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74)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074
20. 부조리(2)
1학년 S반의 총원은 41명.
2학년 S반의 총원은 23명이다.
본래 2학년 S반은 26명이었으나, 작년 실습 도중에 두 명의 학생이 사망하고 한 명의 학생이 A반으로 강등되는 바람에 23명이 되었다.
1 학년 S반보다 반절은 적은 수지 만, S반이 한 학년에 20명이 넘어가 는 것도 솔직히 대단하다고 봐야 한 다.
총원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스텔 라 내부에서 어떠한 ‘특별한 조건’ 을 통과하는 생도들에게만 S반이라 는 클래스를 부여하니까.
특별한 천재들이 모이는 스텔라에 서 특별하기란 쉽지 않고, 그렇기에 보통 한 학년에 S반은 10명 정도가 고작이었다.
S반이 되지 못한 많은 학생들, 특 히 A반 학생들은 S반에 강력한 열
등감을 가지고는 했는데, 정작 S반 의 학생들은 클래스에 특별한 의미 를 부여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 다.
2학년 톱급의 성적과 순위를 유지 하는 반디연 또한, 그런 S반 생도 중 한 명이었다.
“후우…….”
땀을 뻘뻘 흘리며 연무장의 구석에 엉덩이를 걸친 반디연은 생수를 벌 컥벌컥 들이켰다.
매일 저녁 수업이 끝나면 체력단련 하는 게 일상이었다만, 이번에는 영 시험성적이 좋지 않아서 컨디션이
꽝이었는지 조금 뛰었는데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후욱! 훅! 이 자식들아! 벌써 지 쳤냐!”
“허어억…… 이 괴물 같은 놈…•「
그런 그녀와는 반대로, 성적은 바 닥을 벅벅 기는 주제에 오히려 기운 이 넘치는지 2-S반의 독철광은 연 무장을 벌써 몇십 바퀴째 전력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마나로 체력이나 근력을 늘리는 건 전설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런 관계로 독철광의 저 괴물 같 은 힘은 순수한 체력이라는 건데,
대체 어떻게 단련하면 저리되는지 모르겠다.
물론 마법사에게 있어서 체력은 부 족하지 않을 정도로만 있으면 충분 하기에, 독철광처럼 신체를 극한으 로 단련한다는 행위 자체가 꽤 비효 율적이고 멍청한 짓이었다.
‘흐음, 그러고 보니 힘으로 싸우는 특이한 후배가 한 명 있긴 있었지.’
반디연은 아직도 마르테비스 공동 묘지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 다.
흑마인 중에서도 그 개체가 가장 적으며 가장 끔찍한 재앙을 불러일
으킬 수 있는 존재, 네크로맨서.
2학년이 되고서부터는 본격적으로 괴수 사냥을 비롯하여 ‘흑마인 퇴치 임무,를 받을 수 있다지만, 네크로 맨서는 결코 학생의 수준으로 상대 할 수 있는 혹마인이 아니었다.
결코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 했던 재앙. 그것을 마주한 그때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당시의 반디연과 독철광이 살아 돌 아올 수 있던 이유는 그들이 우수해 서가 아니라, 어떤 특이한 후배의 도움 덕분이었다.
이상하리만치 두뇌 회전이 비상했
던 소년, 백유설.
그에 대해 갑작스레 떠오르게 된 이유는…… 최근 들려오는 소문 때 문이었다.
’1 학년의 백유설이 3학년의 애드먼 아탈멕에게 대들었다.’
연금마공학과 관련된 이야기는 극 비 사항이었기에 모조리 생략되었 고, 저 부분만이 남아서 소문이 돌 았다.
평범하게 생각했을 때는, 백유설이 잘못한 게 맞다. 마법 사회에서 윗 사람에게 대드는 건 위계질서에 어 긋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드먼 아탈렉은 평소부터 그 악명이 자자했으며 백유설은 유 별나고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는 있 지만 선배에게 함부로 대할 만한 인 품이 아니란 사실을 잘 아는 몇몇 사람에게는 참 의외로 다가왔다.
‘그 백유설이 정말 그랬다고?’
그녀가 아는 백유설은 위기에 처한 동급생을 구하기 위해 전장의 최전 선에서 그 특유의 용기와 결단력으 로 모두를 이끌어 나가는 학생이었 다.
또한 생각이 깊고, 남들보다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그런 백유설이 정말 바보같이 선배 들에게 대들었을까?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이 돌아오는지 뻔히 알면서 도?
의구심이 자꾸만 들었다.
“야, 그 새끼 뭐냐?”
“1학년에 그 싸가지 없다던 새끼 알지? 그 새끼야. 교육 좀 시키려 고.”
“그래? 하여튼 요즘 1학년들 빠져 가지고는.”
‘응?’
가만히 쉬고 있던 반디연은 구석에
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 다. 이제 보니, 2학년 동급생들이 1 학년 후배 하나를 데려와서 구석에 몰아놓고서 나무라는 중이었다.
‘또 시작인가. 한심한 놈들.’
내리 갈굼.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갈구면, 아랫 사람이 그보다 더 아랫사람을 갈군 다는 뜻이다.
스텔라 내에서도 그리 많지는 않지 만 존재하기는 했다.
위계질서가 명확하였기에, 선배에 게 감히 대드는 후배의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함이었다.
그런 이유로, 2학년 선배들이 1학 년 후배를 2학년 시설로 데려와서 갈구는 경우는 꽤 자주 있다고 한 다.
왜 굳이 2학년 시설로 데려오느 냐?
일부러 다른 2학년 선배들의 눈치 까지 보게 만들어서 더욱 주눅 들게 만들기 위함이다.
당하는 사람을 정신적으로 극한까 지 몰고 가는 이 부조리는 어지간해 서는 평민들, 혹은 신분이 낮은 귀 족들이 주로 당하고는 했으니 아마 저 1학년 학생 또한 평민이리라.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있는 일이었 기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세히 보니 아는 얼굴이었다.
‘백유설……?,
역시나.
선배들의 눈에 띄었다더니, 결국은 여기까지 끌려왔구나.
이전의 인연은 인연이지만, 안타깝 게도 저 내리갈굼을 막아줄 명분이 없었다. 후배 교육은 스텔라에서도 묵인하는 사안이었으니까.
“허, 이 새끼 눈 똑바로 뜨고 꼴아 보는데?”
“요즘 1학년들 살만한가 봐? 어? 눈빛이 아주 살아있네, 살아있어.”
백유설은 어쩐지 투명하지만 총명 하게 빛나는 눈동자를 뜨고서 선배 들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거기까지 확인하고서, 그냥 지나치 려고 했던 반디연이었지만.
“야, 안 되겠다. 당장 엎드려.”
결국, 백유설이 무릎을 꿇기 위해 자세를 낮추는 그 장면을 보며.
,으음…….’
갑작스레 반디연의 뇌리에 무수히
많은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 다.
부조리.
마법사의 위계질서는 중요하고, 스 텔라에서도 어느 정도 암묵적으로 허용이 되는 부분도 있다만….
그것도 ‘어느 정도’일 뿐이지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학생이 학생에게 직접 적인 체벌을 가하는 행위는 절대로 금지되어 있다. 단순히 주먹질이나 발차기뿐만 아니라, 얼차려를 주는 행위도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런 얼차려가 성행하는
건 아무래도 당하는 학생들의 발언 권이 굉장히 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유설은 어떨까?
과연 그의 발언권이 약할까?
1학년에 네크로맨서를 퇴치한 전적 이 있는 S클래스의 학생인데?
심지어 그는 흑마인을 상대로도 결 코 겁먹지 않고, 자신의 계획을 실 행으로 이끌어 나갈 정도로 결단력 이 있었다.
또한, 그는 귀족을 상대로도 결코 발언을 굽히는 일이 없었고, 상대가 누구든 똑같이 대하며, 심지어 교수 를 상대로도 자신의 의지를 똑바로
관철하였다.
왜 백유설은 전혀 선배들에게 겁먹 지 않았을까.
그런데 왜, 엎드리라는 말에 순수 히 무릎을 꿇으려고 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이 잠깐의 굴욕을 계기로, 더 큰 복수를 노리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건 아마도… 학교의 부조리를
송두리째 흔드는 행위가 되겠지.
‘아…….’
반디연은 황급히 백유설을 둘러싸 고 있는 2학년 무리를 확인하였다.
몇몇은 악질이었지만, 몇몇은 3학 년의 명령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1학년의 교육을 담당한 평민 학생들 이었다.
이른바, ‘강제적 애드먼 추종자’들.
아돌레비트 왕국 소속으로 태어났 으나 변변찮은 신분도 없는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애드먼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었다.
다른 2학년들은 애드먼 아탈렉이 무어라 말하든 무시해도 되겠지만, 저들은 그럴 수 없었으리라.
저 중에서 애드먼의 추종자가 아니 면서도 백유설을 괴롭히는 악질들은
귀족이기에 부조리를 걸리더라도 타 격이 크지 않겠으나, 평민 학생들은 틀림없이 징계를 받을 터.
막아야 한다.
스텔라의 부조리 시스템 그 자체를 뒤흔들겠다는 백유설의 생각은 틀림 없이 옳지만, 그로 인해 희생되는 대상을 바꿔야만 한다.
“잠깐!,,
그래서 반디연은 저도 모르게 그들 을 막아 세웠다.
* * *
그냥 무릎 한 번 꿇고 말자고 생 각했다.
솔직히 내가 귀족인 것도 아니고 빽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남들 다 하 는 부조리를 나 혼자 깨부수자고 지 랄하는 것도 개고생이다.
현대의 군대라면 또 모를까 뉴스도 없는 요즘 세상에 마음의 편지 한 장으로 부조리를 바꾸는 데에는 한 계가 있다.
어차피 내 계획대로라면 나에게 오 는 이 부조리는 조만간 끝날 테니, 그때까지만 조용히 갈굼당하면서 살
자고 생각했는데.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반디연이 나타났다.
그녀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최소 한 그 파트너 ‘독철광’ 덕분에 이름 정도는 머릿속에 인지하고 있었다.
독철광은 게임 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인물 중 한 명이었으니.
,,뭐, 뭐야?”
아무래도 나를 갈구던 선배들은 C 반에서 D반 정도였기에, S반의 반 디연이 막아 세우자 살짝 쫄리는 듯 말을 더듬었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보면 몰라? 후배 교육 중이잖아. 네가 아무리 S반이라도 방해할 수는 없어.”
“그래서 얼차려를 시키려는 거야?”
“어. 말귀 알아 처먹을 때까지 교 육할 거다. 넌 끼어들지 마.”
“아니. 안 되겠는데?”
“……뭐라고?”
선배 중 몇몇이 얼굴을 붉으락푸르 락 구기더니 그녀에게 다가갔다.
“야, 방해하지 말고 꺼져. 네가 s반 이라고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이 자
식은 3학년 선배에게 대들었다. 이게 마법사로서 맞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스텔라의 선배로서, 마땅히 후배를 교 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지만 다른 몇몇 선배들은 그녀에 게 화를 내지 않고서 가만히 지켜보 기만 했다. 오히려, 말려줘서 고맙다 는 듯한 눈빛이기도 했다.
그들의 표정은 무언가가 영 불편해 보였다.
‘음. 생각해 보니 쟤들도 불쌍하긴 하네.’
방해가 들어오자 더 이상 나를 갈 구지 않고 가만히 있는 선배들은 어
쩔 수 없이 부조리를 하는 타입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위쪽에서 더 심한 부조리가 내려올 테니까.
하지만 반디연에게 당당하게 구는 놈들은 재사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들 이었다.
원작 게임에서도 본 적 있긴 하다. 1학년 S반의 평민만을 골라서 갈구 는 놈들.
S반이 부럽고 질투가 나는데 동급 생은 어떻게 건드릴 수 없으니, 만 만한 평민 후배를 골라서 괴롭히는 것이다.
반디연 또한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기에 역겹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 았다.
‘근데 갑자기 왜 끼어든 거지?’
이전번에 같이 싸웠던 인연이 있기 는 하다만, 그렇다고 막 친해진 사 이는 아니었다.
그녀는 내 눈을 빤히 바라보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점점 그 눈빛이 총명해졌다.
그러더니, 입을 연다.
“그럼, 이건 어때?”
“뭐?”
“네 말대로 3학년 선배에게 대들었
다면 보통 사안이 아니야. 만약 우 리가 마법 전사 부대에 소속된 상태 였다면 곧장 하극상으로 이어질 수 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지.”
뭐지.
내 편 들어주는 거 아니었어?
왜 갑자기 내 죄목을 더 나쁜 것 처럼 말하는데?
“그래, 맞다.”
“그러니까 이건 평범한 얼차려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그 래서 말인데…….”
반디연은 나와 악질 2학년 선배들 을 번갈아 쳐다보고서, 천천히 입술
을 떼었다.
“…’후배 양성 특별 교육대’를 하 는 건 어떨까?”
그러자 선배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가, 씨익 펴졌다.
나도 저게 뭔지는 들어서 안다.
제아무리 후배가 잘못을 해도 공식 적으로는 폭언 및 폭력이 불가능하 다.
하지만 아주 간혹, 큰 잘못을 저지 른 후배에게 선배가 정식으로 따끔 하게 ‘처벌’을 내릴 수 있는 이벤트 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후배 양성 특별 교육대이다.
룰은 간단하다.
교육하고자 하는 선배와 교육을 받 아야만 하는 후배가 ‘결투’를 하는 것.
통상적으로 선후배 간의 결투는 철 저하게 금지되어 있었으니, 이를 합 법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정책이었 다.
그런데 이게 간단해 보여도, 사실 일방적으로 선배가 후배를 마법으로 구타하는 행위에 불과했다.
1학년은 이제 막 실전 마법을 배 우기 시작했는데, 2학년은 마법의 실습 과정과 전투 실습의 교육까지
도 완벽히 끝마치고서 실제의 임무 에 투입되는 상태였기에 상대될 리 가 없는 것이다.
설령, 상대가 1학년의 S반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경우를 우려 하여 특별 교육대는 반드시 학생회 장의 동의가 필요했는데, 이번 학생 회장은 어지간히도 깐깐한 성격이라 서 이런 것들을 쉽사리 허락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학년을 불문하고 S반의 학 생은 학생회에 얼마든지 자신의 의 견을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다.
이 또한 S반이 가진 강력한 특권 중 하나.
심지어 반디연은 학생회장과 친하 다고 알려져 있으니, 그녀가 말한다 면 허락을 쉽게 받아올 수 있을 것 이다.
“내가 교육대 허가를 받아올 테니, 어디 한번 교육할 거면 제대로 해보 지 그래?”
반디연은 스텔라에서 행할 수 있는 ‘간접적 부조리’를 허락해 주었고,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던 2학년 선배들의 입꼬리가 하늘 끝까지 닿 을 듯 치솟았다.
“좋지. 재미있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