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got a job as a fantasy Hero RAW novel - Chapter 246
246화
“아, 씨X X나 힘드네.”
“나는 카메라까지 들고 있다고. 그러니까 빨리 따라와.”
“오빤 남자잖아. 우리는 여자여서 어쩔 수 없다고.”
찬수가 카메라를 들고 맨 앞에 걷고 있었고, 그 뒤쪽으로 소영과 유선이 따르고 있었다.
이들은 산을 타고 있었는데 날이 살짝 더워지고 있어서 그런지 모두 헉헉거리고 있었다.
특히나 소영과 유선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는데 조금 노출도가 있는 옷을 입은 그녀의 옷이 땀에 젖기 시작하자 찬수가 이때다 싶었는지 카메라를 그녀에게 들이밀었다.
“여러분 이거 보십쇼. 저희 소영이가 이렇게 고생합니다. 아, 그리고 오해 마십시오. 그저 산을 타는 바람에 땀이 나서 옷이 젖었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 소리도 산을 타서 힘들다 보니 내는 소리고요.”
“…….”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현역 고등학생들이니까 너무 과한 표현은 자제 부탁드릴게요.”
찬수가 그렇게 이야기하며 킥킥 웃었다. 소영과 유선은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향해 브이를 하며 헥헥대는 소리를 조금 과하게 표현했다.
찬수는 라이브로 올라오는 저질스러운 채팅창을 보며 슬쩍 미소를 짓고는 다시 카메라를 돌렸다.
“지금 저희가 어디로 가는지 이제 막 들어오신 분들은 모르실 것 같아서 다시 한번 말씀드릴게요. 저희는 여러분들에게 요괴인지 뭔지를 보여드리려고 제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야산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
“요즘 요괴들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떻게 저희는 운 좋게 근처에서 컨텐츠를 하고 있었는데 딱 보게 되었거든요. 아, 저기 슬쩍 보이네요.”
찬수가 카메라를 앞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저 멀리서 하얀색의 거대한 무언가가 저공비행을 하며 무언가와 싸우는 장면이 보였다.
원래 찬수가 하는 개인방송을 보던 사람들과 요괴를 만나러 간다고 적힌 방제를 보고 유입된 사람들 모두 작게나마 보이는 장면에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었다.
“역시 요즘 이게 핫하긴 하네요. 평소 시청자보다 훨씬 많은 형님들이 오셨는데요? 이거 저희도 여고생 댄스방송이 아니라 요괴 탐사 전문 방송으로 바꾸는 게 더 낫지 않나 싶네요. 하하.”
찬수가 농담 삼아 이야기했지만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했다.
올해 초 요괴가 나타나면서 수많은 희생자가 생겨나자 사람들은 모두 경악에 빠졌다.
어떤 이들은 세상이 멸망할 조짐이라며 종교에 빠졌고, 어떤 이들은 환경오염의 결과라며 환경보호 시위를 열기도 했다.
그러한 혼란을 진압한 것이 바로 TC그룹이었다.
TC그룹의 프리젠테이션과 TC Security가 각국에서 설명회를 열게 된 이후로 요괴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바뀌기 시작했다.
TC Security에서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을 제공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희생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요괴를 이렇게 만나게 되니까 반갑네요. 여러분들도 좋으시죠?”
“그런데 진짜 궁금하다. 어떻게 생겼을까? 진짜 막 사람을 잡아먹나?”
지금 찬수와 소영이 나누었던 대화가 일반 대중들이 현 상황을 대하는 보통의 생각이었다.
이미 처음 있었던 대량의 희생과 지금도 이루어지는 안 보이는 곳에서의 희생들은 이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상황을 만든 것 또한 TC Security였다.
“지금 상황을 보니까 저기서 TCS Korea인가 하는 사람들이랑 싸우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요즘 아주 이곳이 핫하다고 알고 있어요. 저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신단수인가 뭔가 하는 곳으로 가서 검사를 받아볼 생각입니다.”
“자격에 걸맞지 않으면 90%를 환불해 준다고 하니까. 생각해보면 천만 원밖에 안 드는 거니까 그렇게 비싼 건 아니지. 거기서 자격을 얻어서 자경단 자격증을 따게 되면 몇억씩 벌게 된다잖아. 되기만 하면 아주 대박이야.”
“그러니까. 영상에서 보니까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도 않더만. 촥촥하면 그냥 막 쓰러지더만. 그런 꿀직업을 놓칠 수야 없지.”
현재 TCS Korea는 시영과 은정 그리고 민선에게 바디캠을 붙이고 승주의 드론을 이용해 요괴를 퇴치하는 모습을 녹화해 인터넷에 올려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지훈의 의도는 자신들의 활동을 홍보하고 현재 이런 요괴들이 한국에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런 의도를 따라 각 길드에서도 자신들만의 채널을 운영하며 길드를 홍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의도와는 별개로 이런 영상들을 재미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영화나 만화에서만 보던 이러한 화면을 직접 본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그 덕분에 해당 영상의 조회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당연하게도 많은 인터넷 방송인들이 여기에 주목했다.
직접 영상을 찍기 위해서 요괴퇴치현장을 찾아다니는 이들이 많아졌고 찬수 일행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기왕이면 이쁜 누나들이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난 뱀파이어였으면 좋겠어. 잘생겼잖아.”
“하여간 여자들이란.”
“칫, 오빠도 마찬가지지 뭐. 여기 있는 오빠들도 다 똑같죠? 하여간 남자들이란.”
해외의 TCS에서 찍힌 영상들도 마찬가지지만 요괴퇴치 영상들 중에서도 수요가 많은 것은 미모의 여성이 요괴를 퇴치하는 영상이었다.
거기에다가 최근 TCS Japan의 한 여성 용사가 요괴를 퇴치하던 중 옷이 찢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영상은 제대로 화면이 담기지 않았음에도 요괴퇴치 관련 영상들 중 제일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 컨셉으로 영상 하나 찍으면 히트 칠 것 같은데. 너넨 어때?”
“장난해? 우리 아직 고등학생이라고. 그런 거 찍었다가는 백퍼 정지야.”
“아, 그랬지. 그런데 우리가 평소에 하는 게 뭐 고등학생 같지는 않잖아? 킥킥.”
찬수는 올해 초부터 소영과 유선이를 데리고 인터넷방송을 시작했다.
현직 고등학생이 야릇한 방송을 한다는 소식에 인터넷에서는 나름 화제가 되었고 지금도 평균 1천 명대의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연히 노골적인 장면은 보여줄 수 없었지만 은근한 섹시 어필을 통해 나름 짭짤한 수익을 얻는 중이었다.
“원래 우리 돈줄이었던 새끼가 갑자기 서울로 튀어버리는 바람에 시작한 방송이 이렇게나 잘 될 줄이야.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지?”
“그런데 진짜 걘 우리가 너무 쉽게 보내줬어. 마지막으로 한번 땡겼어야 했는데. 그쵸, 오빠들. 저 걔한테 가슴도 만지게 해줬다니까요. 그 정도면 얼마씩 내는 게 당연하지 않아요?”
소영의 말에 채팅창에선 여러 가지 반응이 나왔다.
그래도 학폭은 나쁜 것이라며 소영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고 소영을 두둔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채팅창에서는 나름의 소란이 일어났지만 소영이 은근슬쩍 덥다면서 상의에 단추 한 개를 풀자 곧 언제 싸웠냐는 등 ‘ㅗㅜㅑ’로 도배가 되기 시작했다.
“병신들.”
그런 채팅창을 보며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걸어오던 유선이 피식 웃었다.
남자들이란 어쩜 이렇게 단순한가.
특히나 학폭은 나쁘다며 욕을 하던 사람들마저 소영의 은근한 노출에 좋아하는 것을 보며 그들의 이중성에 웃음이 나왔다.
“다들 싸우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주시죠. 여기만 넘어가면 더 잘 보이는 곳에 도착할 테니까요. 저희도 나름 위험을 감수하고 촬영하는 거니까 저희 조회 수 좀 많이… 응?”
“어머, 누가 있는데?”
앞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찬수가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오르막길인 탓에 조금 올려다보았는데 거기에는 어떤 남자가 커다란 사모창을 든 채 서 있었다.
그 모습이 상당히 언밸런스한 데다가 마치 자신을 내려다본다는 기분이 들어 찬수는 기분이 나빴다.
그리고 이상하게 앞에 있는 존재에 대한 무의식적인 공포가 느껴졌다.
“넌 뭐야! 꺼져, 씨X아! 처맞기 싫으면.”
그래서 찬수는 자신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소리지르는 찬수를 보며 소영과 유선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까지 욕할 상황이었나?
“초면에 욕을 박는데? 어떻게 할까.”
이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온 재석이 찬수의 반응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처음에는 지석이 직접 오려고 했지만 계룡노호정을 상대하기에는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재석이 자진해서 나선 것이다.
지석은 혹시나 이들의 방송에 재석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했지만 재석은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며 걱정 말라고 지석을 안심시켰다.
“대충 돌려보내. 걔네들은 죽이면 안 된다고 했어.”
“죽이면 안 된다고? 왜?!”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해줄 테니까. 일단 빨리 돌려보내기나 해.”
“에휴, 귀찮게.”
전화를 끊은 재석이 찬수와 그 일행을 보며 말했다.
갖고 있던 손수건으로 코 아래를 가렸기 때문인지 말이 좀 웅얼거리면서 들렸지만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여기부터는 위험합니다.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
“넌 뭔데, 병X아. 뭐 여기 전세 냈어?”
“하아. 욕 좀 안 하면 안 됩니까? 보니까 카메라도 들고 계신 것 같은데 그렇게 욕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아, 지X하지 말고 꺼지라고.”
평소 공무원으로서의 자세가 몸에 배어 있어서 그런지 재석은 아주 친절한 말투로 찬수를 존대했다.
하지만 찬수는 그런 재석의 태도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반말로 욕을 하고 있었다.
사실 애초에 설득력이 없긴 했다.
돌아가라고 한다고 해서 거기에 따를 것 같으면 애초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찬수는 말 그대로 동네 양아치다.
혹시나 만약에 혼자였으면 본능적인 공포심에 말에 따랐을 수도 있었다.
“넌 뭐냐고, 씨XX아.”
하지만 지금처럼 여친인 소영이도 보고 있고 시청자들도 보고 있는 상황에서 꼬리를 말고 도망치면 그것보다 더 추한 꼴이 없다고 찬수는 생각했다.
그래서 찬수는 왜인지 모를 공포감을 꾹 누르고 강하게 나섰다.
“오빠, 저 남자랑 떠서 이기면 꽃풍선 1만 개라는데?”
그때 누군가가 방송 미션을 걸었고 소영이 그것을 읽어줬다.
찬수는 그것을 듣자마자 무슨 생각인지 그 미션을 바로 승낙했다.
“1만 개? 진짜죠, 형님? 저 진짜 갑니다.”
“찬수 오빠 파이팅!”
자신을 두고 말 같지도 않은 대화를 나누는 셋을 보며 재석이 사모창을 왼손으로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하아. 이건 폼으로 보이는 건가. 나름 애지중지하는 내 애병인데.”
사모창을 사용하는 것은 홍대병이 아니냐고 지석이가 뭐라고 했을 때도 자신만의 개성이니 취향 존중해 달라고 항변했던 재석이다.
그런데 이렇게 그지 같은 것들에게 무시 받으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빴다.
“아니면 옷이랑 안 어울려서 그런가. 갑옷 같은 거라도 좀 맞춰야 하나?”
지석이 있었다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곳에는 양아치들뿐이었다.
갑옷을 만드는 장인이라도 하나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재석이 사모창을 붕붕 휘두르고 찬수에게 말했다.
“일단 옆에 있는 여자애들은 빨리 집에 보내시죠. 어린 애들 데리고 뭐 하는 짓입니까. 대충 꼴 보니 예상은 갑니다만.”
찬수가 워낙 겉늙어 보이는 탓에 재석은 찬수가 20대 후반 정도 된다고 생각했다.
굳이 이 상황에 그러한 정보까지는 필요 없어 수로가 말하지 않은 것이다.
“어머. 우리 나이가 많이 차이 난다고 생각하나 봐. 우리 찬수 오빠 어떡행. 키킥.”
“저희는 몇 살처럼 보여요, 오빠?!”
소영과 유선이 신난 목소리로 묻자 재석이 찌푸린 미간을 펴지도 못한 채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쪽은 이 상황에 그런 말이 나옵니까? 머릿속에 뇌는 폼으로 달고 다니는 게 아닙니다.”
“어머, 너무 말이 심하다. 그리구요. 저희는 이뻐서 괜찮아요. 저희 같은 애들은 오히려 뇌 빼놓고 사는 게 더 편하다구요. 괜히 머리 굴리면 피곤하기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