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the bulletin board after 5 second RAW - chapter (173)
5초 후의 게시판이 보여! 175화
43. 네 거야! (3)
애리조나 스네이크스의 벤치 코치 인 랜들 가든하이어가 1회 초 공격 을 마치고 돌아온 제러미 램을 교체 했다.
겨우 한 타석 만에 질책성 교체를 당하게 됐지만, 제러미 램은 아무런 불만도 표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도하는 기색으로 자신의 교체를 받아들였다.
제러미 램이 1회가 끝나기도 전에 교체된 이유 그 자체이기도 했다.
‘저 지경인 제러미를 그대로 두느 니 다른 선수를 투입하는 게 낫다.’
내심, 제러미 램이 ‘이경훈 포비아’ 를 극복하기를 바랐던 랜들 가든하 이어 코치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시비를 걸었다가 송구에 맞고 조롱 당하고 자신을 실로폰이나 연체동물 따위로 합성한 사진이 담긴 SNS 메 시지 폭탄을 받고 있는 선수의 멘탈 이 정상적인 상태일 리가 없지만 말
이다.
‘먼저 시비를 건 입장에서 하기엔 우스운 생각이지만…… 이경훈이 제 러미를 자극하지 않고, 제러미의 첫 번째 타석의 타격 결과가 괜찮게 나 왔더라면…
제러미 램의 반등 여지는 얼마든지 있었을 거다.
하지만.
‘이경훈은 첫 번째 타석에서부터 제러미를 도발했고, 그 결과는 삼진 만도 못한 한심한 땅볼이었다. 제러 미를 위해서라도 제러미를 교체해야 했다는 거다.’
조만간 제러미 램을 DL, 부상자 명단으로 내려보내야 할지도 모른 다.
어디를 어떻게 다쳤다고 둘러대야 하는지 고민을 하며, 랜들 가든하이 어 코치가 혀를 찼다.
‘제러미도 문제지만…… 이 경기도 상당히 문제다.’
캑터스 리그 이후, 완전히 다른 투 수가 된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선발 투수 제이슨 킴벌리의 투구가 예사롭지 않다.
구위도, 제구도, 완급 조절까지도, 완연히 무르익었다.
‘이경훈 덕분, 아니. 때문이겠지.’
한국에서 건너온 서른네 살 베테랑 루키, 이경훈이 샌프란시스코 타이 탄스의 모든 걸 바꿔놓았다.
세이버메트리션들의 객관적인 분석 을 맹신하지 않는 랜들 가든하이어 코치이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느낄 수 있었다.
‘이경훈은 이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유일한 선수다.’
이경훈이 1회 초에 선보인 볼 배 합이 증거였다.
‘타자들의 노림수를 절묘하게 비껴
가는 것 같던 리드가 이제는 철저한 체계성마저 띠고 있다. 스네이크스 타자들이 저 리드를 뚫고 득점을 낼 수 있을지……
제이슨 킴벌리의 컨디션으로 미루 어보아,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랜들 가든하이어 코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타이탄스의 득점을 막아야 한다!’
부디, 이 작전에 대한 비난이 자신 에게만 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랜들 가든하이어 코치가 애리조나 스네이크스의 포수인 J. D. 라이언
에게 지시했다.
“이경훈을 내보내라, 라이언.”
선발 포수이자 2번 타자로 출전하 고 있는 이경훈에게 1회는 분주함의 연속이다.
‘홈 경기에선 포수 장비를 벗자마 자 타격 장비를 입어야 하고, 원정 경기에서는 타격 장비를 벗자마자 포수 장비를 입어야 한다. 쉽지 않 아……
하지만, 이 분주함마저도 감사하게 느끼는 이경훈이었다.
‘언제 나갈지도 모르고 계속 몸만 달구는 백업보다는 힘들고 정신없는 주전이 차라리 편하다.’
그 백업들을 위해서라도 선발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 을 재차 다지는 이경훈이었다.
이경훈이 1회 말의 대기 타석에 들어서기 위해 자신의 타격 장비를 갖추기 시작했을 때.
애리조나 스네이크스의 1루수가 교 체되고 말았다.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선수들이
제러미 램을 비웃기 시작했다.
“하. 제러미 램, 저 자식. 1회부터 교체된 거냐?”
“쫄아서 튀었네!”
“랜들 코치한테 잉잉 울면서 빈 거 아냐? 흑흑! 가든하이어 씨, 교체해 주세요! 이렇게. 하하……
“하하하! 하하하!”
먼저 타격 장비를 갖춰 입은 시저 스타가 낄낄대며 말했다.
“갑자기 재미가 없어졌네요, 경훈.”
이경훈이 시저 스타의 말을 부정하 지 않고 생각했다.
‘최대한 이용해 먹을 수 있었는데, 아쉽게 됐군.’
제러미 램에 대한 압도적 우위를 이용해서 이 경기를 운영하려 했던 것은 물론 제러미 램을 더욱 열 받 게 만들어서 이 경기의 우위까지 점 하려고 한 이경훈이다.
그랬기에, 제러미 램의 교체를 제 러미 램 본인보다도 훨씬 유감스럽 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지.’
비록, 이경훈이 제러미 램을 이용 하는 건 불가능해졌지만.
이경훈이 제러미 램을 열 받게 만
드는 건 여전히 가능하다.
제러미 램을 열 받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제러미 램이 도망친 경기를 이기 는 거다. 확실하게.’
그 방법을 위해, 이경훈이 1회 말 의 대기 타석에 들어섰다.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1번 타 자, 시저 스타의 타석에서 5초 후의 게시판이 나타난 건 말 그대로 5초 후의 일이었다.
50% 이상을 차지하겠지] [2년째비정규직 : 저 미친 루키 시 저 스타도 10% 정도는 가져갈 수 있 지 않나 싶은 게 내 생각이야] [BMI를믿지마거울을믿어 : dWAR만 봐도 타이탄스가 시저 스타를 애지중 지해서 키운 이유를 알 수 있지] [BMI를믿지마거울을믿어 : 저 유별 난 스무 살짜리 꼬마가 메이저리그 레전드 플레이어 레벨의 수비수라는 건 수비 스탯이 설명하고 있에
시저 스타의 수비가 좋은 건 충분 히 알고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레전드 플레이어 레벨 이라고? 쟤가?’
타석에 서 있는 시저 스타의 모습 이 새삼 달라 보이는 이경훈이었다.
[BMI를믿지마거울을믿어 : 뭐……. 지금의 수비 스탯을 시즌 끝까지 유 지할 수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겠지 만]
[BMI 를믿지마거울을믿어 : 발전을 한다면 발전을 하지 퇴보를 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 부상만 조심하면 될 것 같아]
[이런야근은그만두길바라는 : 시저
스타의 BABIP을 봤다면 3할이라는 타율을 경이롭게 여겨야 해]
[이런야근은그만두길바라는 : 표본이 적긴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최소 5 푼이나 손해 보고 있는 타율이니까]
시저 스타의 수비는 물론이고, 공 격 역시 극찬하는 세이버메트리션들 이었지만…….
[램스 직원 아님 : 저걸 못 참네 거
그 그 그 =i 그 그 긔 그 긔 ]
[램스 직원 아님 : 대체 무슨 구종을 노린 거지]
[2년째비정규직 : 생각이 너무 많았 던 것 같은데]
[2년째비정규직 : 인 플레이를 만들 겠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때려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너도너드 : 시프트 탓에 기습 번트 를 댈 수도 없었다]
쉬이이익
붕!
……팡!
“스윙! 아웃!”
아쉽게도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물 러나고 마는 시저 스타였다.
시저 스타가 10년 차 메이저리거 나 지을 법한 표정으로 타석에서 나 와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다음 타석에서는 저 볼을 반으로 쪼개고 말 거야.”
라는 호기로운 말을 쾌활하게 중얼 거리며 말이다.
그리고.
“경! 훈! 경! 훈!”
“야! 부숴버려! 애리조나 촌놈 새 끼들한테 본때를 보여주라고!”
“경훈 타임이다!”
프로핏 파크의 홈 팬들에게 우레와 도 같은 환호를 받으며, 이경훈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런 이경훈에게, 애리조나 스네이 크스의 선발 포수 J. D. 라이언이 신랄하게 힐난을 했다.
“제러미를 지옥으로 떨어뜨린 악마 에게도 환호가 쏟아지네. 이게 샌프 란시스코의 민도인가?”
“악마라니.”
이경훈에게는 극찬과도 같은 말이 었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확실하 게 해두고 가야만 했다.
“제러미 램을 지옥으로 떨어뜨린 건 내가 아니라 제러미 램 자신이 다. 혼자 나자빠진 거라고.”
“개소리!”
“나는 내가 당한, 당할 뻔한 일을 그대로 갚아줬을 뿐이다. 지난 일을 문제 삼을수록 골치 아파지는 건 스 네이크스 아닌가?”
옳은 논리에 반박하지 못하고 있는 J. D. 라이언에게 이경훈이 희미하 게 웃어 보이며 덧붙였다.
“아니면, 너도 실로폰이 되고 싶은 건가? 합성 퀄리티가 장난이 아니던 데.”
이경훈의 말에 J. D. 라이언이 즉 시 입을 닫았다.
하마터면, 알록달록한 타악기가 될 뻔했던 J. D. 라이언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이경훈이 생각했다.
‘제러미 램이 호되게 당한 마당에 나에게 굳이 시비를 걸었다는 건 나 를 이길 자신이 있거나……
[2년째비정규직 : 내가 이럴 줄 알 았지 =그긔=1=1=1거그긔=»키 [2년째비정규직 : 랜들 가든하이어가 저번 경기에서 재미 좀 봤던 전략을 그대로 들고 나왔에[이런야근은그만두길바라는 : 시저 스타가 출루를 못 했으니 이런 결과 가 나올 수밖에 없지]
[램스 직원 아님 : 스네이크스가 계 속해서 이 전략을 고수한다면 이경훈 의 타선이 바뀔 수도 있겠는데]
쉬이이익
……팡!
“볼! 베이스 온 볼스!”
‘……나를 이길 생각이 없거나다.
아무래도 후자였던 것 같군.’
고의사구나 다를 바 없는, 승부할 의지가 없는 볼 네 개에, 이경훈이 첫 번째 타석을 스트레이트 포볼로 마감했다.
이경훈이 J. D. 라이언에게 조소하 곤 1루 베이스로 향했다.
‘저번 경기처럼 아예 승부를 안 하 겠다는 건가?’
버펄로스에서는 이보다 심한 집중 견제도 받았던 이경훈이다.
이경훈의 타격이 봉인되어도, 버펄 로스의 타자들이 그랬듯, 샌프란시 스코 타이탄스의 타자들도 이경훈을 대신해 공격을 성공시킬 터다.
“아웃!”
“아웃!”
언젠가는 말이다.
이경훈이 스트레이트 포볼로 출루 했지만,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공격은 득점 없이 끝났다.
이경훈의 세 번째 타석의 세 번째 볼넷도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득 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경훈은 초조해하거나 서
두르지 않았다.
그럴 만한 믿음직한 이유가 샌프란 시스코 타이탄스의 마운드 위에 있 었다.
[이런야근은그만두길바라는 : 스트라 이크 중독을 벗어나서도 K%가 그대 로 유지되고 있에 [이런야근은그만두길바라는 : 새로 태어난 제이슨 킴벌리는 타이탄스의 우완 에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 도로 성장했에 [2년째비정규직 : ‘그 기록’ 아직 안 깨진 거 맞지?] [2년째비정규직 : 내가 세이버메트리 션이긴 하지만, 언급론은 충분히 지킬 가치가 있는 미신이라고 생각해]쉬이 이 익..
붕!
• ••••팡 I
“스윙! 아웃!”
제이슨 킴벌리가 여덟 개째의 삼진 아웃을 잡아내면서, 6회 초의 마운 드에서 당당하게 내려왔다.
시저 스타가 제이슨 킴벌리에게 글
러브를 들어 보이며 외치듯 말했다.
“인생 투구 실시간으로 경신하고 있네요, 제이슨!”
“멋진 점핑 캐치였어, 시저.”
시저 스타의 날렵한 점핑 캐치가 애리조나 스네이크스의 1번 타자가 때려낸 총알 같은 타구를 평범한 2 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만들었 다.
6회 초의 두 번째 아웃 카운트였 다.
제이슨 킴벌리와 글러브 하이파이 브를 한 시저 스타가 더 칭찬하라는 듯 거드럭거리며 말했다.
“내가 안타 하나 막은 거죠. 하 하……! 그 덕에 오늘은…… 어, 어 어, 어. 제이슨! 지금 안.!”
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제럴드 포지가 재빨리 시저 스타의 입을 틀 어막았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모른 척하고 있었던 야구의 불문율이 허 무하게 깨져 버릴 뻔했다.
이경훈이 모처럼 느껴지는 긴장에 입맛을 다시며 생각했다.
‘3이닝 남았다……
이경훈과 제이슨 킴벌리가 대기록 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