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163
〈 163화 〉 여신에게 클레임 – 2
“교단은 부패했습니다.”
여신은 과거 이교도의 마을에서 했던 말을 재차 선언했다.
“보아하니 그때 저의 현현조차 없던 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더군요. 이미 그들은 저를 섬기지 않고 있습니다. 약간은 희망을 품었지만, 헛된 일이었습니다.”
여신의 얼굴에는 깊은 슬픔과 실망이 어렸다.
“그들의 배후에는 분명 레비아탄이 있을 겁니다. 어쩌면 레비아탄을 저라 믿고 따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쌍둥이니까요.”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았지만 제법 있을 법한 일이었다.
교단의 사람들은 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게 아니라, 다른 신의 목소리를 듣게 된 걸지도 모른다.
그들의 방약무인함의 배경에는 단순히 인간의 악의만이 있다고 하기에는 강력한 삐뚤어진 무언가가 느껴졌다.
“레온. 레비아탄을 막아주세요. 교단의 음모를 저지하세요.”
여신은 나를 향해 팔을 뻗으며 사명을 내렸다. 그리고 짧은 순간 망설임을 비쳤다.
“……그리고, 저와 레비아탄을 다시 만나게 도와줬으면 해요.”
하지만 금세 결심한 듯 의지가 느껴지는 표정으로 선언했다.
“만나게 해달라고?”
“그녀는 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그녀의 아래 있는 피조물들은 전부 제가 간섭하지 못해요.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습니다.”
쓸쓸한 표정으로 여신이 말했다.
“레온. 당신이 사명을 이루어서 저를 도와 레비아탄과 다시 만나게 해준다면…….”
여신은 말을 흘렸다.
“사과하고 싶어요.”
그리고 의지를 담아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자신의 손으로 끝을 보겠다느니 하는 것이 아닌, 사과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레비아탄이 그렇게 된 것은 저의 책임이 큽니다.”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니 저의 오만을 사과하고, 다음에 그녀가 만들 세계를 돕고 싶어요.”
하지만 세계의 창조주이자 신인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실패한 세계 따위는 없다는 것을, 그대가 했던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그거 좋네요. 네. 꼭 이뤄드리도록 할게요.”
역시 내가 좋아하는 세계의 여신답다. 언젠가 따먹고 싶다. 아주 먼 미래겠지만.
“이참에 이 세계도 유지보수를 좀 하죠. 상태 안 좋은 게 꽤 있던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좀 부탁드릴게요. 사자를 보내지 않고 직접 관여하는 것은 아무래도 금지되어있는 탓에.”
농담으로 한 말에 여신이 난처하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신도 의외로 귀찮은 규칙에 얽매이는 건가요?”
“규칙이라고 할 것까진 아니지만, 신이 사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관여한 세계는 대부분 끝이 좋지 않으니까요. 종교를 통해 말과 메시지를 전하는 정도는 괜찮다곤 하지만…… 결국 교단이 이렇게 된 걸 보면 하지 않는 게 좋았을 것 같기도 해요.”
여신은 말을 끝내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어쩌면 신에게서 독립된 세계가, 진정 올바른 세계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슬픈 얼굴로 말했다.
“……그런가요.”
교단의, 레비아탄의 음모는 ‘신 죽이기’라고 했다.
어떤 의미로 보면 여신과 레비아탄의 뜻은 의외로 여신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하나 물어볼게요. 난세가 찾아오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요?”
슬슬 이야기가 정리되어가겠다, 나는 가능하리라고 생각했으면서도 내심 불안해했던 일을 여신에게 물었다.
“제가 내린 의 힘이라면 충분히 가능해요. 설마 그러실 거라곤 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긴 하지만요.”
여신의 대답은 긍정이었다.
“다만 희생이 전혀 없을 거라곤 할 수 없어요. 지금까지의 어떤 회차보다도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거 기대되네요.”
나는 웃으며 여신의 말에 대답했다. 허세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누구와 싸우게 되고 최종적으론 무슨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 신난다. 마치 엠블럼 레전즈를 처음 시작했을 때랑 똑같은 느낌이다.
“레온. 당신에게는 많은 기대를 골고 있습니다. 부디 저의, 아니 당신이 좋아하는 세계를 구원할 수 있기를.”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여신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축복했다.
이로써 현신한 여신과 대화한다는 목표는 끝났다.
“아, 그런데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도 되나요?”
“어떤 일이지요?”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짚고 넘어가고 싶은 일이 있었다.
“뒤쪽으로 섹스하는 거, 교리적으로 문제가 되나요?”
“…….”
내 질문에 조금 전까지 자애로움이 넘치던 얼굴을 하고 있던 여신의 얼굴이 화끈하고 달아올랐다. 그리고 기막히다는 듯 뭐라고 말하려다 말기를 반복한 끝에,
“딱히 금지, 는 아니지만……. 그곳에는 정해진 다른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능하면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는 생각합니다…….”
결국 진지하게 대답해주었다.
“해도 된다는 거죠?”
“……싫다는 사람에겐 무리해서 하지 말아주세요.”
안될 것은 없는 듯하다. 원하던 좋은 대답을 얻었다.
현신을 끝낸 아비는 한동안 잠들어서 일어나지 못했다. 이전에 이교도의 마을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현신한 탓인지 체력을 많이 소모한 것 같았다.
“……으응?”
30분 정도 나의 무릎을 베고 잠들어있던 아비가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이 내 무릎을 베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당황하며 몸을 일으켰다.
“시, 실례했습니다! 저, 현신한 다음엔 기억이 흐릿해서……. 잘 되었나요?”
“현신했을 때의 기억은 없는 거야?”
“네. 흐릿하게 꿈을 꾼 것 같은 상태라고 할까요. 그래도 전에는 꽤 기억났는데 지금은 영 떠오르는 게 없네요. 어떤 이야기를 하셨나요?”
“음……. 이것저것 중요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지.”
나는 여신이 했던 말들을 떠올렸다.
“일단 애널 섹스는 금지하진 않는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해주었다.
“왜 그딴 걸 물어요! 묻지 말라고 했죠!”
말하자마자 아비가 새빨개져서 소리쳤다.
“이왕 불렀는데 그런 것도 좀 물어는 봐야지.”
“그런 거 물으라고 현신한 게 아니에요!! 으으, 여신님. 이 음란한 영혼을 구원하소서……!!”
아비가 새빨개져서 떨며 기도했다. 방금 여신을 만나고 온 입장에서 구원해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제법 신선한 기분이다.
“뭐, 자제하라고 좀 혼나긴 했지.”
“역시 자제하라고 하잖아요! 그런 말을 들어놓고도 애널 섹스니 뭐니 물은 건가요! 교수님은 너무 성적으로 문란해요! 문란한 정도가 아니에요!”
아비에게도 다시 혼났다. 첫 경험이 3P인 사람에게 듣고 싶은 말은 아닌데 말이지. 너도 따지고 보면 엄청 음란하거든?
“뭐, 중요한 것만 말하자면 교단은 나쁜 놈이고 잘 해치워 달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자신이 레비아탄과 화해하게 해달라고 했어.”
“화해……. 과연. 본디 자매였다고 했으니까요. 사이좋게 지내는 게 좋겠죠.”
나의 말에 아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구약은 가르치지 않았다고 했던 것 같았기에 의외였다.
“아비는 레비아탄에 대해 알고 있어?”
“헤이젠 신부님께 물어봤더니 잘 설명해줬어요. 교단의 가르침에선 듣지 못했던 이야기라 많이 놀랐지만요.”
“과연. 그러면 이야기가 빠르지.”
가르치는 것을 금지했다고 한들 이미 지금의 교단에서 완전히 돌아선 헤이젠에겐 아무래도 좋은 일이리라. 알아서 잘 묻고 설명해줘서 편하다.
“그래도 안심했어요. 여신님도 그렇게 완벽하지는 않구나, 싶어서.”
“그게 안심되는 부분이야?”
“그야, 저희는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아비가 다소 철학적으로도 느껴지는 대답을 했다.
“교수님도 그렇고요.”
“뭐, 그렇지. 대충 알 것 같네.”
무서운 선생님의 인간적인 일면에 안심할 때가 있다. 그와 비슷한 감정이리라.
“여신님이 내린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해야겠네요. 갈 길이 멀어요.”
“그래. 앞으로도 잘 부탁해. 교단을 개혁하는 일에는 네 힘이 꼭 필요하니까.”
“네.”
아비가 의지를 드러냈다. 나는 그런 아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조용히 몸을 살폈다. 얇은 천 아래로 비치는 가슴골이 죽여준다. 파이즈리 시키고 싶다.
“고생해준 답례로 섹스 좀 할까? 입은 채로 하는 건 어때?”
솔직히 현신했을 때도 무지 꼴렸다. 아무리 그래도 일단 알맹이가 여신인 사람 앞에서 발기하고 있는 건 신성모독으로 혼날 것 같으니 참았지만.
“절대로 안 해요!”
“지금이라면 울프힐데도 일광욕 중이고 하기엔 딱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소리 하셔도 안 해요! 다음에! 막 현신한 다음에 그런 불경한 짓은 할 수 없어요!”
순간 망설이는 게 귀여웠으니 아쉽지만 참기로 했다. 알았다고 안 한다고 하자 도리어 조금 우물쭈물한다. 주변 말마따나 좀 더 욕망에 솔직해지는 게 좋을 텐데.
‘이걸로 커다란 일은 대부분 정리되었나.’
성당에서 나온 나는 카페테라스에 앉아서 숨을 돌렸다. 딱히 주변에 누가 찾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브리깃의 조교는 일단 뒤로 미뤘고, 아비에게 현신시켜 여신과 대화하는 것도 끝냈다. 무투대회 관련 사전공작도 어느 정도는 했다.
현재 남은 일은 만월에 모리건을 찾아가는 것과 야크샤를 맞이하는 것, 연금술부의 의뢰 진행 검토와 날 잡아서 루시아네 본가에 다녀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라라아가 나중에 식사하기 좋은 시간을 알아본다고 했지.’
연금술부 일을 도와주고 난 뒤 보답으로 저녁을 사겠다고 했지만 미션이다 뭐다 바빠지면서 흐지부지 지나갔다.
‘따지고 보면 최음약도 라라아에게 쓰려고 주문했던 거였지.’
하지만 라라아의 집안 사정을 듣고 나니 그럴 마음도 사라졌다.
단순히 성욕의 해소라면 어울려줄 애들이 많다. 라라아는 느긋하게, 교단 토벌의 보상이라 생각하고 남겨뒀다 보상으로 취하고 싶다.
‘만월과 야크샤는 그저 기다려야 할 일이고, 지금 할 수 있는 건 연금술부의 의뢰 진행 상황 확인 정도인가. 아, 휴가를 내고 당장 루시아네 본가에 찾아가는 것도 가능한가?’
냉정하게 생각하면 야크샤가 온 뒤에 사관학교를 비우는 것은 위험할지도 모른다. 밀린 일도 많이 정리했겠다 지금 여유를 내서 냉큼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루시아네 본가까지 가는 것에는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워프 포인트를 찍어두면 언제든 쉽게 왕복할 수 있을 거고.’
이참에 제국으로 가는 주요 포인트를 워프 포인트로 확보해두면 앞으로 진행에 있어 편한 일이 많을 것이다.
‘잠깐, 그러면 미션으로 다녀온 대륙 남부에도 워프 포인트가 생겼나?’
나는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상태창의 월드맵을 띄우고 축척을 도시 단위로 늘렸다.
‘……뭐야. 진짜로 되잖아. 쩐다.’
들렸던 이교도의 마을은 물론, 잠깐 들렸던 온천에도 워프 포인트가 생겨나 있었다. 온천 워프 포인트는 늦게 깨달은 게 아까웠다. 유에랑 섹스한 뒤 같이 가면 딱 좋았을 텐데.
시험삼아 터치해보니 ‘이 지역으로 이동한 후에는 24시간이 지날 때까지 워프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아무리 그래도 당일치기로 왕복할 순 없게 해두긴 했네.’
그렇다고 해도 한 번 들렸던 장소라면 어디든 간에 버튼 하나 눌러서 날아갈 수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강력한 능력이다. 게임일 때는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현실이 되니 이런 사기가 또 따로 없다.
‘광산이 있는 지역으로 곳으로 빠른 워프를 할 수 있다면 전략적으로도 가치가 있겠어. 이거 빨리 가두는 게 좋겠는데.’
프리다랑 섹스하는 것 외에도 가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내심 섹스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 조금씩 미뤘던 건인데 이렇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좋아. 루시아네 본가로 가자.’
만월도 야크샤도 연금술부의 의뢰 완수도 그저 기다려야 하는 지금, 나는 루시아의 본가로 가기로 했다.
물론 워프 포인트만 찍고 올 생각은 없다. 나를 기다리며 외로워하고 있을 프리다도 잔뜩 따먹어줄 생각이다.
‘모녀덮밥 진짜 좋았지. 이번에는 을 써서 더 추잡하게 노는 것도 나쁘지 않으려나. 반대로 루시아 재우고 프리다랑 1대1로 끈적하게 섹스하는 것도 좋겠군. 후우. 벌써 자지가 웅장해지는데.’
말해두자면, 딱히 좋은 핑계를 찾았으니 당당하게 떡치고 올 수 있어서 신났다든지 그런 건 아니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