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57)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57
62. 신입생(7)
흑철제국의 수도, 금광만철 주에서 는 때아닌 왕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 었다. 그것도 드워프 제왕이 아닌 무려 엘프왕의 행렬.
드워프 제왕과 엘프의 왕이 나란히 하이엘프와 드워프를 거느리고서 금 광만철 주의 시내 한가운데를 걷는
모습은 참으로 이질적이었다.
“세, 세상에.”
“살다 살다 엘프왕과 폐하가 함께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구먼.”
“최근 교류가 잦아진다 싶더니만….”
엘프와 드워프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오랜 세월 앙숙 관계로 지내왔으 나 최근 서서히 그 감정의 불화가 사 그라들면서 관계가 완화되고 있었다.
물론 취향도 다르고 미적 감각도 완전히 다른 그들이 친해지기까지는 한참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학자들 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었으나…….
오늘, 이 자리에 엘프왕이 다른 이
유도 아니고 드워프의 뿌리나 다름 없는 십이신월 금강칠월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니 그 의 미는 참으로 남달랐다.
엘프왕의 행렬은 금광만철 주의 테 두리를 크게 한 바퀴 돈 다음, 중심 부에 위치한 ‘금강철탑’으로 돌아오 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엘프와 드워프를 모두 물린 드워프 제왕 금강팔정은 자신의 성으로 들 어서면서 다시 한번 꽃서린을 되돌 아보았다.
석상과 쏙 빼닮은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채였는데, 그 여리여리한 몸에 도대
체 무슨 에너지가 있다고 직접 십이 신월을 만나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네,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보 게. 외교적인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도록 그만두도록 하겠네.”
“아니요.”
꽃서린은 고개를 들었다. 면사포 사이로 금강팔정과 눈이 마주친다.
“이곳에 오면서 봤어요. 당신의 백 성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해야만 해요.”
“……나의 백성을 생각해 주는 마음 씨는 참으로 곱군그래. 후우, 알았다.
나 또한 네 손을 빌릴 수밖에 없는 처지. 이 이상 말릴 수도 없겠군.”
금강팔정은 그리 말한 뒤 중심부에 있는 커다란 기둥에 다가섰다.
별다른 장식조차 없이 온갖 회로밖 에 보이지 않는 이 거대한 기둥은 일 종의 엘리베이터였는데, 단순히 수직 이동뿐만이 아니라 공간 그 자체도 제어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아주 특별한 공간’으로 전송이 가능했다.
열쇠를 꽂아 넣고서 지문 인식과 홍채 인식을 비롯하여 각종 패스워 드를 입력흐卜자, 마침내 클리어 표시 가 뜨면서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였다.
“그것에 탑승하게. 나는 따라갈 수 없네.”
고개를 끄덕인 꽃서린은 엘리베이 터에 탑승하였다.
띡! 금강팔정이 외부에서 버튼을 누르자 작동하는 엘리베이터.
우우웅!!
공간의 일그러짐을 느끼며 꽃서린 은 눈을 감았다. 크게 심호흡을 하 며 머리를 차갑게 식힌다.
-도착했습니다.
참으로 기계적이고 냉소적인 초록
색 글자가 떠오르며 문이 열린다.
치이이..!
몸을 소독하려는 듯 가벼운 증기가 발생하였으나, 꽃서린의 몸에 닿자 마자 사라졌다. 소독할 것도 없이 그녀의 신체는 항상 깨끗하였기에.
또각!
한 발자국
엘리베이터 바깥으로 발을 내디딘 꽃서린은 이 공간이 굉장히 거대하 였고, 또한 노란색의 조명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다가 문득 드는 의문.
,조명……?,
그 어디에도 빛을 발산하는 도구는 없다. 마나의 흐름 자체가 무언가에 의해 원천차단되어 있었다.
즉, 이 거대한 공간을 가득 매운 황금빛의 정체는…….
-오오, 왔는가.
“……금강칠월!”
뱀.
그것은 황금색의 뱀이었다.
다만 꽃서린의 궁전, 백색의 성과도 맞먹을 정도로 아주 커다란 뱀이었 을 뿐. 똬리를 튼 채로 얼굴만을 움
직여 꽃서린을 바라보는 황금색 뱀 의 눈동자에는 탐욕이 서려 있었다.
‘역시, 뭔가 이상해……
잔뜩 긴장되었으나 겁먹지 않는다.
‘십이신월은 기본적으로 욕망이라 는 감정을 갖추지 않고 있어.’
그것은 다른 십이신월들에게 직접 들은 것이기에 확실하다.
강대한 힘을 지닌 그들이 천 년의 세월을 평화롭게 지내기 위해서는 욕 망을 거세할 필요가 있다며, 시조 마 법사가 직접 취한 조치라고 했으니.
-역시, 움직이는 모습을 보아하니 생각보다도 더욱 아름답구나……!
그러나 저 모습을 보라.
금강칠월은 무언가가 잘못되어 있다.
아름다운을 향한 탐욕과 소유욕.
십이신월이 갖추지 말아야 하는 그 욕구를 너무나도 강렬하게 발산하고 있지 않는가.
그 어떤 십이신월보다도 정의로웠 다던 그가 이렇게 변하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터.
‘내가 거기까지 해결할 수는 없어.’
꽃서린은 자신의 분수를 잘 알았 다.
엘프의 왕이라고는 하나, 실상은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
그러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만 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금강칠월. 정의 의 화신이라고 듣고 자랐습니다.”
-그래, 어서 면사포를 벗어보아라.
꽃서린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당장 얼굴을 가리는 면사포가 거슬리는 것인지 금강칠월이 흥분하여 고개를 치켜들었다.
하는 수 없이 면사포에 손을 가져 다 대는 꽃서린. 금강칠월이 눈을 크게 뜨고서 바라보자, 그녀는 면사 포를 아주 살짝만 걷어 올려서 입술
만을 드러내보인 채 말했다.
“한 번에 보인다면…… 재미없지 않겠습니까?”
-필요없다! 어서 얼굴을 보여라!
”어머, 화내시는 건가요? 저는 당 신에 비해 한없이 연약한 존재……. 그렇게 나오신다면, 겁먹어서 혀를 깨물고 죽어버릴지도 몰라요.”
– 뭐라?!
꽃서린의 계획 첫 번째.
이는 일종의 도박수로 던지는 것이 나, 만약 먹힌다면 꽤 강력한 리턴 이 보장되었다.
‘금강칠월이 살아 있는 꽃서린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은 게 확실하 다.’라는 것을 전제로 둔 도박수.
만약 단순히 얼굴을 보고 싶었다면 면사포를 벗은 조각상을 가져오라고 했을 것이다.
-지금… 이 몸을 협박하는 것이냐?
”협박은 제가 당하고 있어요, 십이 신월이여. 저는 아주 심성이 연약하 고 겁이 많은 엘프라는 것을 생각해 주세요.”
입술만을 드러낸 채 꽃서린이 강렬 한 밀당을 시전하자 금강칠월은 꼼 짝없이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강제로 벗기려고 해봐야 정말 연약 해 보이는 저 엘프가 망가져 버릴 것 같고, 더 이상 협박했다가는 정 말 심장마비로 죽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 그러면 네 마음이 진정 되는 대로, 천천히 얼굴을 보이거라.
금강칠월은 여전히 흥분을 가라앉 히지 못하는 모습이었으나, 아까와는 달리 어떻게든 침착함을 되찾았다.
그녀의 입술을 보고서 깨달은 것이 다. 저 이목구비는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울 것이다.
그것을 보지도 못한 채 죽어버린다 는 것은 다시 없을 손실이리라.
보고 싶다.
저 얼굴로 짓는 다양한 표정 변화 와 살아 있는 생동감을!
조각상 하나로도 오랜 기간을 넋놓 고 바라볼 정도로 만족하였는데 살 아 있는 엘프라면 어떠한가!
정녕 저 엘프가 ‘세상에서 가장 아 름다운 것’이 틀림없다면 세상이 멸 망할 때까지 두고 관찰하더라도 충 분할지도 모른다.
“얼굴을 보이라니…… 두려운걸요.”
– 뭐라?
그러나 꽃서린은 손쉽게 금강칠월
에게 얼굴을 보일 생각이 없었다.
이것만이 그녀가 가지고 있는 유일 한 승리의 패. 입술을 보였으니 앞 으로 코와 입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두 개의 패로 그를 설득해야 만 했기에 최대한 아껴야 했다.
“저는, 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금강 칠월님이라면 얼마든지 이 한 몸을 바칠 생각이 있었답니다.”
-그렇다면, 왜!
“하지만…….”
꽃서린은 고개를 살짝 돌려서 금강 칠월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지금의 모습은…… 제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에요.”
-……뭐? 그게 무슨 의미지?
그제야 흥분을 살짝 가라앉힌 금강 칠월이 살짝 충격받은 목소리로 되 물어왔다.
‘역시.’
드워프 제왕 금강팔정은 감히 금강 칠월에게 그 어떠한 지적도 하지 않 았을 것이다. 자신들에게 생명과 기 술을 불어넣은 조상신과도 다름없는 존재에게 감히 누가 반발하겠는가?
이는, 오로지 꽃서린이기에 가능한 일. 그녀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말에는 아주 큰 힘이 담겨 있어.’
힘과 권력으로 뭐든 해결되는 세상 이 아니다. 꽃서린은 말 한마디로도 세상을 바꿔나가는 어떤 소년을 곁 에서 지켜보았기에, 용기를 내서 금 강칠월을 향해 말할 수 있었다.
“금강칠월이시여. 당신에게 무슨 일 이 있었나요?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방패로써 올곧은 의지로 세상에 정 의를 관철하는, 위대한 십이신월께 서… 고작 탐욕을 참지 못하다니요!”
직후, 충격파가 터져 나온다.
-무례하다!
“읏……!”
말을 내뱉는 것보다도 먼저 분노를 터뜨린 금강칠월. 그러나 꽃서린은 물러서지 않고서 면사포를 쥐었다.
“당신은 더 이상 정의롭지 않아요, 금강칠월.”
-닥쳐라.
“제가 존경하던 그 위대한 금강칠 월은 대체 어디로 갔나요?”
-나는 여전히 금강칠월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정의로움을 증 명해 주세요.”
꽃서린은 면사포를 살짝 들어 올려 서 입술과 코를 보였다. 그 순간 금
강칠월의 분노가 순식간에 모조리 사라지고 말았다.
아름다움을 보는 순간, 그의 이성 이 날아가버린 것!
– 오오…….
“마지막이에요, 금강칠월이시여. 저 는 당신이 정의를 증명하지 않는 이 상 결코 눈을 보이지 않겠어요.”
– ……뭐라?
“정의를 가지지 못한 당신에게 제 얼굴을 보일 바에 두 눈을 뽑아서 내던져 버리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웃긴 협박이었다.
자신의 아름다움과 목숨을 걸고서 하는 협박이라니.
하지만 그게 성공적으로 먹힌다는 게 더더욱 웃기는 일이다.
– 그건 아니 된다!
아직 얼굴을 다 보지도 못했는데 눈알을 뽑아버리겠다니. 세상에 그 것보다도 더한 절망적인 일이 있을 까.
“저도 죽고 싶지는 않아요, 금강칠 월이여. 부디 당신에게 정의가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 그건, 그건……
두통에 지끈거리는 듯, 금강칠월이 머리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성공이야.’
이곳에 오기 직전에 은세십일월을 따로 불러서 상담하기를 잘했다.
‘만약 금강칠월이 욕망에 잠식되어 있다면, 틀림없이 저13자가 손을 써 둔 것이다. 그 감정은 너무나도 강 렬하여 벗어나기 힘든 것처럼 보이 지만, 실은 아주 간단하다.’
지혜로운 은세십일월답게 그는 명
쾌한 해답을 곧바로 내놓았다.
‘우리 십이신월은 각자 하나의 신 념을 가슴에 지닌 채 살아간다. 그 것을 떠올리게 만들거라. 인위적으 로 만들어진 욕망보다도 더욱 강렬 한, 그 신념의 힘을 믿는 수밖에는 없다.’
금강칠월의 신념은 ‘정의’.
세상이 무너지더라도, 남아 있는 단 하나의 생명까지 지켜내겠다며 싸워나가던 최후의 방패가 바로 금 강칠월의 신념이었다.
“금강칠월이여.”
“저는 모든 요정과 엘프의 왕, 꽃서 린입니다. 저는 세계수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유일한 엘프이기에, 수많은 생명의 아이들이 오롯이 저 에게 기대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금강칠월이 머리를 흔들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것 같 았으나, 귀를 막지는 못했다.
“저 하나의 목숨은 참으로 보잘것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죽는다면 무수히 많은 생명이 희망을 잃어버 리게 되겠지요. 나의 죽음은 아프지
않으나, 그로 인해 슬퍼하는 많은 생 명을 떠올리는 게 고통스럽습니다.”
– 그건……
금강칠월은 무어라 말하려고 했으 나 말문이 막힌 듯 입을 다물었다.
“금강칠월. 당신은 여전히 정의로 운가요? 당신의 한 사람의 욕망을 위해 이만큼이나 많은 생명을 내던 져 버릴 생각이신가요?”
– 크윽……
대답하지도 못한 채, 금강칠월은 고통에 머리를 흔들었다. 자꾸만 욕 망의 감정이 샘솟아 당장에라도 꽃 서린의 면사포를 벗기라고 명령하고
있는데, 그녀에게서 자극받은 ‘정의 라는 감정이 오랜만에 폭발적으로 솟구치고 있던 것!
가슴속 깊은 곳에 묻혀 있었다.
그러나, 묻혀 있다고 해서 정의의 불꽃이 사그리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꺼내 보일 일이 없 었기에 오랜 세월 에너지를 축적해 온 그것은 더욱 더 화려하게 불타오 르며 금강칠월의 가슴을 터뜨리고 말았다!
– 그…런가…….
수백 년의 세월.
정의를 잊은 채, 지하 깊은 곳에
머물며 욕망만을 추구하였다.
아름다운 것.
더 아름다운 것.
그보다도 더 아름다운 것!
– 나는…… 정의를 잊을 뻔했군.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것을 손에 넣기 직전. 탐욕의 감정이 가장 거 세게 불타올랐던 바로 지금.
아주 오랜만에 정의를 떠올리고 말 았다.
금강칠월은 방금 전보다 훨씬 차분 해진 눈빛으로 다시금 꽃서린과 눈 을 마주하였다.
도저히 같은 존재라고는 믿을 수조 차 없이 현명해진 그 눈동자를 바라 보며 꽃서린은 면사포를 벗어서 집 어 던졌다.
– ……아름답구나. 감히 나 따위가 소유하기에는 과분할 정도로.
그는 꽃서린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무려 십이신월이 일개 엘프 따위에게 고개를 숙인다는 것은 정 말로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꽃서린은 그것을 차분히 받아들였다.
– 추태를 보였군. 진심으로 사과하 도록 하지.
“괜찮아요. 만약 뉘우치고 계시다
면, 드워프 제왕에게 하는 게 좋겠 어요.”
-그래야겠지. 하나, 네 영혼을 빼 앗으려고 한 것도 사실이니 그에 상 응한 보답을 해야겠지. 소원을 하나 말하라. 내 능력이 닿는 선까지, 모 두 들어주겠다.
“소원 ?”
생각지도 못했던 수확.
십이신월, 금강칠월에게서 받을 수 있는 소원이라고 한다면 더 생각할 것도 없지 않은가?
‘내가, 받을 수 있을까?’
고개를 젓는다.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십이신월 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만약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도, 이것을 선물해 주고 싶 은 누군가가 머릿속에서 자꾸만 떠 나가지를 않고 있었으니.
“소원이…… 있어요.”
꽃서린은 답지 않게 어린애처럼 반 짝이는 눈으로 양손을 가지런히 모 아서 소원을 빌었다.
자신을 위한 소원이 아니라는 점 이, 딱 그녀다운 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