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99)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99
55. 새로운 교수님⑴
예상대로 레이딘 교수는 약속을 지 키지 못했다. 아넬라를 편입시키는 과 정에서 무언가 애로사항이 발생한 것.
나는 저 ‘애로사항어】 대해 어렴풋 이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교장 선생님이 흑마력 탐지 연구 에 박차를 가하셨군.’
레이딘 교수와 헤어지고서 제1본탑 을 나오며 나는 곰곰이 생각을 정리 했다.
흑마인들은 정체를 완벽히 숨기고 서 마법계 곳곳에 암약해 있다. 마 법사들은 이를 밝혀낼 수 없어, 흑 마인들이 활개 치는 것을 막지 못하 고 온갖 사건사고가 벌어지게 되는 원작의 개연성을 설명하는 설정이기 도 했다.
하지만 위의 설정이 끝까지 가지는 않는다. 어느 기점을 두고서 엘트먼 엘트윈이 흑마력을 탐지할 수 있는 마법을 개발하게 되는 것.
‘지금쯤 개발하지 않았을까 싶었는 데, 상당히 빠르네.’
아마도 혹마력 탐지 마법을 개발한 엘트먼은 슬슬 그것을 시험하고 싶 을 것이다. 그 대상으로, 가장 의심 스러운 편입생부터 자신이 스스로 걸러내고자 할 것이다.
위의 흑마력 탐지 마법에는 한계가 명백히 존재하고 아무에게나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어찌 되었든 존재 자체만으로 플레이어 진영이 흑마인을 압박할 수 있는 힘 을 갖추게 되는 중요한 분기점이었 다.
당연히 현 상황을 뒤흔들어버릴 수 도 있는 사기적인 마법인 만큼 에피 소드의 후반부에 등장하게 되는데 플레이어가 스토리를 얼마나 빠르게 진행시키느냐에 따라 위 마법의 개 발속도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
평균적으로 ‘아이테르 월드 온라 인’을 처음 접한 플레이어들은 3학 년 1학기에서 더 늦으면 졸업 직전 에 이 마법이 개발되는데 그때는 이 미 에피소드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즘이라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한 다.
하지만 일부 고인물 플레이어는 빠 르게 스토리 진행을 앞당겨 2학년
2학기까지 줄이기도 했고 전 세계에 서 단 한 명…… 2학년 1학기 봄방 학이 끝남과 동시에 마법이 완성되 도록 유도했던 플레이어도 있었다.
해당 플레이어는 ‘달소’라는 닉네 임을 사용하였는데 게임 내에서 내 가 유일하게 친하게 지냈던 플레이 어이기도 했다.
언제나 자신에게 희귀한 정보를 가 져오며 떠벌떠벌 떠들어대던 그 플 레이어를 떠올리니 어쩐지 피식 웃 음이 새어 나왔다.
한때 이 세계를 그저 게임으로만 생각하고 즐겼던 시절이 떠오른 것 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아넬라 를 자주 보러 가야겠는데.’
사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건 레이 딘 교수뿐만이 아니라 나 역시도 마 찬가지 였다.
스텔라에 편입시켜 주기로 약속했 으나 결국 내년 신입생으로 입학해 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까.
현재 아넬라는 흑마인 사회에서 벗 어나는 데에 성공했으나 아직 인간 으로서 부족한 것이 너무나도 많아, 따로 챙겨줘야만 했다.
언제까지고 젤리엘에게 아넬라의 모든 것을 떠맡길 수는 없었으니까.
“백유설.”
“……응?”
직박구리 안경에 앞으로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차곡차곡 정리하며 걷 고 있는데, 뒤쪽에서 홍비연의 목소 리가 들려왔다.
‘뭐지?’
어째서 일까.
그녀의 목소리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리오스 경기 연습을 하느라 홍비연 과 따로 만날 일은 없었다지만 수업 도중에 몇 번 마주치기도 했고, 가
끔 한두 마디씩 대화도 주고받고 했 는데 오늘처럼 그 목소리가 어색하 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다.
“어…… 뭔 일이야.”
고개를 돌려서 보니, 홍비연은 스 텔라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있었 다.
화려하게 입은 것은 아니다. 10대 의 소녀가 입을 법한 검은색 주름치 마와 상체에 딱 달라붙는 흰색의 티 셔츠. 그 위에 걸친 검은색 자켓과 검은색의 베레모는 그녀의 은색 머 리카락과 대조되어 색감이 두드러졌 다.
원칙상 수업이 끝나면 사복을 입어 도 상관없으나, 대부분의 학생이 스 텔라 생도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 지고 있어서 굳이 그러지 않는다.
홍비연처럼 스텔라라는 이름이 없 더라도 자신감이 넘치는 저런 부류 가 아니라면 더욱더 사복을 입는 일 이 없겠지. 나조차도 스텔라 생도라 는 사실이 은근히 자랑스러워서 항 상 입고 다녔으니까.
“왜 그렇게 멍하니 서 있어? 멍청 해 보이게.”
“아니, 뭐. 옷 예쁘네.”
“……그래?”
무심코 던진 칭찬에 홍비연은 잠시 시선을 땅으로 떨구고서 어깨로 흘 러내린 머리카락을 검지손가락으로 꼬더니, 대뜸 고개를 들어서 말했다.
“저녁. 먹으러 가자.”
“지금? 아직 7시도 안 됐는데……”
“밖에 나가서 먹을 거니까. 도착하 면 저녁 시간이야.”
“왜? 바빠? ……평민 주제에.”
“그런 건 아닌데.”
그녀의 말마따나 사실 마땅히 할 일이 없기도 해서 돌아가면 훈련이
나 할 생각이었다.
리오스 경기 연습을 하면서도 하루 에 최소 3시간 이상 훈련을 멈추지 않았으나, 범재에 불과한 내 재능으 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훈련량이 다.
그 2배, 3배는 더 연습해야 빨라진 에피소드를 따라잡을 수 있을 텐데.
나는 알고 있다.
스토리의 진행이 비약적으로 빨라 진 지금, 언제고 ‘메인 에피소드’로 진입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게 두려웠다.
때가 되었을 때 나는 과연 준비가
되었을까. 지금처럼 이렇게 약해빠 져서야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까.
10년 뒤? 그렇게 머나먼 일이 아 니다. 당장 스텔라 아카데미의 졸업 식 이전에 무언가 크나큰 사건이 벌 어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내가 이 세계의 스토리에 끼어들기 시작함으로써 모든 게 뒤바뀌어 버 렸으니까.
하지만…….
“……안 갈 거야?”
그러나 홍비연의 표정이 서서히 어 두워지며 저렇게 되물으니, 어째서
인지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아, 아니? 갈 거야. 뭔가 약속이 있던 거 같기는 한데 생각해 보니 안 가도 상관없을 것 같아서.”
내 대답에 홍비연은 입꼬리를 희미 하게 올리고서 그대로 휙 뒤돌아 앞 장서 걷기 시작했다. 보통 이럴 땐 걸음을 맞춰주는 게 정상이지 않을 까 싶지만, 그녀에게 이제 와서 평 범함을 바라는 것도 큰 무리일 듯싶 다.
¹¹그래서 뭐 먹으러 가는데?”
“가서 알려줄게.”
나는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을 후회
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노을을 등진 채 걸어가는 홍비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살아 있 음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 * *
……좋다고 홍비연을 쫄래쫄래 따 라간 백유설은 살짝 후회했다.
설마 메뉴가 이럴 줄은 몰랐으니 까.
“이게…… 대체 뭐야?”
홍비연의 이미지는 말 그대로 ‘공
주님어] 가까웠다. 아침밥으로 캐비 어를 숟가락으로 퍼먹고 점심으로 최고급 트러플 튀김을 먹으며 저녁 으로는 스테이크를 썰며 우아하게 와인 한 잔을 할 것 같은.
그래서 이번에도 어디 레스토랑 같 은 데를 갈 줄 알았다.
“코코넛 샌드.”
“아니, 그건 메뉴판 봐서 알겠는데. 어느 나라 음식이야……T
“어느 나라의 전통이랄 건 없어 야자수가 자라는 나라라면 하나쯤 있는 음식이야.”
아이테르 월드의 야자수는 지구의
것과 조금은 다르다. 코코넛 열매까 지는 비슷한데 그 안에 아주 간혹 ‘코코넛 핥기’라는 신비로운 동물이 발견되는 것이다.
위 동물은 코코넛보다도 작은 크기 에 발견되는 빈도도 희박해서 아주 희귀한 동물 중 하나였는데, 당연히 값이 굉장히 비싸서 부자들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홍비연이 보충 설명했다.
“이게 비싼 음식이라고……r
전혀 믿을 수가 없다. 겉보기엔 그 냥 코코넛에 샌드위치를 올려놓은 생김새였으니까.
홍비연은 어디에서 구해온 건지 선 글라스를 이마에 걸치고서 코코넛 샌드를 한 손으로 쥐고서 먹었다.
옆에는 논알코올 코코넛 와인도 있 었는데, 아돌레비트의 왕궁에서는 어땠을지 몰라도 외부에서는 학생에 게 술을 팔지 않는다.
쓰읍.”
아무리 비싸다지만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기에 살짝 거부감이 들었으 나, 그래도 홍비연이 사주는 밥인데 무를 수도 없으므로 한 입 베어 물 었다.
직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생각보다 맛있다.
아니, 맛있는 수준을 넘어서…… 신이 내려주신 음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황홀한 느낌까지 들었다. 군 대 훈련소에서 자대배치를 막 받고 참치 크래커를 처음 먹었을 때 딱 이런 느낌이 들었었는데.
허겁지겁 코코넛 샌드를 먹다 보 니, 문득 의문이 하나 들어서 고개 를 들었다. 코코넛 와인을 홀짝이며 야외의 시원한 바람을 즐기는 홍비 연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너, 맛은 느껴지냐?”
그렇다.
애초에 홍비연은 미각에 문제가 있 었고, 이렇게 멀리까지 맛집을 찾아 와서 비싼 음식을 먹을 이유가 하등 없던 것이다.
홍비연은 대답 대신 희미하게 웃더 니 코코넛 샌드를 자그맣게 한 입 베어 물고서, 삼킨 뒤 말했다.
••느껴져.”
“……진짜로?”
“미각이 돌아온 거야?”
“아니.”
“그럼 어떻게 맛을 느낀다는 거 야?”
“글쎄…….”
홍비연은 아무런 감홍도 없이, 무 심코 그런 말을 내뱉었다.
“너랑 같이 먹으면 맛이 느껴져.”
어?
우뚝, 코코넛 샌드를 먹기 위해 분 주히 움직이던 손을 멈칫한 백유설 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서 홍비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뒤늦게 자신의 말에서 이상
한 점을 깨달은 홍비연이 눈에 띄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항상 무뚝뚝하고 변화 없는 표정을 짓던 평소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 이었다.
“별 의미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그래.”
홍비연은 황급히 대처하여 넘겼으 나 백유설의 머릿속은 여전히 심란 하였다.
왜냐하면.
그는 홍비연이라는 인물의 미각이 되돌아오는 조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그 뒤로 둘은 어색한 침묵에 휩싸 여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어떡하지.’
아까 전의 말을 백유설이 오해하면 어떡하는가. 아니… 사실은 오해해 도 상관없는 게 아닐까?
‘무슨 생각을.’
이 어색한 침묵마저도 버틸 수 없 었던 홍비연은 먼저 입술을 떼었다.
“……백유설.”
“왜.,,
그는 덤덤하게 대답하면서 음료수 를 마셨는데, 아까와는 달리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있었다.
일단 침묵을 깨기 위해 백유설을 부르기는 했으나, 마땅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뭐라도 말하고는 싶은데 뇌기능이 정지된 것만 같았 다.
“왜…… 뭐 할 말 있는 거 아니 야?”
기다리다 못한 백유설이 그리 말하 자, 결국 한참이나 머뭇거리던 홍비 연은 당장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무 언가를 아무거나 꺼냈다.
“……에이젤 공녀와 관련된 이야기 로 할 말이 있어.”
그렇게 내뱉고서는 또다시 머리가 새하얘졌다. 기껏 한참이나 고민해 서 한다는 말이, 에이젤 따위의 이 야기라니. 하지만 실제로 그녀에 대 해 언젠가는 백유설과 상의할 생각 이었으므로 거짓말은 아니었다.
“에 이젤……r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 었을 텐데. 홍비연은 한숨을 폭 내 쉰 뒤 음료수를 거칠게 벌컥벌컥 들 이키고서 컵을 탁!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았다. 그러고선 양손으로 깍 지를 만들어 턱을 괴인 뒤 말했다.
“그 여자의…… 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야.”
* * *
스텔라 아카데미는 기본적으로 모 든 과목에 최소 3명 이상의 교수와 그 아래에 10명 정도의 부교수가 있었다. 한 학년에 천 명이 넘는 학 생의 수를 생각하면 이마저도 굉장 히 적은 숫자였으나, 어쩔 수 없다.
인기가 많은 과목은 한 과목에 10 명이 넘는 교수가 담당하기도 하지 만 그렇지 않은 과목은 담당교수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도 지극히 당연 한 일.
하지만, ‘흑마법 대응 과목’은 아주 중요한 과목이었음에도 교수가 4명 밖에 되지 않았다.
흑마법 대응법으로 박사 학위를 따 는 것도 굉장히 어려웠으며, 심지어 스텔라에서 교수를 할 정도로 수준 이 높은 사람이 적었기 때문.
다른 학교에는 1명도 없거나 간신 히 1명 정도 있는 것을 생각하면
스텔라에는 무려 4명이나 있다고 생 각할 수도 있겠으나, 지금은 아니다.
여름방학의 ‘학교 대항전’ 이후, 엘 트먼 엘트윈에 의해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잘려 2명의 교수가 그만뒀으 며 남은 1명은 개인 사정으로 그만 두는 바람에 이제는 1명밖에 없었다.
쿵!
-어머나, 그런데 이제는 한 명도 남지 않았네?
“끄흐으……
마녀의 왕, 스칼렛 메이든은 새하 얀 머리카락을 흔들며 어린애처럼 천연덕스럽게 웃었다.
그녀는 바위에 깔린 채 몸을 움찔 거리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스텔라 에 단 한 명밖에 남지 않은 흑마법 대응 과목의 교수, 헤이튼.
생명에 지장은 없겠지만…… 부상이 워낙 심한 탓에 몇 개월간 수업에 복 귀하는 것은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러엄…….
그녀는 고개를 들어 스텔라 아카데 미의 정문을 바라보았다.
본래는 ‘편입생’의 신분으로 철저 하게 변장해서 들어올 생각이었는데 엘트먼 엘트윈의 경계가 워낙에 강 력했던 탓에 실패하고 말았다.
-나도 이렇게까지 과격하게 들어 올 생각은 없었는데〜
그녀는 쓰러진 헤이튼 교수에게 마 법을 걸어 특별한 보상을 주었다.
어쨌든 부상을 입힌 것은 미안했으 니까
아마도 그는 깨어난 뒤, 무언가 특 별한 깨달음을 얻을지도 모를 터. 그 기회를 잡는다면 한 단계 더 발 전한 마법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놓치면 뭐〜 별수 없지만!’
그녀는 스텔라 아카데미의 정문을 당당히 통과하여 걸었다. 알록달록 하게 포장된 도로와 양옆으로 끝없
이 펼쳐진 별빛의 정원들.
그 끝에 존재하는…… 거대한 성처 럼 보이는 스텔라의 본탑을 보며 미 소를 짓는다.
이렇게 찾아오는 것은 굉장히 오랜 만이었다. 왠지 처음 오는 것처럼 설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치 입 학생이라도 된 것만 같았다.
-백유설이 이곳에 다닌단 말이 지〜?
그녀는 콧노래를 훙얼거리며 손가 락을 튕겼다. 그러자 기절한 헤이튼 교수의 모습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정확히 6시간 뒤, 헤이튼 교수가 크
게 다쳤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흑마법 대웅 과목은 완전히 공석이 될 터.
이 경우 교장의 승인을 받아 급하 게 새로운 교수를 물색해야 하지만, 하필이면 지금 엘트먼 엘트윈은 세 계수 근처에서 발생한 기묘한 현상 을 드워프 제왕과 함께 조사하기 위 해 나가 있는 상황이었다.
즉, 이 경우 최고 결정권은 임시로 교감 아키헤이든에게 넘어간다.
그에게 학교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 할 권리는 없다지만…….
공석이 되어버린 교수 한 명을 들 일 정도의 힘은 을 터.
-학교가 예전보다 예뻐졌네〜?
스칼렛은 뒷짐을 진 채로 마치 춤 추듯 걸어서 스텔라에 입성하였다.
-귀여운 아이들 얼굴이나 구경하 러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