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32)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32
71. 흑마인들(5)
꽃서린은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자칭 ‘다크엘프’라는 족속들이 기다 리고 있다는 접대실을 향해 걸어갔 다.
생각은 참 많았다.
정말로 다크엘프면 어쩌나.
저들이 권리를 주장할 경우 어떻게 받아야 하는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 일이지만 혹 시나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꽃 서린은 선대 왕들이 미리 안배해 둔 ‘다크엘프가 찾아왔을 때의 행동강 령’을 읽어보았으나 엄청나게 큰 도 움이 되지는 않았다.
꽃서린 바로 이전 세대의 왕들은 통치라는 개념이 거의 없이, 그저 세계수와 소통을 할 뿐이었고 언제 든 다크엘프와 찾아와 왕의 자리를 넘기라고 요구하면 그대로 넘겨 버 릴 수도 있을 정도로 책임감이 희미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꽃서린은 아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이 왕의 직책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었다.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
인간과 드워프를 비롯하여 무수히 많은 종족이 정신없이 발전하고 있 었고, 거기에서 엘프만 혼자 숲속에 틀어박혀 지낸다면 먼 미래에는 분 명히 도태될 것이다.
,……다크엘프가 나보다도 더 멋진 미래를 꿈꾸는 중이라면, 기꺼이 넘 기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저 왕위를 노리고서 그들이 돌아 온 것이라면…….
복잡한 생각에 잠겨서 걷는 와중 어느덧 꽃서린은 접대실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문고리에 손을 가져다 대다 말고 흠칫, 어깨를 떨었다.
,이건……?)
그녀는 자연의 기운을 강하게 품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타락한 기운 을 감지할 수 있었다.
물론, 완전히 기운을 감춘 흑마인
이라면 백유설처럼 구분하는 게 힙 들겠지만 그래도 세계수 내부에서만 큼은 9클래스 마법사만큼이나 감각 이 뛰어나다는 의미.
확실하게 느껴졌다.
싸늘하고, 날카로우며 소름 끼치고 텁텁한 기운이 이 접대실 바깥에까 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흑마인.’
그렇지 않다면 이 기운이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
표정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꽃서린 은 손에 힘을 꽉 주고서 접대실 문 을 열고 들어섰다.
달칵!
“오! 오셨군요.”
꽃서린이 들어서자 세 명의 남녀가 소파에서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 다. 왕에게 하기에는 경박하기 그지 없는 인사였으나 그런 걸 신경 쓸 때는 아니었다.
뾰족한 귀, 회백색의 머리칼과 나 무넝쿨을 엮어서 만든 머리장식.
초록빛의 눈동자와 어깨나 허리, 뺨 등에 새겨진 나무의 문신 등.
그들은 어딜 보나 엘프였다.
어둠만큼이나 짙은 피부색과
탁한 기운을 제외한다면, 하이 엘프 라고 착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꽃서린이 말없이 맞은편으로 다가 가 의자에 앉자 다크엘프들이 싱글 벙글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이거 원, 처음 뵙겠습니다. 왕이 교체되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렇 게 아름다우신 분일 줄이야.”
“……소식을 들었다니요?”
“하하, 전대 폐하를 뵌 적이 있거 든요.”
“예……?”
그런 얘기는 듣지 못했다.
흐卜기야, 전대 왕에게 모든 이야기 를 들을 수는 없었다. 전대 엘프왕 은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리는 바람 에 모든 것을 인수인계하지도 못한 채 어린 꽃서린에게 왕위를 물려주 었던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이미…… 정보전에서 말려 들어간 기분이었다.
다크엘프들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흐음, 표정을 보아하니 이야기를 듣지 못하신 것 같군요.”
다크엘프 사내는 양손에 깍지를 끼
고서 말했다.
“제 이름은 달리온. 먼 옛날, 하늘 에게 저주라도 받은 것인지 저희 다 크엘프는 번식이 어려워져서 이제는 정말 극소수밖에 남지 않았고, 강력 한 원한을 사는 바람에 여태까지 숨 어 지낼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 에도 저는 다크엘프의 왕자입니다.”
다크엘프의 왕자.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꽃서린은 그가 무엇을 요구해 올지 예상할 수 있었다.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오랜 시간이었습니다.”
깍지를 낀 달리온의 양손이 살짝 떨렸다.
“기나긴 시간을 그림자 속에 숨어 살며…… 치욕과 모욕의 시간을 견 디고 또 견뎠지요.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약속의 시간이 되었습니 다 하이엘프의 왕이시여.”
달리온은 꽃서린을 두고서 ‘요정의 왕이 아닌 ‘하이엘프의 왕,이라고 칭하였다.
“이제는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 갈 때입니다, 폐하. 우리 다크엘프는 하이엘프보다도, 아니 그 어떤 요정 보다도 먼저 세계수를 수호해 왔던
종족. 그러니…….”
꽃서린은 눈을 감았다.
예상한 일이다.
당황하지 않는다.
‘저들은 다크엘프다.’
그리고.
,……또한 흑마인이다.’
굳이 다크엘프가 지금까지 숨어서 살아야만 했던 이유.
꽃서린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하필이면 모든 게 격변하는 시대에, 꽃서린이 왕권 체제를 제대
로 잡고 기반을 다져놓은 뒤 하나의 ‘통치 국가’로서 엘프왕국을 발전시 키려는 와중에 뜬금없이 돌아온 이 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야 뻔하다.
꽃서린이 완벽하게 기반을 다져놓 았으니, 이제 그 이후부터는 자신들 의 입맛대로 왕국을 굴리기 위함일 것이다.
그녀의 비상한 머리가 순식간에 머 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굴렸다.
눈앞에 직접 다크엘프를 목도한 이 상,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 측하는 건 아주 쉬웠다.
‘다크엘프 소수의 귀족 체계가 완 성되고 신분제가 생길 것이다.’
신분제는 지금도 있다.
엘프와 하이엘프의 분리.
다만, 귀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이엘프는 자연의 기운을 받아들 이는 것이 빨라서 일반적인 엘프들 이 출입할 수 없는 곳에 들어갈 수 있을 뿐이ス 1, 특별한 권리나 권한은 없다.
또한 원로회와 장로는 존재했지만 그들은 하이엘프로서 오래 살아온 지혜로운 존재들이 앉아 있을 뿐이 지 거기에도 어떠한 차별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썩어빠진 원로회는, 담갈토이월의 태동 사건 때 모조리 뿌리를 뽑아버 렸으니까.
지금의 엘프는 자신의 왕권을 제외 하고서 신분제 없이 완벽히 평등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다크엘프가 그런 것을 원할까?
그렇지 않다.
눈앞의 다크엘프 왕자는 다크엘프 가 다시금 엘프로서 세상에 존재감 을 알리고, 또 옛날처럼 그 어떤 요 정보다도 위에서 군림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저희가 떠나가는 그날, 약속되었 습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오는 그때, 왕위를 돌려주겠다고. 사실 요정의 왕이라고 해봐야 세계수의 나무를 지킬 뿐인 위치 아닙니까?”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도 저런 소 리를 뻔뻔하게 한다.
“그러니, 이제 그만 왕위를 돌려주 시지요.”
만약에.
아주 만약에.
다크엘프가 전설 속, 요정의 선조 로서…… 정말로 세계수를 발전시키
고 가꿔 나가기 위한 선량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면.
꽃서린은 망설임 없이 이 지긋지긋 한 왕위를 넘겨주었을 것이다.
왕으로서 그녀가 누리는 특권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다른 엘프보다 훨씬 피곤하고 바쁘게 살아갈 뿐.
그러니 다른 자가 이 자리를 맡아 준다면 꽃서린으로서도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 아니던가?
하지만 눈앞의 사내는 아니다.
저자는, 그저 다크엘프 단일 종족 의 발전만을 기원하고 있다.
그래서.
꽃서린은, 살면서 두 번 다시 없을 큰 결심을 하였다.
손을 천천히 자신의 얼굴로 들어 올려, 면사포를 어루만진다.
백유설 이후로 처음이다.
‘연홍춘삼월의 가호.’
분홍색의 기운을 잔뜩 머금은 채 남에게 얼굴을 보이는 일은.
스르륵-
그녀가 천천히 면사포를 벗어서 뒤 로 넘기자 달리온이 흥미로운 눈으
로 쳐다보다가 경악한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꽃서린의 눈동자에서 연분홍빛깔 광채가 선명하게 어른거린다.
이제는 예전과 모든 게 달라졌다.
더 이상 유혹의 힘으로 상대방을 상사병으로 병들게 만들어 억지로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
상대의 목숨을 빼앗는 힘은 최대한 자제할 것이다.
지금 사용하는 능력은…… 말 그대 로 ‘매료’라고 할 수 있겠다.
상대방의 마음을 크게 흔들어서 자 신에게 ‘복종’하도록 만드는 것.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버리는 힘.
너무나도 강력하고 끔찍한 능력이 었기에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사용 한 적 없었다.
평생을 사용하지 않으리라 다짐했 었다.
‘언젠가, 필요할 때가 올 수도 있 어요. 그때는…… 망설임 없이 두려 워하지 말고 사용할 수도 있어야 해 요. 당신은 왕이니까.’
언젠가 백유설이 그리 말했듯, 꽃 서린은 이 능력을 사용할 때를 착각 하지 않았다.
“그..
달리온이 무어라 말하려 했으나 그 러지 못했다. 그는 동공이 살짝 풀 리고서 팔을 축 늘어뜨린 채 그저 멍하니 꽃서린을 바라보았다.
다른 다크엘프 두 명도 역시 마찬 가지였다.
예상대로.
“……흑마인에게도 제 유혹의 눈은
통하는 모양이네요. 그렇죠?”
“아……
“대답, 하세요.”
“마, 맞습…니다…….”
달리온이 헤벌쭉한 표정으로 고개 를 끄덕였다. 그 얼굴을 보는 꽃서 린의 심정은 편치 않았으나 질문을 이어갔다.
“엘프에게 명예는 없습니다. 그러 나 세계수를 지킨다는 긍지 하나만 큼은 누구보다 드높았지요. 그런 다 크엘프가 어쩌다 그렇게까지…. 타
락하셨나요.”
“우리, 우리는…… 타락, 하지 않
았…….”
“제 사랑을 받고 싶다면 거짓을 말 하지 마세요.”
사랑이라는 감정의 노예가 되어버 린 달리온은 꽃서린에게 심장이라도 내어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 러나, 그럼에도.
“거짓, 이…… 아닙니다……
달리온은 꽃서린을 향해 영혼이라 도 내어줄 것 같은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흑색의 마 나를 가지고서 태어났습니다…….”
“……뭐라구요?”
그건, 꽃서린에게는 너무나도 충격 적인 발언이었다.
* * *
하월평야에 도착한 백유설은 가장 먼저 별구름 상회의 병력을 찾아갔 다. 스텔라 기사단과 합류하여 움직 이는 게 가장 편하기야 할 것이다.
그들은 백유설에게 호의적인 태도 를 보일 테니까
하지만 편한 것과, 좋은 것은 다르 다. 이왕 활동하는 거 땀내 나는 사
내들 말고 세계에서도 한 손에 꼽을 정도의 미인과 함께하는 게 낫지 않 겠는가?
“오, 젤리엘!”
“……왔구나.”
백유설이 도착한 장소는 페르소나 게이트 4개가 한꺼번에 밀집된 채 터져 버린 초원 한복판이었다.
허공에 검붉은색으로 일렁이는 거 대한 구체 네 개가 불길하기 마력을 뿜고 있었다.
사방에 임시 막사와 각종 최첨단 마도구가 줄줄이 늘어서서 페르소나 게이트를 분석하고 있었고 마법전사
들은 언제든 비상시에 대비하여 페 르소나 게이트를 경계하고 있었다.
저들은 대부분이 별구름의 문양을 달고 있었는데, 일개 기업이 저렇게 까지 많은 병력을 소유하고 있으면 국가적 차원에서 제지하는 게 아닌 가 하고 생각했다.
‘별구름은 엘프왕국 소속이라 별로 상관이 없나?’
그쪽은 애당초 왕권이라는 개념이 희미하여 엘프가 병력을 보유하는 것에 대한 경계를 거의 하지 않는
‘나중에는 그런 것도 좀 견제하고
해야 할 텐데……
지금은 젤리엘이 착해져서 다행이 지 언제고 갑자기 왕이 되고 싶다며 쿠데타를 일으켜 꽃서린을 끌어내고 자 한다면 정말 큰 내부균열이 일어 날지도 모른다.
“얼굴빛이 좋네? 요즘 잘 지내나 봐.”
“밤새웠어.”
“……미안.”
젤리엘은 그리 말하며 들고 있던 서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흠흠.”
방금 전의 발언이 어째서인지 미안 해진 백유설은 젤리엘의 얼굴을 힐 끗힐끗 쳐다보았다.
밤을 새웠다기엔 얼굴 상태가 상당 히 멀쩡하다. 오히려, 더 깨끗하고 윤기까지 돌고 있다고 해야 하 나…….
그런 백유설의 노골적인 시선을 느 끼며 젤리엘은 속으로 생각했다.
*……온다는 소식을 미리 들었으니 까.’
출발하기 직전, 백유설은 별구름 본사에 전화하여 젤리엘을 찾았으나 그녀가 이미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연락이 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찾아간다는 소식 정도는 다 른 직원이 그녀에게 빠르게 전달할 수 있었는데, 하룻밤을 꼬박 새우며 상황을 정리하느라 몰골이 말이 아 니었던 젤리엘은 서둘러 화장으로 얼굴을 감추었다.
물론, 거기에는 최고 경력의 코디 네이터들의 장인정신이 한몫했다.
젤리엘은 그저 ‘피곤이 안 드러나 게끔, 대충 칠해줘’라고 말했으나 이렇게 아름다운 얼굴을 치장할 일 이 코디네이터라고 해서 얼마나 많 았겠는가.
이런 얼굴을 대충이라는 말로 화장 하는 것은 치명적인 손해라며 아예 장인정신을 발휘하여 모든 기술을 쏟아낸 것인데, 덕분에 젤리엘은 전 혀 화장하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아 름다운 피부를 유지하는 게 가능했 다.
화장이 쓸데없이 오래 걸린 건 짜 증 났지만, 어쨌든 그 장인정신은 젤리엘에게도 꽤 도움이 되었다.
피곤은 숨기고 싶고, 그렇다고 백 유설이 온다고 허겁지겁 꾸민 느낌 은 절대 주고 싶지 않았고.
그런 와중에 이런 티 나지 않는
화장은 참으로 고마운 기술이다.
그녀는 무신경한 듯한 말투로 그에 게 말했다.
“페르소나 게이트, 너도 들어가려 는 거야?”
“그래야지. 내가 밖에서 기계나 만 지는 분석가 타입은 아니니까.”
그에 따라가겠다고 본능적으로 말 하려던 젤리엘은 입술을 꾹 다물었 다.
아마 에이젤이나 풀레임이었다면 그 본능을 참지 않았겠지만 젤리엘 은 여기에서 할 일이 참으로 많았다.
“왜. 너도 같이 가고 싶냐?”
그러나 백유설이 그렇게 물어오자 그 이상으로 참는 건 어려웠다.
“……따라간다고 내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은데. 지금 엄청 피곤 해.”
“알아. 게다가 바빠 보이는데. 그냥 의례상 물어본 거야.”
한 번은 그냥 튕겨본 건데…….
백유설이 바로 납득해 버리자 젤리 엘은 손에 힘을 꽉 주고서 억지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도 마법전사 훈련을 받
고 있는데 여기서 이러고만 있는 건 몸이 근질거려.”
그녀는 그리 말하며 서류를 내려놓 았다. 사실, 지금 젤리엘이 굳이 바 쁘게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급한 사항은 대부분 처리되었고 용 병과 마탑을 모두 고용해서 각각의 위치에 파견을 보내놓은 데다가 페 르소나 게이트마다 책임자를 정해두 었고, 혹여나 또 다른 게이트가 나 타날 때를 대비한 예비병력도 충분 하다.
거기에 대표 책임자를 세워서 인수 인계까지 밤새 모두 끝마쳤으니 이 제는 슬슬 쉬어도 된다.
다만, 그러지 못한 건…….
버릇이다.
뭐든 직접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 리지 않는 버릇.
그 버릇 하나가 그녀를 아직까지도 이곳에 세워두고 있었으니 그만둘만 한 이유가 있다면 언제든 때려치우 고 다른 일을 하러 가도 된다.
그래서 젤리엘은 서류를 내려놓고 서 손깍지를 끼운 뒤 기지개를 켰 다.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았기에 그런 무방비한 모습을 보인 것이겠 지만, 백유설로서는 심히 낯선 모습 이었다.
백유설의 시선이 계속 느껴지자 기 지개를 켜다 말고 젤리엘은 그를 힐 끗 바라보았다.
“..왜?”
“아니, 그냥.”
그러던 젤리엘은 고개를 힐끗 내렸 다. 팔을 위로 뻗느라 복부 부근이 살짝 노출되었다.
서둘러 양팔을 내린 젤리엘은 아무 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장비를 준비해 올 테니까, 기다리 고 있어.”
“어, 응…….”
누가 보아도 창피해서 후다닥 도망 가는 모양새였지만, 젤리엘의 포커 페이스가 워낙에 뻔뻔해서 그런 기 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