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412)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412화
1차 배치 고사 결과
배치 고사 1차전이 끝났다.
페트록 행성과의 대전 결과는 2승 3패.
결과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천마신교, 미궁 탈출. 패(敗).] [-2점.] [마왕군, 공성전. 승(勝).] [+5점.] [마탑, 타워 디펜스. 패(敗).] [-2점.] [세계 협회, PVP. 패(敗).] [-2점.]그리고 마지막으로.
[별천지, 몬스터 대전. 승(勝).] [+5점.]이렇게 해서 지구의 획득 점수는 총 4점뿐이 되지 않았다.
사상자는 총 20명.
이제 지구의 랭커는 2등인 주광철을 제외하고 총 979명뿐이었다.
[배치 고사 1차전이 막을 내립니다.] [2차전은 한 달 후 펼쳐지니, 모두 정비하세요.] [대전 결과를 알려드립니다.]1차전이 끝난 직후, 고래는 팡파르를 터뜨렸으며.
각 행성의 점수 상황을 알려주었다.
[배치 고사 참여 명단] [1. 케인 : 25점] [2. 가이안 : 18점] [3. 마인 : 18점] [4. 키프 : 11점] [5. 페트록 : 11점] [6. 에스와티나 : 4점] [7. 지구 : 4점] [8. 레골 : -3점] [9. 사세이수스 : -3점] [10. 하리나 : -10점]결과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주어진 기회는 총 3판.
그 안에 무조건 5등 안에 들어야 생존할 수 있는데, 지구는 그 아래쪽에 있었다.
– 아아, 이대로라면 큰일입니다!
– 케인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지구는……. 6, 7위입니다. 6위랑 점수가 겹쳐요!
– 우리 상대였던 페트록과의 점수도 많이 차이 납니다. 무려 7점! 7점을 따라붙어야 해요!
– 상대가 가만히 있을까요? 점수를 더 벌릴 수도 있지 않습니까?
– 앞서가는 자들이 다음 2차전 때 강자를 만나길 바라야지요.
– 우리는 약자를 만나야 하는 거고요?
생각보다 점수가 많이 낮아서일까?
전 세계인들이 흥분했다.
└ 아니, 생각보다 더 막막한데? 우리 다 죽는 건가?
└ 케인? 점마들은 25점이네. 저거 전승한 거지?
└ ㅇㅇㅇ, 하리나가 상대였나 봄. ㅅㅂ. 개 부럽다.
└ 지구는 어떡하냐. 진짜;; 별천지랑 마왕군 쪽에서 간신히 이겼는데도 이 모양이면…….
└ 진짜 노답 아닌가? 랭커들 뭐 하냐?
이게 스포츠였어도 답답했을진대.
무려 지구의 존망이 걸려 있는 문제였기에, 대중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 마탑? 천마신교? 세계 협회? 이제부터 이놈들. 행성 팔아먹은 놈들 아니냐?
빅3니, 빅4니 부르며 우쭐거리던 랭커들에게 평소부터 반감을 품고 있던 자들이 일어섰고.
– 왜, 별천지처럼 안 싸움? 솔직히 모든 중계 동시에 지켜본 입장에서 별천지가 상황 제일 안 좋았음. 근데도 이겼잖아? 이건 의지의 차이임.
패배한 집단에게 왜 전력을 다하지 않았냐고 성을 내기 시작했다.
– 아무리 그래도. 인류가 생선 대가리에 지는 게 말이 되냐고! 빌어먹을! 내가 싸워도 그것보다 잘 싸우겠다! 차라리 날 랭커 시켜줘!
시간이 지날수록.
비난의 세기는 점점 더 거세져 갔다.
랭커들은 그 과정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열심히 싸운 입장에서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저들의 목숨도 걸린 일이다.
푼돈이 걸려도 죽자 살자 욕하는 판국에, 생명이 걸린 게임에서 졌으니, 당연히 욕먹어도 싸다 생각했다.
꾸욱.
고개를 떨군 하세라가 주먹을 꽉 쥐었고.
주륵.
델라일라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대중의 냉소 때문이 아닌, 팀원의 죽음 때문이었다.
아직 오망성의 끝에 위치해, 고래가 봉인을 풀어주기만을 기다리는 이들.
– 자,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 예, 페트록 쪽에서 이렇게 움직였었죠? 그때, 우리가 이쪽으로 움직였다면? 결과가 어땠을 것 같습니까?
각 방송국은 이전 게임들을 다시 돌려보면서 피드백하기 시작했고.
– 아직, 괜찮습니다.
– 상황을 좋게만 볼 순 없지만,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겐 2차전이 있어요!
통계학 전문가들은 향후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생존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돌리기도 했다.
그리고.
파아아앗!
오망성의 끝에 다시 도착한 다섯 팀 역시 봉인이 해제되었다.
빛무리가 사그라들었고, 그들은 각자의 주거지로 이동했다.
* * *
“길마님, 오셨어요?”
후다다닥!
무릉도원에 들어서자마자, 김진아가 버선발로 뛰어나왔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 버선을 신었다는 건 아니다.
“와아아, 길마님, 진짜. 제가 우리 길드 싸우는 거 보면서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줄 아세요?”
“저 역시 조마조마했습니다.”
거짓이 아니었다.
진짜 죽다 살아 돌아왔다.
“진짜 마지막에 배지민 씨가 ‘게임 승리’를 딱! 사버리는데, 얼마나 다행스럽던지! 저 진짜 눈물 흘렸다니까요?”
내가 평소보다 말이 길어진 김진아의 표정을 보았다.
살짝 흥분한 듯 붉어진 얼굴이 그녀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대변해 주었다.
‘생각해 보니, 그녀만 혼자였구나.’
정확히는.
멤버들 중 김진아만 랭커가 아닌 거지.
공동체라는 게 그렇다.
아무리 목숨이 걸려도 혼자 있는 것보다는 같이 있는 게 덜 외롭다.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김진아가 뒤따라 들어오는 멤버들을 반겼다.
하지만.
“…….”
쓸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는 멤버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살아 있는 이유가 모두 주동훈 덕분임을.
“고생은 무슨.”
파즈즉.
플로아가 전류를 튀기며, 입술을 씹었다.
“고생은 주인이 다했지.”
“그래도 살아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아니.”
플로아가 고개를 저었다.
“우린 충분히 고생하지 않았어. 그냥 나무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지. 그래서 말이야.”
그녀가 뒤를 돌아 침울한 표정의 멤버들을 바라봤다.
“이제부터 바로 고생하러 갈 생각인데, 혹시 불만 있는 사람?”
“불만 없습니다.”
“불만 있으면 그게 사람입니까?”
“바로 가시죠.”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저는 약합니다. 더 강해지고 싶습니다……!”
주먹을 꽉 쥐며, 이를 가는 멤버들.
그 모습을 본 장대웅이 호탕하게 웃었다.
“크하하핫! 좋다! 그 마음. 언제까지 가나 지켜보겠어! 바로 따라 와! 지옥 훈련 시작이다!”
각종 괴성과 기합을 내지르며 성큼성큼 걸어가는 이들을.
“어어?”
김진아가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오자마자 간다고?
“밥은……?”
“밥은 걱정하지 마.”
멤버 중 하나, 블라디미르가 싱긋 웃으며 눈을 흘깃했다.
그 방향에는. [흐아앗! 흐앗! 아자아자아자!]를 외치는 양정애 할머니가 있었다.
“훈련하면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아니, 도대체.’
김진아가 경악했다.
화면 안에서 어떤 감정선이 펼쳐졌던 거야?
어쨌든.
주동훈을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도착하자마자 훈련장으로 달려 나갔다.
* * *
패배한 자들에게 비난이 있으면,
승리한 자들에겐 칭찬이 있는 법.
세계는 마왕군과 별천지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 그냥 모든 팀이 별천지였으면 좋겠다! 그럼 우리가 우주 최강 아님?
└ 승패를 떠나 사람 자체가 멋있더라. 온갖 장병기에 몸이 뚫리는 데도 버텨내잖아.
└ 캬. 무슨. 이 정도면 주동훈 신 아님? 내가 너희를 구원하노라!
특히 별천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료를 지키려 했던 주동훈의 모습과 배지민의 절묘한 역전 승리가 겹쳐지면서.
단연 모든 사람이 별천지를 칭송했다.
원래 졌으면 1승 4패.
-3점이 될 뻔했던 걸, 그래도 4점까지 올려줬으니 오죽하랴.
[주동훈, 진정한 세계 랭킹 1위의 위엄.] [분석 결과, 몬스터 대전은 인구수가 다 해 먹는 승부. 게임 전문가, “이긴 게 기적”]뉴스는 경기 내용을 반복해서 중계했고.
커뮤니티는 입만 열면 그 내용만을 떠들었다.
또 어떤 사람은.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옆에 주동훈의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자들도 있었다.
원래도 영웅이었지만, 이번엔 세계를 구한 영웅이라나?
“아직 1차전밖에 안 됐는데, 다들 난리네요.”
회의실 소파에 앉은 내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저 멀리서 고급 원두로 커피를 따스하게 내린 김진아가 다가왔다.
“후후, 그만큼 사람들이 우리 길마님을 좋아하는 거죠. 여기 커피.”
내가 그것을 받아들었다.
“감사합니다. 근데. 상황이 마냥 좋아할 때만은 아니죠.”
“맞아요. 페트록 종족이 보기엔 생선처럼 생겼어도, 굉장히 지능적이고 강하더라고요.”
“영상은 따놨죠?”
“물론이죠.”
빙긋.
김진아가 웃었다.
나는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에게 명령을 내려둔 상태였다.
다른 팀들의 경기 내용을 정리해 달라고.
2차전에서 또 어떤 경기를 펼칠지 모른다.
미리 예습해 둬야 했다.
“흠…….”
이내 내 표정이 심각해졌다.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별천지가 아무리 잘해도 지금처럼 다른 팀이 져버리면 말짱 도루묵이 되거든.
“경기 한번 볼까요?”
“잠시만요. 천마신교 거부터 갈게요.”
미궁 탈출.
나는 천마신교 진영과 페트록 진영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미궁 탈출’이란 게임을 분석해나갔다.
‘몬스터 처리하면서 탈출구 찾는 거네.’
미궁의 양 끝에서 두 진영이 출발하고, 가운데 있는 탈출구에 가장 먼저 도착하면 승리.
미궁은 제법 복잡했고, 특이한 함정들도 많았다.
‘흐으으음.’
결과적으로 봤을 때, 하세라의 판단은 굉장히 아쉬웠다.
나였다면 탈출구를 찾기 전, 상대 팀부터 찾아 전멸시켰을 거다.
‘아닌가?’
사고방식을 다르게 해야 할 수도 있다.
페트록도 무려 성좌 10명이 넘는 행성이니까.
내가 아닌 다른 랭커들은 이런 방식이 버거울 수도 있는 거다.
‘쉽지 않네.’
나는 이어서 계속 영상을 분석했다.
마탑의 타워 디펜스.
세계 협회의 PVP.
“어때요?”
김진아가 물었다.
“……좀 심각한데요?”
솔직히 말하면 많이 별로였다.
별천지 멤버들 키울 게 아니라, 쟤들을 데려다가 키워야 하나 싶을 정도로.
이건, 약해도 너무 약하잖아?
“사실 전 이렇게 생각해요.”
김진아가 쓸쓸하게 입을 열었다.
“저들이 심각한 게 아니라, 페트록이 상상 이상으로 셌던 건 아닐까 하고요.”
“…….”
“솔직히 별천지도 길마님 없었으면 100% 패배였어요. 아시죠?”
으음.
그건 또 맞지.
그렇다면 이런 걸까?
페트록이 원래 다른 행성 만났으면 무조건 전승으로 25점 챙겼을 행성인데.
우리를 만나서 2패를 한 거다?
‘그런 거라면 참 좋을 텐데.’
그렇게 낙천적으로 생각하다 어떻게 뒤통수 맞을지 모르는 일이다.
언제나 생각했던 것처럼.
우주는 넓고 강자는 많다.
우리는 계속 보수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어떡하지?’
주어진 시간은 고작 한 달.
한 달 안에 저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골이 쑤시듯 아파왔다.
“하아.”
특히 PVP에서 생선 대가리들한테 박살 나는 세계 협회 랭커들의 모습을 보자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화면에서만 봐도 알았다.
더럽게 약해서, 아린이 하나만 내보내도 다 휩쓸 것 같은데…….
하긴.
아린이는 마탑주도 이기는 애지?
“속이 답답하네요.”
왜 팀 같은 걸 나눠놓아서는.
이 빌어먹을 신들아?
나 혼자 좀 세면 안 되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