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205
204.
“베켄 병장 어디 있냐?”
더럭 행보관이 베켄을 찾아다녔다.
다른 병사들과는 달리 유독 베켄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매번 취사장 뒤로 보내 전역을 시 켰지만 불사신같이 되살아나는 헬조 선의 항쿡인 몬스터였다.
“베켄 병장님. 작업장에 계시던데 말입니다.”
“작업실? 또 무슨 사고 치냐?”
“모르겠지 말입니다.”
귀한 밥 처먹고 할 짓이 그리도 없는지 틈만 나면 뭔가를 꼼지락거 리는 베켄이었다.
때로는 편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알 수 없는 불안함을 안겨주는 베켄이 었다.
베켄의 작업장을 찾은 더럭 행보관 은 뭔가를 만들고 있는 베켄을 볼 수 있었다.
“베켄아!”
“응? 아! 멸망!” 베켄은 조금이나마 자신이 편해지 기 위한 발명품을 제작하고 있다가 더럭 행보관이 찾아오자 경례를 했 다.
지금이라면 더럭 행보관의 뚝배기 를 깨고 상사 계급장을 강탈할 수 있었지만 그런 귀찮기 짝이 없는 짓 을 할 이유가 없었다.
“ 뭐하냐?”
“그냥 이것저것 하고 있지 말입니 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 그래. 너 간부해라.” 베켄은 또 이 양반은 뭘 잘못 먹 고 와서 이 난리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단칼에 거절했다.
“싫지 말입니다.”
“아니! 그게 아니고! 던전에 요즘 근무 설 간부가 없어서 니가 대신 보스방 근무 좀 서라고.”
“보스방이요?”
“그래. 저번 공존계 침공 때 간부 들 많이 날아가서 보스방 근무 할 간부들이 부족해. 그러니까 너 한동 안 보스방 근무 좀 서라.”
소환 마법진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간부들이 대거 사라지는 일이 벌어 졌다.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간부들이 사라지다 보니 던전 경계 근무를 설 간부가 부족해 졌다.
“저 게이트 못 열지 말입니다.”
“걱정 마. 마정석 지급해 줄 테니 까.”
게이트를 열 수 있는 방법도 알려 준다는 더럭 행보관의 말에 베켄은 귀찮았지만 어차피 병사로 경계 근 무를 서나 간부로 서나 별 차이는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에 있을 때도 분대장으로서 본 래는 하사들이 서야 할 근무들을 자 주 섰던 베켄이었다.
“알겠지 말입니다. 언제부터 하지 말입니까?”
“오늘부터.”
하여간 이놈의 군대는 처음부터 끝 까지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 다.
결국 간부를 대신해 베켄은 던전 보스방에서 경계 근무를 서기 위해 투입이 되었다.
“하급 던전?”
“그렇지 말입니다. 베켄 병장님.”
“그래 알았다.”
완전 무장을 한 채로 베켄은 하급 던전의 보스 방으로 투입이 되었다.
지금의 베켄의 힘이라면 최상급 던 전의 보스방도 무리가 아니었지만 처음이기도 하니 하급 던전의 보스 방에서 근무를 서는 것이다.
보스방이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보 스방의 의자에 앉아 시간이나 때우 면서 몬스터 병사들의 경계 근무 투 입 신고나 받아주면 그만이었다.
“야! 혹시 6소대 애들도 보스방 근 무 투입되냐?”
“잘 모르겠지 말입니다. 아마 베켄 병장님 하는 거 봐서 6소대는 투입 될 수도 있지 말입니다.”
“참! 별…. 알겠다.”
베켄은 병사들에게 결국 짬처리 시 키는 마왕군에 혀를 차며 자신의 근 무지로 향했다.
“멸망! 병장 베켄! 하급 던전 보스 룸 근무를 명받았습니다.”
“아! 자네가 베켄 병장이구만. 만 나서 반갑네.”
보스방의 교대 근무자인 중위 계급 의 마족은 그 유명한 베켄 병장을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병사가 보스방 근무를 한다는 것이 다소 신기하기는 했지만 베켄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갔다.
교대 간부에게서 경계 사항을 전해 들은 베켄은 보스방의 의자에 앉았 다.
간혹 몬스터 병사 교대 근무자들의 근무 신고나 받아줄 뿐이었다.
“하암! 몬스터들과 달리 간부 보스 방은 하루 꼬박 근무인데. 오침 시 켜 주려나?”
몬스터 경계 근무병들보다 간부의 근무 시간이 더 길었다.
그래도 힘든 일을 없었기에 베켄은 어느덧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경계 근무병으로 근무를 설 때라면 던전 밖으로 나가 공존계 구경이나 하면서 또 뭔가를 찾아 마계로 들고 갈 터였지만 보스방에서 혼자 근무 를 서야 했으니 그럴 수는 없었다.
그렇게 졸고 있을 때 베켄의 귀를 간질이는 고함 소리를 들을 수 있었 다.
“이 사악한 악마 놈’아! 정의의 검 을 받아라!”
움찔!
베켄은 경계 근무병이라면 절대 하 지 않을 고함을 지르는 목소리에 화 들짝 깨서 보스방으로 들어오는 통 로 쪽을 바라보았다.
“응? 어? 인간이야? 어? 엘프도 있고 드워프도 있네?”
인간이나 엘프 그리고 드워프는 자 신의 부대에도 있었지만 본래는 전 부 마왕군의 적이었다.
더욱이 자신의 부대에 있는 인간과 엘프 그리고 드워프는 전부 여자(?) 였지 자신을 살벌하게 노려보는 시 커먼 남자 놈들이 아니었다.
“아! 탐험가?”
베켄은 던전이 털렸음을 깨달았다.
“아우! 하필 내가 근무일 때 그러 냐? 에이! 알았다! 잠시만!” 베켄은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서 는 다시 진지하게 분위기를 잡았다.
“클클클클! 어리석은 공존계 나부 랭이 놈들이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클클클! 죽음이 두렵지 않더냐?”
베켄은 마왕군답게 사악하기 짝이 없는 대사를 쳤다.
왠지 보스방의 보스라면 그 정도 대사는 쳐줘야 모험가 파티들이 실 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베켄은 근무자들을 전부 학살 했을 것이 분명한 모험가 파티를 살 려둘 생각이 없었다.
6소대 후임들은 없었지만 그래도 전역도 못하는 안타깝기 짝이 없는 몬스터 병사들의 원한을 풀어줘야만 한다.
“흥! 죽음 같은 소리! 오히려 네 놈이 죽은 목숨이다!”
하급 던전에 입장을 한 모험가들의 장비는 왠지 모르게 삐까뻔쩍했다.
어지간한 하급 던전에 들어오는 모 험가들과는 전혀 다른 장비들이었 다.
마치 고위 기사 같은 장비들이었으 니 하급 던전의 보스 따위는 경험치 셔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하급 던전의 보스가 용 사여야 했을 마왕군 병단장급의 괴 물 몬스터 병장이라는 것이 문제였 다.
상대가 용사가 아닌 이상 베켄의 뚝배기를 깨는 건 불가능했다.
더욱이 베켄의 손에는 전설급 무기 인 못 박힌 몽둥이가 들려 있었다.
베켄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모험가 들에게 한마디 했다.
“크크크크크! 나를 죽이겠단 말이 냐‘? 크크크크크! 네 놈들이 용사 파 티가 아닌 이상 나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절대 용사 파티일 리 없었다.
용사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베켄이 었다.
자신의 앞에 있는 모험가들 사이에 는 타이는커녕 레놀도 없었다.
베켄의 외침에 어째서인지 모험가 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용사 파티 말이냐? 불쌍하기 짝이 없는 녀석이로군. 그래, 죽기 전에 네 놈이 누구에게 죽었는지 알려주 마. 멘 님!”
“아! 예! 음! 나는 용사 멘이다! 정확하게는 민이지만 아무튼! 사악 한 보스 놈아! 정의의 검을 받아 라!”
약간 어리버리해 보이는 검은 머리 의 남자가 빛을 뿜어내는 검을 들고 서 베켄을 가리켰다.
“응? 용사? 뭔 용사?”
베켄은 갑자기 용사라는 말에 자신 의 이름을 멘이라고 밝힌 남자를 빤 히 바라보았다.
“타이 아니잖아.”
용사는 타이였다.
아무리 봐도 눈앞의 어리버리해 보 이는 모험가는 타이가 아니었다.
“어? 타이 님 아시나 보네. 어! 나 는 두 번째 용사 멘이다!”
“뭐? 두 번째?”
베켄은 갑자기 두 번째 용사라는 멘의 말에 당황한 나머지 두 눈을 꿈뻑 였다.
“멘 님! 고작 하급 던전의 보스하 고 대화를 나눌 가치도 없습니다!”
꽤나 강인해 보이는 전사 하나가 용사 멘에게 한 마디 하고서는 곧바 로 베켄에게로 달려들었다.
멘의 경험치를 쌓게 하기 위해 만 들어진 용사 파티였다.
적당히 보스를 두들겨 패고 막타는 멘에게 양보하는 것이 임무였다.
“타앗!”
호쾌하게 베켄에게 달려든 용사의 동료는 베켄이 죽지는 않도록 팔이 나 다리를 잘라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각성도 하지 못한 용 사의 동료 따위가 아무리 좋은 장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베켄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아! 잠시만 가만있어 보}! 귀찮게 하지 말고!”
베켄은 날파리처럼 달려드는 전사 의 뚝배기를 못 박힌 몽둥이로 후려 쳤다.
퍼억!
꿈틀!
단번에 전사 하나가 전투 불능이 되어 버렸다.
“뭐냐? 저 놈! 하급 보스…. 커 억!”
보스방의 의자에 있던 베켄의 모습 이 사라졌다가 귀찮을 것 같은 마법 사로 보이는 남자의 곁에 나타나서 그대로 머리를 움켜쥐고 벽에 박아 넣었다.
아로네가 보았다면 고작 마법사가 그 정도 밖에는 못하느냐고 비웃었 을 것이었다.
“아카드! 제길! 죽어…커억!”
레놀이었다면 저항이라도 했겠지만 지금의 모험가 파티의 전력은 아로 네 상병만도 못했다.
필살기를 쓸 가치조차 없었다.
베켄의 검은 안광이 번득이는 순간 용사 파티의 동료들은 하나 둘씩 던 전 바닥에 쓰러진 채 몸을 꿈틀거렸 다.
순식간에 용사 파티가 전멸해버리 자 용사 멘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 고 있는 검은 흑발의 마족을 바라보 았다.
“너 용사라고?”
베켄은 덜덜 떨고 있는 용사 멘을 바라보며 인상을 구겼다.
타이만큼도 되지 못한 약해 빠진 용사였다.
물론 베켄이 너무 터무니없이 강한 것이었지만 베켄이 그런 걸 알 리 없었다.
베켄은 대답도 하지 않는 멘에게 다시 한 번 으르렁거렸다.
“용사야? 아니야?”
“자…잘못들었슴따?”
베켄은 어째 어디선가 많이 듣던 용사의 말투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용사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너 한국인이냐?”
“예? 잘못들었슴다?”
“하아! 한국인이냐고오! 헬조선! 항쿡이인! 말귀 못 알아 먹냐!”
너무나도 긴장을 한 용사 멘은 그 제야 베켄의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그렇지 말입니다.”
“그런데 너 왜 군대 말투 쓰냐? 용사라며.”
“누…누구시지 말입니까?”
베켄은 한국인 출신 용사를 보고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깨달았 다.
긴장을 한 채 덜덜 떠는 용사 멘 에게 베켄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을 했다.
“나도 전생에 한국인.”
“몬스터이신데 말입니까?”
“그래. 너는 용사?”
“그렇지 말입니다.”
“군인 출신이냐?”
“그렇지 말입니다.”
“어디 부대?”
“35 사단.”
“어? 나도 거기 줄신인데! 물론 전 역한지는 엄청 오래 되었지만.”
멘은 왠지 모르게 눈앞의 한국인도 군인 출신이라서인지 바짝 긴장을 하고서는 베켄에게 경례를 했다.
“충성! 이병 장민!”
“이병‘? 이병이 왜 여기 있어?”
“그게. 부대 전입 받고 왔는데 트 럭이 덮쳤지 말입니다!”
“트럭이 왜 덮쳐?”
“그게 후진하던데 말입니다.”
베켄은 육공 트럭이 후진해서 자신 을 덮쳤다는 장민 이병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군대 환생 트럭 타고 이 세계에 소환된 것이다.
베켄은 세상 불쌍한 소환 용사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저…저기 누구시지 말입니까?”
“하아! 나는 김철우 예비역 병장.”
“예비역 병장님이요? 아니 병장님 이시지 말입니까?”
“하아! 하긴 나보다 니가 더 낫긴 하겠네.”
장민 이병은 전역한 예비역 병장이 환생을 해서 마왕군에 입대했다는 사실을 베켄에게 듣고서는 세상 불 쌍하다는 듯이 베켄을 바라보았다.
“김 병장님 어쩌다가.”
“그러게. 내가 어쩌다가 여기 있는 지 나도 모르겠다.”
본래라면 눈앞의 용사의 뚝배기를 깨버려야 했지만 이역만리도 아니고 어딘지도 모를 세계에서 만난 고향 사람에 베켄과 용사 멘은 동질감을 느껴야만 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