타락한 흑마력 에 의해 오염되어 있거늘, 어찌 된 일일까.
잎하넬의 눈빛은 맑고 깨끗하여, 여전히 ‘신령’이라 칭할 만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백유설의 뒷모습을 기억했 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듯한 뒷모 습을.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서 나 아가는 뒷모습을.
‘금방, 돌아갈게……
잎하넬은 필사적으로 백유설을 향 해 자신의 정신을 전달하였으나, 소 용없었다. 그러나 그가 듣지 않더라 도 상관없었다.
다시 만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