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ark Knight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28)
4군단
* * *
아레짐이 데일을 소개했다.
“이 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 유명한 데일 경입니다! 다들 들어보셨죠?”
병사들이 웅성거렸다.
“그 데일 경?”
“소설 속 등장인물이 아니라 진짜 있는 사람이었어?”
“저, 저 바닥에 그림자 봐봐. 실제로 보니 더 살벌하네.”
아레짐이 계속 외쳤다.
“밤의 여신께서는 저희들을 긍휼히 여겨 한 명의 강대한 기사를 보내셨으니, 그게 바로 데일 경입니다! 데일 경은 악마를 베었고, 언데드 군세를 물리쳤으며, 수많은 괴물과 도적떼를 소탕하셨습니다! 데일 경!”
아레짐이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데일을 쳐다보았다.
“한 말씀 해주시죠. 흑기사가 되어서 좋은 점이 뭐가 있습니까?”
“음.”
딱히 장점이랄 게 있을까?
이런 몸이 되어 얻는 이점이라 봐야…….
“……사람을 더 잘 죽일 수 있다?”
“그렇습니다! 강대한 힘을 하사받은 데일 경에게 적수란 없지요. 여러분도 교에 들어오시면 데일 경처럼 강한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얻지 못할 수도 있고요.’라고. 아레짐은 뒷말을 일부러 작게 말했다.
명백한 과장 광고.
하지만 병사들은 혹하는 눈치였다.
“저런 힘을 얻을 수 있으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갑옷 멋있다.”
소문의 그 흑기사를 직접 마주하니, 혹할 수밖에 없었다.
빛의 교단 쪽 사제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는 병사들의 주의를 돌리고자, 얼른 외쳤다.
“이쪽을 보십시오! 여기 이분은 에스델 님이십니다! 무려 성녀의 대체자로 불리시는 인물이지요! 아니, 성녀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니에요!”
“아뇨. 저는 아직 성녀님에 비해서는…….”
“지금 교단에 들어오면 성녀께서 직접 세례를 내리실 겁니다! 아무 때나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이번에도 병사들은 혹하는 기색을 보였다.
네 명의 영웅이 전선의 병사들에게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성녀라는 얘기를 들으니 이목이 쏠릴 수밖에.
게다가 에스델의 미모도 병사들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병사들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손톱을 잘글잘근 씹고 있는 아레짐에게 데일이 물었다.
“비등한 것 같은데? 이럴 때는 보통 어떻게 하지?”
“보통 실력 행사로 끝내죠. 더 강한 쪽이 더 우대받는 건 전장의 법도니까요.”
“?”
마침 상대측도 비슷한 생각을 한 모양이다.
신도들이 우르르 뒤로 물러나더니, 넓은 원형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상대측에서 외쳤다.
“전사라면 혀로 겨루지 않는 법! 너희를 꺾어 우리의 신앙심이 더 두텁다는 걸 증명하리라!”
아레짐도 외쳤다.
“바라던 바다!”
“와아아아!”
드디어 기대하던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 병사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환호했다.
‘이건 뭔.’
데일이 멀뚱히 서 있자, 아레짐이 빠르게 설명했다.
“한 명씩 나와서 상대방과 겨루는 겁니다. 한쪽이 다 쓰러질 때까지 계속 싸우는 거죠. 더 나올 쪽이 없으면 패배고요. 단, 무기는 사용하면 안 되고요.”
“……이렇게 무식한 방식으로 포교해도 되는 건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서로의 신앙을 겨루는 데 이것만 한 게 어딨다고요. 설마 토론이나 설전 같은 걸 벌일 거라 생각하셨나요?”
보통 그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그런 데일의 의문과는 별개로 대결은 척척 진행되었다.
“양측의 전사는 앞으로 나오라!”
“우리는 데일 경을 내보내겠다!”
아레짐이 데일의 등을 밀며 외쳤다. 그리고는 데일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꼭 이겨야 합니다! 현재 전적은 121승 12무 121패라고요. 여기서 이겨야 우위에 설 수 있어요.”
“……지켜야 할 규칙이 있나?”
“죽이지만 않으면 됩니다! 어차피 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살려낼 수 있어요! 아! 실수를 가장하면서 그냥 죽여버리셔도 되긴 합니다.”
데일은 마지막 말은 못 들은 셈 치고 중앙으로 나아갔다.
마검은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이건 결투보다는 대련이나 스포츠 경기에 더 가까운 모양이니.
데일의 등장에 병사들이 환호했다. 반명. 상대방 측은 잔뜩 긴장했다.
“젠장. 첫 번째부터 흑기사를.”
“우리는 성기사 없나?”
“……이번에 다 전사하셔서.”
“그렇다면…….”
모두의 시선이 에스델에게 집중되었다. 에스델이 미간을 좁혔다.
“왜 저를 쳐다보시는 거죠? 설마 저보고 싸우라는 건 아니죠?”
“안 됩니까?”
“당연히 안 되죠! 저는 성기사가 아니라고요!”
신도들은 의아한 기색을 보였다.
전선에서는 일반 사제들도 뛰어난 전사인 경우가 많았다. 남들에게 보호받기만 해서는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 그러면 어떻게 하지?”
“강력한 축복을 집중하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야.”
사제들이 신도에게 축복을 부여했다. 얼떨결에 에스델도 참여해야만 했다.
각종 축복을 받아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신도가 데일의 앞에 섰다.
제법 덩치가 큰 전사였다.
전사는 의지를 다지며 말했다.
“위명은 많이 들었소. 하지만 순순히 이길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시오. 내가 신의 뜻을 따라 당신을 꺾어 보이겠소.”
“맘대로 해라.”
그 순간. 손을 번쩍 들었던 사제가 아래로 손을 내리그었다.
경기 시합을 알리는 신호.
동시에 전사가 기합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우와아아아!”
데일은 달려오는 전사의 허리를 요령 좋게 잡았다.
그리고는 한 바퀴를 빙글 돌려, 힘껏 던져버렸다.
“우아아아아!”
비명을 내지르며 저 멀리 날아간 전사는 콰직! 하는 충돌음과 함께 바닥에 널브러졌다.
미동이 없다. 순간 죽은 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
‘실수로 너무 세게 던졌다.’
신도들이 우르르 몰려가 전사를 살폈다. 한 신도가 외쳤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오른 어깨랑 왼쪽 종아리가 박살 났습니다!”
“심장이 뛰나?”
“예!”
“그럼 상관없다! 다음!”
곧바로 다음 전사가 나섰고, 이번에도 데일이 저 멀리 던져버렸다.
그렇게 다섯이 넘는 전사가 하늘을 날았다가 추락하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구경하던 병사들이 환호했다.
“와아아아!”
“대단하다!”
“전사들이 쪽도 못 쓰다니. 소문보다 더 강한 것 같은데?”
“역시 밤의 여신을 따르는 게 더 좋으려나?”
“데일 경! 데일 경!”
그들은 데일의 용력을 칭송했고, 미소 지으며 경기를 즐겼다.
아레짐도 몹시 기뻐했다.
“이겼습니다! 하하! 속이 다 시원하네요! 이 기세로 모조리 때려눕히죠?”
“아니. 나는 여기까지 하겠다.”
“엥? 아니. 더하시지 왜…….”
차이가 너무 압도적이니 오히려 마음이 켕겼다.
애들 노는 곳에 어른이 끼어들어 훼방을 놓는 기분이랄까.
데일이 빠지자 다시 양측의 신도가 격돌했다. 마치 씨름처럼 서로를 붙잡고 넘어뜨리려 바둥거렸는데, 이번에는 꽤 비등비등해서 제법 봐줄 만했다.
병사들은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지르며 응원했고, 승자에게는 환호를. 패자에게는 위로를 보냈다.
게다가 경기가 계속 진행되자, 병사들이 하나둘 튀어나왔다.
“나도 한번 해볼래!”
“나도!”
팔을 걷어붙인 병사들은 경기에 참석해 자신의 무용을 과시했다.
어느새부터 밤의 교도니 빛의 신도니 같은 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즐겁게 이 시간을 보낸다.
그제야 데일은 왜 이 집회에 사람이 이리도 많이 몰리는지.
그리고 군단장이 자칫 위험한 사태로 번질 수 있는 이런 요란한 집회를 허용하는지 이해했다.
‘화합인가.’
함께 땀을 흘리며 힘을 겨루다보면 실력도 늘 것이고, 어느샌가 동료의식도 싹 틀 것이다.
데일은 지금껏 이렇게 두 종교가 어우러지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빛과 밤은 화해했다 하나 긴 시간 이어온 감정의 골은 깊었고, 데일은 항상 편견과 적의에 시달려 왔다.
하지만 이곳에 그런 낌새는 없다.
서로를 경쟁 상대로 여길지언정, 서로 미워하지는 않는다.
이상적인 광경이 이레네도 아닌 전선에서 펼쳐진다니. 조금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궁금하기도 하군.’
이런 분위기에서 군단의 절반이나 반란을 일으키다니? 반란을 일으켰다는 건 그들이 곧 악마의 아래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가 끈끈하고 화목한 분위기에서 그러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의문 속에서 계속된 대결은 성황리에 끝이 났다.
결과는 밤의 신도 측의 압승.
데일이 초장에 워낙 많은 전사들을 쓰러트려서 교단 측에서는 어찌할 재간이 없었다.
생각보다 격한 경기 탓에 부상자가 많이 나왔지만 상관없었다.
사제 인력이 많아서 금방 치유할 수 있었다.
격렬하게 움직였으니 이제 먹고 마실 시간이었다.
어디선가 음식과 술을 구해온 신도들이 병사들과 연회를 즐겼다.
술잔이 연거푸 돌고. 불콰하게 취한 사람들은 밤의 여신을 따르든 빛을 따르든 상관없이 어울렸다.
데일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에스델도 다가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신기하네요. 사람들이 이렇게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다니. 저는 전선에 있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비참하게 살아가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유쾌한 것 같아요.”
“결국에는 사람 사는 곳이니까.”
에스델이 짓궂게 말했다.
“조금 봐주시지 그러셨어요. 데일 경이 너무 무자비하게 싸우시니까, 저희 신도들이 엄청 실망했다고요.”
“적당히 봐주면 오히려 싸우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정말이지…….”
그러는 와중에도 병사들과 신도들은 웃고 떠들었다.
그들은 술잔을 들며 소리 높여 외쳤다.
“빛의 여신 만세!”
“만세!”
“밤의 여신도 만세!”
“만세!”
“베른바르트 군단장님 만세!”
“만세!”
그때. 전선에 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병사 하나가 흥에 취해 외쳤다.
“황제 폐하 만세! 제국이여 영원하라!”
“…….”
“…….”
갑자기 내려앉는 싸늘한 정적.
방금까지의 유쾌한 기색은 온데간데없고, 사람들은 냉랭한 눈으로 눈치 없는 병사들을 노려보았다.
당황한 병사는 자기가 무얼 잘못했는지 몰라 더듬거렸다.
“어. 어어.”
사근사근해 보이는 신도 하나가 그런 병사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하하 이 친구. 4군단에는 처음인가보지?”
“어. 어어. 그렇지?”
“그러면 함부로 황제 폐하 만세라니 그딴 소리는 하지 마. 오래 살고 싶으면 말이야.”
그렇게 말한 신도는 하늘을 향해 술잔을 들며 우렁차게 외쳤다.
“황제에게 죽음을!”
“죽음을!”
“악마에게도 죽음을!”
“죽음을!”
“우리의 싸움에 의미가 있기를!”
싸해졌던 분위기는 신도의 재치에 다시 화기애애해졌다.
하지만 데일과 에스델은 이 전선의 병사들이 마냥 유쾌하지 않다는 걸.
그 마음속에 날카로운 검을 품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이 사람들.’
황제를 끔찍이도 싫어한다. 그 이름을 굳이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 * *
겉으로 먹음직스러운 과일도 그 속이 썩어있는 경우가 있다.
4군단이 그러했다.
병사들의 황제에 대한 원망은 대단했다.
데일은 아레짐에게 그 내막을 알 수 있었다.
아레짐이 질문을 던졌다.
“경께서는 황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쎄. 별생각 없는데. 다만 뭐랄까…… 꾀가 많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드는군.”
당장 귀족들의 힘을 줄이면서 북부에서 활개 치던 케인을 처리하고, 자기가 부릴 수 있는 군사를 늘리기 위해 친위대라는 조직을 만들어낸 황제다.
그리고 그 모든 걸 황궁에 틀어박혀 계획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조금 겁이 많다는 인상이 있군. 자기 보신적이라 해야 할까.”
“정확하십니다. 황제는 겁이 많은 자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죠. 만약 자기 위치만 지킬 수 있다면, 군단이고 백성이고 전부 버릴 수 있을 걸요?”
그 정도까지나?
데일은 아레짐이 과장한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믿지 못하는 눈치시군요. 경. 사실 이 전쟁이 아군의 승리로 끝날 수 있었다는 걸 아시나요?”
“이길 수 있었다고?”
아레짐이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영웅들이 활약하며 두 자릿수의 악마를 토벌하던 그때. 아군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고, 전쟁의 승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만약 그 기세를 몰아 전선 저 너머로 진격했다면, 어쩌면 이 전쟁을 우리의 승리로 끝낼 수도 있었겠죠.”
아군의 승리?
곰곰이 생각해본 데일은 그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마의 군세에서 가장 위협적인 건 상위 악마들이다. 그들은 살아있는 재해와 같다.
데일이 게임을 할 적에도 혼자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여겼다.
‘혼자서는 말이지.’
데일은 늘 생각했다.
육성을 완료한 캐릭터 넷 정도만 함께 싸우면, 상위 악마라도 능히 이길 수 있다고.
그리고 영웅들의 정체가 데일이 생각하는 이들이 맞다면…….
‘상위 악마라도 이길 수 있어.’
그렇다면 이 지긋지긋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아레짐이 물었다.
“승리가 눈에 보이던 그때. 황제가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데일이 되물었다.
“어떻게 했지?”
“모든 보급을 끊었습니다. 식량. 생필품. 전쟁 물자. 전부 다.”
군단의 보급은 대부분 이레네에 의지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보급이 끊긴다면…….
“진격 같은 건 불가능하죠. 배고픈 병사는 싸울 수 없으니까요. 아니. 진격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당장 병사들이 굶주려서 서로 칼부림을 하고, 아사하고, 심지어 배고픔을 못 이겨 사람의 살점을 뜯어먹고…….”
아레짐은 눈을 질끈 감았다.
데일이 물었다.
“대체 황제는 왜 그런 짓을 저지른 거지?”
아레짐이 양팔을 벌리며 외쳤다.
“두려우니까! 황제는 군단장들이 두려운 겁니다. 군단장들은 수십 년간 전선을 지휘해왔고, 수만이 넘는 병사들은 사실상 군단장의 병사나 다름없어요. 그런 상황에 전쟁이 끝나면.”
“자기한테 칼끝을 겨눌 거라 생각했군.”
터무니없는 망상이냐 묻는다면, 데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강력한 군벌들이 전쟁이 끝난다고 순순히 군대를 해산할까?
이후에 있을 황제나 귀족들의 견제를 생각해서라도 군대를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다 마음을 먹으면 이레네로 진격할 수도 있는 거고.’
황제에게는 오히려 전쟁이 끝나는 게 더 두려웠을 것이다.
그렇기에 보급을 끊어 병사들을 굶어죽인 것이고.
“경께서는 저희를 배신한 절반의 병력이 악마에게 홀려 넘어갔다고 생각하셨겠죠?”
“아니었나?”
“두둔하려는 건 아니지만…… 그들은 이게 전쟁을 끝낼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진심으로 믿었을 뿐입니다.”
이제야 상황이 어느 정도 눈에 보였다. 왜 그렇게 많은 배신자가 나왔는지도.
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있었다.
“아무리 분노했다 해도 너무 대책 없는 거 아닌가? 악마와 손을 잡는다면, 결국 최후에는 본인도 괴물이 되어 버릴 텐데. 군단의 절반이 그걸 결심했다고?”
악마의 추종자가 되면 그 결말은 뻔하다. 자아를 잃고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노예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화가 나도 병사들이 그걸 원하지는 않았을 터.
“그게 사실…….”
아레짐은 데일의 물음에 갈등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걸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심하는 눈치였다.
데일은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이럴 때는 닦달하는 게 아니라 기다려주는 게 제일이었다.
긴 고민 끝에 아레짐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사실 지금 반란을 일으킨 병사들을 이끄는 게…….”
아레짐은 선뜻 말하기 힘들다는 듯.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대마법사님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