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6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68
51. 기억⑴
꽃서린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서 잎 하넬의 정원으로 향했다.
철리번과의 전투에서 커다란 부상 을 입지는 않았으나 너무나도 많은 심력과 마나를 소모한 탓에 두통이 상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잎하넬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였다.
‘이 향기는……?,
정원에 도착한 잎하넬은 무언가 분위기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사실 을 깨닫고서 고개를 갸웃했다.
서둘러 정원 내부를 향해 달려갔 으나, 묘하게도 나쁜 느낌은 아니 었다. 오히려 상당히…… 기분 좋 은 향기가 풍겨온다고 해야 할까.
물론 탁기로 가득한 정원에서 좋은 향기가 풍겨와 봐야 얼마나 좋겠냐 마는, 신수의 기운에 민감한 꽃서린 은 확신할 수 있었다.
“아……!”
잎하넬.
눈을 감고서 양손을 꼭 모은 채 기도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여 전히 탁기에 물들어 있었으나, 마 지막으로 보았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심장이……「
보랏빛으로 가득한 공간이었으나, 잎하넬의 가슴팍에서는 녹색과 노 란색이 섞인 신비로운 기운이 아 지랑이처럼 그 자그마한 불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비록 저 힘은 아직까지 미약했으 나 틀림없이 신성에 가까운 기운.
그것은…… 세계수를 물들이고 있
는 탁기를 완벽히 정화할 수 있는 신령 잎하넬의 기운이었다.
“돌아왔군요……
꽃서린은 조심스레 잎하넬에게 다 가가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몸을 두르고 있던 정체불명의 막 은 진작에 사라진 지 오래.
비록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대답 은 없었으나, 다가오는 꽃서린에게 그 어떤 경계도 하지 않는단 사실 하나만으로도 잎하넬이 그녀를 반 기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꽃서린은 한동안 잎하넬의 뺨을
어루만지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 았다. 어렸을 적부터 [연정흡인지 체]를 타고나는 바람에 그녀는 누 군가와 제대로 마주하고서 대화하 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하게 말동무가 되어주었던 이가 바로 잎하넬.
그녀는 어린 정신연령을 가지고 있었으나 아주 오랜 세월을 살아온 탓에 현명하고 순수한 눈으로 꽃서 린의 이야기를 들어주고는 했다.
사실, 그녀들은 서로에게 서로가 필요했다.
잎하넬은 이곳에서 움직일 수 없
었고, 꽃서린은 저주로 인해 누구 와도 마주할 수 없기에.
“다행이네요…… 정말로.”
그런 탓에 잎하넬이 돌아와서 가 장 기쁜 사람은 백유설도 누구도 아닌, 꽃서린이었다.
비록 지금은 저주가 약화되어 다 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고, 똑 바로 눈을 마주 보고서 진심을 나 눌 수 있는 사람도 생겼으나, 외로 웠던 지난날을 함께 지탱해 주었던 가장 소중한 인연이 돌아온다는 것 은 그 무엇보다도 기쁜 일이리라.
그리고…….
자신의 가장 소중한 인연을 다시 금 되찾아준 소년을 떠올리며 꽃 서린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잎하넬의 뺨을 어루만지고 있자니 보들보들한 감촉에 기분이 좋다.
당장은 대화조차 나눌 수 없는 상 태였으나, 괜찮을 것이다. 심장마저 돌아온 지금이라면 곧 회복되어 다 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예전처럼…… 이야기를 들려드릴 게요. 이번에는 당신의 이야기도 들 려줘요, 잎하넬.”
꽃서린은 눈을 감은 채 기도하는 잎하넬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다시 재 회하는 그 날을 기다리며.
* * *
눈을 뜨니 주말이었다.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기억 하던 날짜도 주말이었는데.
이거 완전 횡재라고 할 수도 있 었으나, 백유설은 잠시 이마를 부 여잡고서 낙담했다.
2학기부터는 실습 과정이 전부 점 수에 반영되기 때문에 결석이 상당
히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다.
공부하지 않고 졸업하는 것을 노 리는 백유설이었기에 실습은 빼먹 을 수 없는 필수 과목이었거늘.
“人응……
주위를 둘러보니 익숙한 공간이 그를 반겨주었다.
스텔라 아카데미의 병실.
스텔라의 병원복.
언제나 그랬듯, 격렬한 전투 후 기절한 뒤에는 항상 이곳이었다.
그나저나 외부에서 하도 사고치 면서 돌아다니는데, 학교에서 제재
하지 않는 것도 퍽 신기하다.
일개 평민 학생에게 해주는 대우 라기에는 조금 특별한 느낌이 있 다고 최근 들어 생각하고는 있다.
‘이번에도 살았네…….’
백유설은 고개를 들어 허공에 맴 도는 시스템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대충,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앞당 겨진 에피소드를 돌파하여 썸띵스 페셜한 보상을 주겠다는 메시지가 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 었다.
백유설은 기절하기 직전의 그 감
각을 떠올리고서, 온몸에 전율을 일으켰다.
‘철리번에게 일격을 먹였어.’
다른 누구도 아닌, 그 허약한 백 유설이 말이다.
비록 그의 절대무적이 완전히 해 제된 상태라고는 해도…… 그는 가 호를 얻기 전 단 하나의 특성만으 로 살아남기 위해 육탄전을 연마 해온 무투파 흑마인이었다.
플레이어들이 그의 마법공격력을 고작 10정도의 수치로 계산했을지 는 몰라도, 물리공격력 자체는 상 당히 뛰어난 편이란 말이다.
곧 죽어도 9리스크의 흑마인인데 그 실력이 어디 가겠는가?
그런 철리번을 상대로, 무려 가슴 에 검을 꽂아 넣었다.
그때 그 순간.
그 감각을 아직도 기억한다.
마치…….
세상이 느려진 것만 같은 느낌이었 다. 흩날리는 나뭇잎이 멈춰 버린 것만 같았고 떨어지는 물방울의 흔 들리는 모양까지도 세세히 포착할 수도 있었다.
휘몰아치는 모래바람, 떨리는 철
리번의 동공, 뒤틀리는 근육과 관 절의 모양새까지.
그 모든 것들을 포착할 수 있었다.
멈춰 버린 세상 속에서, 백유설은 오롯이 철리번에게 집중하였다.
그의 공격은 빈틈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백유설의 점멸까지 철저하 게 계산하여 사방을 옭아매었으나 그의 눈에는 정확하게 포착되었다.
찰나는 영원이었고, 백유설은 순 간적으로 점멸을 컨트롤하여 철리 번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이겼다.’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의 공격.
그러나, 결국.
‘심장을 맞히지 못했어.’
철리번은 정확한 순간에 혹마력을 분사하여 백유설의 검격을 흩트려 놓았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반 웅속도였다.
여태까지 점멸의 속도에 반응한 자는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
‘충분히 이길 수 있었어.’
만약 그에게 경험이 조금만 더 충분했다면.
연홍춘삼월의 가호를 제대로 갈
고 닦아서, [초집중]의 능력을 자 유자재로 컨트롤할 수만 있었다면.
이제 고작 3〜4성의 능력치를 가 진 주제에 너무 건방지지 않느냐 고 물을 수도 있겠으나, 이 세상은 능력치로 모든 게 결정되지 않는 다.
3클래스의 전격 마법사가 6클래 스의 전격 마법사를 상대로 승리해 내는 것처럼, 전략과 경험이 중요하 다는 것이다.
백유설에게는 경험이 부족했다.
아이테르 월드 온라인에서 쌓았던 무수히 많은 PVP 경험은 어린 마법
전사들을 상대로는 통했을지 모르겠 으나, 진짜배기 흑마인 철리번에게 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앞으로 백유설은 그런 진짜배기 들과 맞서 싸워야만 한다.
‘초집중을 완전히 마스터해야 흐!].’
백유설이 생각하기어1, 이 초집중 의 능력은 단순히 연홍춘삼월의 가호에게서 파생되었다기에는 너 무나도 특별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멈춰 버린 듯 한 그 감각 속의 세계에서 그는 어 렴풋이 은세십일월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두 가지의 가호를 합쳐서 하나의 파생 스킬을 만들어낸다……
그런 사례는 들어본 적도 없었으 나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이다. 백유설은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청동십이월, 은세십 일월, 연흥춘삼월의 가호를 제대로 조합하기만 하면 주인공급 등장인물 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특별 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백유설은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 어나 서둘러 S클래스의 훈련장으 로 향했다.
“어머? 화, 환자분! 조금 더 안정 을 취하셔야 해요!”
“그럴 시간 없습니다.”
때마침 찾아온 간호사가 백유설 을 붙잡으려고 했으나 그는 다짜 고짜 퇴원 신청을 해버린 뒤 돌아가 버렸다.
“세상에…….”
아직 제대로 낫지도 않았는데 억 지로 퇴원한 것에도 모자라, 훈련 장으로 곧장 향하는 백유설을 보며 간호사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사실은 곧 아카데미 내에 알음알음 퍼져서, ‘부상을 입은 상
태에서도 훈련하는 미친놈’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학생들의 입에 오 르내리게 되었다.
“생각보다 더한 놈이었군.”
S반의 풍하랑은 백유설의 소식을 전해 듣고서 헛웃음을 쳤다.
일주일 내내 무단으로 수업을 빼 먹고서 뭘 하나 했더니, 갑작스레 흑마인과 싸우다 부상을 입고서 입원을 해버렸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는 얼마나 황당했던가.
그 상대가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 았으나, 백유설이 부상을 입을 정 도라면 상당한 흑마인일 것이라고
학생들은 추측하고 있었다.
“곧바로 훈련에는 들어갔다지만, 그래도 다친 몸이니까 ‘리그 오브 스피릿,의 참가는 불가능하겠지?”
친구 맥의 말에 풍하랑은 별달리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맥은 진심으로 백유설의 출전을 바라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 진짜 참가 안 했으면 좋겠다. 걔는 뭐만 하면 죄다 싹쓸이해 버리 잖아.”
“정식 선수 명단에도 없었다. 지금 와서 백유설이 교내 대항전에 참가 하는 건 불가능해.”
¹¹ 또 모르지. 풀레임처럼 특이 케 이스가 있을 수도 있는 거고. 걔는 아예 참가할 생각이 없었는데 그 스칼벤 황태자 때문에 강제로 이 름을 등록했다면서?”
“아아, 풀레임 같은 여자애랑 같 은 팀 했으면 좋겠다. 우리팀은 왜 죄다 냄새나는 남자 놈들인ス 1. 아, 그러고 보니 풀레임이 팀원을 새로 구하고 있다던데, 나도 슬쩍 찔러볼 까?”
실실거리며 맥이 그리 말하자 풍 하랑은 그를 째릿 노려보았다.
“뭐, 왜 그렇게 무섭게 노려보냐? 넌 인상이 드러워서 그따구로 쳐 다보면 진짜 쫄린다니까?”
“……미안하군.”
¹¹그럴 수 있지. 아, 그러고 보니 너 풀레임이라는 여자애한테 관심 있던가?”
그 말에 풍하랑은 진심으로 당황 하여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건 아니니까 신경 꺼.”
“에이, 아니긴 뭐…… 어어. 알았 으니까 눈 좀 예쁘게 떠줄래? 눈 빛으로 살해당한 스텔라 생도 1호 가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맥은 그리 말한 뒤 도망치듯 자 리에서 일어나 복도로 향했다.
“나는 이만 다음 수업이 있어서!”
그건 진짜인 것인지, 아니면 풍하 랑의 눈빛이 무서워서인지는 모르 겠으나…… 그가 아는 맥이라면 그 냥 놀리고 싶어서 그랬을 확률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풍하랑 역시 교재를 챙겨서 일어 났다. 토요일은 수업이 없고 자율 학습이었으나, 그들은 주말에도 쉬 지 않고 공부를 한다.
독서실에서 일주일간 배운 내용 을 복습하고, 다음의 일주일 동안
배울 내용을 예습할 생각이다.
흔히 ‘의 영역’이라고 불리는 S 클래스 전용 건물로 향하던 풍하 랑은 그곳에서 익숙한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야, 나 믿고 함만 하자니까? 어?”
“으응…… 글쎄. 나는 스포츠에 관 심이 없어서.”
“새꺄. 네 떡대에 스포츠에 관심 없다고 하면 퍽이나 믿겠다. 야, 에이젤. 너도 뭐라고 해봐.”
“저도 하기 싫은걸요…….”
“안 돼. 넌 해야 돼.”
“네? 제가 왜……
“넌 존나 예쁘잖아.”
“그, 그건 그렇긴 하죠? 근데 그 게 리그 오브 스피릿에 참가해야 만 하는 이유가 되는 거였나요…?”
풀레임과 에이젤, 그리고 마유성 이었다. 항상 학년 5등 이내를 유 지하는 엘리트 증의 엘리트 세 명 이었기에, 그들의 조합은 다른 학 생들의 시선을 모조리 강탈하여 지 나가는 이들 모두가 힐끗거리며 구 경하고 있었다.
‘리그 오브 스피릿…
맥의 말이 사실이었던 걸까.
그녀는 지금 이 사람 저 사람을 수색하며 팀을 꾸리는 모양이었다.
“아, 그래. 그럼 이건 어때? 내가 기가 막힌 조건을 걸 테니까.”
마유성과 에이젤도 처음에는 거절 하려는 듯 보였으나, 풀레임이 그 들의 욕구를 긁어낼 수 있는 무언 가를 알고 있는지 서서히 현혹되는 듯하더니 마침내는 고개를 끄덕이 고 말았다.
“조아쓰! 이 신청서 꼭 작성하고, 나는 바빠서 먼저 가 본다!”
마유성과 에이젤에게 경기 참가 신 청서를 훌러덩 넘겨 버린 풀레임은
S반 훈련장 안쪽으로 후다닥 달려 들어갔다.
풍하랑은 애써 무시하고서 독서 실로 향하려고 했으나, 그녀가 향 한 곳이 하필이면 훈련장이라는 사 실이 상당히 신경 쓰였다.
‘훈련장이라면, 역시 백유설인가.’
이제 와서 뭐 어떻겠는가.
풀레임이라면 당연히 그에게 부 탁할 테니까.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백유설과 정정당당 하게 맞붙을 타이밍이었다.
그 역시 스텔라 리그 오브 스피릿 의 출전 선수로서, 우승 후보이기 까지 했으니까.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