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mmoned a max level demon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08
제207화
207화
진마빙현제의 개량에 성공했다.
《흑마법 – 진마빙현제》
《마왕에게서 잘라 낸 기운을 장악하여 자신의 격을 강화시킵니다.》
《해당 스킬의 발현 시간 동안 전 능력치 극대 강화, 흑마법 카테고리에 속한 스킬이 강화됩니다.》
이제야 이 비술의 힘을 내 마음대로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 효과를 이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시안》
《클래스 : 흑마법사》
《클래스 레벨 : 40》
《체력 : 391(591)》《마력 : 895(1095)》《민첩 : 297(497)》《행운 : 182(382)》
《물리방어 : 40》《마법방어 : 50》《정신내성 : 40》
《하우징 보너스 – 사악의 지식의 수호》
《잔여 스킬 포인트 : 15pt》
“확실히 효과 하난 장난이 아니네.”
진마빙현제를 발휘하는 동안 능력치에 200정도의 버프가 붙는다.
그 강력한 힘만으로 로벨타스를 찍어 누른 것이다.
7서클의 고수가 버티지 못할 정도의 출력.
거기다 평상시 내가 마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조작감이 좋다.
감지 범위도 더욱 늘어났고.
말 그대로 흑마법사로서 한 단계 올라선 느낌.
(그거 이 누나가 눈치껏 제어해 주고 있는 덕이거든?)
“알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대량의 힘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에밀리가 능숙하게 맞춰 주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로벨타스, 댁이 말한 대로 지난번보다는 전체적인 힘은 줄었어.”
비술로부터 공급받는 혈마력의 양을 극도로 제한하였으니까.
그 양은 이전과 비교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그때보다 약한가?
“대량의 힘을 제어도 못 하는 때랑 적절한 양의 힘만을 효율적으로 써먹는 거랑 어느 쪽이 더 강할까?”
굳이 대답을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어디 그 몸으로 체감해 보라고. ……밥맛없는 원로 영감님!”
마음껏 시험해 주마.
(들뜬 시안한테 미안한데, 3분 내로 끝내렴.)
“야! 김새게.”
(아직 마력을 여과하는 요령이 덜 붙어서 말이야. 그 이상은 이 누나가 강제로라도 끝낼 거야. 알겠니?)
“뭐, 그 정도면 충분해.”
충분하고도 남지.
“우선은 이번 기회에 감을 익히자.”
지팡이를 손에서 놓았다.
사멸의 스태프, 크리스털 스태프 두 개를 동시에 내 주변에 띄웠다.
마나 제어 능력의 증폭으로 굳이 손에 쥐지 않고도 지팡이 두 개쯤은 자유로이 조작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남는 손도 더욱 자유로워졌지.”
우선은 신체 능력의 확인.
혈마력을 습득하면서 단순히 마법적 능력만 향상된 것은 아니었다.
마력을 이용한 강화 능력까지.
“후우……. 혈마력을 이용해서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면.”
감각을 재확인하고는 숨을 고르고 나는 가볍게 뛰어들었다.
어지간한 오러 유저에 뒤지지 않는 질주력.
이동 마법이 아니라 순수하게 증폭된 각력만으로 내는 속도였다.
로벨타스가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사이, 나는 이미 그의 앞에 당도하고는.
“……이런?!”
“늦었어.”
그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떠지기도 전에 바로 그 몸통에 주먹을 박아 넣는다.
쿠웅!
쇳덩이를 뭉개는 듯한 충격음이 울리고.
“커헉!”
“이건 덤이다.”
그대로 박아 넣은 주먹에 마기를 집중시켜 터트린다.
고밀도의 마기를 집약하여 한순간 한정적인 충격을 발생시키는 묘기.
굉음과 함께 로벨타스는 요란하게 뒤로 구르며 검붉은 액체를 토해 낸다.
그 역시 밀레이토스와의 계약으로 강화되었을 텐데도 그것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네, 네놈……. 마법사의 긍지도 없는 것이냐. 주먹질이라니!”
“웃기시네. 품격은 그딴 걸로 운운하는 게 아니야. ……자기가 가진 재주로 그릇된 일을 구분하는 것이지.”
그의 말은 이제 패배를 인정하기 싫은 악인이 짖는 소리밖에 되지 않으리라.
“소원이라면 마법으로 상대해 줄 수도 있긴 하지.”
마법전을 시험해 볼까.
-본 스피어.
-본 랜스.
두 종류의 골창을 동시에 소환한다.
굵직한 장창을 중심으로 그것을 호위하듯 짧은 단창이 소환된다.
평상시의 것과 다르게 색깔이 붉었다.
진마빙현제의 효과로 인해 사용하는 모든 흑마법 계열 스킬의 강화 효과.
“가라.”
먼저 단창이 소나기처럼 로벨타스를 향해 무수히 쇄도한다.
“큭! 이깟 저급 마법 따위로!”
로벨타스는 악을 쓰며 번개를 일으켜 단창을 상쇄하려 한다.
그러나 미처 번개로 태우지 못한 창이 그의 몸을 연신 꿰뚫는다.
간신히 급소만을 비껴가는 게 고작.
“그리고 이것도 날려 주지.”
이어서 장창이 날아든다.
조금 전 단창의 소낙비가 잽이라면, 이것은 그 뒤에 바로 후려치는 스트레이트 펀치 같은 것.
짧은 창의 소낙비에 정신이 팔려 있던 그가 같은 감각으로 장창을 막으려 하나, 당연히 막아 낼 수 있을 리 없다.
다급히 그가 온 힘을 다해서 마력을 집중시켜 장창의 궤도를 비트는 게 고작.
“허억……. 헉……. 뭐냐! 뭐냔 말이다!”
본래의 그라면 이 정도 마법쯤은 손짓할 필요도 없이 간단히 불태웠겠지.
낮은 서클의 흑마법에 농락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로벨타스는 굴욕감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평생을! 옳은 마법을 위해 이바지한 내가! 이깟 사술 따위를 이겨 내지 못한다는 것이냐!”
“그런 거지.”
이게 현실이다.
“평생을 떳떳하지 못한 일만을 한 자의 업이란 거야.”
“허튼소리!”
놈이 남은 마나를 있는 대로 끌어올린다.
부질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인정해도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겠지.
“……끝을 내주마.”
나는 그가 마법을 캐스팅하도록 그냥 놔두었다.
그가 말한 대로 평생을 수련한 그 잘난 마법.
마음껏 쓰게 하고 그 결과를 실컷 보게 하는 것이 그의 업에 대한 대가.
《스킬 포인트 : 15pt가 소모됩니다.》
《흑마법 – 엡솔루트 플레어를 습득하였습니다.》
《잔여 스킬 포인트 : 0pt》
그가 평생을 오만하게 고집한 마법을 쓴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벼락치기 배운 힘으로 비웃어 주리라.
“정면으로 불태워 없애 주마.”
-엡솔루트 플레어.
5서클에 속한 마법 중 위력만이라면 손에 꼽는 흑마법이다.
새로 익힌 마법을 영창한다.
대량의 흑염이 일어난다.
혈마력의 영향에 따라 붉은 기운이 뒤섞인 고온의 화염에 내가 손을 뻗자, 그 앞에 모인다.
무시무시한 열기가 응축되어 손바닥만 한 사이즈의 구슬 형태로 줄어든다.
그사이 로벨타스 역시 캐스팅을 끝냈다.
“소멸해 버려라! 애송이!”
로벨타스가 혼신을 다한 마법을 쏘아 낸다.
수만 개의 번개가 폭풍과 함께 휘몰아치며 뇌룡의 형상을 띠면서 돌진해 온다.
분명 마법사로서 그는 놀라운 경지를 이루고 있겠지.
“추해. 영감님.”
비웃으며 나는 응축해 둔 흑염을 터트린다.
대량의 열에너지가 해방되고, 그것은 단 하나의 방향을 향해 쏟아진다.
오로지 전방.
눈앞의 위협을 불태워 소멸시키기 위해.
열기가 번개의 창백한 빛을 간단히 꿀꺽 집어삼키고는 추하고 늙은 마법사를 휩쓴다.
“……어째서.”
회한에 잠긴 듯한 노인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 그의 기척은 완전히 불타서 사라진다.
《마탑의 원로 로벨타스를 처치하였습니다.》
《특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45레벨을 달성하였습니다.》
《레벨업 보너스 스킬 포인트 25pt를 획득합니다.》
《잔여 스킬 포인트 : 25pt》
“그래도 이름값은 하네.”
본래 로벨타스는 메인 시나리오 후반의 시점에서나 쓰러트릴 수 있는 강적이다.
마탑 공략편의 중간 보스들 중 하나.
“어디 그 잘난 마법, 저세상에서 실컷 연마해라.”
저 상공을 향해 치솟는 흑염의 기둥을 간단히 손짓만으로 흩어 버리고, 나는 그의 업보를 비웃는다.
* * *
승리의 여운에 채 잠길 새도 없이 머릿속에서 에밀리의 염화가 울렸다.
(3분이 조금 넘었네. 비술 해제할게.)
급격히 힘이 빠져나간다.
강화 효과가 해제된 것 때문인지 마치 모든 힘을 잃은 듯한 기이한 무력감이 온몸을 덮친다.
약해진 게 아니라 단순히 본래의 능력치로 돌아온 것뿐인데.
“아……. 힘이.”
소모된 마나의 반동도 만만치 않으리라.
탈력감에 살짝 휘청거리니.
“위험하네. 자, 여기로 오렴.”
기다렸다는 듯 에밀리가 나를 안아서 받아 주었다.
“이거 묘하게 힘이 안 들어가는데?”
“마력의 소모가 크고, 거기다 신체가 변화하는 힘의 양에 적응하는 데 혼란을 일으키나 봐. 조금 쉬면 낫지 않을까.”
마탑의 원로를 이긴 대가라고 생각하면 별것 아니지.
“정말로 그 늙은 마법사를 이겼네?”
“그 노인, 자기가 왜 졌는지 마지막까지 이해하지 못하더라.”
힘으로 압도한 건 정말로 한순간이었다.
만약 정석적인 마법전으로 끌고 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고전을 각오해야 했겠지.
“이전에 당했던 경험 때문에 이성을 잃었고. ……뭣보다 마법사로서의 역량이 전보다 떨어졌어.”
그는 마지막까지 패배의 이유를 눈치채지 못했다.
밀레이토스와 무리하게 계약했기에 마나의 성질이 변해서 그 힘을 제대로 끌어내지도 못했다.
힘은 늘어났지만 제대로 다루지 못해 결국 그의 역량은 실질적으로 6서클 정도에 그쳤다.
어리석다.
너무나 어리석었다.
“아니, 그것도 충분히 대단한 거란다. 시안.”
“녹의 시조…….”
언제부터 보고 있었을까. 아마 계속 이 싸움을 관전하고 있었을 그가 당연하다는 듯 나타나서 말을 걸었다.
“그 마법사의 실력은 적어도 내가 활동하였을 때에는 견줄 자가 많지 않았겠지.”
“언제 적 이야기입니까. 지금은 그저 퇴물이거든요?”
뭐, 틀림없이 대단하긴 하니 부정할 말은 없지.
적어도 다니엘 교수님이 들으면 기절할 일이다. 그리고 얼마나 무모했는지 한바탕 기나긴 설교를 듣겠지.
좋아. 비밀로 하자.
“마음 같아서는 바로 폐정령계로 향하고 싶은데…….”
“안 돼. 지금은 쉬렴.”
닥터 스톱이 아니라 데빌 스톱.
에밀리가 단단히 붙잡고는 놔주지 않는다.
녹의 시조 역시 동의한다.
“그 악마의 말에 같은 의견을 말해주고 싶어. 보아하니 그 강력한 마법은 많은 부담을 주나 보네.”
“……그런 모양이더라고요. 포션을 마셔 보는 중인데.”
“마셨는데?”
“약이 전혀 안 들어요.”
효과가 없다.
정확히는 상쇄되고 있다.
《진마빙현제의 반동이 유효한 동안, 모든 회복약과 스킬의 효과가 무효화됩니다.》
강력한 스킬에 대한 대가라고 할 수 있었다.
혈마력의 잔재가 완전히 가실 때까지 약도, 회복기도 듣지 않는다는 건가?
위험한 거 아냐? 잘못하면 피로나 부상의 반동으로 사경을 헤맬 수도 있다는 거지?
“어느 정도 걸리겠어?”
“어디~. 흐음~, 30분 정도가 아니려나.”
30분 강제 휴식이라는 거군.
“이 상태에서 뛰어들어 봐야…….”
“아마 다들 곤란해하지 않을까?”
“오케이! 그럼 쉬자!”
결코 과로하지 않는다.
애써 이 한 몸 바쳐 봐야 노년에 골병밖에 더 들겠냐.
에밀리의 진찰 결과를 듣자마자, 나는 바로 냅다 드러눕기로 했다.
“어떻게 보면 당시 내 친구보다 더한 거 같네.”
“칭찬입니까?”
“…….”
아니구나.
녹의 시조는 대신 쓴웃음을 지으며 위를 향해 손짓한다.
그곳에 둥그런 창이 열리며 어떤 풍경이 보인다.
폐정령계.
그곳에 떨어진 인간들이 대피 중인 도시의 풍경.
“여기서 관람하라고요?”
“아무것도 모른 채 기다리는 것보다는 낫겠지?”
마음이 초조해서 더 못 쉴 거 같은데.
뭐, 그의 말마따나 안 보는 것보다는 낫겠지.
거기다 안 되겠다 싶을 때는 얼마든지 뛰어들 수도 있을 테고.
‘부탁이니 30분 정도만 버텨 줘라.’
그때까지만 무사히 버티면 된다.
바로 메인 시나리오 3장의 클리어를 향해 직행할 테니.
* * *
[늙은 마법사가 죽었어.]“로벨타스가 말이오?!”
마치 길가에 떨어진 동전이라도 주웠다는 듯 가볍게 보고하는 말에 이닐스 백작은 눈을 부릅뜨고 놀랐다.
“어떻게……. 정령님이 힘을 준 것이 아니었소?”
“그런 무책임한 말을!”
당장이라도 멱살을 잡을 듯 이닐스 백작은 크게 분노했다.
[괜찮아. 백작. 보아하니 시안 역시 많은 힘을 소모한 거 같아. 그 증거로 바로 넘어오지 못하잖아?]“괜찮을 리가…….”
[걱정 마. 그사이 죽이면 될 뿐. 봐. 저기에는 무력하고 가증스러운 인간이 많은걸.]유리한 건 이쪽이라고 어둠의 정령이 속삭인다.
[지키는 것보다 죽이는 게 더 쉬워. 그것은 너무나 간단한 이치야. 그렇지?]“궤변이오.”
[하지만 사실이야. ……거기다 한번 피가 흐르면 겉잡을 수 없게 되지.]그것이야말로 이들의 목적.
어둠의 정령 밀레이토스가 이닐스 백작에게 제안한 어떤 목적을 위해.
그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닐스 백작은 침묵한 채 어느 한 곳을 바라보았다.
제단.
그 위에 안치된 것은 흙투성이의 유골.
마치 무덤에서 막 끄집어낸 듯한 뼈.
많은 인간들을 사지에 몰아넣고도 안색 하나 바뀌지 않던 그가 저것을 볼 때는 왠지 초조한 듯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잘될 거야. 어리석은 인간.]그런 그의 심정을 간파한 어둠의 정령이 조롱한다.
[잊지 마. 네게 준 소망은 하나. 인간들의 혼을 고통 속에서 거두고 그것들을 이용해 하나의 혼을 부활시키는 금기.]어둠의 정령이 가르쳐 준 것은 금기 중 금기.
영혼과 정신을 다루는 흑마법사조차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
[저 땅이 피로 가득 채워질 때 단 하나의 혼이 다시 만들어질 거야.]사자의 소생.
그것이야말로 이 사악한 정령이 그를 현혹시킨 지식의 정체였다.
[그걸 위해 뭐든지 하는 게 바로 인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