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8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88
54. 리그 오브 스피릿(1)
새하얀 머리카락, 백금색의 별빛을 머금은 듯 찬란한 눈동자를 지닌 소 녀 한 명이 푸르른 창공을 떠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다리를 가지런히 모 은 채 빗자루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 었는데 그것은 마녀 특유의 비행법 이기도 했다.
시속 290km.
빠르다면 빠르다고도 할 수 있겠으 나 애당초 공간이동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그녀에게 있어서 이 정 도의 속력은 그저 선선한 바람을 쐐 기 위한 드라이빙 정도에 그친다.
-아아, 밍밍해!
빗자루를 타고서 질주하다 말고 소 리치자 마치 메아리치는 듯한 목소 리가 새어 나온다. 그녀의 신체가 실재하는 것이 아닌, 환상이기 때문 이다.
-감각을 아무리 늘려도 20%가 한 계라니…….
하얀 마녀이자 마녀의 왕.
스칼렛조차도 또다른 육신을 만드 는 분신술의 완성에는 결국 실패하 고 말았다. 두 번째 육체를 만드는 행위 자체가 세상의 섭리에 어긋나 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도 공동묘지나 좀 뒤져봐?
시체에 영혼을 부여하는 분신술은 마녀의 왕이 사용하기에 너무 추잡 스럽다며 거부한 지도 벌써 백 년.
슬슬 후회되기 시작한다.
-뭐어, 이 정도로 만족해야지〜 그 동안 갇혀서 지낸 게 몇백 년인데.
빗자루에 드러눕고서 다리를 꼬자 치맛자락이 올라가서 상당히 위험천 만한 꼴이 되었으나 어차피 이렇게 까지 높은 곳에 와서 치마를 훔쳐보 는 변태는 없을 것이다.
-마녀의 왕.
귓가에 돌직구로 때려박는 듯한 텔 레파시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말이 다.
-꺄악?!
깜짝 놀란 스칼렛이 빗자루에서 버 둥거리다 추락하자 허공에 회색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장난은 그만 치 ス1.
그 말에 우뚝, 추락하던 스칼렛이 마치 옷걸이에 걸린 것처럼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그녀는 뚱한 표 정으로 추락하던 자세 그대로 치맛 자락을 주섬주섬 여미고서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러자 저 위에 등실 떠 있던 빗자루가 그녀의 엉덩이로 날 아와 받쳐주었다.
-애초에 숙녀를 훔쳐본 네가 잘못 된 건 아니고?
빗자루에 낑낑거리며 올라탄 스칼 렛은 다리를 꼬며 팔짱을 꼈다.
온몸을 비틀며 불만을 표해보았으 나 감정이라고는 없는 듯한 저 ‘신
월’에게는 별 소용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왜 찾아온 거야? 회공시 월. 이왕이면 우리 집으로 직접 오 지 그랬어? 내가 아주 예뻐해 줄 수 있는데.
회색 장발, 회색 눈동자.
차갑지만 깔끔한 인상의 미남자는 다리를 흔들거리며 말하는 스칼렛의 장난 따위 가볍게 한 귀로 흘리면서 손가락을 튕겼다.
따악-!
가벼운 동작.
그러나 결과는 가볍지 않다.
창공의 하늘색이 마치 커텐을 치듯 짙은 보랏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것 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촘촘이 새 겨지는 수많은 별들과 은하수.
一치…
스칼렛은 표정을 찡그리고서 그 무 수히 많은 별들을 바라보았다.
어떤 별은 빛을 잃었고, 어떤 별은 폭발하듯 타오른다. 그러나 이상하 리만치 ‘태어나는 별’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 봤을 때랑은 광경이 많이 많이 다르네에~
-세상이 더 이상 탄생하지 않고
있다.
-당연하쥐! 우리가 여기에 있으니 까.
-……그건 옳지 않다. 우리가 이곳 에 있더라도, 또 다른 우리’가 또 다른 세상^ 존재해야만 한다.
-평행세계를 말하고 싶은 거야? 우와〜 난 그런 거 안 믿는데.
••말 돌리지 마라, 마녀의 왕.
-아 왜에〜 진지한 얘기는 재미 없 잖아. 나 좀 쉬면 안 돼? 응?
회공시월은 그런 스칼렛의 말을 깔 끔히 무시하고서 어딘가를 손가락으 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빛을 잃은
채 추락하는 별 하나가 있었다.
-워~ 예쁘다. 그치?
평범하게 감상을 내뱉었거늘 회공 시월은 무겁게 답했다.
-흑마룡이 탄생한 세계다. 무너지 는 건 한순간이었지.
-직접 보고 왔어?
두 눈을 반짝이며 묻는 스칼렛의 말에 회공시월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수많은 별들이, 마치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단순히 유성우라 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크나큰
별들.
-모든 세상이 죽어가고 있다.
-그게 잘못됐어?
-아니. 세상이 탄생하고 죽는 건 운명대로 진행되는 일이다.
-그럼 뭐가 문제야?
-새로운 세상이 탄생하지 않고 있 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세계가, 죽음을 향해 달 려가지 않고 있다는 것.
회공시월은 눈빛을 스산하게 가라 앉히고서 스칼렛에게 한 걸음 다가 왔다.
-그것이 문제다.
-오, 그래? 몰랐네?
-어젯밤, 이 세계의 죽음과 관련된 법칙 하나가 무너졌다. 너와 관련이 있을 터. 무슨 일이 있었지?
-으응〜 부끄러워. 숙녀의 비밀이 야. 꼭 알아야겠어?
-쉽게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 각하지 않았다.
회공시월이 손바닥을 펼치スト, 그 위로 공간이 응어리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회색도, 검은색도, 흰색도 아 닌 말 그대로 공간 덩어리 그 자체 였다.
-엥? 나랑 싸우게?
어벙한 표정을 지은 스칼렛은 검지 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다시 생각해보는 게 어때?
-싸우는 게 아니다. 협박하는 것이 지.
-오〜 나 좀 무서워졌는걸.
양팔로 몸을 감싸고서 머리를 흔들 며 과장되게 무서움을 표하던 그녀 는 대뜸, 눈을 뜨고서 씨익 웃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이 몸은 가 짜인 걸!
그 말에 회공시월은 있는 힘껏 손 바닥에 힘을 주어 스칼렛의 몸을 비 틀었다.
콰드득!
양팔다리가 꺾이고, 몸이 수십 조 각으로 분해되면서도 스칼렛의 얼굴 에는 미소가 떠나가지 않았다.
-말했잖아〜! 내 집으로 찾아오라 고. 네 그 잘난 공간이동술로 말이 야!
깔깔깔시 마치 마녀를 연상케 하 는 웃음소리와 함께 스칼렛의 몸이 산산조각 가루가 되어 사라지 スト, 회 공시월은 굳은 표정으로 손바닥을
펼쳤다.
그곳에는 [찾아오지 않으면 개구리 로 만들어버리겠다!]라고 적혀 있는 티켓 한 장이 놓여져 있었다.
꾸깃, 파삭!
회공시월이 손바닥을 쥐자 티켓이 찢어지며 원자 단위로 분해되었다.
시종일관 여유로운 태도로 놀리기 만 하던 스칼렛을 놓친 것은 아쉬웠 으나…… 사실, 진심으로 그녀를 잡 으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다.
애당초 마녀의 왕이 본체를 숨기고 서 꼭꼭 숨어버린 지도 수백 년이었 기에, 이렇게 분신을 찾은 것만 해
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래도…… 좋은 걸 알았군.
회공시월은 그리 읊조리며 지상의 흐름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공간 저편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저 하늘에는 여전히 수백, 수천 개 의 별자리가 추락하고 있었다.
아마도 모든 별이 꺼지고 난 뒤, 남아 있는 별은… 단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 * *
가을이 되면 교내에서 벌어지는 자 그마한 이벤트 덕분에, 학생들의 가 슴에는 묘한 기대감이 떠오른다.
스텔라 대표 ‘리그 오브 스피릿’ 선수를 선별하기 위한 교내 대회가 펼쳐지기 때문.
교내 대회라고 하면 보통 아주 작 은 규모를 생각하게 될 수도 있으 나, 스텔라는 차원이 다르다.
애당초 리그 오브 스피릿의 경기만 을 위한 학생들이 따로 입학하여 동 아리를 결성하기도 했고, 한 학년에 천 명 가까이 되는 정예 스텔라 마 법 전사들이 진심으로 경기에 임하
기 시작하면 그 스케일이 남다르기 때문.
교내 대회를 따로 구경하기 위해 티켓까지 구매해가며 찾아오는 관람 객만 해도 만 명 단위를 넘어갔기에 어지간한 중소규모 지역대회 이상의 입지는 될 것이다.
풀레임은 싱글벙글 웃으며 ‘풀레임 팀’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 멤버만 해도 무려 백유설, 에이 젤, 마유성, 해원량으로 예비 멤버는 없었지만 다섯 명만으로도 경기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충분.
아마 급조한 멤버치고는 우승 후보
라고 봐도 좋을 정도일 것이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멤버의 대부 분이 리그 오브 스피릿을 경험해 보 지 못했다는 것.
즉, 대회까지 2주도 남지 않은 이 시점부터 벼락치기로 연습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원작에서 쟤들이 경기에 얼마나 관심이 있었더라?’
일단 백유설은 원작 로판에 아예 등장하지도 않았으므로 제외.
에이젤은 [팔방미인]에 [다재다능] 의 특성까지 보유한 완벽한 사기 캐 릭터로서, 리그 오브 스피릿을 잠깐
보는 것만으로도 프로 선수급의 실 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원작에서 잠 깐의 언급이 있었다. 실제로 경기에 참가해서 우승을 해내기도 했고.
그때 라이벌로 대회에 참가했던 교 내의 흥비연 팀을 꺾어버리고, 세계 대회로 진출하여 젤리엘까지 꺾어버 렸을 때의 그 짜릿한 쾌감!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카타르시스가 어찌나 전율이 돋 는지 우승하는 장면만 열 번은 넘게 돌려봤을 정도였다.
‘마유성이랑 해원량은…….’
원작에서는 딱히 대회에 참여한 전
적이 있다는 언급은 없었다.
리그 오브 스피릿은 애당초 사이드 스토리였던 탓에, 에이젤은 풍하랑 을 포함하여 다양한 조연들과 팀을 맺었을 뿐 주연급 캐릭터는 거의 등 장하지 않았으니까.
‘백유설은 말할 것도 없겠지.’
그냥 얘는 뭐든 잘 한다.
본인 말로는 한 번도 안 해봤고, 하기도 싫다고 했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제일 든든한 병력이 되어 줄 것이다.
”이야……
신청서를 받은 교수는 안경을 고쳐
쓰며 혀를 내둘렀다.
“멤버가 무시무시한데. 이거, 상당 히 기대가 되겠어. 스텔라 대표 선 수단도 상당히 긴장해야겠는걸.”
“에이, 저희가 전문적으로 연습한 것도 아니고 긴장할 건 없죠. 순수 마법 전사와 프로 선수는 다르니까 요.”
그래도 일단은 겸손해야 하므로 그 렇게 말하자, 옆에서 누군가가 풀레 임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맞는 말이야. 프로 선수와 마법 전사는 다르지.”
“앙?”
어깨가 치인 게 딱히 아프지는 않 으나 기분이 나빴던 풀레임은 손으 로 팔을 문지르며 상대방을 바라보 았다.
어림잡아 키가 170대 중반은 되어 보이는 그 소녀는 풀레임이 목을 뒤 로 꺾어서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장 신이었는데, 일자로 깔끔하게 커팅 한 앞머리에서 똑 부러진 성격이 드 러나는 듯싶다.
‘가유린……?,
스텔라의 교복은 틀림없으나, 교내 에서 마주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조연.
풀레임은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 다.
유명해서 기억하는 게 아니라, 원 작 로판에서 에이젤이 경기 도중 각 성하여 무너뜨리는 그 첫 상대가, 다름아닌 가유린이었기 때문이다.
“너희가 마법 전사로서 얼마나 대 단한지는 잘 알아. 하지만, 경기장에 서는 다를 거야. 꼴에 우승하고 싶 다고 그런 멤버를 모았나 본데…… 택도 없으니까 그만두지 그래?”
가유린은 쌀쌀맞은 말을 내뱉은 뒤 신청서를 제출하고서 그대로 뒤돌아 걸어 나갔다. 그 도도한 걸음은 같
은 여자가 봐도 멋있고 섹시했으나, 워낙 싸가지가 없는 탓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뭐야 저거?”
“허허, 미안하군. 저 아이가 워낙 기가 세서 말이 ス1. 알다시피, 프로 선수를 준비하고 있거든.”
“어, 음. 알죠.”
풀레임이 짜증을 낸 건 가유린이 와서 시비를 걸었기 때문이 아니다.
원래 시비를 거는 상대가 자신이 아닌, 에이젤이어야만 정상이었기 때문.
‘끄응, 에이젤한테 미안하네.’
생각해 보면 원작이 너무나도 많이 바뀌어버린 탓에 에이젤이 팀을 결 성할 기회조차도 없었다. 원래는 이 파트에서 스칼벤 황제와 홍비연 공 주를 비롯하여 꼬이고 꼬이는 관계 를 떨쳐내기 위해 대회에 참가한다! 라는 신념 가득한 내용이 섞여 있었 는데, 지금은 그런 게 하나도 없었 으니까.
대회가 시작되려는 마당에도 ス]습 실에서 공부만 해대는 에이젤의 형 편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 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학생도 알다시피 스피릿 선수가
마법 전사들에게 무시당하는 경우가 잦아. 그래서 항상 저렇게 신경이 곤두서 있거든. 심지어 너희들은 선 수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았잖니. 그래서 더욱 이 경기판을 무시한다 고 생각했을 거야.”
맞는 말이기는 했다.
마법 전사의 삶을 버티지 못한 이 들이 리그 오브 스피릿으로 도망친 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렇다고 딱히 무시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팀을 결성한 이유도 스칼벤 그 개자식한테서 도망치기 위해서라 무언가를 무시할 이유가 있겠는가.
“스포츠는 스포츠고, 전투는 전투 인데 딱히 무시할 건 뭐래요?”
“모든 마법사들이 너와 똑같은 생 각을 가졌으면 참으로 좋았겠지. スト, 참가 신청서 받아가게. 앞으로는 너 희들에게도 리그 오브 스피릿의 연 습장이 개방되어, 훈련할 기회가 주 어진다. 짧은 시간이겠지만 노력해 보도록 하거라.”
“아유, 그럼요.”
2주?
하루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