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guitarist RAW novel - Chapter 149
152화. 이 피크는 어디서든지 해줍니다 (2)
– 이걸 얻으면 드래곤볼 완성~
에이트라는 대단한 사람이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누가 봐도 대단한 사람이다.
– 디자인도넘나나넘이쁨~
엄청 바쁘게 살면서 일도 챙기고 사람도 챙기고.
건강 관리까지 잘하던데.
– 이걸 받으면 몬가 몬가 있음~
근데 … 드디어 맛이 가버린 건가?
휴식을 취할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건가?!
나는 폭풍처럼 밀려오는 걱정에 곧장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에이트라님! 무슨 일 있으세요!?”
– 네, 네!?
목소리에서 당황스러움이 묻어 나왔다.
몬가 몬가 있음이라니.
에이트라는 저딴 말투를 쓰지 않아!
이게 다 과로 탓이다.
그리고 과로의 원인에, 내 탓도 없지 않을 거다 ….
나는 기분이 되게 착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 아뇨 뭔가 오해를 하시는 거 같은데 … 저 쌩쌩해요! 잠도 여서일곱 시간은 자는데 …?
“네? 그럼 방금 카톡은 …”
– 제가 오프닝 멘트 괜찮냐고 여쭈려고 보낸 건 … 데. 아, 처음 카톡 안 갔네.
… 오프닝 멘트?
까톡 !
엄청난 장문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대단하네.
이미 이런 것까지 다 짜둔 거야?
“기획서였구나. 후우 …”
– 제가 저런 말투를 쓸 리 없잖아요~
“역시 그렇죠?”
– 하하하.
전화 너머로 에이트라가 쪽팔림에 몸부림치는 것이 알게 모르게 전해졌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
중간에 카톡 오류 나서 서로 오해 생기는 거.
– 잊어주세요.
난 적당히 에이트라와 타협을 봤다.
그리고서,
– 수재씨, 혹시 시간 언제 괜찮으세요?
일 얘기를 시작했다.
사실 뭐 일이라고까지 부를만한 건 아니다.
100만 달성기념을 축하하는 영상을 찍자는 거니까.
“지금도 괜찮습니다!”
– 아, 그러신가요?! 그러면 오늘 할까요!?
“바로 찍으시게요?”
– 라이브요!
에이트라의 대답은 아주 간결하기 그지없었다.
한순간 당황감이 들긴 했지만,
재밌겠는데?
라이브 방송이라…
내가 직접 라이브 방송을 한 적은 없지만, 에이트라가 하는 건 자주 봤었다.
말 한마디도 안 더듬고 말끔하게 잘하더라.
– 그럼 바로 와주세요! 주소 찍어 보내드리겠습니다!
난 여러 가지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그냥 우선 만나기로 했다.
곧바로 옷을 대충 주워 입고, 혹시 모르니 기타랑 페달 보드도 챙기고.
“나갔다 올게요~”
“밥은?”
“먹고 올게요!”
집을 나선다.
에이트라가 보내준 주소는 상당히 가기가 편해 보였다.
거리가 가깝지는 않은데, 지하철을 안 갈아타도 된다!
나는 냅다 역을 향해 달렸다.
달리던 중에, 내리쬐는 저녁노을과 학원가가 눈에 들어왔다.
음악학원가 근처에 자리 잡은 동네 악기점들도 눈에 들어왔다.
“….”
“… 어?”
얘랑은 여기서 되게 자주 만나는 것 같다.
후줄근한 츄리닝 차림에 부석부석한 머리.
편견 속 기타입시생을 고대로 빼다 박은 모습에서 빛나는, 똘망똘망하게 큰 눈.
최유진이었다.
“너 왜 여깄냐?”
“여기 학원 다니니까?”
“존나 일리 있는데?”
“아 뭐래~ 너도 학원 가?”
“오늘은 수업 없음.”
“그래?”
뭐, 프로 활동을 해도 학원에는 계속 다닐 거다.
윤대혁 선배의 스킬을 배워야 하니까.
‘이 정도면 됐지’라며 자만하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
너무나 두려운 일이었다.
나는 최유진 옆으로 다가가 섰다.
그리고, 그녀가 보던 것을 같이 보았다.
악기점의 유리창에는 일렉기타와 통기타, 색소폰이 아주 멋들어지게 진열되어 있었다.
기변병이 찾아온 건가?
그건 진짜 답도 없는데. 안타깝네.
“기타 사려고?”
“응.”
“이번엔 스트랫?”
“아, 내건 아니고. 동생 거. 갖고 싶다길래.”
“동생도 기타 친대?”
“자기는 됐다는데 … 은근 재능있더라. 초 4야. 남자애.”
나이 차이가 여섯 살이나 나는구나.
뭐, 여섯 살쯤 차이 나면 잘해줄 만하지.
나처럼 연년생이면 WWE 찍는 거고.
“되게 좋은 누나다야.”
“아 … 하하.”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볼을 긁적이는 최유진.
뭔가 표정이 되게 어색해 보인다.
한 번 어색함을 느끼니, 매장에 들어가지도 않고 이러고 있는 것도 어색해 보인다.
전국 장학 대회에서 주기적으로 장학금을 받고, 부산 대회 상금도 들어왔을 텐데.
3등이 200만 원이었던가?
절대 적지 않은 돈이다.
근데 왜 안 들어갈까?
“무슨 일 있어?”
“아 … 그게….”
최유진은 나를 바라보더니 한참 말을 끌었다.
가볍게 물은 것이었지만, 가벼운 이야기가 아닐 듯싶었다.
“그냥~ 요즘 엄마 가게 사정이 좀 안 좋아서.”
“어머님께서 가게 하셔?”
“응. 작은 식당. 이번에 장학금 받은 걸로 임대료 내드렸어.”
….
최유진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좋은 누나에 좋은 딸인 듯하다.
전생에서는 알 수 없었던 정보였다.
얘랑 아주 막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으니까.
학교에서 대충 심심할 때마다 노가리 까는 … 평범한 반 친구 중 한 명이었으니까.
“… 괜찮냐?”
“뭐가?”
“아니 … 아니야.”
열심히 대회 준비하고 상금까지 받았는데 못쓰게 돼서 괜찮냐고 물은 거지만 …
질문 자체가 잘못된 듯했다.
내가 딱히 할 말은 없다.
힘내라 해봤자 진짜 힘이 나는 것도 아니고.
잠깐의 위안일 뿐이다.
“… 왜 그래~ 분위기 어두워졌잖아!”
머릿속에, 스멀스멀 전생의 기억이 플래시백 되려 했다.
스무살 때였나.
난 대학에 붙었고, 최유진은 떨어졌다.
그리고 졸업하고 처음 무한리필 갈빗집에서 만났다.
직원 대 손님으로 말이다.
땀에 흠뻑 젖은 얼굴이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수건으로 대충 얼굴 닦고 기타 메고 뛰어가더라.
붙은 사람이 떨어진 사람한테 뭐라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인사만 했었는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안타까웠다.
안타깝지만, 그때는 딱히 내가 뭘 해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냥 동창생 1, 2였으니까.
“너 되게 좋아하더라. 유튜브 맨날 챙겨봐~”
“오~ 구독자~”
“소중한 구독자님이시다. 기타 돌리기? 그건 절대 못 따라 하게 하는 중.”
“배워두면 다 쓸데가 있는데.”
“아 시끄러!”
살다살다 초딩 팬까지 생기다니.
연령층이 아재들 쪽으로 치우쳐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연령대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너 데려오면 안 되냐고 자꾸 묻더라.”
“한번 가지 뭐.”
“진짜!?”
최유진이 빼액! 소리를 내질렀다.
땍땍거리는 고음 톤에 소리까지 지르니 귀에서 피가 날 거 같다.
“친구집 가는 건데 왜?”
“….”
최유진은 나에게 지긋한 시선을 보냈다.
내가 유진이네 어머니 식당에 찾아가면 … 장사가 좀 더 잘되지 않을까?
내가 그 정도 급인지는 모르겠는데, 벽에 잘 먹고 갑니다 이런 거 남겨두면 하루 3명 정도의 효과는 있지 않을까?
잘 모르겠다.
그 외에 도와줄 만한 것은 …
역시 그거밖에 없나.
“밥도 같이 먹고 하면 되겠네. 나 간다! 동생한테 라이브 방송 보라고 해!”
“라이브? 유튜브 방송하러 가?”
“너도 봐!”
“아… 응!”
나는 곧바로 지하철역을 내려가 마포 쪽 열차를 탔다.
에이트라가 보내준 주소는 월드컵 경기장 근처였다.
작업실이 마포에 있나 싶었지만 …
띵-동.
아니었다.
그냥 자기 집 주소를 찍어준 것이었다.
가족이랑 같이 사는 건가?
내가 들어가도 되는 건가?
갑자기 존나 걱정된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뇨 솔직히 좀 편했습니다.”
지하철역이 일자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만큼 감격스러운 게 어디 있을까?
나는 남의 집 스멜을 한껏 흡입하며 집안을 훑었다.
가족이랑 같이 사는 건 아닌 모양이다.
그냥 진짜 뭐랄까.
안 더럽고 넓은 남자 자취방 느낌이랄까?
아니, 아니다.
내가 잘못 봤다.
이건…!
“와 진짜 멋지다 …”
“좀 부끄럽네요.”
모든 남자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집 풍경이다!
게이밍 pc, 대화면 tv, 종류별 게임기, 십수대의 삼각대와 카메라와 작업실에 비치는 은은한 RGB led 조명.
현관 근처에는 카본 로드바이크와 mtb가 한 대씩 놓여있다.
에이트라는 너무나도 멋있는 남자의 몬스터 드링크를 내게 건넸다.
맛있다.
그리고, 멋지다.
나도 독립하면 꼭 이렇게 살 거다.
너무나도 멋진 광경을 보고 있자니 머리에 피가 잔뜩 쏠린다.
음료수를 마시고 있을 때가 아니야.
빠, 빨리 일해서 돈 벌어야 돼!
“바로 하죠!”
“그러죠!”
에이트라는 나를 작업실로 안내했다.
내가 쓰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장비들이 나를 반겼다.
모니터 스피커 두 짝만 해도 500이 넘어갈 거 같다.
에이트라는 곧바로 나에게, 턱-
이번 100만 이벤트 기획이 적힌 종이를 건넸다.
대본이 적혀 있지는 않았다.
그냥 오프닝 멘트랑 진행 구조만 짜여 있었다.
“오늘이랑 내일은 그 … 수재씨가 좀 많이 도와주셔야 할 거 같아요.”
“에이, 도와드리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죠.”
“흐흐 그런가요? 놀라지 마세요, 이번에… 수재씨의 ‘커버 챌린지’를 열려고요!”
“커버 챌린지요?”
“24시간 안에 수재씨 곡을 가장 훌륭하게 커버하신 분께 상품을 드리는 거죠!”
아이디어가 아주 좋은 거 같다.
역시 재능 있고 대단한 사람 맞다.
“악기 상관없이 어느 형태로든지요. 예를 들어 …”
에이트라는 볼펜을 하나 들고 책상을 때리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의 책상 잼베였다.
“이런 것도 가능하게 끔요.”
“아하. 상품은 아까 그 기타구요?”
“넵. 커버 이벤트 말고도 따로 추첨 이벤트도 준비했어요. 그냥 영상만 보시는 분들이 대다수니까…”
에이트라의 텐션이 되게 높아 보인다.
역시 그거 때문이겠지.
나는 계속해서 에이트라의 작업실을 살폈다.
골드버튼 …
골드버튼 어딨어!
“찾으시는 거 여깄어요. 짠!”
에이트라는 책상 바로 옆에 세워져 있던 골드버튼을 들어 올렸다.
나는 그 영롱한 황금 판때기에 그만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예쁘네.
지금 시간대에서는 특히 귀한 물건이다.
나중에는 저걸 막 썰고 태우고 하는 사람들도 나오던데.
난 못할 거 같다.
금은 1g도 안 들어있다곤 하지만, 좀 아깝잖아.
“… 어?”
“아, 눈치채셨나요?”
“….”
… 아니 이건 좀 …
좀 많이,
기분이 이상하다.
Presented to 밑에 적혀 있는 이름이 …
‘A-tra’뿐만이 아니었다.
“에이트라님 이건 좀 제가 … 죄송스러운… 데.”
나는 말을 어버버 절을 수밖에 없었다.
그야,
Presented to
A-tra & SUJAE-Kim
For passing 1,000,000 subscribers
영롱한 금판에는,
에이트라의 채널명뿐만이 아닌,
내 이름도 같이 박혀 있었으니까.
“전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수재씨 없었으면 100만을 못 찍었을 테니까요. 받은 지는 며칠 됐는데 … 지금까지 숨겨서 죄송해요!”
에이트라는 씨익, 밝은 미소를 지었다.
… 이번 생은 인복이 참 많은 것 같다.
전생에는 어떻게든 벗겨 먹으려던 인간들만 많이 만났었는데.
운이 좋네.
진짜 운이 좋다.
“아 … 하하. 아니에요. 너무 … 좋네요. 예뻐요.”
“100만이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뤘어요. 그러니까 다음 목표는 1000만입니다!”
“1000만 …!”
1000만 달성하면 뭐가 오는 거지?
다이아 버튼인가?
회귀 직전에도 1000만은 유튜버는 그리 많지가 않았었는데.
지금 시간대에서는 한 명도 없을 거 같은데.
“수재씨, 한국인 중에 1000만 달성한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어요.”
“그럼 …!”
“갑시다! 최초 1000만을 향해!”
에이트라는 주저도 없이,
딸칵 -!
방송 프로그램을 눌렀다.
엥!?
… 바로 들어간다고!!?
“아, 맞다 빨간피크 설명을 안 드렸네요 제가 어제 회사에서 받아온 건데 … ”
“저는 소원권이라는 얘기는 들어 본적이 없…”
“회사에서 소원권이면 재밌겠다고 한 거뿐이에요! 효과는 수재씨가 직접 정해주세요! 7개 피크를 모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
… 이로써 피크 7개를 찾기 위한 모험이 시작되는 건가?
나는 올라가는 시청자 수를 멀뚱히 응시했다.
165
100
….5342
10001
“… 헉.”
불과 2분도 지나지 않아 1만 명이 우리의 생방송에 들어왔다.
그리고 채팅의 1빠따는 아주 당연하게도,
– 나는이거알고있었지롱빨기좌가올거같은느낌이들었어100만인데안올수가없지히히빨기좌오늘도되게멋있다목티가늘어난게되게빈티지해오늘상품은그티셔츠야?제발그거라고해줘제발제발제발갖고싶어
역시나 얀데레좌였다.
그건 그렇고 티셔츠 목 늘어났나?
티 안 나는 거 같은데….
“….”
나는 물결처럼 밀어닥치는 채팅창을 보며 그만 정신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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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퇴할까요?”
“우선 … 주의부터 주죠.”
“그게 좋겠네요.”
에이트라는 곧바로 화면 구석에 글자를 적어 넣었다.
– 얀데레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