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429)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429화
땅따먹기(2)
페트록 행성의 어족(魚族).
그들은 인류의 입장에서 괴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첫째, 외모가 흉측했다.
이족 보행에 생선 대가리 얼굴을 하는 데다가, 데시벨의 영역도 달라 소통 자체가 안 된다.
묘인족과는 다르게 말이다.
둘째, 인간을 먹는다.
인류는 아직도 그때의 그 충격을 잊지 못했다.
배치 고사 1차전.
세계 협회가 페트록 족에 완패했을 때의 그 잔혹함을…….
– 끄아아아악!
– 아파, 으아아악, 살려줘!
살려달라 울부짖는 지구의 랭커를 산 채로 씹는 페트록 족의 잔혹함은 인류의 큰 공분을 샀다.
오독오독.
소리와 튀어나오는 뼈, 무대 위에 흥건한 피.
└ 아.
└ 저 미친 새끼들.
└ 회 떠서 초장에 찍어 먹을 새끼들이.
└ 저렇게까지 해야 해?
└ 어떡하냐, 진짜;;
마치 로마 시대 콜로세움 속 사자 무리에 하나둘 던져지는 검투 노예를 지켜보는 것처럼.
대중들은 눈살을 찌푸렸고, 하늘에 기도하며 그들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그러던 와중.
– 우선은 근처 페트록부터 조지러 가겠습니다.
주동훈이 그걸 꼭 집어 언급해 준 것이다.
갚아줘야 할 게 있다고.
그러니, 어찌 환호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캬!
└ 여윽시 갓동훈!
└ 꼭 복수해 주세요!
└ 처참하게! 똑같이 해버려야 합니다! 걔네는 식인종이에요!
└ 사이다! 사이다가 필요해!
아직도 대중들이 그를 칭송하며, 찬사를 쏟아냈지만.
어차피 그 정보는 그에게 닿지 않는다.
투웅!
생성한 지팡이로 바닥을 가볍게 찍는 주동훈.
스슷, 스스슷!
바닥에서부터 아홉 구의 스켈레톤이 생성됐다.
드미르를 제외한 주동훈의 수하들이다.
“어르신.”
“오냐, 이놈아.”
백발의 노인이 낄낄거리며 다가왔다.
이제 수하들의 통제는 어르신을 통하면 간단하다.
“전력으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주변에서 흉흉한 기운을 뿜어내는 허접들 말이지?”
“예.”
화르륵!
고개를 끄덕인 주동훈이 지팡이를 창으로 변경시켰다.
그가 바라보는 곳은 페트록 족이 위치한 곳.
태청심법에 의해 느껴지기로는 벌써 엄청난 속도로 영역을 펼쳐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둘 순 없지.’
이미 마음을 다잡은바.
그 종족들에게 제대로 된 힘의 격차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전부 스켈레톤 소환.”
주동훈의 명령에.
우우웅!
아홉 스켈레톤이 모두 기운을 끌어올렸다.
광활지에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백골(白骨).
총 9,999,999마리의 대군이 순식간에 공간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 와…….
└ 쒯!
└ 저건 봐도 봐도 익숙해지지 않네.
└ 미쳤음, 걍.
└ 상대는 많아 봐야 천 마리인데, 여긴 주동훈 혼자서 천만임 ㅋㅋ
└ 만 배……. 징그럽다, 징그러워.
└ ㄹㅇ. 그렇다고 물량빨이냐? 그건 또 아니지.
만술 노인의 지휘에 따라 빠르게 진형을 갖춘 스켈레톤들이 일직선으로 넓게 퍼졌다.
탱커와 근접은 앞에.
원거리 공격수와 정령사, 힐러는 뒤에.
또한 깃발은 만술 어르신의 직속인 100마리의 스켈레톤 로드들이 각각 하나씩 들었다.
스켈레톤의 좋은 점이 그거다.
이 모든 과정이 별다른 명령 없이 단 한 번의 의지 표현으로 된다는 것.
그것도 엄청 빨리.
솔직히 천만 대군이 인간이었으면?
각종 훈련에 수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고, 가지 각종 통제 수단을 모조리 써도 배치하는 데만 몇 시간 이상이 걸렸을 거다.
“후.”
주동훈이 옅은 숨을 뱉었다.
전투를 앞두고 묘한 흥분이 전신을 휘감았다.
‘좋아.’
그는 이 상태가 좋았다.
머릿속을 헤엄치던 온갖 잡념들이 사라지고 오직 싸울 생각만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상태.
그러한 상황에서 주동훈은 더더욱 강해진다.
‘온다.’
과연.
공동 2위인 페트록 행성의 어족은 약한 종족이 아니다.
주동훈과 그 수하들이 내뿜는 살기를 감지하고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화륵!
창을 우측 아래로 떨친 주동훈이.
저벅.
가장 선두 앞으로 걸어 나왔다.
* * *
주동훈을 떠나보낸 랭커들 중 몇몇이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을까?”
“크하핫! 지금 동생 걱정을 하는 건가?”
“사실 주인이 우리 앞에서야 깡패지, 혹시 모르잖아. 세상은 넓고 강자는 많을 수도.”
“그렇다고 우리가 가면? 뭐가 달라져?”
장대웅이 플로아를 바라봤다.
파즈즉!
플로아 몸 위의 전류가 시무룩하게 떨어졌다.
“맞네, 우리가 간다고 딱히 큰 도움이 되진 않겠구나.”
한 달 동안 주동훈을 따라 지옥 훈련을 감행했다.
그런데도 그중 그 누구도 성좌급의 위치에 오르진 못했다.
진짜 목전에 두었다는 확답만 받았을 뿐.
거기서 느꼈다.
“나 같은 애 1,000명이 있다고 해서, 주인을 잡을 수 있는 건 아닐 테니까.”
“크하핫. 참 대단하지.”
플로아가 뚱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부터 아재는 뭐가 그렇게 웃긴 거야?”
장대웅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신기하잖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밑은커녕 랭커도 아니었던 동생이 이젠 우릴 넘어 아예 붙잡을 수 없을 만큼 드높이 올라가 버렸으니.”
“…….”
“우린 그저 방어만 잘하자고. 한국에는 요런 말이 있어.”
“어떤 말?”
“버스도 잘 얻어 타는 사람이 빨리 성장한다.”
“엥? 그게 무슨 뜻인데?”
“잔말 말고 안락하게 깃발이나 지키잔 소리야. 크하핫! 우리도 슬슬 준비하자고!”
장대웅이 저 멀리 있는 팀장들을 소집했다.
공성이야 마왕, 잭 스미스가 많이 해봤을 것이니.
지키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터였다.
* * *
어족(魚族).
세계 랭킹 4위, 페드리움이 눈살을 찌푸렸다.
저 멀리 펼쳐진 강대한 기운 중 익숙한 모습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1차전 때, 함께 몬스터 대전을 했던 자.
나중에 끝나고 풀린 동영상을 분석했을 때, 페드리움은 깜짝 놀랐었다.
자신들이 초반에 뽑았던 물량을 그냥 혼자서 억지로 틀어막았던 거라니……!
원래 몬스터 대전이란, 개개인의 전투력이 개입되지 못하게끔 만들어놓은 게임이다.
그런 게임을 피지컬로 버텨낸 미친놈이 저기 있었다.
“저들은 지구 놈들인가?”
세계 랭킹 1위.
어족의 왕, 시클리드가 물었다.
“그렇습니다.”
“신기하군. 우리가 상대했던 지구 놈들은 저런 강한 기운을 뿜어내진 않았던 것 같은데.”
“더욱 놀라운 점은……. 아마 저 기운이 지구의 랭커 한 명이 뿜어내는 기운일 겁니다.”
“……그런데 저렇게 많아?”
“저도 사실 그걸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소환수 개념인 것 같은데.”
“흐음.”
시클리드가 아가미를 뻐끔거렸다.
뭐,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은 없다.
어차피 그들에겐 선택지가 없었으니.
“감히 우리 종족 쪽으로 먼저 다가온다는 거지?”
시클리드의 얼굴에 무시무시한 노기가 피어올랐다.
그럴 수밖에.
지구와 페트록은 공동 2위였다.
그 말인즉슨, 굳이 부딪히지 않아도 안전하게 생존의 길로 올라설 수 있다는 거다.
“멍청한 놈들이로군.”
이럴 땐 전면전보다 합심을 해야 한다.
차라리 상위권 다섯 행성에서 동맹을 맺고 남은 하위 종족을 핍박해 그 점수를 고정하면 안전하게 생존 가능할 텐데.
어찌 저렇게 무모하게 들이대는 것부터 할까.
게다가.
혼자라고?
아무리 강대한 힘이 몇 느껴진다지만…….
그 역시 거성(巨星)이었다.
또한 페트릭 행성에도 수많은 성좌가 있다.
“멍청하면서 또 오만한 놈들이라…….”
지구 전 랭커가 합심해서 쳐도 모자랄 판에.
저렇게 들어오는 것 자체가 페트록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였다.
저기 엄청난 수의 하얀 괴물들?
수만 득실하지, 알맹이는 없다.
“다들 돌격하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들인 것 같으니, 맛있게 포식을 하러 떠나자꾸나!”
시클리드가 허공에 의지를 전파하자.
– 키이이이!
– 키엑, 키이이엑!
더듬이로 전파를 수신한 어족들이 진열을 갖추어 돌진했다.
페드리움 역시 무기를 손에 쥐며, 주동훈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래.’
살짝 걱정되긴 한다만.
어족의 왕, 시클리드는 정말 강하다.
게다가 페트록은 원래 단체전에 더더욱 강하기도 하다.
모든 명령을 더듬이로 수신할 수 있기에.
‘지구.’
너희들부터 포식해 주마.
쿠과가가가가!
대지를 뒤흔들며 질주하는 어족의 입가에서 침이 질질 흘러나왔다.
* * *
“주인님, 와요!”
“옵니다, 마스터!”
수하들의 눈이 낮게 가라앉았다.
지구의 랭커들과 훈련할 때와는 완전히 딴판인 모습.
현현했던 눈빛은 사라지고 냉혹한 사냥꾼의 모습만이 그들에게 남았다.
그런 그들의 눈앞에는…….
키에엑, 키에에엑!
수많은 어족이 각자의 무기를 들고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하나하나가 다 페트록의 랭커들.
“갑시다.”
주동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피잉! 피이이잉!
슈슈슈슈슝!
먼저 엘드린이 사격을 개시했다.
화살 비가 쏘아졌고, 그 중 엘드린의 화살은 두쿵두쿵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그 외에도.
– 그워어어어어어어어어!
정령왕 노아스부터 백무흔과 태양창, 어르신 등등.
앞다투어 돌진하기 시작했다.
페트록과 지구의 전면전!
‘나도 보여줘야지.’
타앗!
주동훈이 여유롭게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만술(萬術) 중급에 다다른 이후, 마음껏 힘을 펼쳐보고 싶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화르륵!
그가 창을 만들어냈다.
신살(神殺)의 기운이 담긴, 이 우주에서 가장 강한 무기!
‘우선 육 연격부터.’
우우웅!
내부에 있는 독무(毒霧)의 기운을 무기 안으로 줄줄 흘려보냈다.
그와 동시에.
만술(萬術).
비기(祕技).
융합(融合).
독섬무진(毒閃武進).
쿠과가가가가가가!
끔찍한 창격이 페트릭의 진영으로 쏟아졌다.
쐐애액! 콰직!
쏘아진 독섬이 바닥에 닿는 순간, 저항할 수 없는 폭발력이 터졌고.
그 힘을 견디지 못한 어족들이 비명을 지르며 터져 나갔다.
이리저리 사방으로 튀는 어족의 팔다리.
그것을.
– 끼아아아아아아!
녹색 기운이 공포스러운 포효와 함께 다 집어삼켰다.
└ 와…….
└ 오우……?
└ 아니……. 이게 뭐야?
└ 지렸다……. 잠깐만 팬티 좀 갈아입고 옴.
└ 아니, 어떻게 인간이 저런 힘을 내. 말이 안 되잖아;;;
지구.
하늘 위 커다란 화면에 그 광경이 생동감 있게 담겼다.
대중들이 감탄했다.
저렇게 채팅이라도 치는 애들은 대단한 거다.
왜냐하면 대다수는 입을 떡 벌린 채, 온몸이 굳어버렸으니까.
원래도 알았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본 주동훈의 실력에 온몸의 털이 서버렸다.
주동훈의 일격은 한 번이 아니었다.
쾅! 쾅! 쾅! 쾅!
허공을 이리저리 노닐며, 아래에 창격으로 이루어진 폭격을 가했다.
달려오던 페트록은 상상 이상의 힘에 찢겨나갈 수밖에 없었다.
강한 것은 주동훈뿐이 아니었다.
“끌끌끌. 내 평생 생선 대가리 따위와 싸울 날이 오다니.”
콰아아아아앙!
검격 한 방에 쓰나미처럼 전방을 휩쓰는 만술 노인과.
“약하군.”
서걱, 서거거걱!
검으로 어족들의 회를 치는 검신(劍神) 백무흔의 위력까지.
└ 와.
└ 진짜 핵 간지다 ㅠㅠ
└ 나만 노인 멋있음?
└ 무신이 ㄹㅇ 진국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싸워주잖아.
└ 맞지 페트록 새끼들은 회 쳐버려야 한다고!
웅장한 두 집단의 맞부딪힘에 살짝 불안해하던 대중들이 예상보다 더한 선전에 환호했다.
하지만.
아직 진짜 싸움은 시작도 안 했다.
어족의 하이퍼 랭커들.
그들이 저 뒤에서 막강한 기세를 뿜어내고 다가오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