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467)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467화
[최상급 마왕 ‘바사고’ 제국에 도착합니다.] [위대한 업적을 이뤄냅니다.] [보상이 도착합니다!] [기력이 1,000 증가합니다!]바사고의 영역에 도착한 주동훈과 배지민은 마르바스 때와 같이 총 1,000의 기력을 획득했다.
그 후.
저벅, 저벅.
궁전 내부로 들어가, 광활한 복도를 지났다.
“문을 열어라.”
휘리릭, 탁!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문 앞에 선 책사가 부채를 튕기자.
드르르륵!
절대 사람 손으로 밀지 못할 것만 같은 무거운 문이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등장하는 궁내 회의실.
그 가운데에는 가장 포스 넘치는 기괴한 괴생명체가 앉아 있었고.
그 양옆으로는 총 10개의 자리가 있었다.
‘음?’
주동훈이 눈썹을 올렸다.
‘왼쪽 세 번째 자리.’
그곳에 3군단장 로노베가 앉아 있는 걸로 보아, 군단장들의 자리인 듯했다.
‘그럼 군단이 총 10개나 있는 거야?’
제법이었다.
제법 정도가 아니라, 엄청났다.
그 화살 비를 내리게끔 했던 병력이 10배나 있다는 뜻일 테니까.
“크하하하핫, 왔는가!”
가장 가운데 오만한 자세로 앉아 호탕하게 웃는 존재의 생김새는 기괴했다.
기괴하다 못해 공포스러웠다.
보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래.
마왕이라면 모름지기 저래야지.
저자에 비하면 마르바스는 정말 애기 수준이었다.
“동생, 마르바스의 추천을 받은 이여! 내가 바로 3사도 바사고이니라!”
말을 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말을 할 때마다 100개가 넘는 하얀 이빨들이 꿈틀거리고, 그 사이로 녹색 침이 흘러나온다.
‘으으…….’
끔찍했는지, 배지민이 살짝 뒤로 물러섰다.
이건 강함과는 또 다른 문제였다.
바퀴벌레를 보고 도망치는 여성 헌터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겠다.
이것은 혐오의 문제.
하지만, 책사는 익숙하다는 듯, 탁! 부채를 한번 치고 고개를 숙였다.
“이 책사, 마르바스의 손님을 모셔왔습니다.”
“그래, 고생했다. 자리에 앉거라.”
“예, 바사고 전하.”
책사의 자리는 왕 왼쪽에 배치되어 있었다.
“크흠, 그래.”
바사고가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주동훈과 배지민을 스윽 훑어보았다.
“마르바스에게는 전해 들었다. 대신전에 들어가고 싶어, 마전 회의를 열게끔 했다고?”
“예, 뭐.”
주동훈이 인정했고, 바사고가 이빨 사이사이 혀를 날름거렸다.
“그래. 듣자 하니 거절한 2사도에게 앙금이 있어 보이던데?”
“제가 듣기로는 그쪽이 앙금이 있어 보인다고 하던데요?”
“……그쪽?”
기분이 나쁜 듯, 괴물이 푸르르-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왜 그래요!’
배지민이 꾹, 스승님을 찔렀다.
저 괴물을 자극했다가 이상한 액체라도 튀어나오면 정말 기겁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쩌려고 저러시지?’
동시에 감탄했다.
자신이었다면, 저 끔찍한 모습에 바로 시선을 내리고 극도로 예를 갖췄을 것 같은데…….
“나는 바사고다. 이곳은 바사고 제국의 한복판이고.”
마왕이 으르르 거리며 중얼거렸다.
“그래서요?”
“왜 예를 갖추지 않는 거냐? 혹시 죽고 싶은 게냐?”
“으음.”
살짝 짜증 난 듯 눈썹을 찡그린 주동훈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곳. 협상의 자리 아니었나요? 제가 그쪽의 수하가 아닐진대, 왜 예를 갖춰야 한다는지 모르겠네요.”
“이놈이 보자 보자 하니까, 끝까지!”
쿠과가가가가!
바사고가 자리에서 일어나 포효했다.
그 포효만으로 대전이 울리고 하늘에서 모래가 부스스 흘러내렸다.
“책사!”
“예, 전하.”
“저들에게 예를 갖추라고 일러두지 않은 게냐?”
“일러두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들의 간덩이가 부어버린 게 틀림없군.”
바사고가 일어나 주동훈에게 다가갔다.
주동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간덩이고 나발이고. 지금 중요한 건 예를 따지는 게 아니라, 같이 2사도를 칠 건지 말 건지 얘기해 봐야 할 텐데요?”
왜냐.
지금 당장에라도 계획을 바꿀 수도 있거든.
3사도를 작살내는 거로.
주동훈의 중얼거림에도 바사고는 계속 걸었다.
그리고 그 끔찍한 얼굴을 그들의 얼굴 가까이 들이밀었다.
기괴했다.
정말 기괴해서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것 같은 얼굴이 스윽! 훑었다.
‘씨발, 징그러워!’
배지민은 기겁해서 온몸이 굳어버렸다.
뿐만 아니라, 팔뚝에 털이 놀란 고양이처럼 뻗쳐 올랐다.
잠시 후.
픽, 바사고가 웃었다.
“제법 강단이 있는 놈이로군? 과연 2사도를 치겠단 발칙한 생각을 할 법해.”
스스슷!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자리로 돌아간다.
“그래, 네 말대로다. 2사도 아가레스에게는 내가 앙금이 아주 많지. 아주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정도야.”
쿠구구구…….
살심이 생겼는지, 또 대전이 뒤흔들렸다.
그래도 꽤 단단하게 만들어졌는지, 무너지지는 않았다.
“책사?”
“예.”
“이들에 대한 그대의 판단은 어떠한가.”
“으음.”
휘리릭, 탁!
다시 책사가 나섰다.
“우선 공포심 테스트는 합격입니다. 위대하신 전하의 얼굴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지요.”
“…….”
배지민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책사가 저래도 돼?’
웃기는 건, 바사고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인다는 거다.
“그렇지, 그렇지. 나도 놀랐다. 일부러 얼굴 가까이 가봤는데도,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보더구나.”
“옳습니다. 깡 하나는 일품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남아있지요.”
“중요한 것?”
“아가레스는 강합니다. 그런 아가레스를 칠 만한 힘이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그렇지. 힘. 중요하지.”
바사고가 주동훈을 싸늘하게 응시했다.
“내가 말하지. 너는 강한가?”
“강하다라…….”
화르륵!
주동훈이 창을 생성했다.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흐음, 날파리보다도 약한 것 같은데?”
“뭐, 그렇겠지요. 그럼, 여기 있는 군단장들은 전부 날파리보다 못한 존재인가 봅니다?”
“……뭐라?”
주동훈의 답에 바사고가 인상을 찡그렸다.
바사고뿐만이 아니었다.
“그게 무슨 망발이냐!”
“이노옴!”
지켜보던 군단장들 역시 벌떡 일어났다.
단 하나, 마궁(魔弓) 로노베만 조용히 앉아 있었다.
‘저 활 솜씨.’
장난이 아니었다.
단번에 자신의 화살을 태워 버린 뒤, 그대로 허리에 꽂힐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다.
심지어 그의 여유에서 느꼈다.
일부로 빗맞혔다는 것을.
“오히려 제가 역으로 묻겠습니다. 그쪽은 아가레스를 이길 수 있을 만큼 강합니까? 아, 당연히 약하겠지요. 강했다면 이만 갈고 있진 않았을 테니까. 차라리 바꿔 묻겠습니다. 아가레스는 그쪽보다 얼마나 더 강한 겁니까?”
“……호오.”
바사고가 제법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패기 하나는 인정해 줘야겠구나. 정확히 말하지. 우리보다 약 1.5배 정도 더 강하다고 보면 된다.”
“……1.5배.”
애매했다.
많이 차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생각보다 할 만하기도 한 수치.
“제가 강한지는 어떻게 증명하면 되겠습니까?”
화르륵!
주동훈이 창을 떨치며 물었다.
“증명이라.”
후후, 웃은 바사고가 책사를 바라봤다.
“우리 책사랑 여기서 한판 붙어보는 건 어떤가.”
“책사랑요?”
“그래, 우리 책사가 나만큼은 아니어도 군단장들보단 훨씬 강하거든. 크하하핫!”
“흐으음.”
주동훈의 입꼬리가 말아 올려졌다.
“재밌네요.”
“뭐가 재밌다는 거지?”
“마르바스가 바사고 성격이 기괴하다길래 무슨 말인지 궁금했었는데, 이런 느낌이었군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왜 모른 척 시치미 떼십니까?”
“응?”
살짝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는 바사고와.
“책사.”
주동훈의 부름에 부채를 휘리릭 탁! 치며 입꼬리를 말아 올리는 책사.
“예?”
“아니, 책사가 아니라 바사고라고 불러야 할까요?”
주동훈의 말에 책사의 올라갔던 입꼬리가 다시 내려왔다.
그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바사고 말입니까? 제가?”
“예, 3사도님. 아니면, 그냥 계속 책사님이라 불러 드려요?”
“…….”
잠깐 멈칫- 하며, 탁! 탁! 말없이 부채만 치는 책사.
대전에 침묵이 흘렀다.
“……도대체 언제부터. 아니, 어떻게 아셨습니까?”
“어떻게 알긴요. 책사의 힘은 측정할 수 없는데, 저 괴물의 힘은 측정 가능하니까 아는 거죠. 보통은 강자가 약자를 모시진 않잖아요?”
“괴, 괴물이라니…….”
바사고.
아니, 바사고라고 불렸던 흉측한 괴물이 상처받은 표정으로 물러섰다.
책사가 [후]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그러고는 이내.
퍼어어억!
부채로 괴물의 대가리를 후려쳤다.
“야, 이 못생긴 새끼야.”
“끄아아악!”
“내가 제대로 연기하랬지! 어떻게 뭐 해보지도 못하고 들키냐고. 아오.”
배지민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현 상황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천재인 그녀도 전혀 예측지 못했다.
왜냐.
그녀의 능력으로는 두 존재다 기운 측정이 불가능했으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바사고가 진짜 저 흉측한 괴물이었다?
진심으로 스승님께 권유했을지도 몰랐다.
2사도가 아닌 3사도를 치자고…….
“죄, 죄송합니다. 바사고 님……!”
“아오, 군단장 중에서 제일 흉측한 놈이라 믿었건만, 뭔 연기를 그렇게 못해? 뭐? 왜 예를 갖추지 않냐고? 죽고 싶냐고? 에라, 이 유치하고 어설픈 새끼야!”
퍽, 퍼억, 퍼어억!
부채로 계속해서 대갈통을 때려대는 책사. 아니, 바사고.
“…….”
주동훈이 할말하않 표정으로 쳐다봤다.
도대체 이놈의 마계는…….
어떻게 생겨 먹은 거야?
“주동훈이라고 했나요?”
휘리릭, 탁!
바사고가 부채를 치며 다시 물었다.
흉측한 괴물은 온몸이 부어오른 채로 10군단장 자리로 이동했으며.
그곳에 앉아 있던 대역은 공손하게 인사 후 대전 밖으로 물러났다.
“예.”
“후후, 주동훈 씨가 얼마나 강한 지는 제 존재를 알아차린 것만으로 입증되었습니다.”
“…….”
그걸 그렇게?
“또한, 제 제국에는 하나의 규칙이 있죠.”
“……뭔데요?”
“진정한 마왕을 알아보는 자는 손님으로써 극진한 예를 갖춘다. 당신은 오늘부터 우리 바사고 제국의 귀한 손님입니다.”
“예…….”
그래요.
여러 의미로 굉장하네요, 정말.
하지만, 주동훈의 생각은 바사고와 달랐다.
이런 식의 인정은 안 된다.
고작 기운 감지로 서로를 믿고 함께 2사도를 친다?
말이 안 됐다.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을 알아야, 전략의 효과도 있고 전력 파악도 되는 것.
정말 협력할 존재라면, 한번 싸워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리고 솔직히 궁금하거든.’
정수의 힘이 바사고에게도 먹힐지.
“호오.”
그 기세를 읽었을까.
바사고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눈빛에 투기가 보이네요?”
“앞으로 같이 전쟁을 논의할 존재끼리 서로의 전력 정도는 알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후회할 텐데. 제 손속은 무자비하기로 유명하거든요.”
“죽지만 않으면, 어떻게 하든 상관없습니다.”
“으하하하핫!”
바사고가 부채를 펴며 웃었다.
“과연 마음에 듭니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예?”
“전쟁한다는 가정하에, 2사도 빵.”
“……예?”
그건 또 무슨 말이지?
“전쟁에서 이겼을 때 누가 2사도 자리를 먹을 건지, 이번 대결을 통해 내기하는 게 어떠냐 물었습니다.”
“……호오?”
여기서 내기를 제안한다라.
사실, 주동훈은 사도의 자리에 관심이 없다.
어차피 잭 스미스를 앉힐 것이기도 하고, 그는 애초에 마신의 힘을 통제하는 자다.
추후, 사도들은 자신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재밌겠는데?
어차피 잭 앉힐 거.
더 높은 자리에 앉히면 좋잖아?
물론, 누가 이길지는 아직 모르는 거지만 말이다.
“그 제안, 받아들이죠.”
주동훈이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