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2
001.
-이 세계를…… 빛 속에서…… 당
신의…… 도움이.-
흐릿한 의식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 리는 분명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온몸에 힘이 빠지고 있었 다.
게다가 점점 몸이 차가워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몸을 따뜻하게 해 줘야 한다는 생 각이 들었지만 잠이 쏟아져 몸이 움 직여지지 않았다.
나의 몸을 흔드는 느낌과 나를 부 르는 듯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 지만 그 외침에 대답하기가 너무나 도 귀찮았다.
걱정이 드는 몇몇 것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만사가 다 귀찮았다.
하지만 희미한 의식 속에서 애타게 자신을 부르는 아득한 목소리는 너 무나도 달콤하고 감미로웠다.
그렇게 나는 그 달콤하고 감미로운 부름에 대답했다.
그것이 내가 살던 세상이 아닌 다 른 세상에서의 부름이라는 것을 알 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죽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다른 세상에서 환생했다.
그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도 모른 채.
하지만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마왕군 제 6병단 2중대 4소대로 전입을 명받았습니다!” 군기가 바짝 든 신병에 4소대의 막사의 고참 병사들은 마치 지옥에 서 막 탈출한 듯한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따끈따끈한 신병을 노려보았 다.
신병은 불안한 듯이 눈동자를 세차 게 흔들고 있었다.
마치 그렘린 새끼 같은 신병의 모 습에 오크족 출신의 고참 병사 하나 가 신병의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걸어 왔다.
“안 잡아먹으니까 편하게 있어, 편 하게. 크크크! 역시 신병이라 그런 지 피부가 야들야들하네. 맛있겠어! 아! 안 잡아먹어, 안 잡아먹는다고! 크크크!”
“가…… 감사합니다!”
신병은 편하게 있으라는 고참 병사 의 말에도 절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건 신병이 이미 과거 한번 군 생활을 했었기 때문이었다.
긴장을 놓는 순간 사슴 눈알처럼 순해 보이는 고참들의 눈빛이 먹이 를 찾아 헤매고 다니는 하이에나처 럼 바뀔 것이다.
긴장을 놓는 순간, 아무것도 보이 지 않는 깜깜한 미래가 펼쳐진다.
“야! 나랑 이 못생긴 놈이랑 누가 더 고참인 것 같으냐?”
“키키키 키 킥!”
신병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 다.
설마 이곳에서도 이런 질문을 들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신병은 무슨 말을 하든 악마 같은 고참들에게 갈굼이라는 선물을 받을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악마 같은 고참이 아니라 정 말 악마였다.
‘빌어먹을! 왜 마왕군 신병이야? 보통 이계 진입하면 용사로 가지 않 아? 왜 마왕군인데! 그것도 빌어먹 을 신병은 또 뭐야? 악당 쪽이면 용사를 쓰러트리는 사천왕 중에 한 명이나 마왕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신병? 아니, 난 전역자란 말이다! 그것도 조금만 더 있으면 예비군도 끝나는 민간인이란 말이 야!’
마왕군 신병으로 전입하게 된 김철 우는 대한민국 예비역 병장이다.
아니, 예비역 병장이었다.
보행자 신호가 되어 횡단보도를 건 널 때 정신 나간 트럭이 김철우를 덮쳤다.
김철우는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렇게 죽는 순간 김철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 정체불명의 목소리에 응답했고, 김철우는 알 수 없는 이계에서 환생 했다.
문제는 환생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세계를 구할 용사로 환생한 것이 아 니라, 많고 많은 마왕군의 신병 1로 환생해 버린 것이다.
멍하게 깨어나자마자 악마 같은 몬 스터에게 붙잡혀 마왕군 훈련소로 끌려온 철우는 베켄이라는 대충 지 은 듯한 이름을 받고서는 훈련소를 굴러야만 했다.
그렇게 무려 36주의 신병 훈련을 받은 철우, 아니, 베켄은 보충대에서 동기들과 뜨거운 작별 인사를 나누 고서는 자대 배치를 받을 수 있었 다.
신병 훈련이 끝나고 처음 베켄은 언제 전역을 하는지 무척이나 궁금 했다.
“전역? 용사의 동료 일, 이, 삼, 사 중에 한 놈에게 배때기가 갈라져서 는 내장으로 줄다리기를 하고 나면 전역할 수 있지.” 악마 같은, 아니, 악마 조교로부터 마왕군에서 전역이란 지옥문을 열 때라는 것을 알고서는 절망했다.
혹시나 공을 세우면 전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공을 세워 승 진하면 용사와 만날 확률이 무척이 나 높아진다는, 마왕군으로서는 명 예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마왕도 세계를 구할 용사에게 칼빵 맞고 죽을 운명이니 병사가 진급해 서 간부가 된다고 다를 운명은 없었 다.
꿈속에서 군대에 끌려가는 것으로 도 기분이 더러운데, 다시 군대에 끌려온 베켄이었다.
그것도 대한민국 군대도 아니고 마 왕군이라고 하는 악마의 군대였으니 정말이지 꿈도 희망도 보이지 않았 다.
반항을 하고 싶어도 상대는 무시무 시한 모습을 하고 있는 리얼 악마였 다.
대한민국 군대에서야 반항하면 군 기 교육대에 들어가거나 고참들의 갈굼으로 끝났지만 눈앞의 악마 고 참들에게 반항했다가는 고참들의 배 속에 들어갈 것 같았다.
참고로 어째서인지 같이 훈련을 받 던 훈련소 동기 하나가 보이지 않은 날, 악마 같은, 아니, 악마 조교들이 뽈록한 배를 두드리고 다녔다.
어찌나 두렵던지 그날 악마 조교에 게 반항한 베켄의 동기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반항도 못 한 채로 베켄은 전생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서는 마왕군 제 6병단 2중대 4소대로 전 입했고, 새로운 군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탈영할까?’
벗어날 수 없다면 이 꿈도 희망도 없는 세상에서 도망치는 것밖에는 없어 보였다.
그렇게 악마 같은, 아니, 리얼 악 마 고참들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자 신을 바라보자 탈영하기로 마음먹었 다.
“으으! 으으!”
“조용히 안 해! 오늘 저녁 짬통 안 으로 들어갈래!”
베켄은 갑옷에 노란 견장을 찬 채 로 막사의 한쪽 구석에서 머리를 박 고 있는 한 악마를 볼 수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신음하자 그 옆 에서 검을 갈고 있는 고참 병사가 고함을 지르는 것이다.
“저분은?”
“아! 저놈’? 관심 악마야. 멍청한 놈이 탈영하다가 붙잡혔어. 우리 귀 여운 신병은 절대 탈영 같은 거 하 지 마라. 알았지?”
이미 탈영했다 처참한 말로를 보여 주는 교보재 같은 고참 병사의 모습 에 베켄의 눈동자는 세차게 흔들렸 다.
대한민국 군대의 노란 견장처럼 마 왕군에도 관심 병사가 있었지만 마 왕군의 관심 병사는 다른 의미로 관 심을 받는 존재였다.
왠지 핏자국 같은 붉은 자국이 묻 은 날이 나간 철검을 어떤 짐승의 가죽인지 모를 가죽으로 문지르는 고참들을 보며 베켄은 탈영할 것이 라면 확실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막내야! 노래 한 곡 뽑아 봐라!”
베켄은 고참의 명령에 곧바로 몸을 일으키고서는 힘차게 노래를 불렀 다.
-아름다운 이 세상을 부수는 우 리! 악마군 기백으로 오늘을 산다! ……악마여! 이 세상은 내가 부순 다! 멸망의 횃불 아래 목숨을 건다! 악마군 막사에 신병의 노랫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