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82
한성과 하얀이도 접속했다.
한성은 인간 폼을 한 하얀이를 품에 안고 콜로세움에 들어왔다. 이곳은 800점 이상의 최상위권 인원이 대련을 하는 콜로세움이다.
예상대로 진훈을 비롯해 일행이 모두 있었고 최이명, 이창석, 제임스 딘까지 있었다. 모두 100여 명 정도. 6,000명 중에서 100명이니 확실히 상위권이긴 한 모양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5,000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지만 말이다.
한성은 오랜만에 생방송을 켰다.
[한국 영웅 아카데미 순위 변동 시험 中]이라는 타이틀을 올리자 순식간에 수백만이 들어왔다. 이제 백만 단위는 기본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한성과 하얀은 간단히 인사하곤 본론을 꺼냈다.
“순위 변동 시험입니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모두 참가했죠. 또, 거의 베테랑 신입생? 이렇게 말하니까 웃기네요. 하여튼 그들도 모두 참가했습니다. 총 6,000명이 안 되죠. 곧 복귀할 학생까지 합해도 5,700명 정도는 될까요.”
먼 곳에선 한성 말고도 방송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요즘 방송은 흔하디 흔한 SNS나 마찬가지다.
인기인인 후보생이나 용병. 그리고 영웅처럼 얼굴을 내놓는 공인은 더 하다.
자신의 유명세, 인지도, 영향력 등을 확인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와, 하얀이 점점 예뻐진다.
– 하얀아!! 여기 좀 봐줘!
– 6,000명? 거의 군단급 아니냐. 저게 다 세계에서 모인 천재들이라는 거 아니야.
– 한성 1학년 실화임? 4학년이나 용병들은 얼마나 세다는 거야.
– ㄴㄴ한성이 웬만한 용병 바름ㅋㅋㅋ
– 여기서 또 뭘 하려고 방송을 킨 거지ㄷㄷ
– 이제 두려워지기 시작함. 또 어떤 관종 짓을 할지ㅋㅋㅋ
댓글이 주르륵 올라온다. 워낙 급하게 성장한 채널이라 그런지 한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하긴, 2,000만 명이라고 해도 세계 인구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좀 많은 피긴 하지만.
“일단 구경 좀 할까요?”
방송 송출을 콜로세움 전광판하고 연결했다.
이미 튜브에는 이 시험 자체나 자신의 전투를 송출하는 채널이 넘쳐 났다.
진훈이 등장했다.
쟤를 볼 때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역시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3학년이고 4학년이고. 그리고 베테랑 용병까지 어떻게든 이겨 먹는다.
질 것 같고, 계속 밀리다가도 운이 좋아 이기고.
죽기 직전까지 가면서도 포기하지 않다가 각성해서 이기고.
참고로 말하자면, 이 시험은 [가상 현실]에서 진행된다. 죽음을 피하기 위한 ‘안전’ 상의 이유도 있지만, 실상은 ‘육체’와 ‘정신’의 고른 성장의 안배이기도 했다.
이 시험에서 진훈은 [정신 오염 면역]과 같은 이능을 얻게 되고 말이다.
여러모로 대단한 놈이다.
벌써 1,090점으로 10위까지 올라갔다. 아마 시험이 끝날 때쯤엔 3위는 되어 있겠지.
왜 1위와 2위는 아니냐고?
바로 한성과 하얀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얀아, 우리도 갈까?”
한성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지개를 켰다. 하얀이도 한성을 따라 한다며 작은 몸으로 이쪽저쪽 팔다리를 쭉쭉 편다. 댓글에서는 귀엽다고 다들 난리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귀여운 것도 타고나야 하는 것 같다.
외모든 행동이든.
“아빠, 우리 뭐해요?”
“우리 하얀이, 아빠랑 시합할래?”
“시합? 좋아요!”
하얀이는 신이 나는 모양인지 양팔을 올리고 방방 뛴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는 모르겠다. 무슨 시합인지도 말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누가 더 빨리 1등이 되는지 하는 거야.”
“와아아! 좋아요! 좋아!”
– ㅋㅋㅋㅋㅋ역시 한성.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1등은 확정이란 얘기?
– 패기보소.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 다른 후보생들 이거 보면 거품 물 듯ㅋㅋㅋ
– 근데 팩트라 아무도 별말 못할 듯.
– ㄹㅇ 흰수염급 패왕색.
한성은 댓글을 보면서 참가 신청을 눌렀다.
하얀이도 한성을 빤히 보다가 똑같이 따라 했다.
둘은 동시에 경기장으로 진입했다.
“와아아! 한성이다!”
“하얀이도 있어!”
관객석에 앉아있는 후보생들이었다. 다른 콜로세움과는 다르게 800대 경기장은 관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모두 자신의 대련을 마쳤거나, 잠시 쉬러 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누구지? 누군데 이렇게 환호야?”
“그 튜브 한다는 1학년 아니야? 무슨 S등급이니 격을 얻었다니, 말도 안 되는 소문 가진 애.”
“그거 진짜라니까!”
“그게 어떻게 진짜냐? 영상 조작 이능도 있는 거 모르냐? 그런 거나 믿고. 쯧쯧.”
생각 외로 한성을 모르거나 영상을 믿지 않는 이들도 꽤 많았다. 특히, 3학년이나 4학년은 더욱 그랬다. 워낙 고된 교육 과정 때문인지 튜브나 TV를 볼 틈도 없었기 때문이다.
“저건 또 뭐야. 관종이야?”
“이한성이라······ 500대 순위인데?”
“뭐야, 놀랐잖아. 10위 안쪽도 아니고.”
“너희 그거 모르냐? 관종 신입생! 검은 땅의 이한성!”
“그게 뭐야.”
이번 신입생들은 한성을 모르는 사람도 꽤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 전장에 있던 용병이거나 마탑에서 연구만 하던 사람들이었으니까.
몇몇은 알기도 하고 하얀이의 팬이기도 해 보였다.
‘아니, 왜 내 팬은 없는 거야?’
남자들은 대부분 하얀이의 팬이었고 여성도 마찬가지로 귀여운 하얀이를 좋아했다. 몇몇 한성의 팬도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성이 그런 소리를 듣고 있을 때, 시험이 시작되었다.
– 매치 대상을 검색 중입니다.
– 매치 대상을 찾았습니다.
– 준비! 3, 2, 1.
– 시작!
한성과 하얀이의 대련이 동시에 시작되었다.
누군지는 모르겠다.
등장하자마자 한성이 쏟아낸 마력의 폭풍에 마력 탈진에 걸러버렸다. 하얀이도 별다를 거 없었다. 언령으로 내려가! 한마디로 경기를 끝냈다.
“와아아아!”
밖은 난리가 났다.
방금 탈락한 이들은 승점 순위가 낮긴 했다. 열광할 만한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이들이 이러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변은 없었다.
한성이 1초 정도 빠르게 상대를 보냈다.
하얀이는 언령이기 때문에 직접 내려가면서 시간이 늦어졌다.
그 모습에 하얀이는 씩씩 대면서 마력을 분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5번째 대상까지 원터치로 보내 버렸다.
– ㅋㅋㅋㅋㅋㅋ미쳐버렸다.
– 지금까지 이런 후보생은 없었다. 이것은 후보생인가 괴물인가.
– 이게 재밌냐? 응, 꿀잼~
– 뭐지. 이 심플하면서도 극한의 재미는.
– 관객들 저거 다 후보생 아니냐. 왜 저렇게 좋아하냐. 나중에 자기가 발릴 건데ㅋㅋㅋㅋ
대련에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그저 나타나면 마력을 쏴 주는 것뿐. 그러다 보니 한성이 하얀이보다 한 명 정도 앞서 있었다.
8번째가 되자 4학년 중 한 명이 나왔다. 웬만하면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마력을 쏘았겠지만, 한성이 익히 아는 캐릭터.
어차피 마력 폭풍으로 보낼 수 없는 걸 알기에, 인사부터 했다.
“안녕하세요. 1학년 이한성입니다.”
“오호? 지금까지 인사도 다 없었는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야?”
“이 정도로 쓰러질 것 같진 않아서요.”
“그래, 보는 눈은 있다 이거지?”
참고로 잘 안다고 해서 이름까지 안다는 건 아니다.
그저 나중에 활약 정도는 하는 재능 있는 후보생이구나.
TV에서 몇 번 봤구나. 그 정도다.
“이런 거 보셨습니까?”
“······?”
그녀가 입을 열려던 찰나.
한성은 마력을 폭발시켰다.
키이잉.
한성의 머리에서 수증기가 올라오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상대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곤, 검을 들어 올린다. 하지만 한성은 이미 그 자리에서 없었다.
촤락.
그것은 한성이 검에 뭍은 피를 닦는 소리였다.
이후, 상대는 그 자리에서 심장이 뚫려 죽어 있었다. 방송 때문인지 붉은 피는 아니었고, 투명 물처럼 보였다. 상대는 자신의 가슴과 뒤에 있는 한성을 번갈아 보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털썩.
마력을 응축했다 폭발하는 방법으로 극한의 순간 속도를 얻는 방법이다. 예전 포쉘의 둥지를 공략할 때, 포쉘의 목을 벤 기술이었다.
“와아아아! 이한성! 이한성!”
한성은 이쯤 되었다고 생각해서 손을 들어 줄 생각이었다. 팬이 환호한다면 응당 받아줘야 하는 것이 스타의 운명······.
하지만.
“와아아아! 이하얀! 이하얀!”
그들의 환호성은 이미 하얀이에게 옮겨 간 후였다.
어찌 된 일인지 보니, 그녀는 마력으로 이루어진 수십 개의 병장기를 허공에 띄우고 있었다. 그것은 한성이 하얀이에게 마법 물품 제작을 가르쳤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언제부턴가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마력으로 무기를 만들었고 그것을 자신의 아공간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언령으로 조종하는데······.
“그런 거 저작권에 걸린다고!”
한성은 다급하게 소리쳤다.
옆 경기장이라, 크게 말하면 들린다.
“아니거든! 그건 ‘재보 수집’이라는 거에요오! 길가메쉬는 무구 창고를 소환하는 거거든요!”
한성이 자세히 말하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다 대답한다.
“······잘 아네.”
지금은 그저 마력으로 만들어진 병장기일 뿐이지만, 대장장이 이강철을 완전하게 포섭하고 블랙 키리윰으로 무기를 만들기 시작하면, [보물] 등급 이상의 무구로 꽉꽉 채울 생각이었다.
한성도 9번째, 하얀이도 9번째다.
‘이대론 안 돼.’
승부는 빨랐다. 하지만 퍼포먼스로 졌다.
하얀이는 상대를 끝내곤 짝 다리를 짚고 손을 미간에 얹는 관종 포즈까지 깔끔하게 마친 상태였다. 사람들이 환호하자 피식 비웃음을 날려주는 여유까지 보였다.
한성은 이때다 싶어, 다음 대련 상대를 맞이했다.
“최이명?”
“······날 아네.”
최이명은 특유의 덥수룩한 머리칼로 반쯤 가린 얼굴로 조용히 말했다. 남자 치고 몸이 왜소했는데, 얕보면 절대 안 된다.
“하······ 왜 최종 보스가 벌써 나오냐.”
아마 이 시험에서 한성과 하얀이가 아니었다면 1위가 되는 것은 진훈 아니면 한별. 그리고 또 한 명은 최이명일 거다.
그가 이번 [전설의 신입생]의 주인공이었으니까.
* * *
최이명은 한성의 경기를 지켜봤다.
옆에 있던 하얀이라는 한성의 딸도······ 참, 나이가 몇인데 벌써 딸이 있는 건지. 뭐, 검은 땅에서는 일찍 낳기도 하니까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었다.
그들의 대련. 아니, 일방적인 학살은 대단했다.
최이명은 이런 고농도의 마력 폭풍을 겪은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때마다 목숨을 잃을 뻔했고 소중한 사람도 잃었을 정도로······ 강한 힘이었다.
하지만 질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한성인 검을 들어 상대의 심장을 찔렀을 때는 작은 흥분을 느꼈다.
강하다. 아주 강하다.
순간적으로 그를 놓쳤을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하얀이라는 후보생은 어떤가.
하나하나 어마어마한 기세를 품고 있는 무구들. 검, 창, 활, 총, 대포, 기괴한 병장기까지. 수십 개의 무구는 적을 일방적으로 부수었다.
싸우고 싶었다.
진훈과 주먹을 마주했을 때처럼 강한 상대를 만나고 싶었다.
검은 땅에서는 항상 죽음의 경계선에 있었다. 동굴 속에서 두려움에 떨었고 수많은 마수와 싸워 이겼다. 때로는 신격을 만나기도 했으며, 그럴 때마다 소중한 사람을 하나씩 잃어야 했다.
강해지는 것은 최이명의 숙명이었고.
강해지기 위해선 더욱 강한 사람과 맞서야 한다.
– 배치 대련 상대로 선정되었습니다.
– 수락하시겠습니까?
랜덤 대련 상대는 이렇게 정해진다.
누군지 나오지 않는다는 것.
당연하게도 상대를 보고 피하면 제대로 된 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이명은 자연스럽게 ‘수락’을 눌렀다.
눈앞에 이한성과 이하얀이 대기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최이명이 도착한 곳은 한성의 앞이었다.
“하······ 왜 최종 보스가 벌써 나오냐.”
“······?”
“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어쩔 수 없지. 덤벼라.”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덤비라는 데 피할 순 없었다.
“그럼 마다하지 않고.”
최이명은 그대로 달려들었다.
동시에 눅진한 회색 마력이 퍼지기 시작하며 경기장 바닥을 모조리 물들였다. 최이명은 한성의 코앞에 도달하며 주먹을 내질렀다.
와장창!
한성이 발동한 마법 실드를 산산조각내며 복부에 닿았다.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쉽게?’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한성의 몸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최이명의 주먹은 허공을 갈랐다. 사방에서 마법이 달려든다.
하지만 그것들은 최이명의 몸에 닿기도 전에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눈송이처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최이명은 한성의 빈틈을 봤고, 회색 마력의 기류와 함께 그를 날려 버리려······?
한성은 다시 최이명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한성은 다시 마법을 사용했다.
“······왜?”
한성 정도의 마법사라면 이 몸에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마법 불능]은 권능에 가까운 SSS등급 특성이었으니까.
“나는 마법이······ 통하지 않아.”
최이명은 한성의 마법을 부수고 그를 공격하면서 말했다. 제대로 싸워보라는 말이었다. 쓸데없는 마법 따위만 사용하지 말고 말이다.
하지만 한성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알아.”
“······그런데 왜?”
한성은 대답하지 않고 다시 마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또 역시, 그 마법은 사라질 뿐이었다.
“뭐하는 거야!”
최이명이 화가 나 소리쳤다. 자신의 공격을 그렇게 잘 피하면서 제대로 공격하지 않는 것은 마치 놀리는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커억?”
최이명의 복부로 날아온 마법 하나가 사라지지 않고 충격을 줬다. 큰 충격은 아니었다. 진훈의 주먹에 비하면 한없이 약했으니까.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최이명이 느낀 정신적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귀족 마족의 마법은 물론, 신격의 마법에서도 멀쩡했던 자신이다.
“이게 되네.”
한성은 씨익 웃었다.
한성은 제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더는 시간을 끌 수 없다. 실험은 마쳤으니, 대련을 하얀이와 시합을 속행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때였다.
“크, 큰일 났어!”
“접속 해지가 안 돼!”
“끄아아악!”
한성은 시선을 돌렸다.
생각보다 한참 빠르다. 접속 해제가 안 되고 누군가 신입생들을 습격한다. 습격하는 인원은 가면을 썼고, 특이한 무기를 들고 있었다.
“시작이군.”
저 검붉은 오라를 뿜는 무기에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 그리고 저들은 가상 현실에서는 제한되어있는 [격]까지 해방되어 있다.
세 번째 메인 시나리오의 시작이었다.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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