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wait, you will level up RAW novel - Chapter 160
제159화
선우는 달마검법을 불나방에게 줬다.
“이걸 익혀라.”
“이건 무슨 검법인데?”
“달마검법이라는 거다. 너한테 준 이 달마검을 제대로 쓸 수 있게 하는 검법이라나?”
선우의 말에 불나방은 달마검법 비급서를 열었다.
위이잉-!
황금빛이 일렁이며 불나방의 몸을 감싸 안았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알림이 들려왔다.
띠링!
불나방이 달마검을 들었다.
스으응-
양날의 검신이 파르르 떨리며 울었다.
“오,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드는데?”
“이제 딱충이처럼 너도 무기 하나 생겼으니까 내가 시키는 거 잘해라.”
“알았어.”
선우는 코딱충과 불나방을 각자 정파의 절기에 해당되는 검법으로 무장시켰다.
“이제 뭘 할 건데?”
“딱충아, 정파 애들 이제 싸움 났지?”
“응, 이미 화산파랑 무당파가 전면전에 돌입했다. 지금쯤이면 난리 났을 걸.”
“그러면 거기로 가자.”
“가서 뭐할 건데?”
“뒤집어줘야지.”
* * *
화산오검이 한 자리에 모여 무당파로 쳐들어갔다.
목적은 화산파 길드의 마스터 설연곡의 동생이자 길드 부마스터인 설연희를 구출해오는 것.
하지만 무당파의 대마진인은 이번 기회에 화산파를 끌어들여 무당파의 길드장 자리를 노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기에 소림 길드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어째서 소림이 이 일에 끼어드는 거냐?”
소림 길드원들이 화산파 길드원들과 충돌했다.
대마진인이 혜각 대사와 전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 화산파 설연곡은 유송정과 대치하고 있는가?
– 그렇습니다. 대사님. 둘 다 지쳐버리면 오히려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죠. 이참에 화산파와 무당파 둘 다 우리 쪽 사람들을 장문인으로 내세우면 큰 이득이 될 것입니다.
– 같은 생각일세. 헌데 자네 혹시 김선우가 어디 있는지 아는 게 없나?
– 김선우요? 갑자기 그 자식은 왜 찾으시는지….
– 아, 아니라네. 신경 쓰지 말고 화산파와 무당파 장문인 둘을 제거하는 것에 주력하지.
– 알겠습니다. 대사님.
대마진인이 전음을 마치는 찰나였다.
“진인님. 긴급한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뭐냐?”
“공동파 두천봉이 화산파를 급습하였다고 합니다.”
“뭐어? 아니 갑자기 걔들은 또 왜?”
“들리는 이야기로는 복마신검을 화산파가 가져갔다고 합니다.”
대마진인은 더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어차피 잘 된 일이었다.
화산파의 뒤를 공동파가 쳐줬으니 자신은 이제 느긋하게 화산파 길드장과 무당파 길드장의 대결을 감상하면 될 일이었다.
한편 화산파의 설연곡은 두천봉의 기습 소식을 듣고 열이 오를 대로 올라 있었다.
“두천봉 이 개망나니 자식이 치사하게 이럴 때를 노려?”
“공동파 놈들을 어떻게 해야 하죠? 지금 여기에서 병력을 나눌까요?”
“그러기엔 너무 위험해.”
설연곡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찰나였다.
“어이, 네가 화산파 보스냐?”
선우가 나타났다.
“기, 김선우다!”
“저 요망한 자식을 당장 없애라!”
“물러나라!”
“길드장님.”
설연곡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선우가 나타난 것에 대해 무언가 의심을 품었다.
‘저 요물이 아무 이유 없이 이런 곳에 이런 타이밍에 그것도 내 앞에 나타날 리가 없어.’
필시 어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의심하는 설연곡이었다.
선우는 뻔뻔한 표정을 지으며 설연곡에게 다가왔다.
“워~ 워~ 모두들 진정하라고. 난 너희들을 도와줄까 싶어서 온 거니까.”
“도와줄까 싶어서?”
설연곡이 의심의 눈빛을 뿌렸다.
선우가 능청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보아 하니 화산파 길드가 가장 궁지에 몰린 거 같은데. 어때? 도와줄까?”
“길드장님. 저 자식의 수법에 놀아나면 안 됩니다!”
이제 선우는 모든 무림 길드의 요주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설연곡은 지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동생을 빼내러 왔다가 무당파와 소림의 동맹을 확인해 궁지에 내몰렸다.
설상가상으로 본진은 공동파의 기습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런 빌어먹을….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손잡아야 할 놈이 김선우라고?’
설연곡은 혼란스러웠다.
위기를 빠져나가려면 돌파구가 필요했다.
문제는 그 돌파구가 선우라니!
‘이 자식을 어떻게 믿고…. 대체 무슨 꿍꿍이로 나한테 접근한 거지?’
선우의 악명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사파 연맹이 무너진 것도 모자라 정파 연맹이 엉망으로 흘러가고 있다.
설연곡은 직감적으로 선우가 여기에 개입되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김선우. 널 무슨 수로 믿지?”
선우는 키득거리면서 대답했다.
“에이~ 너무 그러지 마셔. 나도 따지고 보면 정파 애들한테 피해자야.”
“헛소리 하지 마라!! 너 같은 놈이 무슨 피해자라는 거냐!”
“생각해 봐. 난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게임을 했을 뿐인데 정파 애들이 자꾸 시비를 걸었잖아?”
설연곡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시비를 걸어? 시비는 네가 걸고 다녔다며?”
“그거 다~~ 공동파 두천봉이가 지어낸 헛소리야. 천봉이 걔가 그랬지?”
선우의 말에 설연곡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두천봉이 지어낸 거라고?”
“그렇다니까. 자~ 그러면 연곡이 넌 여기서 생각을 좀 해볼 필요가 있어.”
“닥쳐!! 그 입 닥치라고!!”
설연곡이 칼을 빼들었다.
“쉿~ 진정해. 지금 칼로 해결될 건 아니잖아?”
선우는 능글맞은 웃음을 띠고 슬슬 다가왔다.
“다가오지 마! 이 요사스런 자식!”
설연곡은 극심한 경계를 드러냈다.
선우에 의해 박살난 문파와 장문인들이 떠올랐다.
“길드장님! 이 자식을 어떻게 할까요?”
선우 혼자 달랑 있는 걸 어쩌지 못하고 설연곡에게 물어보는 길드원들.
설연곡은 그마저도 한심하게 느꼈다.
“야, 이 멍청이들아! 그런 거 하나하나 일일이 물어보냐?”
“아니, 저… 그게….”
사실 겉으로 티를 안 낼 뿐 속으로 가장 떨고 있는 건 부하들이었다.
설연곡조차 선우를 경계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그걸 보는 부하들은 말해서 무엇하랴?
“으으… 왁!”
“히익!”
갑자기 선우가 장난을 쳤다.
칼을 든 설연곡이 화들짝 놀라며 자기도 모르게 휘둘렀다.
“읏차!”
선우가 질룡답보 스킬로 가볍게 회피했다.
“무, 무슨 짓이냐!! 놀랬잖아!!”
“야, 넌 날 죽일 뻔했어. 사과를 받아야 할 건 나라고.”
설연곡은 순간 자신이 선우의 페이스에 휘말려들고 있다는 걸 느꼈다.
“갑자기 장난을 치니까 그런 거 아냐!!”
“에이~ 그건 서로 긴장감 좀 풀자고 한 거잖아. 칼 내려놓고 일단 내 말 좀 들어보라고. 난 칼 없어.”
설연곡은 자신을 지켜보는 부하들의 눈치를 봤다.
어쩌다 보니 의도치 않게 꼴이 우습게 되었다.
“야, 방금 봤냐? 연곡이 형 왜 저래?”
“아, 좀 찌질했어. 칼 들고 갑자기 놀래서 뭐야 저게….”
“명색이 길드장인데 김선우는 맨손인데 칼까지 들고 먼저 놀라냐?”
“괜히 쪽팔린다.”
길드원들은 절대 들리지 않게 속삭거렸다.
선우와 설연곡의 실랑이가 이어졌다.
“원하는 게 뭐냐?”
“뭐가 그리 급하냐? 일단 화산파를 구해주겠다는데도 싫다면 나 그냥 갈게.”
“야, 야! 잠깐! 기다려라.”
설연곡이 칼을 내렸다.
“지금 길게 대화 나눌 시간은 없다. 간단하게 서로 용건만 주고받….”
설연곡의 말이 미처 끝나기 전이었다.
콰장창!!
화산파 무사들이 대피한 건축물이 사방에서 흔들렸다.
그리고 문짝이 모두 박살나버렸다.
파앗-!
퍼퍽! 퍽!
화산파 무사들이 무언가에 맞고 나가 떨어졌다.
“크악!”
“길드장! 피하십시요!”
소림 길드의 나한들이 들이닥쳤다.
“김선우 네 이놈!!! 감히 대 소림의 팔각문을 박살내?”
혜각 대사가 나타났다.
소림 길드원들이 선우를 포위했다.
그사이 화산파 길드원들은 설연곡을 설득했다.
“길드장님. 빨리 피하셔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당장 설연희 도련님을….”
“아! 그렇지. 내 동생.”
설연곡은 그제야 생각이 났는지 부랴부랴 도망쳤다.
“잡아라!”
뒤늦게 쫓아온 무당파의 유송정이 외쳤다.
무당파의 무사들이 도망친 화산파 무리를 쫓아갔다.
“이거 혜각 대사님께서 와주시니 여러모로 힘이 됩니다.”
“하하, 별말을 다 하는구먼.”
혜각 대사는 뒤쪽에서 슬며시 접근하는 대마진인을 발견하고 모른 척했다.
유송정에게 대마진인이 먼저 말을 걸었다.
“길드장님.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아, 나는 신경 쓰지 마라. 그보다도 설연희 놈은 제대로 감시하고 있나?”
“예,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사람들이 누굽니까? 하하.”
대마진인을 보며 유송정이 안심한 듯한 눈빛을 띄었다.
반면 혜각 대사와 대마진인은 서로 은밀하게 시선을 주고받았다.
쑤걱-!
“커헉!”
유송정의 입에서 핏물이 흘렀다.
그의 등을 대마진인의 칼이 찌르고 있었다.
“뭐, 뭐냐?”
우우웅-!
파앙!!
유송정이 호신강기를 펼치자 대마진인이 칼을 뽑으며 뒤로 물러났다.
“무슨 짓이냐? 대마진인!”
“놀라시기는….”
대마진인은 칼에 적셔진 피를 휙 하고 털어버렸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나하고 장문인 자리를 놓고 결판을 냅시다.”
“무슨 쥐 씨알 까먹는 소릴 하는 거냐! 너 돌았냐?”
“돌았으니까 이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유송정이 혜각 대사를 쳐다봤다.
마치 뭐라도 한마디 거들라는 듯이.
하지만 혜각 대사는 싸늘한 동상처럼 자신을 쳐다보기만 했다.
그제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한 유송정.
“큭… 하하하!! 이제 알겠군. 소림에서 내가 겁나서 대마진인 널 앞세워 이런 짓을 꾸민 게로군.”
“겁나기는 누가 겁난다는 건가?”
혜각 대사의 말에 유송정이 버럭 화를 냈다.
“닥쳐, 이 빌어먹을 땡초 새끼야!! 네가 다 꾸민 짓이지?”
유송정의 폭언에도 혜각 대사는 눈썹 하나 까딱이지 않았다.
이들의 긴장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선우는 구석에 숨어서 몰카를 촬영하듯이 영상을 찍고 있었다.
‘이거 올리면 재미있겠군.’
열심히 정파 길드장들의 신경전을 촬영하는 선우.
그에게 귓속말이 전달되었다.
코딱충이었다.
– 야, 지금 화산파 본거지를 아예 공동파가 초토화시키고 있었는데 곤륜파 애들이 도착해서 2차전 벌어졌다.
– 곤륜파? 걔들이 거기 왜 오는데?
– 넌 모르겠군. 곤륜파는 화산파랑 꽤 오래 전부터 혈맹 같은 관계였거든. 특히 공동파에게 악감정이 많아서 이번에 기회 잡고 공동파 쓸어버리려는 거지.
새로운 문파들이 속속 끼어들고 있었다.
화산파와 곤륜파 그리고 공동파 간의 전쟁이 벌어진다면 두천봉은 불리해질 터.
‘아직 간 보면서 구경만 하는 문파가 몇 개 남았지?’
소림과 무당파, 화산파, 곤륜파, 공동파 총 5개의 문파간의 전쟁이었다.
이 중 개방은 선우에 의해 멸문당했으니 남은 길드는 2개.
아미파와 모산파 길드였는데 이들은 어째서인지 잠잠했다.
선우는 코딱충과 불나방에게 두천봉을 돕는 척 화산파와 곤륜파의 힘을 빼놓으라고 했다.
때마침 굉음이 들려왔다.
대마진인의 공격에 유송정이 거의 죽어갔다.
“이제 끝이다.”
유송정의 가슴에 칼을 쑥 찔렀다가 빼는 대마진인.
혜각 대사는 쓸쓸히 사라지는 유송정을 보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불경을 암송했다.
그러자 유송정이 외쳤다.
“야! 이 땡초야. 사람 뒤통수 쳐서 네 세력 불려놓고 자비로운 척 위선 떨지 마라.”
유송정이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사라졌고 이걸 선우는 몰래 영상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건 먼저 업로드 해두면 재밌겠군.’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