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Obtained a Mythic Item RAW novel - Chapter 44
43화 첫 수업(1)
다음 날.
재현은 일찍 일어나 수업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 들어야 하는 강의는 총 두 개.
모두 오리엔테이션, 능력 측정과 같은 가벼운 테스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아무래도 사관학교인지라 몸을 움직일 일이 꽤 많겠지만, 그래도 뒤에 받게 될 훈련에 비하면 이번 주중의 수업 강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후반에는 초인의 신체 능력을 요구하는 수업이 굉장히 많다.
이를테면 김석기가 주관하는 《체력 단련의 기초》나, 박하준 교관이 담당하는 《전투의 이해 Ⅰ》.
이러한 수업들은 극악의 강도로 생도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자자하다.
“일단은 몸을 좀 풀어 둘까.”
혹시 몸을 움직이게 될 수 있으니, 가볍게 공원을 산책했다.
일어난 시각은 오전 여섯 시 경.
어제 자정에 취침했으니 정확히 여섯 시간을 잔 셈이다.
하지만 재현의 몸에 피로감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레이더의 회복력은 일반인과 궤를 달리하니 당연한 일이다.
정확히 한 시간 정도 뜀박질을 하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흥건해졌다.
돌아와 샤워한 뒤, 이번에는 책상에 앉았다.
전공 서적과 같은 이론 수업에 필요한 교재들은 모두 받아 뒀으니, 훑어보며 익히는 것 정도는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재현은 기지개를 쭉 켜고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래도 7년이나 레이더로 활동한 짬이 있지.”
김유정만큼은 아니더라도 재현 역시 머리가 꽤 좋은 편이다.
특히 이론 수업에서는 늘 전교 최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이 뛰어났는데, 특별히 노력했다기보다는 그저 타고난 머리가 좋았던 것이 한몫했다.
덕분에 같은 반 친구들의 ‘잘생긴 놈이 머리까지 좋으면 우리는 어떻게 사냐.’라는 한탄 섞인 이야기도 자주 들었었고.
뭐, 정작 재현은 그에 대해 별생각 없었지만.
머리가 좋은 것은 분명 어느 세계에서든 이점으로 작용한다.
허나, 마수가 쏟아져 나온 지금은 힘이 그보다 더 우선이다.
일단 힘을 길러야 신변의 위협을 받을 일이 없어지고, 다른 사람과의 마찰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그드라실, 그리고 몬스터는 이 세계의 룰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오늘은 그래도 수업이 두 개밖에 없어서 덜 피곤하겠네.”
재현이 기지개를 켜며 시간표를 확인했다.
오늘 수업은 단 두 과목.
아마 어제 ‘신입생 사냥’이 막 끝난 참이라 학원 측에서 일정을 조금 느슨하게 맞춰 놓은 것 같았다.
하긴, 아카데미 측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벤트 직후에 힘든 수업을 배치할 리 없을 테니까.
기본적으로 상하 관계가 뚜렷한 사관학교라지만, 여기는 아직 들끓는 피들이 가득한 곳이다. 선배 중에는 적지만 이미 교관보다 더 강한 이들도 몇몇 있고.
굳이 가혹하게 일정을 맞춰 이들을 자극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다.
“슬슬 출발해 볼까?”
책을 보는 동안 어느덧 시간이 꽤 흘렀다.
7시 30분.
수업 시작인 8시를 넘기지 않으려면 지금 출발해야 한다.
* *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김지연 교관입니다. 담당 수업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마나 적응의 기초 Ⅰ》.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인사와 함께 의례적인 박수가 쏟아진다.
물론 재현은 김지연 교관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회귀 전, 마법계가 아닌 무투계 수업을 들은 덕분에 딱히 대면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법계 교관에 대해서는 건너건너 조금씩 소문만 들었을 뿐.
그중에서도 김지연이란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어쩌면 금방 밀레스를 관둬 버리는 신입 교관일 수도 있으니 뭐.’
재현은 금세 납득했다.
밀레스 아카데미의 교관직을 장기 역임하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급여도 낮고, 복리후생 역시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
그럼에도 김석기와 몇몇 교관이 밀레스에 남아 있는 이유는 명확했다.
구자인이라는 존재.
그로부터 떨어질 콩고물을 탐낸 것이다.
‘뭐 나랑은 상관없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재현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다.
“큼큼.”
목을 가다듬은 김지연 교관이 수업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가 첫 수업을 이렇게 바깥에서 진행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여러분의 마나 감응도를 테스트하기 위함이죠. 그럼 모두 여기를 주목해 주세요.”
재현은 김지연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부지런히 동공을 굴렸다.
눈앞에는 투명하게 비치는 거대한 방 수십 개가 죽 나열되어 있다.
방 사이사이에는 칸막이처럼 보이는 문이 배치되어 있으며, 내부에서는 마력이 격돌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아마 저게 마나룸.
마나 감응도를 테스트하기 위한 장치인 듯했다.
‘예전에 봤던 마나 큐브랑 느낌이 확실히 비슷해.’
재현은 익숙한 감각이 느껴지는 마나룸을 잠시 바라보았다.
일전에 연화 길드와 우선 협상권을 체결하기 전. 그는 제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마나 큐브를 부순 적이 있었다.
그때에 비하면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마력이 흘러나오는 방들.
재현은 다른 이들의 놀란 듯한 반응을 보며 팔짱을 꼈다.
생도들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군데군데서 새어 나왔다.
“뭐야…… 처음부터 너무 난이도가 높은 거 아냐?”
“그러게. 첫 수업부터 대뜸 마나룸에 들어가라니.”
“자칫하면 중독돼서 다칠 수도 있다며? 괜찮은 거겠지?”
재현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저게 일반적인 감응도를 가진 이들의 반응일 것이다.
마나룸은 말 그대로 마나를 집약시켜 둔 방으로, 마나 중독에 걸릴 위험이 있다.
물론 지금은 교관들이 함께 있어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테지만, 위험하다는 것만큼은 명백한 사실.
김지연 교관은 생도들의 반응을 살피며 본격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이건 마나룸이라고 불리는, 마수의 핵을 가공해 제작된 방입니다. 이 칸막이. 즉, 문을 기점으로 각 방의 마나 농도는 조금씩 달라지죠.”
김지연의 설명에 대부분의 생도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방의 끝으로 갈수록 대기 중 마나는 더 짙어지게 됩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여러분은, 자신이 어느 정도 수준의 마나 농도를 버텨낼 수 있는지를 시험하게 될 겁니다.”
쉽게 말해.
이 테스트의 의의는 술자가 마나와 얼마나 친숙한가를 보는 것.
덧붙이자면, 후에 얼마나 많은 마나를 다룰 수 있을지를 사전에 테스트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편하다.
“일반적으로 밀레스 아카데미의 1학년의 경우 3단계가 평균입니다. 졸업 직전엔 대부분이 7단계를 넘어서게 되죠. 이번 테스트는 여러분의 현 실력을 정확히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재현은 앞에 이어진 방을 죽 둘러보았다.
준비된 방은 모두 열아홉 개.
졸업을 앞둔 마법계 생도들의 평균 레이더 등급이 C에서 D정도이니, 대략 7단계를 돌파하는 시점에서 C급 레이더의 경지에는 도달한다고 볼 수 있다.
‘마나 룸이라…… 과연 지금 난 어디까지 성장했을까?’
근본적인 의문이었다.
재현은 회귀 후 지난 몇 개월간 성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나이트 셰이드와의 던전에서 사선을 넘었고, 유성은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헬의 EX급 스킬을 전수받았다.
마나룸은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다른 이들과 비교해 볼 좋은 기회였다.
김지연은 덤덤히 들고 온 태블릿 PC의 페이지를 넘기며 말했다.
“그럼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 * *
“생도 전원은 절 따라오세요. 도중에 문제가 있으면 손을 들어주시고요. 그런 뒤 다른 조교들의 인솔에 따라 밖으로 나오시면 됩니다.”
파츳……!
새파랗게 소용돌이치는 마나룸에 서른 명 남짓한 이들이 몸을 밀어 넣는다.
제1단계 마나룸.
대기 중에 존재하는 것보다 조금 짙은 정도의 마나가 흐르는 곳.
이정도야 뭐. 마법계로 진로를 선택한 이들이라면 전혀 문제없는 수준이다.
김지연 교관이 앞장서며 생도들을 마나룸 안으로 안내했다.
몇몇 생도들은 벌써 호흡이 불안정한지 조금 불편한 숨소리를 내며 걸음을 떼고 있다.
반면 김유정과 서이나는 아직 괜찮은지 신기하다는 얼굴로 마나룸을 둘러보았다.
재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무렇지도 않네. 마나 큐브에 비하면 이건 장난 수준이야. 하긴, 마나 큐브는 현직 마법사들도 부수기 어려운 거랬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건가?’
1단계에서 중도 탈락자는 없었다.
대체로 1단계는 아직 참을만한 정도인 모양이었다.
재현은 김지연 교관의 안내를 받아 2단계 마나룸으로 발을 들였다.
“콜록!”
“컥!”
발을 디딤과 동시에.
약 20퍼센트에 달하는 생도들이 2단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손을 들어 올렸다.
재현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도는 아직 괜찮다는 신호를 했다.
김지연은 낙오자를 조교들에게 맡긴 뒤 좀 더 안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마의 3단계.
약 절반이 손을 들며 조교의 인솔을 받아 밖으로 향했다.
신입생 평균이 3단계이니 여기서 손을 든다고 해도 다른 이들에게 뒤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괴물들만 모이는 밀레스 아카데미에서 평균이란 호성적이었다.
재현과 서이나, 김유정은 아직 신체에 전혀 부담이 없는 수준.
김지연은 좀 더 깊은 곳으로 생도들을 이끌기 시작했다.
그렇게 4단계…… 5단계.
‘아직 감이 잘 안 오네.’
재현은 대거 손을 드는 중도 포기자들을 보면서도 고개만 갸웃할 뿐이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마나 큐브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자신은 어째서 마나 중독에 전혀 데미지가 없는 걸까?
그때 큐브의 거해(巨海) 속에서도 재현은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었다.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 타고난 적성 때문일 공산이 클 터.
‘마법계 적성치 97퍼센트…… 그게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려워.’
새삼 자신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실감했다.
하긴, 전 세계에서도 그의 적성치 97은 가히 첫 손안에 꼽히는 수준.
어찌 보면 당연한 성과라고 보는 게 옳았다.
그때, 재현의 옆에서 소곤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김유정이 약간 창백한 얼굴로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야. 슬슬 숨 막히지 않냐?”
“아니. 난 잘 모르겠는데.”
김유정의 물음에 재현은 고개를 저었다.
유성은도 말했던 거지만 재현의 재능은 다른 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뛰어났다.
단순 적성치뿐만 아니다.
재현은 EX 패시브 스킬인 《신들의 주목을 받는 자》 덕분에 레벨에 비해 스탯 성장도 비약적으로 빠른 수준이었다.
거기다 익힌 마법의 랭크를 생각하면 이미 마법사로서 꽤 유능한 경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었고.
‘아마 지금 내 실력은 C급 언저리 정도는 되겠지. 하지만 만족할 순 없어.’
재현은 6단계 마나룸 안으로 발을 내디디며 생각했다.
민성오.
어머니를 죽이고, 끝내 자신까지 죽이려 했던 인물.
재현에게 그는 당장이라도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은 복수의 대상이었다.
하나, 민성오는 무려 A급 레이더.
현재의 재현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물이었다.
재현은 이를 악물었다.
‘아버지를 저지하고 죗값을 받게 하려면 더 강해져야 한다. 구자인 역시 그냥 내버려 둘 수 없고.’
다시금 목표를 되새긴 뒤, 6단계까지 돌파한 재현은 7단계로 향했다.
여기서부터는 제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힘들어지는 구간.
교관 김지연은 남은 생도를 죽 둘러보며 작게 침음했다.
남은 생도는 모두 넷.
민재현, 김유정, 서이나, 이수혁.
민재현은 워낙에 ‘신입생 사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 기억하고 있었다.
나머지 역시 적성치가 높아 이름 정도는 외워 둔 생도들.
김지연은 이 중에서도 특히 민재현에게 주목하고 있었다.
‘신입생 사냥에서 민재현은 무투계 재학생을 홀로 처치했지.’
첫 번째 재학생 탈락자를 만들어낸 그 초월적인 반사 신경.
그것은 결코 마법계에서 나올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저 애는 특별히 더 주의하라고 구자인 이사장도 말했어.’
구자인 역시 자신에게 민재현을 좀 더 집중해서 케어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이는 그에게 분명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는 뜻.
김지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 앞두고 있는 것은 무려 8단계.
단지 재능의 영역뿐만이 아닌, 실전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구간이다.
마나룸의 8단계부터는 농도가 짙어졌다가 옅어졌다가를 반복한다.
실제 던전의 환경을 거의 비슷하게 구현하기 위해 이런 장치를 준비해 둔 것이다.
하지만 교칙 상 생도들에게 이런 정보를 발설하는 것은 일절 금지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도들이 스스로 마나 농도를 체감하고 느껴야만 테스트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칫하면 목숨에 위협이 될 만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구자인에게 생도들이란 도구. 즉, 소모품이었다.
쉽게 말해, 언제든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뜻.
이들의 안위보다는 당장 성적을 얼마나 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했다.
밀레스 아카데미에서 암암리에 통용되는 명명백백한 규칙.
그것은 바로 강자독식(强者獨食).
뛰어난 1퍼센트가 나머지가 만들어낸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
그게 바로 이 학원을 움직이는 거대하고도 절대적인 룰이다.
“그럼. 마나룸 8단계 진입합니다. 문제 있는 생도 있습니까?”
잠시 기다렸지만, 손을 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재현을 비롯한 3인과 이수혁.
이수혁은 회귀 전, B급까지 성장하게 되는 인물이다.
마법계 적성치가 무려 82. 마나 감응도에 자신이 있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럼 진입합니다.”
마나룸 8단계.
조금 전 3단계가 첫 번째 마의 구간이었다면 여긴 지옥쯤 되는 구간이다.
이 구간은 확실히 고통스러운지 재현을 제외한 남은 생도 전원이 탄식을 내뱉었다.
결국 김유정과 이수혁이 손을 들고 말았다. 더는 버티기 힘들었던 것이다.
교관인 김지연 역시 A급 레이더지만 8단계부터는 호흡에 각별히 유의하는 편.
여기부터는 좀 더 실전 경험이 쌓여야 하는 영역이다.
‘역시 천재들이라고 해도 이 구간부터는 힘들겠지…….’
그렇게 생도 전원을 데리고 나가려던 김지연의 눈에 한 생도가 들어왔다.
힘든 기색 하나 없이 마나룸을 신기하다는 듯 둘러보고 있는 흑발의 소년.
대체 뭐지?
보통이라면 여기서 숨이 막혀 주저앉는 게 정상일 텐데.
그런 의미에서 이수혁과 김유정 역시 대단했다.
고통스러운 와중 손을 들 여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뛰어나기 때문.
하지만 민재현은 달랐다.
그는 전혀 지친 얼굴이 아니었다.
마치 이미 던전을 클리어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레이더처럼, 재현은 마나의 강약 속에서도 태연자약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주머니에 손을 꽂고 좀 불량한 자세이긴 했으나, 감응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김지연은 그의 왼편을 돌아보았다.
재현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힘겹게 가슴께를 부여잡은 서이나의 모습이 보인다.
서이나는 한계까지 버텨내며 다음 단계로 가길 원하고 있었다.
김지연은 서이나의 근성, 그리고 민재현의 적응도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서이나, 민재현…… 역시 프로필에서 읽은 대로 믿을 수 없는 재능이야.’
동시에 그녀는 생각했다.
저 둘이라면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자신 역시 천재 소리를 들으며 마법계를 뒤흔들었던 생도였다.
하지만 그녀의 첫 마나룸 성적은 7단계에 불과했다.
그런데 저 둘은 무려 8단계를 이겨내고, 이제는 9단계로 향하고자 하고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아 왔으나 겉으로 티 내지 않았다.
“후.”
김지연은 호흡을 내뱉으며 다시 앞으로 한 걸음 뗐다.
문고리에 얹은 손에 가볍게 힘을 주었다.
철컥.
마침내 9단계 마나룸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