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47
046.
공존계의 존재들이 마왕과 마왕군 의 침공을 대비하고 있을 때, 마왕 도 공존계 침공 작전을 구상하고 있 었다.
하지만 본래 전쟁이란 아군의 전력 을 과대평가하고, 적군의 전력을 과 소평가할 때 일어나는 것이었다.
“아토스 계곡에서의 침공 작전은 지금까지 72번 시도해서 48번 실패 했다. 침공 시도의 절반도 안 되게 아토스 계곡을 넘어 갈 수 있었지. 48번의 실패는 아토스 계곡조차 넘 지 못했어.”
현재의 마왕 이전에 수많은 마왕이 마왕군을 이끌고서는 공존계를 침공 했다.
“오고스 늪지를 통한 침공은 31번 시도해서 28번 실패했지.”
마계에서 공존계로 침공을 할 수 있는 루트는 여러 개가 있었지만 대 규모의 군대를 투입할 수 있는 루트 는 정해져 있었다.
당연히 인간들도 그 루트에 대규모 산성과 요새들을 쌓아 놓아 대비하 고 있었다.
생각보다 마왕군이 공존계에 제대 로 발을 들여 놓는 것조차 힘들었 다.
그 때문에 일부 마왕들은 마왕군 없이 단독으로 공존계에 강림하는 단독 침공을 시도하기까지 했을 정 도였다.
물론 마왕의 단독 침공은 마왕의 시체조차 찾을 수 없는 참담한 실패 로 끝이 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마왕은 똑똑한 마왕이었다.
자신들을 과대평가하지도 않았고 적을 과소평가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적을 과대평가하고, 아군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마왕군이 공존계 침공을 완성시킨 적이 한 번 도 없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이라도 완성했다면 마왕과 마족 그리고 몬스터들은 척박한 마 계의 땅에 머물러 있지 않았을 것이 었다.
“후우! 길이 보이지 않는구나, 길 이!”
마계와 공존계의 지도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어 봐도 도무지 길이 보 이지 않는 마왕이었다.
“마왕님, 공존계와 연결되어 있는 모든 던전에서 대대적으로 침공해 보는 것은 어떠실는지요?”
꾸준히 만들고 유지 보수 중인 던 전 통로는 공존계 곳곳에 위치해 있 었다.
“각개 격파만 될 뿐이다.”
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 다.
18대 전 마왕이 모든 던전에 몬스 터 병사들을 밀어 넣어 공존계를 침 공했었지만 던전을 통한 병력 전개 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바로 일정 숫자 이상의 병력이 넘 어가질 못한다는 점이었다.
던전에는 등급이 존재했고, 그 등 급 이상의 병력은 지나갈 수 없었 다.
A급 이상의 던전에는 고위 마족과 수백 명의 몬스터를 통과시킬 수 있 었지만 그 아래의 등급 던전은 몇 명의 마왕군 병력만이 넘어갈 수 있 었다.
그 정도 숫자가 넘어가 봐야 아무 런 소용도 없는 것이다.
하여튼 대패해 버리면서 공존계 침 공이 좌절되어 버렸다.
“결국 오베오 평원인가.”
마왕은 지도 위의 한 장소를 바라 보았다.
가장 많이 시도한 침공 루트였다.
꽤나 넓은 통로여서 대규모 병력이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적들도 대비하기에 최적의 위치여서 사실상 소모전으로 이어졌 다.
단순히 소모전이었다면 마왕군이 더 유리할지도 몰랐다.
마왕군의 숫자가 공존계의 군대 숫 자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위기의 순간 공존계에 서는 치가 떨리는 적인 용사가 등장 했다.
전황을 뒤집어 버리고서는 마왕을 물리쳐 마왕군의 침공을 좌절시켜 버렸다.
“용사가 소환되었다고 했느냐?”
“예! 마왕님. 용사의 기운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용사가 이미 소환되었으며 점점 강 해지고 있다는 것에 마왕의 고민은 더욱더 깊어졌다.
‘이대로면 결국 또다시 실패한다.’ 마왕은 자신의 마왕성의 복도에 걸 려 있는 역대 마왕들의 초상화를 떠 올렸다.
위엄 넘치고 무시무시한 역대 마왕 들의 모습들이었지만 대부분은 용사 에게 불귀의 객이 되어 버렸다.
용사에게 죽지 않았다고 해도 용사 에게 입은 부상으로 고생하다가 추 한 만년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 었다.
현 마왕은 절대 그런 운명을 맞이 하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용사를 쓰러트리고 공존계 를 정복하고야 말 테다.’ 자신만은 다를 것이라 각오를 다지 는 마왕은 전대 마왕들의 실패를 답 습하지 않기 위해 전대 마왕들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 다.
그렇게 공존계의 침공로를 훑어보 던 마왕의 눈에 한 장소가 머물러졌 다.
“후우!”
하지만 이내 마왕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전대 마왕들이라고 해서 다들 힘만 센 멍청이는 아니었다.
치열한 마계에서 마왕까지 되려면 힘만 세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었 다.
번득이는 재치와 현명함은 필수였 다.
그런 마왕들이라고 해서 전대 마왕 들처럼 같은 짓을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결국에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통곡의 고원은 역시 무리겠지.”
마왕이 바라본 곳은 해발 9,000미 터가 넘어가는, 공존계에서 가장 높 은 산이었다.
낮에도 영하 50도를 넘어가는 눈 과 얼음의 세계로, 추위에 내성을 가진 몬스터들도 밤이 되면 얼어 죽 어 버릴 만큼 최악의 장소였다.
그 때문에 공존계의 존재들도 방어 를 포기해 버린 장소였지만 몬스터 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장소였다.
더욱이 진공로가 좁고 삼엄해서 통 곡의 고원에서 공존계로 완전히 넘 어가는 데만 거의 한 달이 걸릴 정 도였다.
몬스터도 살과 뼈로 된 생명체였 다.
추우면 얼어 죽고, 더우면 쪄 죽었 다.
그런 추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언 데드들도 있었지만 언데드들이라고 해서 뼈와 관절이 얼음에 뒤덮여 버 리면 살아 있는 얼음 동상이 되어 버릴 뿐이었다.
그렇게 마왕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 을 알고 있었지만 미련에 쉽사리 통 곡의 고원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안 될 것은 알지만 시도나 한번 해 볼까?’
마왕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통곡의 고원을 넘어 보라고 지시를 내렸다.
어차피 실패해도 손해는 없다고 생 각하는 마왕이었으니 마왕의 수하들 도 무조건 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이 예하 부대로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군대라는 곳은 참으로 묘한 곳이어서 사단장이 지나가던 중에 아무 생각 없이 한 말 한마디가 엄 청난 일로 변하고는 했다.
-풍경이 가리네.-
다음날 사단장이 쏘아 올린 작은 말 한마디에 평온하던 대대 하나가 손에 호미와 낫을 쥐고서는 불모지 작업을 하러 떠나는 것이다.
군대 가서 불모지 작업 한번 해 보지 못한 군인은 군대 갔다 왔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하여튼 불모지 작업은 아니었지만 마왕의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인 지시가 마왕군의 말단 예하 부대까 지 내려가자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절대적인 명령으로 바뀌었다.
♦ * *
“……그러니까 저길 넘어가라고 요?”
베켄은 아주 멀리 보이는 꼭대기만 이 아니고 중간쯤부터 하얀색으로 뒤덮여 있는 장벽을 바라보았다.
다른 이들은 산맥이라 부르기도 하 지만 베켄의 눈에는 장벽으로 보였 다.
“왜요?”
“마왕님의 명령이다.”
마왕군의 최고 지휘관인 마왕의 지 시였으니 말단 병사들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 저희입니까?”
마왕이 6병단에게 지시를 내린 거 야 마왕 마음이라지만 6병단 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부대가 존재했다.
그 많고 많은 부대 중에 하필이면 왜 자신들이냐고 묻는 베켄이었다.
“니들이 가장 가능성이 높으니까.”
1중대장 베네트와 더럭 행보관은 빤히 베켄을 바라보았다.
온갖 사고를 다 치는 베켄이었지만 능력만은 인정해 줄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봐도 통곡의 고원은 절대 넘어갈 수 없어 보였으니 다른 부대 의 몬스터 병사들을 보내봐야 성공 가능성은 없었다.
하지만 베켄의 6소대라면 일말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무려 하늘같은 마왕님의 지시였으 니 승진의 욕망으로 불타오르는 1중 대장 베네트로서는 마계가 두 쪽이 나더라도 성공시켜야만 하는 일이 되었다.
그중에 베켄의 6소대는 베네트의 부대 중에 가장 정예는 아니었지만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대였다.
“명령이다. 통곡의 고원을 넘어 공 존계를 침공해라!”
베켄은 베네트의 명령에 피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지구에서야 군 인권위나 국방부 그 것도 아니면 정부 신문고나 청와대 청원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마계에 서는 그런 게 없었다.
명령 불복종은 재판 없이 즉시 전 역행이 었다.
베켄 자신이야 전역당해도 상관없 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매일 저녁 자신의 코를 주먹으로 때려 흘러내 린 피로 고향 집에 편지를 쓰는 후 임들이 눈에 밟히는 베켄이었다.
미운 정도 정이라고, 소대원들과 정이 들어 버린 베켄이었다.
‘그놈들, 집에는 돌려보내야지.’
말단 병사일 뿐인 베켄이 합법적으 로 후임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었지만 베켄은 몸 건강히 후임들 을 집으로 보내고 싶었다.
“준비할 시간을 주십시오.”
“그러지.”
베켄은 잠시나마 시간을 번 것에 멀리 보이는 통곡의 고원을 바라보 았다.
“높고 추워 보인다.”
베켄은 전생에서의 군 훈련이 떠올 랐다.
“하! 내가 혹한기를 다시 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는데.”
아무리 봐도 추워 보였다.
산책 가듯이 갔다가는 다 얼어 죽 어 버릴 것 같은 상황에 베켄은 적 응 훈련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다.
정말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기에 베켄은 자신의 소대 막사로 돌아와 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눈빛 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몬스터 들에게 충격적인 말을 했다.
“혹한기 훈련 준비해라.”
“그게 뭐지 말입니까? 먹는 것입니 까?”
평소였다면 한 소리 했겠지만 베켄 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후임들을 바 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베켄의 눈빛에 6소대 기다란 것에 찔리거나 굵직한 것에 맞고 나면 내가 왜 옷 벗고 다녔나 하는 후회만 남을 뿐이었다.
“이걸 왜 발에 낍니까?”
“동상 안 걸리려고.”
몬스터들에게는 딱히 신발이 불필 요했지만 베켄은 두툼한 가죽옷뿐만 아니라 가죽신도 만들어 신겼다.
소대원들은 그런 베켄에 도무지 이 해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더 두꺼운 가죽으로 안 만들어 줬다고 베켄을 원망할 정도였다.
그리고 몬스터들은 아침에 텐트에 서 나왔을 때 가죽신이 얼어붙으면 원들은 아주 큰 문제가 발생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일단 편지는 더 이상 보내지 마 라.”
편지로 보내려고 모아 놓은 가죽들 을 보며 베켄은 질긴 칡넝쿨로 가죽 조각들을 엮어 혹한기 대비 방한용 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몬스터들도 방어구를 착용하기는 하지만 가린 부분보다 안 가린 부분 이 더 많았다.
여성이라면 안 가릴수록 방어력이 높다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것 없었 다.
신기 힘들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하여튼 별로 필요치 않아 보이는 가죽신부터 더욱더 이해할 수 없는 벙어리 가죽 장갑까지 착용해야 한 다는 것에 불만이 커져 갔지만 힘으 로는 베켄을 이길 자신이 없었기에 묵묵히 따라야만 했다.
“너무 무겁지 말입니다.”
칡넝쿨로 만든 전투 배낭에 FM으 로 장비를 수납하자 몬스터들은 투 덜 거렸다.
“무거워도 어쩔 수 없다. 살려면 최대한 많이 챙겨.” 이미 혹한기를 경험해 보았고, 마 계에서는 추진 차량이나 보급이 없 기에 살려면 하나라도 더 챙겨야 한 다는 것을 베켄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꼭 다 가져가야 한다! 알았지?”
베켄은 정말 걱정되어서 소대원들 에게 신신당부했지만 어디에나 꼭 말 안 듣는 고문관은 있는 법이었 다.
그렇게 A형 텐트까지 만든 베켄은 혹한기 훈련 준비를 마치고서는 통 곡의 고원으로 향했다.
당장 넘을 생각은 없었지만 하얀 눈 덮힌 지역에서 적응 훈련을 하려 는 것이었다.
하지만 베켄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통곡의 고원은 절망적이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