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guitarist RAW novel - Chapter 148
151화. 이 피크는 어디서든지 해줍니다 (1)
Never 뉴스 / 연예
– 다운엔터테인먼트, 기타리스트 김수재의 해외활동 지원예고. 연주자를 위한 레이블 ‘플레이어’를 신설하여 음반의 다양성을 확대 … (일신일보)
– 기타리스트 김수재의 1집 앨범에 사람들은 왜 그렇게 열광하는가? (세한일보)
– ‘빨기좌’는 일렉기타로 세계에 발돋움한다. (투데이 뉴스)
17세 소년의 앨범이 발매되자마자, 여러 포털에서 기사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다.
‘기타 연주자’가 아닌 ‘악기 연주자’를 통틀어 본다고 하더라도, 대단한 수준이었다.
클래식을 주름잡는 거장도 이 정도까지는 아닐 터인데.
이미 수재는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의미일까?
잘 모르겠다.
대중음악 쪽으로는 문외한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뭐, 어찌 됐든 간에 기분이 좋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후후후.”
오케스트라를 위한 대형 합주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중년 여성의 얼굴에는 요즘 들어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주변 사람들이 물어도 이유를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저, 자신만의 소소한 행복일 뿐이다.
딸의 성격이 밝아졌고, 가정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모두 한 사람 덕분이었다.
수많은 기사가 가리키는 ‘빨기좌’ 덕분이었다.
“부악장님 오늘도 인상 좋으세요~”
“어머 고마워~”
악단 ‘화연’ 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몇 개월 전에 벌인 일렉기타 협연 영상을 보고서 ‘화연’을 찾는 사람이 있었다.
동영상 하나로 뭐가 얼마나 바뀔지 궁금했었는데.
아주 큰 변화였다.
“어떤 거 보고 계셨어요?”
“이거.”
“와~ 기사 엄청 많이 났네요!”
“뭔데뭔데?”
관심이 아주 많이 끌렸다.
주위에 있던 단원들이 모두 작은 기사를 읽으려 몰려들었다.
“해외에도 앨범 발매한대요!?”
“이미 했대!”
“우와아!”
1집 앨범을 발표하자마자 해외에 유통한다니.
그게 먹히고 있다니.
장르는 달라도, 한 명의 음악인으로서 감탄하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 같았다.
“그때 참 재밌었지~”
“저희 수재 소이랑 또 언제 같이 해요?”
“와주면 한 3000석짜리라도 팔리겠는데…?”
“에이, 한창 바쁠 때인데 와주겠어?”
권은정은 턱을 괴었다.
화연 악단의 해외 공연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
뭐, 해외 공연이라고 해봤자 대단한 건 아니고.
친분이 있는 해외 악단들과 모여 20분 정도씩 연주를 하는 이벤트였다.
그러니, 같이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건 나중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나중에 가면 아예 얼굴도 못 보는 거 아니에요?”
“난 볼 수 있지롱~”
“부악장님 치사하다 ….”
“소이를 악단에 들이죠!”
“흐흐흐흐. 기타도 현악기니까?”
후후후.
나이가 들면 웃음이 많아진다더니.
참, 뭐랄까.
요즘은 너무 많아져서 탈이었다.
탁탁탁-
권은정은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몇달 전, 수재랑 마찰이 있었던 막내 단원 미소가 다리를 떨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궁금증이 끓어올랐다.
미소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수재 이야기를 듣고 있을까?
“미소씨.”
“네… 네!?”
줄곧 핸드폰에 파묻혀 있던 얼굴에 당황감이 물들었다.
권은정은 슬쩍, 남의 핸드폰 화면을 훑었다.
“….”
휙-!
시선을 느끼자마자 핸드폰을 숨기는 막내 단원.
“왜 그래~? 이상한 거라도 보고 있었어?”
“아, 아뇨 그냥 ….”
“뭔데 뭔데.”
“미소씨 뭐보고 있었어?”
단원들의 관심이 자신에게서 막내단원에게로 옮겨갔다.
“아 … 그게 저 … 유튜브 ….”
“유튜브?”
막내 단원의 갑작스레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유튜브였구나.
여기서 성인물이라도 보지 않는 이상에야 당당해도 될 텐데.
“좋은 건 같이 봐야지~”
십수년지기 친구가 권은정을 거들었다.
권위를 내세워서 남의 프라이버시를 파헤치는 것만큼 잔인한 행위가 없지만, 그래도 너무나 궁금했다.
이 이상 거부한다면야 추궁할 생각은 없지만 …
대체 무슨 동영상을 봤길래?
“아 … 그런… 가요?”
마지못해 스마트폰을 내미는 막내단원.
권은정은 … 실시간으로 올라가고 있는 채팅과 ‘live’라는 글자에 주목했다.
“어… 이거?”
“수재네!?”
라이브 방송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어어어?”
“수재를 라이브로 보고 있었어!?”
“….”
막내단원의 얼굴이 잘 익은 사과같이 물들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렇게 잡아먹을 듯이 대하더니…!”
“미소씨도 푹 빠졌구나~”
“뭐야 구독도 돼 있네~?”
“아 … 아아아….”
소심한 비명소리가 거대한 합주실에 조용히 울려 퍼졌다.
그건 그렇고 진짜 놀랄 노 자였다.
지금까지는 그냥 분위기 봐 가면서 조용히 있는 건 줄로만 알았는데.
구독중이었다니!
“그, 그게 … 계속 듣다 보니까 너무 좋아서 ….”
“어머어머.”
“수재가 기타 진짜 잘 치긴 하지~”
“….”
권은정은 입이 근질근질했지만 그냥 가만히 있었다.
고르고 골라 뽑은 막내인데, 이 이상 놀리면 탈주해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수재 처음 봤을 때 미소씨랑 같은 마음이었어.”
“정말요!?”
“그럼~”
부정도 빨랐고, 긍정도 빨랐다.
권은정은 새록새록 떠오르려던 몇 달 전 기억을 재빨리 날려버렸다.
그때의 자신이 창피했기 때문이다.
“지금 뭐 하고 있대?”
“그 … 구독자 100만 이벤트요 ….”
“100만?”
“벌써 100만이에요!?”
단원들이 깜짝 놀랐다.
100만 … 이라.
그렇게 대단한 수치인가?
“100만 진짜 잘 안 나오거든요… 한국에는 얼마 없는데…”
“근데 거기 수재 채널 아니지 않아?”
“그렇긴 해도 수재가 거의 제2주인 같은 느낌이라 …”
대단한 게 맞는 것 같았다.
권은정은 물끄러미 막내단원의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영상 한가운데에는 반짝반짝한 빛깔을 내비치는 골드 버튼과,
“응 …? 기타?”
“금장인데요?”
“예쁘다~”
기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글쎄 이게 선물이래요 선물!”
“우와 ….”
구독자 선물이구나.
100만명이나 되는 사람 중에 과연 누가 가져갈까?
랜덤일까?
– 자, 주목해 주십시오. 이 기타는 … 제 곡을 베이스로 ‘커버’ 영상을 올려주신 분들 중 가장 잘하신 분께 드리겠습니다!
아니었다.
… 랜덤이 아니라 ‘이벤트 상품’이었다!
– 제목은 ‘빨기좌 100만 이벤트’를 붙여서 유튜브에 업로드 해주시면 됩니다!
– 악기는 상관없나요?
– 상관없습니다! 노래도 됩니다!
– 심사는 누가 하나요?
– 제가 하는데요?
– 역시 곡 주인이 하는군요!
둥 -!
효과음과 함께 24:00이라는 숫자가 튀어나왔다.
– 24시간 남았습니다! 그럼 화이팅!
“어 … 어?”
권은정은 순간 말을 더듬었다.
“24시간 내에 올리라는 건가 …?”
“뭐야 이게!?”
그리고서 생각을 가다듬었다.
유튜브라…
영상을 올려본 적은 없지만 솔직히 재밌을 거 같다.
자신도 구독자긴 하잖아.
… 프로가 참가하지 말란 법도 없잖아?
“미소씨, 나 좀 찍어줄 수 있어?”
권은정은 싱긋 웃으며 자신의 핸드폰을 내밀었다.
그 의미를, 단원들은 단박에 이해해버렸다.
“어 …?”
“부악장님이 참가하시게요!?”
“왜? 안 돼?”
“반칙 아니에요!?”
“왜 이게 반칙이야~ 잠깐만 나 조율 좀 할게.”
곧바로 바이올린을 꺼내 드는 화연 악단의 부악장.
“1위는 따놓은 당상이네~ 후흐흐.”
“치사하다~”
“은정 언니 치사하다~!”
권은정은 가벼운 비난은 곧잘 무시해 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간과했다.
그녀뿐만 아니라, 단원 모두가 간과했다.
사람 생각하는 게 다 똑같다는 것을 말이다.
– 아,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도 드리냐고요? 당연하죠!
ㄴ…
ㄴ…!
ㄴㅁㄴㅇㅁㅇㄴ!
채팅 속도가 갑작스레 엄청 빨라졌다.
그리고 이윽고, 렉으로 마비가 되어 버렸다.
“피크… 가 왜?”
“굿즈라서 그런 거 아니에요?”
“굿즈? 수재 인기 참 많네~”
“그러게요~”
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단원의 대답에 납득할 뿐이었다.
***
뭔가, 이번 여름방학은 엄청나게 빨리 지나간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전국대회도 치르고, 영화 OST 작업이나 앨범 작업도 하고.
소소하게 영화관에서 공연도 하고.
앨범 해외유통에 관련된 논의는 굉장히 빨리 끝났다.
마크 메이어는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맡겨두라’라는 말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에게, 회사 직원들은 단 한 마디의 토를 달지 않았다.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기우였다.
“….”
해외 발매 첫 빠따는 일본이었다.
발매되자마자 일본 아마존 프라임 뮤직 사이트에 접속해서 순위를 확인했는데… 은근 높더라.
잠깐이지만 연주곡으로 일본 50위권을 뚫어보다니,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믿기지 않았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직 제대로 프로모션이 들어간 것도 아니란다.
이젠 기대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지경이다!
그리고 그 외에 특별한 변화는 … 아직 없다.
반응을 살피며, ‘진정한’ 공연의 계절을 위해 지금은 칼을 예리하게 갈아둬야 한다.
자만하지 말자.
다음에 쓸 자작곡 구상이나 열심히 하자.
“어우… 어흐.”
8월 14일 오후 6시.
방학이 이틀 남았다.
에어컨이 고장 났다.
자작곡 구상이니 뭐니 그냥 뒤질 거 같다.
나는 음악으로 더위를 치유해 보려 이어폰과 핸드폰을 잡아 들었다.
“….”
유튜브를 켜자마자 본능적으로 에이트라 채널에 접속한다.
구독자 수의 앞자리가 바뀌어 있었다.
100만이 찍혔다 …!
사실 2주 전에 공연 영상 올라가자마자 바로 찍혔다.
에이트라는 별말 안 하긴 하던데.
완전히 내 채널은 아니지만, 그래도 되게 뿌듯하다.
나는 곧바로 유튜브 영상들을 확인했다.
7월부터 올린 영상 중에, 조회수 80만 이하는 단 한 개도 없었다.
매일매일 확인해도 댓글이 끊임없이 올라와서 언제 봐도 새로운 느낌이다.
– 빨기좌 앨범 드래곤볼 하는 사람?
ㄴ 저요
ㄴ ㅋㅋㅋㅋㅋ저도
ㄴ 내가 앨범을 5장씩 사는 날이 올 줄이야ㅋㅋㅋㅋ
ㄴ 다들 뭐 나왔음?
ㄴ 전 초록 노랑 파랑.
ㄴ 파랑 파랑 파랑 초록
ㄴ 빨간피크 진짜 죽어도 안 주네요. 들어있기는 한 거임?
ㄴ 보라색도 만만치 않음
ㄴ 보라색은 인증샷 자주 올라오는데 빨간색이 ㄹㅇ 희소템임.
내 앨범에 관한 댓글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발매되자마자 잘 팔리긴 한다.
역시 기획사 짬밥이 보통이 아니라 그런지 앨범 안에 내 싸인이랑 기타사진이 프린팅된 피크를 넣어놨더라.
아이돌 앨범에서 쓰던 방식을 나한테 똑같이 적용할 줄이야.
가능한 건가? 싶었지만 …
354.com 50장 산 사람입니다. 빨간 피크 절대 안 나옵니다.
ㄴ 신선한 흑우 등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50장ㅋㅋㅋㅋㅋㅋㅋㅋ 국밥 250그릇 ㅋㅋㅋㅋ
ㄴ 50장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님 그거 한장만 더 사면 나오는데 안 사서 못얻은거임 ㅋㅋ
ㄴ 니가 제일 나쁜새끼같은데?
가능했다.
– 빨주노초파남보 중에 빨간피크만 유독 안 나오는데 이게 의도된 게 아니면 뭐겠음?
ㄴ 근데 지금까지 빨간피크 인증한 사람이 있긴 했나?
ㄴ 이거 물감으로 염색한 거잖아.
ㄴ 피로물든 피크 ㄷㄷㄷㄷㄷ
앨범 상자를 열었더니 피크가 나왔고, 그 피크가 일곱 종류 있다는 정보가 퍼져 나갔고, 결국 팬들은 피크를 모으기 위해 앨범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유독 빨간 피크가 안 나와서 지금 진짜 개난리가 나 있는 상태다.
– 근데 이렇게까지 안 나온다는 건 피크 다 모으면 뭔가 있다는 소린데.
ㄴ 이게 맞는 듯
ㄴ 7개 모으면 막 빨기좌가 와서 기타 쳐주는 거 아님?
ㄴ ㄹㅇ그런건가?
ㄴ …
ㄴ…
ㄴ..
ㄴ.
… 이게 뭔 개소리야?
댓글이 실시간으로 불어난다.
점점점점점점 … 불어난다!
뭔진 모르겠는데 존나 무섭다.
회사에 물어봐야 하나?
아니 근데 회사에서도 다 계획을 하고서 피크를 넣지 않았을까?
그럴 거다.
아마, 그럴 거다.
무시하자.
너무 신경을 쓰는 건 건강에 안 좋으니까 말이다.
– 까톡!
커뮤니티란을 둘러보고 있자, 오랜만에 에이트라에게서 연락이 왔다.
100만을 달성했음에도 본인이 바빠서 축하할 틈도 없더라.
나는 곧바로 카톡을 확인했다.
– 구독자 이벤트 갑시다! 골드버튼 도착!
– 오오오!
카톡방에는 파츠 전부가 ‘금색’으로 되어 있는 기타와,
‘빨간 피크’가 찍힌 사진이 올라가 있었다.
… 빨간 피크?
– 이벤트 상품은~ 골-든 기타와 빨기좌의 소원권~
…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