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24)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24
57. 담갈토이월(9)
……대략 30분 전.
담갈토이월이 아직 진격하고 있을 무렵.
세계수 전체를 드리운 거대한 그림 자에 모든 요정들이 무릎을 꿇고 주 저 앉았다.
어찌나 커다랗던지 그 모습을 보지 못한 엘프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 다.
저 무게를 견디고서 걷는다는 행위 가 어찌 가능한 것인가.
저런 괴생명체가 다가온다면 과연 우리는 대항할 수 있는가.
절망이 하늘에 드리우고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 비탄이 세계수를 뒤 덮는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 고는 기껏해야 거인이 흩뿌리는 멸 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뿐.
쿠구구구……!!
세계수의 지척에 도달한 거인은 흙
무더기를 우수수 떨어뜨리며 손을 뻗어왔다.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모르겠지만, 가장 높은 곳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엘프왕 꽃서 린만큼은 잠시 후 벌어질 끔찍한 사 태를 예상할 수 있었다.
‘생명력을 흡수하려고……!,
망자들이 홑뿌리는 죽음의 기운보 다도 더욱 짙은 증오의 감정이 느껴 진다. 생명을 모조리 먹어 치우겠다 는 강렬한 갈망.
본디 세계수를 자신의 의지대로 움 직이는 것으로 마법의 토대를 이루 는 꽃서린이었으나 담갈토이월을 상 대로는 그럴 수 없었다.
무한한 생명력을 가진 세계수가 저 것에게 닿는 순간 모든 에너지를 빼 앗겨 버릴 테니까
‘나의 힘으로 막을 수밖에 없어.’
하지만 그녀는 마법을 배우지 않은 몸. 세계수의 도움 없이 마법을 사 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명 력, 즉 수명을 희생해야만 한다.
‘…나의 모든 수명을 소모한다고 해서, 가능할까?’
계산할 필요도 없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겠지 요.”
모든 요정과 신수, 엘프와 정령들 이 위험에 처했는데 엘프왕이 가만 히 주저앉아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꼴사납지 않던가. 뭐라도 해보고 죽 는 것이 엘프왕으로서 명예로울 것 이다.
양손을 가지런히 모은 꽃서린은 하 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녀는 평소처럼 나비를 닮은 연두 색의 날개를 펼쳤는데 그 크기가 평 상시와는 달리 2배, 아니, 10배, 아 니, 20배…… 그 이상으로 거대하게 펼쳐졌다.
“저, 저게 뭐야……!”
“엘프왕이시다. 왕께서 우리를 구 해주시기 위해 날아오르셨다!”
하늘에 각인되듯 커다랗게 펼쳐진 요정의 날개였거늘, 여전히 담갈토 이월에 비하면 하잘것없이 작고 초 라하기만 하다.
‘잠깐이면 충분해.’
아주 조금이라도 거인의 발걸음을 늦출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바쳐 서라도 해낼 자신이 있다.
비록, 이 마법을 마지막으로 그녀 는 시들고 말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자신의 희생으로 하여금 백성들이
구원받을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게나 마 오를 수 있다면…….
그래, 하는 거야.’
눈을 부릅뜬 꽃서린은 마음을 단단 히 먹고서 손바닥을 펼쳤다. 연두색 의 날개는 서서히 연홍색으로 물들 었다. 세계수의 마나가 모조리 꽃서 린의 생명력으로 치환된 것이다.
‘부디 나의 마지막 마법이…….)
그들에게 닿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모든 생명을 쏟 아내려는 순간.
……무언가 강렬한 위화감이 꽃서 린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
황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세계수 곳곳에 출몰했던 거인의 망령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시 정면을 응시하니, 진격해 오 던 담갈토이월이 손을 내뻗은 채 우 뚝 멈춰 버린 것!
“이, 이게 어떻게 된……
이해할 수 없는 이상현상에 마법을 시전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캔슬 하지도 못한 꽃서린이 당황하는 와 중.
아주 자그마한… 어떤 생명의 기운 이 감지되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미 약하여 평범한 요정조차도 감지할 수 없을 정도였으나, 모든 감각을 개방한 꽃서린에게는 뚜렷하게 다가 왔다.
담갈토이월의 머리 꼭대기.
일반인의 시선으로는 닿지도 못할 그 드높은 곳에 초록색 잡초 한 포 기가 자라 있었다.
“어째서…….”
한때 담갈토이월의 땅은 ‘살아 있는 자들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에게 닿는 모든 생명체는 생명력 을 빼앗기고서 죽음을 맞이하기 때 문. 담갈토이월은 생명보다 죽음에 더욱 가까운 존재였고, 그렇기에 공 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으나….
사아아아..!!
바람이 불어오며 담갈토이월의 몸 에서 녹색빛의 풀잎이 흔들린다. 잠 깐 사이에 온몸에서 풀이 돋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이끼가 바위를 뒤덮듯 순식간 에 퍼져 나가는 초록색 생명의 기운 은 마침내 담갈토이월의 갈색을 모 조리 잠식해 버리기에 이르렀고, 그
끝으로 분홍빛의 작은 꽃 한 송이가 피어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벚꽃.
차디찬 겨울의 땅을 견뎌낸 뒤 따 스한 봄의 땅에서 피어나는 바로 그 벚꽃이 었다.
“하아…….”
내뻗었던 손을 거둬들인 꽃서린은 서서히 땅으로 안착하였다. 연홍색 의 날개를 거둬들인 그녀는 세계수 줄기의 끝으로 걸어가 담갈토이월의 손바닥을 향해 팔을 내뻗었다.
닿는 순간 모든 생명력을 빨아들이 는 저 저주받은 육신에 닿는 순간
꽃서린의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릴지 도 모르겠으나.
……툭!
분명히 거인의 손에 손바닥을 가져 다 대었음에도 불구하고 꽃서린의 육신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서 따스한 생 명의 파동이 느껴져서 안정되는 느 낌마저 받았다.
이 느낌은, 마치…….
‘어머니.’
엘프왕은 세계수의 꽃잎에서 태어 나기에 살아 숨 쉬는 이 터전, 태초 의 세계수가 곧 그녀의 어머니이다.
그리고, 세계수는 땅에서 자라난다.
대지는 곧 만물의 어머니.
왜 그간 담갈토이월을 죽음이라고 생각했는가. 이 땅은 모든 생명을 창조하고 있음에도 그 누구도 시선 을 두지 않는다.
땅 위에 자라난 아름다운 생명에 시선을 빼앗겨 그것의 뿌리를 아무 도 살펴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 다.
사아아……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꽃서린 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풀냄새를 잔뜩 머금은 바람의 향기 에 취한 꽃서린은 머리카락을 한 손 으로 움켜쥐었다.
“담갈토이월…… 그렇게 생명을 그 리워하셨던 건가요.”
미천한 생명을 탐할 정도로 생명을 갈구했던 담갈토이월.
그제야 진실된 그의 감정을 이해하 게 된 꽃서린은 입술을 꾹 닫고서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 하나. 천 년의 세월 동안 생명을 갈 구하며 살아온, 어찌 보면 안타깝다 고도 할 수 있는 담갈토이월에게 생
명력을 불어넣어준 장본인이 누구인 가.
꽃서린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며 담갈토이월의 손바닥 위에 올라탔다.
이제는 그를 만나러 갈 시간이다.
옛날부터 만화나 영화를 보면, 꼭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 등장하고 는 했다.
위기에 처한 주인공이 정신을 잃고
서, 자아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 말이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꼭 캄캄하고 어 두운 공간에서 또다른 자신을 마주 하고는 한다.
그 상대방은 성격도 꼭 싸이코에 가까웠는데 대부분의 주인공이 항상 올곧은 성격이다 보니 그 반대의 성 향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인 듯싶다.
“……그래서, 네가 내 자아라고?”
-뭐. 비슷하지 않을까?
백유설은 자신의 옆에 앉아서 마우 스를 까딱거리는 ‘백유설의 スト아’를 바라보았다.
그는 치즈 감자튀김을 포크로 쿡쿡 찍어 먹으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 는데, 냄새가 상당히 진짜 같아서 허기진 배가 요동쳤다.
-너도 먹을래? 콜라도 있어.
“안 먹어.”
-왜?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잖아. 기억 안 나? 이 PC방 올 때 마다 넌 항상 이걸 먹었어.
그랬던가. PC방에 다니던 시절이 벌써 10년도 더 이전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성인이 된 이후로 는 집에 컴퓨터를 마련했으니까.
“내 자아를 마주하는 공간이 PC방 이라니…… 믿을 수 없는데.”
-네 정신머리가 그런 걸 어떡하겠어.
“그래서.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음, 너도 예상하고 있지 않아? 보 통 여기서 나는 ‘너는 곧 죽을 것이 다’라고 통보하고 너는 놀래야만 해.
-놀라지 않는구나?
“어.”
-음음, 대견하군. 사실 이 공간 자 체가 ‘연홍춘삼월의 가호’가 만들어 낸 일종의 보호 체계니까 당연하려
나.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대로 정신 을 잃고서 객사했을걸?
“나도 알아.”
-하지만 넌 특별하기 때문에 죽기 직전에도 생각할 기회가 주어져. 주 마등이라고 표현하면 좋으려나?
-축복받은 줄 알아. 별자리와 가장 가까운 가호를 제일 먼저 손에 넣었 으니까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별자리와 가장 근접했다?
그런 건 게임 내에서도 없었던 부
연 설명이다.
-아차, 내가 너무 일찍 말했나?
“장난치지 말고.”
-뻥이야. 사실 일부러 말했어.
자아는 마지막 감자튀김을 입에 넣 고서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ースト, 이제 무슨 게임을 해볼까? 총 게임은 어때? FPS는 10대 소년들의 로망이잖아. AOS도 괜찮지. 나는 팀 게임이 질리지만. 아, 너도 나랑 똑같지?
“게임할 생각 없어.”
-이 컴퓨터 제대로 작동하는데 후
회 안 할 자신 있어?
“빨리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목적 이나 말해.”
-응? 아까 설명했던걸 또 말해야 되는 거야? 그 정도로 멍청해?
“뭐……r
마우스를 딸깍거리던 자아는 의문 의 총게임을 틀어서 어느덧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헤드셋까지 쓴 자아 는 여전히 입을 쉬지 않았다.
-넌 특별하다니까? 지금의 너는 어떠한 이유로 죽기 직전이야. 음, 오. 그래. 연두림사월의 강렬한 마나 의 폭풍을 온몸으로 받아버렸다지?
-평범한 ‘마력누설지체’가 그것에 직격당했으면 10초 안에 죽었어. 그 런데 너에게는 아직 1초밖에 흐르지 않았지. 아직 9초라는 시간이 남아있 는걸? 아, 게임하느라 1초가 더 지 나서 이제는 8초밖에 남지 않았네.
“여기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는 말이야?”
-보통 그렇잖아? 아차, 죽었다. 상 대방이 잘하네.
백유설은 표정을 굳히고서 고개를 숙였다.
사실이다.
저 자아인지 뭔지가 하는 말에는 거짓이 거의 없었다.
백유설은 연두림사월의 선명한 기 운에 노출되었고, 그 사고로 인해 정신을 잃고 말았다.
마지막 순간 십이신월의 가호가 그 를 보호하려고 했으나…… 아직은 너무나도 미약하여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었던 모양이다.
‘죽는다고? 이대로?’
여태까지 죽음을 염두에 두고서 싸 워왔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 으로 용기를 가지고서 강력한 적에 게 맞서 검을 겨누었다.
그런데.
막상, 몇 초 안에 죽는다고 생각하 니 머리가 새하얘지고 정신이 아득해 졌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뭐 해? 게임 안 해? 요새 PC방 비 엄청 비싸다구. 7초 남았어. 마 지막으로 가기 전, 즐길 건 즐겨야 지.
사람이 지금 죽게 생겼는데 태연자 약한 헛소리나 지껄이는 자아에게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나, 퍼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잠깐, PC방이라고……?)
백유설은 서둘러 컴퓨터의 모니터 를 확인했다.
이게 정말로 과거에 자신이 사용하 던 그런 흔한 컴퓨터라면, 그 게임’ 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아이테르 월드로 전이되기 전, 정 확히 10년 전에 출시되었던 게임.
[아이테르 월드 온라인]
“있어……
사무치도록 그리운 그 아이콘이 백 유설을 반겨주었다.
더 이상 망설일 것은 없다.
딸칵!
백유설은 서둘러 아이디를 생성한 뒤 그것을 클릭하였고.
[아이테르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다시 한번, 고향보다도 더 익숙하 고 그리운 그 세계로 진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