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204
〈 204화 〉 강의실에서 몰래 노닥노닥
‘유에의 엠블럼의 효과라면, 아무도 죽지 않고 그 싸움을 마무리 짓는 것이 가능할까?’
그것이 가능하다면, 어쩌면 난세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오고 가는, 카르마의 집합이나 다름없는 그 미래를.
‘정말……. 많은 것이 걸린 싸움이 되어버렸네, 무투대회.’
2장의 시점에서 크게 보면 대륙의 운명을 결정할지도 모를 싸움이 찾아올지는 몰랐다.
“부디 그 점은 주의해주십시오.”
“알겠어요. 아무도 다치지……. 다칠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죽지는 않게 하죠. 반드시.”
나는 교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의지를 담아 말했다.
이번 무투대회가 어떻게 끝나는가에 어떤 미래가 찾아올지 달렸다.
나는 교무실을 나와 근처 벤치에 앉아서 숨을 돌렸다.
‘이것저것 쌓이다 못해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는데.’
지나가는 이벤트인 무투대회가 설마 제4의 루트에 있어 중대한 터닝 포인트가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동방연맹의, 야크샤의 코를 눌러줄 겸 동료로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는 정도만 생각했는데 일이 점점 커져 수많은 이해관계가 어린 장이 되어버렸다.
‘반대로 이번 무투대회만 어떻게 잘 소화하면, 정말 뭐가 될지도 모르겠네.’
동방연맹은 귀족에게 큰 굴욕을 주고 진 가문에게 상금이 돌아간다. 그것은 당장 빈민의 구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샤오 또한 동방연맹에서 자신의 존재를 이전보다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된다.
즉, 동방연맹의 불안정한 정세를 크게 안정시킬 수 있다. 승리 후 야크샤를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의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
‘교단은 결국 심판해야 하겠지만, 이번 울프힐데의 출전은 큰 영향을 주겠지.’
지금까지 존재를 부정해온 울프힐데가 무투대회에 브리깃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면, 그것을 보고 교단은, 교단 소속의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충격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즉 교단에 대한, 교황청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 번 시작된 의심은 결코 쉽게 끌 수 없다.
그 여론을 등에 업는다면 종교개혁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으리라.
‘잘 풀리기만 한다면 대륙의 평화를 향해, 난세가 없는 미래를 향해 확실하게 한 걸음 내디딜 수 있어.’
그리고 유에의 엠블럼을 통한 카르마의 극복이 가능하다면, 필연을 꺾을 수 있다면…….
“선생님.”
“어, 응?!”
진지하게 생각에 빠져잇던 중 귀에서 간질간질한 목소리가 들려와 나는 화들짝 몸을 떨었다.
“왜 그렇게 놀라세요? 루시아에요.”
내 귀에 속삭인 사람은 루시아였다. 애초에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루시아밖에 없으니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갑자기 귀에 대고 속삭이면 놀라지 않는 사람이 이상한 거야. 무슨 일이야?”
나는 입김이 닿아 근질거리는 귀를 살살 긁으며 루시아를 돌아봤다.
“제가 모르는 사이 굉장히 재밌는 일을 하고 계셨던데요?”
루시아는 약간 토라진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말했다. 가슴이 얼마 없기에 텟샤가 팔짱을 낄 때의 풍만한 위압감은 전혀 존재하지 않아 약간 슬펐다.
“……무슨 이야기야?”
짚이는 게 너무 많아서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
“텟샤의 옷이요! 뭔가요, 그 엄청난 옷!”
“아. 그거였나.”
발키리 아머에 대한 이야기였다. 너무 파렴치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멋있고 야하고 귀엽고 최고잖아요! 왜 저한테는 만들어주시지 않은 건가요!”
아니었다. 루시아답다면 루시아다운 감상이었다.
“그게, 음……. 그런데 어쩌다가 보게 된 거야?”
변명하기 이전에 어쩌다가 그런 모습을 보게 되었는지가 신경이 쓰인다. 설마 벌거벗은 임금님마냥 아즈레의 모습으로 사관학교를 돌아다니거나 한 건 아닌지 몹시 불안하다.
“외롭고 쓸쓸해서 선생님을 찾아다니다가 혹시 연금술부에 계신가 싶어서 들어갔더니, 텟샤가 엄청난 옷을 입고 있었어요.”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 꼴로 당당하게 돌아다닐 정도의 바보는 아니라 다행이었다. 그랬다면 그건 그거대로 굉장히 재밌을 것 같기야 하지만.
“당황하다가 이상한 가면을 쓰더니 나는 텟샤가 아니야, 아즈레다! 같은 말을 했지만 제가 속을 리가 없죠.”
“뭐, 너는 이미 텟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의 가면은 어디까지나 상대에 대한 정보가 얼마 없는 사람이 멀리에서 봤을 때 정도에나 작용한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가까이에서 봤을 때는 작동하지 않는다.
즉, 텟샤는 내 제자들 중 누구에게도 자신을 아즈레라고 숨길 수 없다. 다들 무슨 소리를 하냐는 표정으로 차갑게 바라볼 것이다. 재밌을 것 같으니 굳이 미리 말해주진 말아야지.
“변태 같은 옷을 입고 뭐 하는 건가요! 부끄럽지도 않아요?! 하고 추궁하니 바로 새빨개져서 망토로 몸을 가렸어요.”
“새삼스럽게 부끄러운 꼴이라는 걸 깨닫긴 했던 건가.”
상황을 보면 기세 좋게 나는 아즈레다! 라고 외친 것을 부끄러워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보지 못해서 아쉽다. 의외로 너무 당당하게 입어서 약간 심심했단 말이지.
“그런데 좀 전에는 멋지다느니 해놓고 평범하게 변태 같다고 말했네.”
“변태 같은 거랑 멋진 거랑은 충분히 공존할 수 있잖아요? 선생님만 해도 그런걸요.”
변태 같고 멋진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뭐, 딱히 부정할 수 있는 말은 아니긴 하다만. 멋지다고도 생각해주는 것으로 감지덕지다.
“아무튼, 그렇게 되어서 대충 사정은 들었어요. 그런 변태 같고 멋진 모습으로도 뛰어난 성능의 방어구라니, 굉장한 걸 만드셨네요.”
“그렇지? 너도 그 진가를 알아보는구나.”
루시아가 눈을 반짝이며 흥분했다. 의외로 방어구 매니아라든지 그런 속성이 있는 걸까.
“네. 방어력이 높은 옷인데도 하고 싶으면 언제든 섹스할 수 있잖아요? 예쁘기도 하니 흥분도 되고, 망토는 급한 대로 바닥에 깔면 밖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음. 그렇지. 역시 루시아야.”
솔직히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섹스하기 편하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망토의 활용도라든지 그런 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멋있으니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저한테도 만들어주시면 기뻐하며 입었을 텐데요. 쭉 평상복으로 입을 생각도 있어요.”
“너와 나 둘 다 사회적으로 끝날 테니까 참아줘.”
벌거벗은 임금님은 이쪽이었다. 뭐, 빈유가 입는 비키니 아머는 그거대로 좋긴 하다. 가릴 부분이 적으니 천 면적이 자연히 더 줄어들고 말겠지만.
“원하면 나중에 하나 만들어줄까? 사이즈는 좀 조절해야겠지만.”
“그러면 저야 기쁘지만……. 조금 다른 디자인으로 부탁드려요. 저, 가슴이 그렇게 크지는 않으니까…….”
만들어준다는 말에 루시아가 우물쭈물했다.
“그건 그거대로 꽤 어울리지 않을까?”
“텟샤랑 비교되는 건 싫어요. 이왕이면 다른 변태 같은 디자인으로 부탁드려요.”
‘변태 같은’이라는 묘사를 빼지 않는 것이 루시아답다. 정말 듬직한 변태로 자라주었다.
나는 한동안 루시아에게 어울릴 변태같은 옷을 고민했다. 그리고 번뜩이며 좋은 생각이 났다.
“……! 좋아. 너한테 딱 어울릴 좋은 디자인이 생각났어. 혹시 종이랑 펜 있어?”
“그래요? 잠시만요. 수첩이랑 펜이……. 여깄다.”
루시아가 제복의 주머니를 뒤적이다 수첩과 펜을 찾아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나는 수첩의 빈 페이지를 찾은 뒤(중간중간 ‘하고 싶은 섹스’라든지 ‘아이 이름 후보’같은 신경 쓰이는 페이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른 척 했다) 머리에 떠오른 것을 쭉쭉 그러나갔다.
‘상상한 대로 그릴 수 있다는 건 굉장히 기분이 좋네.’
현실에서 팬아트 같은 걸 그리려다가 자신의 똥손에 좌절했던 경험을 생각하면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이것이 기술 능력치의 힘일까. 그냥 만화가나 화가를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 완성했어.”
나는 완성한 그림을 루시아에게 보여줬다.
“이, 이건…….”
루시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내 그림을 보았다.
“텟샤의 옷과 비교하면 노출은 훨씬 적어요. 적지만……. 엄청 변태 같다는 건 알겠어요!”
“역시 너라면 알아볼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그린 그림은, 흔히 스쿨미즈라고 불리는 학교 수영복이었다.
“가슴의 이 하얀 네모에는 뭐가 들어가는 건가요?”
“네 이름이 들어간다.”
“전혀 의미를 모르겠어요! 모르겠지만…… 야하네요!”
수많은 온라인 게임에 여름이라고 하면 반드시 수록되는, 특히 체형이 빈약한 캐릭터라면 필수로 입는 파랗고 딱 달라붙는 수영복이었다.
“제 어휘가 빈약해서 자세히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노출은 적은데도 텟샤의 옷에 버금가게 변태 같은 느낌이 들어오. 선생님은……. 선생님은 정말로 변태의 천재네요!”
“칭찬해주는 건 고맙지만 일단 여기가 바깥이라는 걸 생각해줘, 루시아.”
커다란 목소리로 변태의 천재라느니 외치지 말았으면 한다. 안 그래도 별로 좋지 않은 이미지가 더 시궁창에 처박히고 만다.
“다음에 만들어줄게. 일단 무투대회가 끝난 뒤의 일이겠지만 말이야.”
“네. 기대하고 있을게요! 이 옷을 입고 선생님이랑 잔뜩 하는 걸 생각하면……. 으으. 벌써 자궁이 징징 울려요…….”
루시아가 뺨을 발그레하게 붉히며 귀여운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지독한 음담패설을 했다.
과거의 순수했던 루시아가 지금의 루시아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인정하지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루시아, 좀 외로워?”
“외롭다면 외롭지만……. 지금 무투대회 준비로 바쁘신 것도 알고, 최근 같이 본가도 다녀왔으니까 무리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아직 일주일도 안 지났으니까요.”
가볍게 섹스라도 해줘야 하나 싶어서 물었지만 루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래. 그렇다면, 뭐……. 응. 그래.”
일도 많이 했겠다 솔직히 가볍게 섹스 한 번쯤은 하고 싶어졌지만 이렇게 배려를 받아버리면 하자고 하기도 뭐하다.
그야 바쁜 것도 사실이지만, 해야 할 일은 많이 처리하긴 했으니까 쉬어가면서 섹스 한 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긴 한데…….
“아. 혹시 하고 싶으세요?”
“…….”
루시아가 그런 내 분위기를 파악한 듯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약간 고민한 끝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했다.
“그러면, 잠깐 같이 조용한 곳으로 갈래요? 괜찮은 곳 알아요.”
나는 즐거운 듯 웃는 루시아의 손을 잡고 뒤따라 걸었다. 이렇게 루시아에게 리드당하는 것은 거의 처음인가. 조금 설렜다.
루시아의 손을 잡고 따라 도착한 곳은 수업이 끝나 텅 빈 강의실이었다.
“오늘 이 강의실에서 하는 수업은 전부 끝났어요. 가볍게 하기엔 좋은 장소라고 생각해요. 분위기도 낼 수 있고요.”
“흐음. 과연. 꽤 괜찮은데…….”
빈 강의실에서 섹스라고 하면 제법 로망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망상이다.
“역시 루시아야. 섹스에 대해서 센스가 좋네.”
“후후. 섹스센스에요, 섹스센스!”
신나서 외치기엔 부끄러운 단어라고 생각한다. 귀여우니 아무래도 괜찮지만.
“할 일이 많으시니 바쁘시겠지만, 쉬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가볍게 해소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마저 하시면 효율도 더 잘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루시아가 나에게 몸을 밀착하며 속삭였다. 하는 이야기는 좋은 정론이지만, 손이 내 바지춤을 쓰다듬고 있다.
“얼굴은 참 귀엽고 성실한데 정말 야하단 말이야.”
“싫으세요?”
“아니. 최고야. 정말 멋지게 성장해줬어, 루시아.”
나는 칭찬하며 루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루시아는 기쁜 듯 나의 손에 뺨을 비비다가 키스해달라는 듯 내 허리에 팔을 두르고 까치발을 했다.
“음. 쪽……. 쪽. 하음. 쪽, 음, 하음…….”
나는 루시아와 잔뜩 흥분했을 때의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탐하는 키스와는 다른, 혀를 섞기는 하지만 그리 깊이 들어가진 않는 비교적 가벼운 키스를 나눴다.
“음. 으음. 쪽……. 하아. 후우우. 츄읍…….”
몇 번을 키스해도 루시아의 부드러운 입술과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혀는 도무지 질리지 않는다. 숨이 차지만 않는다면 영원히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쪼옥……. 쪽. 푸하아. 선생님과 하는 키스, 언제든 정말 기분 좋아요.”
“나도 그래. 예전 생각도 나고 말이야.”
비교적 가벼운 키스를 하고 있으니 예전에 처음 루시아를 방에 들였을 때가 생각나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저도요. 그 때는 첫 키스라서 굉장히 긴장했었죠.”
“솔직히 나도 그랬어. 흥분이 더 컸지만.”
나와 루시아는 예전 일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차. 그러면 이제 아래쪽에도 키스를 해줘야겠네요.”
그리고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 싶을 때, 루시아가 나의 앞에 무릎을 꿇고 주섬주섬 이제 익숙해진 동작으로 바지춤을 풀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