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8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80
53. 바람에 드리운 그림자(1)
1학년 학생들은 신중하게 페르소나 의 현상분석을 끝낸 뒤 공략을 시작 하려 했으나 류데릭이 입을 여는 바 람에 불가능했다.
뭔가 온다.”
이미 현상분석을 끝마친 류데릭과 반디연은 슬그머니 뒤로 물러났다.
‘나의 분석도는 79% 정도.’
이 정도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분 석력이다. 50% 이상의 분석도만 되 어도 게이트의 ‘가이드 라인 메시 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략률 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난 2학년들은 1 학년들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무언가 마력의 파도가 출렁이는 바 람에 대부분의 현상분석이 중단되었 으나, 과연 A반 엘리트 학생들답게 세 명만 남아서 분석을 계속하였고 나머지가 주변을 경계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였다.
‘그 와중에 백유설은……
류데릭은 눈살을 찌푸렸다.
‘뭘 하는 거지?’
현상분석을 하긴 한 건지 아까부터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기만 한다.
“어? 저, 저거…!”
그때, 학생 한 명이 소리치며 허공 을 지팡이로 가리켰다.
히히히힝…!
새파랗고, 몸이 반투명한 유령 하 나가 도로 너머를 가로질러 어디론 가 사라졌다.
“귀신이라고……r
“설마 유령 사냥이 테마야?”
“미, 미쳤어! 나 어떡해.”
“정신 차려! 고스트 계열 몬스터 상대법은 충분히 배웠잖아!”
언데드라든가 스켈레톤 혹은 좀비 등 네크로맨서의 소환물 상대법은 마법학교에서 충분히 배우고 또 그 실습까지 어느 정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실체가 아예 없는 고스트 계열의 몬스터는 그런 실습이 거의 하지 않는데, 기술적으로 구현이 불 가능했기 때문이다.
영적 능력을 지닌 고스트 계열 몬 스터들은 어째서 생성되는지조차 아
직까지 미지수였기에 수학적으로 계 산해야만 하는 마법사의 천적이나 다름없었다.
아주 먼 옛날에는 도사와 주술사들 이 귀신을 사냥하고 다녔다고는 했 으나 귀신이 거의 사라진 현대에 이 르러서는 도사와 주술사도 함께 사 라져, 유령이 한 번 나타났다 하면 도시 전체가 발칵 뒤집히는 일도 허 다했다.
그런 유령 계열이 나타나니 학생들 이 기겁할 만도 했으나, 류데릭은 뒤에서 코웃음을 쳤다.
‘멍청한 신입생들. 진짜는 그게 아 닌데 말이야.’
곧이어 현상분석을 진행하던 학생 들 역시 무언가를 눈치챘는지, 눈을 크게 뜨고서 말했다.
“잠깐! 기다려 봐. 이거, 이곳의 테 마는 유령 사냥 같은 게 아니야….”
뒤이어, 멀리에서 여우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학생들은 우르르 뒤로 물러나며 하 늘을 바라보았다.
새카만 하늘, 쟁반처럼 떠 있는 은 색 빛 거대한 보름달 하나.
그것을 등지고서 꼬리 아홉 개 달 린 구미호가 하늘을 향해 울음소리 를 내뱉고 있었다.
“미친, 늑대인 줄 알았네……
“늑대보다 더한 구미호잖아! 정신 차려!”
“구, 구미호는 어떻게 상대해야 하 는 거야?”
“몰라. 하지만 요물로 분류되어 있 으니 정신력을 강화해야 해.”
“구미호의 울음소리에는 정신력을 흩트려놓는 효과가 있어. 집중해!”
이윽고 현상분석을 끝마친 학생들 이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으로 마법 진을 휘날리スト, ‘가이드 라인 메시 지’가 나타나며 드디어 이곳의 진정 한 테마를 알 수 있었다.
[바람에 드리운 그림スト]
[풍제국에는 수많은 설화와 전설이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너무 유명해서 모 두가 알지만.]
[어떤 이야기는 아무도 모르지요.]
[이곳에는 그 누구도 모르는 슬픈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부디, 세상에서 잊혀진 단 하나의 이야기를 찾아내 그 원(怨)을 풀어 내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은 가이드 라인 메시지를 듣 고서 잠시 벙찐 표정으로 멍하니 허 공을 바라보았다.
“서, 설화라고……r
“그래. 설화야.”
홍비연은 처음으로 학생들의 대화 에 끼어들어 말했다.
“풍제국의 수도 전체가 하나의 설 화 세트장으로 뒤바뀌었어. 구역별 로 설화가 정해진 것 같고. 저쪽 건 물 옥상은 구미호 전설쯤 되려나. 각자 흩어져서 설화를 찾아야 해.”
“자, 잠깐. 흩어진다고? 위험하지 않아?”
“위험? 함께 움직이는 게 더 위험 해. 이곳에 오래 있으면서 페르소나 에 잠식될수록 불리한 건 우리 마법 사들이야. 한시라도 빨리 끝내버리 는 게 유일한 해답이야.”
그녀의 말에 류데릭이 고개를 끄덕 여서 동조해 주었다.
“맞는 말이다. 도시는 굉장히 넓으 니, 다 같이 움직이는 것은 비효율 적이다. 총원 12명이니 4명씩 짝 지 어 3조로 활동하도록.”
그러나 홍비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5명씩 2조로 나눠. 나는 평 민과 둘이서 활동할 테니까.”
“뭐? 잠깐만! 아무리 너희가 강하 다지만 두 명은 위험해.”
“맞아. 게다가 아직 정확한 목표도 알지 못했잖아. 진정한 엔딩을 알아 낼 때까지만이라도 함께 움직이는….”
학생들이 반발하자, 홍비연은 그들 을 노려보는 것으로 입을 꾹 다물도 록 만들었다. 분명 태양보다도 뜨겁 게 타오르는 붉은색 눈동자일 텐데, 얼음보다도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아, 알았어.”
“진짜 구미호가 누군지 모르겠네….”
“쉿. 들리겠다.”
결국 학생들은 투덜거리면서도 홍 비연의 말에 따라 3조로 나뉘었다.
“류데릭. 나는 1조를 따라갈게. 너 는 어디로 갈 거야?”
반디연이 다섯 명의 학생들을 가리 키며 말하자 류데릭은 백유설과 다 른 다섯 명을 번갈아 보았다.
“나는 뒤에서 백유설 팀을 따라갈 게. 인원이 적은 쪽을 보조하는 게 맞을 테니까.”
“그래 그럼. 나중에 보자고.”
류데릭의 말에 홍비연이 그를 째릿 쳐다보았으나 2학년 선배의 결정까 지 간섭하지는 않았다.
스텔라 내에서 선후배 관계는 철저 한 상하 관계였으므로.
“진짜 둘이서 가는 겨?”
“응. 싫어?”
결국 일행과 떨어지게 된 백유설은 영 불안하다는 표정으로 다른 학생 들을 쳐다보았다.
둘밖에 남지 않아서 불안한 게 아 니라, 다른 학생들이 걱정되는 것이 다.
“쟤들 잘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
“평민.,,
“엉?”
“쟤들도 어린애가 아니야. 네가 언 제까지고 보호해 줄 필요가 없는, 한 명의 마법전사 생도.”
“응? 그건 알지……?”
홍비연은 백유설의 얼굴을 바라보 지 않은 채 정면을 응시하며 걸었 다.
“저 아이들은, 우리는, 나는. 네가 지켜줘야만 하는 대상이 아니야. 그 걸 꼭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어, 어…… 그래.”
홍비연이 너무 진지하게 말하는 바 람에 백유설도 평소처럼 장난스럽게 대꾸하지 않고서 얼버무렸다.
‘무슨 일 있나?’
말투나 성격 때문인 걸까 홍비연은 365일 내내 항상 저기압인 것만 같 아서 현재 기분이 어떤지를 도저히 파악하는 게 힘들었다.
‘뭐, 딱히 기분이 나빠 보이지는 않는데……
홍비연을 반년 동안 관찰한 결과, 오히려 지금은 상당히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나 할까.
“기분 나빠.”
아니었나 보다.
“뭐가?,,
“뒤에서 저 선배 쫓아오는 거.”
백유설은 서른 걸음 정도 떨어져서 따라오는 류데릭을 힐끔 바라봤다.
“선배는 조교잖아. 어쩔 수 없어. 게다가 뒤쪽 사주경계도 대신 해주 고 계시는데? 든든하고 좋잖아.”
류데릭은 과연 2학년 선배답게 지 팡이를 꺼내고서 모습을 감춘 채 사 방을 경계하고 있었는데 백유설로서 는 뒤쪽의 위협을 차단해 주고 있는 그의 행보가 상당히 고마울 따름이 었으나 홍비연에겐 아니었나 보다.
“그냥…….”
우물쭈물, 홍비연답지 않게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 말을 꺼내려고 고 민하는데 갑작스레 오싹한 기분이 느껴져 걸음을 멈추었다.
“잠깐만.”
백유설은 테리폰 소드를 꺼내서 빛 을 방출하였다. 아름다운 흰색 검신 이 드러나며 주변을 은은하게 비춰 주었다. 홍비연은 거기에 더해 새하 얀 불꽃을 허공에 띄웠는데, 갑작스 레 푸른색 불꽃이 나타나 그것을 집 어삼키고서 사라졌다.
“……뭐야?”
자신의 불꽃이 꺼져버리자 홍비연 이 입술을 깨물었다.
“도깨비불이야. 불꽃 자체에 의지 가 있는 몬스터라서 상대하기 까다 로워. 우회해서 피하는 게 좋아.”
그의 말에 홍비연은 고개를 끄덕여 긍정하였다.
“이쪽으로.”
도심지를 가로지르는 도로에서 벗 어나 골목길로 들어가자 이번엔 허 공에 반투명한 호박 같은 것들이 둥 실 떠다니며 주황빛을 사방팔방으로 퍼뜨리기 시작했다.
“저건……
“무시해. 근처에 호박귀신이 있는 거야. 작은 놈들은 사람을 해치진 않으니까 지나쳐도 상관없어.”
백유설은 홍비연의 한쪽 손을 잡고 서 이끌었다.
“자, 잠깐…… 왜 그렇게 서둘러?”
“큰놈이 나타나면 위험해. 호박머 리 살인마 ‘월리’ 귀신 들어본 적 있어?”
“……어릴 때.”
“낫으로 목을 노리는 놈이야. 자칫 한눈팔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빠져 나가는 게 나아.”
정신없이 홍비연을 잡아 끌자 골목 길이 사라지며 어둑어둑한 그림자가 내려앉은 빈민촌이 나타났다.
“여기서 잠깐 방향을 정하고 이동 하자.”
직박구리 안경으로 주변을 스캔해 보니 딱히 위험도가 낮아 보이는 곳 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여기서 잠깐 기다렸다가, 설화가 이동하면 그때 움직이자.”
“야, 공주님?”
“아, 그래. 듣고 있어.”
너무 급하게 잡아끌었던 것일까 홍 비연은 백유설이 쥐었던 손목을 멍 하니 주무르고 있었다.
“설화가 움직여?”
“그런 것 같아. 각자의 영역을 침 범하지 않는 선에서 이동하고 있어. 이거 원, 목표 설화가 뭔지는 모르 겠지만 찾기 힘들겠는데.”
백유설이 태평하게 말하며 눈을 찡 그리고서 멀리멀리 시야를 트고 있 자니, 그녀가 물었다.
“……평민. 너는 이곳에 와본 적 있
어?”
“응? 아니. 그럴 리가.”
“그런데 어떻게 그리 잘 알아?”
“현상 분석했지.”
“그래…….”
현상 분석은 홍비연도 했다. 다만, 백유설만큼 보이지 않을 뿐.
‘그나저나, 이건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직박구리 안경에 지속적으로 사령 의 원혼 부적의 파장이 감지되고는 있으나 도통 어디에 있는지 그 정확 한 위치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일단 저쪽으로 이동하자. 잠깐 빈
공간이 생겼어.”
애당초 이 페르소나의 현상분석은 진작에 끝났고 어떻게 공략해야 할 지도 어느 정도 감이 잡혔으나 백유 설에게는 그것보다도 부적의 행방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저게 없으면 아넬라를 인간으로 되돌릴 수 없어.’
어차피 보는 눈도 거의 없어졌겠다 백유설은 거리낄 것 없이 최단 루트 로 빠르게, 더 빠르게 이동했다.
쓸데없는 설화가 나오면 가볍게 스 킵해 버렸고 지름길을 순식간에 찾 아내 가로질렀으며 위험한 전설이
나타나도 상대하지 않고 무시하는 방법을 택했다.
“잠깐, 너무 서두르는 거 아냐?”
“왜?,,
“이야기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 잖아.”
“이건 장화홍련 설화야. 언니와 동 생이 연못에 빠져 죽은 원한으로….”
”..그런 거 말고.”
흥비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서 하 고 싶지 않았던 말을 하는 사람처럼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냥 조금만 천천흐], 신중하게 이
동하자. 그래도 되잖아.”
그녀의 말에 백유설은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점수와 성적에 미쳐 사는 홍비연에 게 있어서 오히려 이렇게 지름길을 가로질러 목적지에 빠르게 도달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페르소나 게이트 를 빠르게 클리어하면 추가 점수도 받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그녀에게 신중하게, 천천히라 는 단어는 썩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의문이다.
“서둘러서 나쁠 건 없잖아. 나만
믿으면 위험한 건 없어. 너도 알잖 아.”
백유설은 이미 흥비연에게 많은 모 습을 보여왔기에 더 이상 직박구리 안경 등의 지식을 숨길 생각이 없었 다. 그녀를 신뢰하고 있었으니까.
평소처럼 믿고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기만 하면 얼마든지 홍 비연이 원하는 것을 손에 쥐여줄 자 신이 있었다.
“……이유는 없어.”
“뭐? 그럼 빠른 게 좋은 거 아냐?”
“아니. 너는 아무것도 몰라.”
홍비연은 그리 말한 뒤 표정을 서
늘하게 굳혔는데…… 그 모습이, 상 당히 낯설어서 백유설은 무어라 말 을 잇지 못했다.
풀이 죽은 듯, 기운이 빠져버린 듯.
자신만만하던 아까와는 전혀 다른 그 모습에 백유설은 하는 수 없이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알았어. 천천히 가자. 신중하게.”
“돌다리가 있으면 좀 두들겨도 보 고. 문이 있으면 노크도 좀 해보고.”
그 말에 홍비연은 백유설에게 황당 하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그러나 아까보다는 기분이 훨씬 나 아진 듯, 그녀의 표정에서 맑고 화 사한 아우라가 느껴졌다.
신기한 일이다.
예전에는 가면을 쓴 듯 항상 똑같 기만한 저 표정을 구분하는 게 참으 로 어려웠는데, 지금은 얼굴에서 나 오는 어떤 분위기만으로도 기분이 어떤지 알아내는 것이 쉬워졌다.
“가자. 천천히, 신중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