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tem RAW novel - Chapter 86
00086 #3 – 만수무강하소서 여왕 폐하 =========================================================================
#3 – 만수무강하소서 여왕 폐하(16)
영문은 모르겠지만 무간다 퇴치에 성공했다.
굉장히 중요한 이벤트가 많았을 것 같은데 대뜸 섹스 끝나고 연설 하려고 붙들려 나오니 할 일이 다 끝나버렸다.
……우리 대체 여기 왜 온 걸까.
굉장한 허탈함이 들었지만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 했다.
『돌발퀘스트 ‘12인의 공주를 제거하라’가 발생했습니다.』
『동화 속에서 11공주를 부활시킨 사악한 공주 무간다에 맞서 거인들은 낙원에서의 기나긴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거인족 출신 대영웅 우그라막스의 부탁을 이행하십시오. 영웅은 은혜를 받으면 반드시 도움을 베풀어줍니다.』
『성공 시 : 본 차원으로의 송환.』
『실패 시 : 거인들의 낙원에서 거주.』
거인족 샴쌍둥이 대영웅 우그라막스는 말했다.
열 두 공주를 모두 제거해달라고.
퀘스트의 목적 또한 분명히 이를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지금.
마지막으로 남은 공주가 있다.
바로 백설공주, 지금까지 아군으로 협력해온 여자였다.
“…여기까지인가.”
“뭘 멋대로 포기하는 거냐. 공주는 내줄 수 없다.”
“복수를 위해 무간다는 죽였지만, 공주가 죽는 건 역시 납득할 수 없어.”
난쟁이들이 칼을 겨누며 병사들을 뒤로 물렸다.
다가가기만 해도 살이 난도질당할 것 같은 압박감.
흡사 상처 입은 짐승의 몸부림에 가까운 짙은 살기였다.
“배신이냐!”
“훗. 기껏해야 난쟁이. 인간이 아닌 종족 따위가 약속을 지킬 리 없지.”
노트레스의 분개와 하르멜 백작의 비아냥.
그것까지라면 난쟁이들도 견딜 수 있었다.
처음부터 저 두 사람은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각 종족의 분란을 무마해왔던 켄이치가 나설 때.
난쟁이들의 검이 처음으로 흔들림을 보였다.
“어쩔 수 없다는 건 당신들도 알잖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하다못해 당당하게 최후를 맞이해줘.”
“지독한 명령을 하는 군.”
“명령이 아니야. 더는 같은 편이 아니니까. 한 때의 동료이자 상관이었던 몸으로써 전하는 부탁이지.”
켄이치의 씁쓸해하는 표정에 난쟁이 한 명이 칼을 거뒀다.
“대장. 난 여기까지요. 이 여자만큼은 도저히 죽일 자신이 없소.”
“그렇다면 그 번뇌, 내가 베어주겠다.”
“아니. 몸을 죽인다고 내 마음마저 베어낼 수는 없지. 안 그렇소?”
거참 감동적이기는 한데, 이거 다 뻘짓이란 말이지.
나는 떨떠름하니 천리전음을 보냈다.
‘너네 뭐하냐.’
“방해하지 마라. 네놈은 관계없는 일이다.”
어째서 부외자가 된 거죠.
총사령관의 에고아이템인데.
뭐 남들 일할 때 질펀하게 놀았으니 취급 박한 건 이해하지만.
‘우린 공주를 죽여야 한다. 너네는 그녀의 죽음을 원하지 않고.’
“…그렇다.”
‘그럼 공주가 공주 안 하면 되잖아.’
“!”
“!!”
너무나도 간단한 해결책에 다들 어안이 벙벙해졌다.
공주를 죽여야 하는 이유는 이미 달성했다.
다른 11공주는 무간다의 힘을 강화하니까 제거한다.
그렇지만 백설공주는 무력했기에 이제껏 죽일 필요가 없었고, 그녀가 생존한 상태에서 무간다는 이미 제거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백설공주를 죽일 이유는 없다.
다만 퀘스트는 고지식하기에 앞뒤사정 가릴 것 없이 무조건 공주를 없애야 임무완료가 된다.
그 모순은 백설공주가 공주를 그만두면 간단히 해결된다.
더 이상 공주라는 직책을 지닌 자가 남지 않으니까.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요. 저는 죽음을 원해요.”
“공주!”
“말했잖아요? 영생은 고통뿐이라고. 마왕님과 지팡이님의 도움으로 행복약의 약효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미 망가진 몸이 원래대로 돌아오지는 않아요.”
장내는 엄숙한 분위기에 사로잡혔다.
“최후의 악역을 죽인 이상, 끝나지 않는 이야기도 이제는 끝을 맞이할 차례에요. 모두들, 그동안 즐거웠어요.”
눈물을 자아내면서도, 덤덤히 이별을 고하는 백설공주.
난쟁이들을 비롯한 병사들마저 눈시울을 붉혔다.
감동적인 분위기에 이런 말하기 참 미안한데…
‘너 안 죽어도 되는데.’
“못 들으셨나요? 제 몸은..”
‘그거 치료됨.’
『엘릭서를 100,000,000p에 구매하셨습니다.』
1억짜리 엘릭서, 정말 큰 맘 먹고 샀다.
어차피 이래저래 수급된 포인트가 2억은 됐으니까.
그간 분발해왔던 백설공주를 향한 답례라고 해두지 뭐.
공주는 엘릭서를 받아들고는 손을 덜덜 떨었다.
이런 귀한 걸 받아도 되냐는 리액션인가본데.
저러다가 덜컥 병 깨지기라도 할까봐 무섭다.
너 그거 깨지면 1억 골드를 바다에 내던지는 거다.
“하지만.. 공주가 아닌 제가 이 세상에서 살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왜 없겠는가.”
“마왕님..?”
아아, 중요한 순간에는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는가.
셀레나는 자신이 두르던 망토를 백설공주에게 덮어주었다.
그리고는 장난스럽게 공주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공주가 아니라면. 여왕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아. 아아…….”
“이런. 울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야기가 끝난다고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어쩌면 누구도 보지 못하는 곳에서 그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도 있으니까.
다만 지금까지의 생애가 전혀 그렇지 못했기에, 백설공주는 의도적으로 ‘살아간다’라는 선택지를 지워왔다.
“마음껏 살다가 질리면 그때 가서 죽어도 늦지 않잖아? 조금쯤은 행복한 삶을 살아도 좋다네. 이 몸, 마왕 셀레나가 허락하지. 백설여왕이여. 그대는 살아라!”
눈물콧물 범벅이 된 난쟁이들이 박수를 쳤다.
그러자 주변에 모여들었던 모두가 박수를 치거나 여왕폐하를 외치며 축하를 보내주었다.
시스템도 이에 한 손 거들고 싶다는 듯이 알림을 보냈다.
『돌발퀘스트 ‘12인의 공주를 제거하라’를 완료했습니다.』
『12인의 공주는 사라지고 거인들의 낙원에는 한 명의 여왕과 그녀를 따르는 추종자들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비록 거인족 대영웅 우그라막스의 바람은 아닐지라도, 백설여왕의 뜻을 존중해준 당신의 선택은 본래 예정된 결말보다 나은 미래를 개척해냈습니다.』
『우그라막스가 약속을 이행하며 본 차원으로의 송환을 도울 것입니다.』
『특수보상으로 백설여왕이 셀레나에게 가호를 내려줍니다.』
백설여왕은 셀레나의 손을 맞잡으며 베시시 웃었다.
“고마워요. 이제는 제가 은혜를 갚을 차례네요.”
“후후. 본녀가 한 게 뭐 있다고 그러는가.”
그러게.
딱히 한 거 없잖아.
입이 찢어져라 웃으면서 말하지만 않았으면 멋졌을 텐데.
“영생의 고통을 받았던 몸으로써, 당신에게도 적지 않은 수명이 있다는 건 알 수 있어요.”
“헤에…”
“세월의 풍파는 장수라는 축복을 저주로 만들죠. 당신에게 불행이 미치지 않도록 진심을 다해 기도드릴게요.”
『백설여왕의 가호로 영구버프 ‘불행은 그만(Lv3)’이 부여되었습니다. 이후 불행한 사건이 닥칠 시, 버프의 효과로 불행의 강도가 크게 감소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굉장한 걸 얻었네.
근데 이거.
셀레나한테만 들어간 게 아닌 것 같은데?
“지팡이님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절 고통으로부터 구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던 건가.
의외로 대놓고 찬사를 들으니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고맙다, 라고 대답하자 고운 얼굴이 다가와 지팡이에 뽀뽀를 남겼다.
“어머.”
셀레나는 꺄르르 웃고 말았다.
나도 내심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착한 일을 한 보람이 있네.
헌데 몸을 돌리기 전, 백설여왕이 내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언젠가 다시 만날 기회가 찾아온다면. 그때는 제가 당신을 리드할 거예요.”
인상적인 것 봐라.
-대파 : 오우야.
-위원장 : 여왕님 되자마자 성격 바뀌지 않았어?
-프로히키 : 크으. 재등장 떡밥도 잊지 않고 남겨두네.
백설여왕이 난쟁이들에게 떠난 뒤, 커다란 놈이 다가왔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못마땅해 하는 낯짝이 영 꺼림칙하네.
상대는 거인족 출신 샴쌍둥이 대영웅 우그라막스였다.
“거인족의 신물로도 차원의 틈을 여는 건 쉽지 않다. 공주들이 죽으며 대량의 마나가 대기에 풀려난 지금이야말로 적기. 돌아가려는 자가 있거든 추후에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문을 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차원 건너게 해달라고 말도 안했는데.
얜 어떻게 눈치 챈 걸까.
슬그머니 돌아보니 켄이치가 제발 헛소리해라, 헛소리하고 나한테 굴욕당해라! 하는 표정으로 두 눈에 강한 열망을 선보이다가 쳇, 하고 시선을 피했다.
…이 녀석이 대충 눈치 채고 교섭을 해두었던 모양이다.
나야 셀레나랑 얼른 본 차원 돌아가면 좋지.
여기도 편하고, 포인트 수급도 많이 돼서 좋기는 한데.
이제껏 쌓아올린 기반은 전부 본 차원에 있었으니까 여기에 남을 생각은 없다.
애초에 후요도 저쪽에 남겨두고 왔다고.
그런 귀여운 아이를 털보랑 란도멜, 두 녀석에게 맡겨둘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본녀는 돌아가겠네. 그대들은 어찌할 텐가.”
노트레스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깃발을 땅에 박았다.
“아버지는 결국 저를 인정해주지 않으셨고, 그곳으로 돌아가면 다시금 오랜 전쟁을 벌여야 할 테지요. 그런 삶은 이제 지쳤습니다. 마왕군과 다시 손을 잡아 맞서고 싶지도 않고요.”
“그런가.”
“게다가. 저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경을 딛고 일어난 백설 여왕님과 수많은 이종족의 연합군. 이곳에서야말로 진정으로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본인이 저렇게까지 희망한다면 간섭할 여지는 없겠지.
하르멜 백작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매정하게 대답했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마라.”
“…….”
“너는 훌륭한 전사이자 지휘관이었다. 후인들은 노트레스라는 이름을 그리 기억하게 될 것이다.”
오우.
이 사람도 은근히 반전매력이 있네.
왠지는 모르겠는데 부자간의 사이가 친밀해진 모양이다.
덤덤한 작별 인사에 노트레스는 얼마간 말을 잇지 못하다가 피식 웃었다.
“아버지도. 훌륭한 전사이자 지휘관으로 기억될 겁니다.”
부자간의 대화는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이종족들은 공주를 따라 이곳에 남을 것을 희망했으며, 난쟁이들도 백설여왕이 원한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눈치였다.
백설여왕은 끝내 모두의 바람을 저버리지 못했고, 여왕이 되어 모두를 통치할 것을 약속했다.
“멋대로 침략해오지 않고, 물자교류를 약속한다면야. 몬스터로부터 지켜주는 대가로 이런저런 대가는 받아내겠어.”
샴쌍둥이가 그리 확답을 내리며 모든 문제는 해결됐다.
어째 깐깐하게 굴었던 것 치고는 시원스레 답해줬네.
이왕이면 축제라도 하고 헤어지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을수록 본 차원으로 향하는 문을 열 확률이 줄어든다기에 곧바로 하르멜 성으로 되돌아갔다.
넝쿨을 타고 내려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차원의 문을 열어 이를 통과하면 곧장 지상에 도달할 수 있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차원의 틈을 헤매느니, 이편이 훨씬 경제적이었다.
게다가 전리품으로 습득한 보물들의 양도 장난이 아니다.
이걸 다 지키며 넝쿨을 내려가는 건 불가능하겠지.
이제 성과 함께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차례였다.
-낭자아이 : 흔치 않게 해피엔딩이네.
그러게.
-퐁삽 : 쯧.
-쓰레기 : 쳇.
-묵제 : 짜증나.
-츳키 : 왠지 열 받는데.
누가 악성향 갤러리들 아니랄까봐, 감상평 상태가…?
그렇게 멀뚱히 눈만 깜빡이며 멍을 때렸다.
언제 문 열리나 기다리고 있자니 거인들이 커다란 열쇠 같은 걸 가져왔다.
“열쇠에 손을 얹고 돌아갈 장소를 떠올려라.”
“돌아갈 장소?”
“그래. 집 같은 장소 말이다.”
셀레나가 눈을 감고 무언가를 떠올리자, 문이 개방됐다.
드디어 긴 모험도 끝을 맞이했는가.
이제 문 하나만 넘으면 모든 게 순조롭게 끝난다.
그렇게 여기는데, 대뜸 샴쌍둥이가 폭소했다.
“크하하! 잘도 속아주었구나!”
‘…이놈이?’
“우린 사실 비좁은 낙원에서 살기가 싫었다. 멍청이처럼 속아버린 네놈들의 세상을 공략해주마!”
샴쌍둥이가 쿵쾅거리며 차원의 문 너머로 들어갔다.
잇달아 거인들도 풋볼 선수들마냥 어깨를 내세우며 연거푸 뛰어들었다.
갑작스런 사태에 시발, 좆됐다 같은 생각을 하길 잠깐.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고민하는데 대뜸 안으로 뛰어 들어갔던 거인 몇 마리가 도로 나오려 안간힘을 썼다.
계속 들어가려던 거인들은 존나 쿨하게 걷어차고 마저 들어갔지만 그렇게 안으로 들어간 거인들도 간간히 손이나 고개 따위를 내밀며 무어라 외치다가 안으로 끌려들어갔다.
‘너 대체 어디에 문을 연거야?’
“그야… 집이래서 대미궁을 생각했네만.”
‘……잘했어.’
악마군주도 어지간한 초월자에 꿀리지 않는 놈이지.
-낭자아이 : 훈훈한 결말인가.
-쓰레기 : 쓰레기들의 비명이 들리는 건 신경 쓰지 말자.
-묵제 : 악마들이 캐리하는 거 오래간 만에 보네.
그러게.
악마들 스펙도 어지간히 강해야지.
수가 적은 거인들은 분명 금세 전멸할 거다.
풍요로운 인간들의 터전을 생각하며 쳐들어갔을 거인들에게는 유감스럽지만, 악마군주와 악마들 성격에 거인족은 악마들의 새로운 노리개나 안 되면 다행이리라.
“사, 살려…….”
문 안에서 피투성이가 된 샴쌍둥이가 엉금엉금 기어 나왔다.
셀레나는 피식 웃으며 손짓을 했다.
하르멜 백작도 귀족의 표본이다 싶은 근엄한 얼굴로 궁병대와 투창수들에게 일제사격을 명령했다.
“크아아! 버러지들이!”
샴쌍둥이가 두 팔로 고개를 가리며 투사체를 막았다.
공격은 그걸로 막았겠지.
그런데 제때에 문에서 도망을 못 쳤네?
“헉”
외마디 비명과 함께 샴쌍둥이는 문 너머로 끌려들어갔다.
영문 모를 배신 기믹을 내세우더니 참으로 신속하게 전멸해버린 거인들이었다.
근데 이제 어쩌지.
이거 들어가도 되는 거냐.
산뜻한 학살의 장이 있을 게 뻔하니까 발들이기 무섭잖아.
“그래서 문 열어달라고 다시 찾아왔다고요?”
“민망한 일이지만 그렇다네.”
멋들어지게 인사까지 해놓고 다시 보니 쪽팔려 죽겠다.
그래도 뭐 어떡해.
차원의 틈으로 돌아가면 전리품이 30% 감소하는 걸.
백설여왕은 피식 웃으며 이종족들을 동원해 차원의 열쇠를 재기동했다.
“손을 얹고 돌아갈 곳을 떠올리세요. 이번에도 실수하면 한 달은 돌아가는 거 포기하셔야 해요?”
“아, 알고 있다네!”
셀레나는 이번에야말로 투르비쳬 공국에 문을 열었다.
“잠깐! 나도 데려가라, 인간!”
살인범 난쟁이가 쪼르르 달려왔다.
“엉망진창으로 여자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고 약속하지 않았는가!”
‘…굉장히 욕망에 솔직한 녀석이구나, 너.’
“공주를 위협할 적은 없지. 나도 새 삶을 살아갈 거다.”
다른 녀석들이라면 본 차원에 도착하는 즉시 수명이 다해 죽겠지만, 이 녀석은 난쟁이인데다가 위대한 검주니까.
막대한 마나로 어떻게든 수명을 붙들 수 있을 거다.
그렇게 파티에 강력한 전사가 한 명 추가되었다.
미련이라도 남은 걸까.
셀레나는 흘끗 뒤를 돌아보았다.
백설여왕은 방긋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만수무강하소서 마왕 폐하.”
셀레나도 샐쭉하니 웃더니 마주 고개를 숙였다.
“만수무강하소서 여왕 폐하.”
백설여왕의 지배하에 놓인 거인들의 낙원을 뒤로 한 채.
마침내 우리는 여행을 끝마치며 본 차원으로 되돌아갔다.
이번 사태로 얻은 교훈이라면…….
백설공주의 몸은 예뻤다는 것과 켄이치의 취중마법이 빌어먹게도 끔찍한 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두 가지 사실.
그리고 하루에 셀레나와 18번이나 자위를 했다고 갤러리들이 사서에 기재된 십팔자위왕이냐며 놀려댔었는데, 앞으로는 되도록 절제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모쪼록 잘 먹고 잘 살라고, 백설여왕.
켄이치는…….
일을 덜 시키기는 해야 한다만.
이를 어쩌냐.
차원이동 한 사이에 서류지옥이 쌓여있을 텐데!!
내가 할 일은 아니니까 쿨하게 잊어버리기로 결심했다.
============================ 작품 후기 ============================
이걸로 챕터3 – 만수무강하소서 여왕 폐하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H씬에 자신감을 가지면 안되겠군요.
앞으로도 텀은 길게 잡아야겠습니다 ㅎㄷㄷ;
챕터 4는 진지를 줄이고 다시 약기운에 전념해보고자 합니다.
선추코와 쿠폰 및 많은 성원에 감사드리며, 오늘은 이만 후기를 줄이고자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