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5)
제5화
5화 : 임대차 계약서
건물주의 추방 기능.
이건 말 그대로 건물주가 자신이 소유한 건물에 있는 사람을 추방하는 기능이다.
사유지 밖으로 추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건물주의 능력은 ‘건물’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아쉽게도 건물 밖으로 내쫓는 것이 전부.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골드를 써야 하긴 하지만, 이것도 생각에 따라서는 요긴하게 쓸 수 있지.’
실제로 원래라면 부딪쳐야 했을 기사를 추방하는 것으로 깔끔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아무리 건물주 버프를 받는다고 해도, 기사 4명을 동시에 상대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추방 기능이 없었다면 여러 가지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데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5만 골드라…….”
렉스가 숨겨 놨던 비자금을 찾았다.
렉스는 처음에는 비자금을 어디에 숨겨 놨는지, 절대 말하지 않으려 했다.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절대로 말할 수 없다! 내가 어떻게 모은 건데!’
호기롭게 외치길래, 칼 대신 주먹을 들었다.
원래 이런 일은 대화로 풀어야 하는 법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굴복하지 않았다.
‘크크크, 내가 폭력에 굴할 거 같아!? 내 피 같은 돈을 네놈에게 줄 수 없어!’
몇 대 맞고, 코피가 흘러도 꺾이지 않는 눈빛을 보며, 감동한 에이든이 이번엔 의자를 들었다.
‘콜록……. 난……. 나는……. 절대로…….’
집어 든 의자로 몇 대 더 얻어맞아, 쌍코피가 터지고, 이빨이 몇 개 빠지자, 슬슬 기가 꺾였다.
‘큭……. 말하겠습니다, 말…….’
퍼억!
‘말한다는데……. 왜 때리시는 겁니까…….’
‘아, 쏘리. 때리다 보니, 반사적으로…….’
폭력 앞에서 강한 의지도 의미 없는 법이었다.
법이 그를 지켜 주는 것도 아니었고.
애당초 에이든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놈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도 없었다.
원작에도 나왔다.
이놈이 지원금을 횡령하고 튀는 바람에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영지는 마수를 막지 못하고 전멸했다.
그 과정에서 에이든과 비앙카도 결국 죽고 말았다.
‘그러면서 이놈은 다른 영지에서 그때 횡령했던 골드로 호의호식하면서 잘 살아 있었지?’
영주 대리인이라는 놈이 힘들어하는 영지민들을 외면한 채, 자신의 배만 채웠다.
그 때문에 죽은 사람만 백여 명이 넘었다.
자비를 베풀 가치조차 없는 놈이었다.
그렇게 해서 찾은 비자금은 무려 5만 골드였다.
놈이 말했다.
처음 3년은 성실하게 일하고, 지원금도 영지를 위해 사용해 왔지만, 점차 조금씩 지원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처음엔 공작가의 눈치를 살폈지만, 이렇다 할 관여를 하지 않으니까, 대놓고 횡령하기 시작했다는 건가요?”
“맞아.”
“그런데 그렇게 내쫓아도 괜찮았을까요?”
“상관없어,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거든.”
에이든은 렉스를 땡전 한 푼 없이 맨몸으로 내쫓았다.
헤스티아 영지에서 아무리 가까운 영지라도 마차를 타고 며칠은 달려야 했다.
심지어 근처에는 마수를 비롯한 몬스터까지 존재했다.
렉스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었다.
천운이 닿아 살아남는다고 할지라도,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맨몸으로 쫓겨난 놈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
심지어 그의 몸에 살짝, 몬스터가 좋아하는 냄새가 나는 향수를 뿌려 놨다.
가문에서 쫓겨날 때, 세실리아가 에이든에게 사용했던 것이다.
아마, 가는 도중, 몬스터에게 습격받길 원했던 모양이지만.
‘원작을 아는 난, 그 냄새를 지우는 방법도 알고 있지.’
덕분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거기에 에이든은 그 냄새가 나는 옷을 챙겨 놨기에 냄새가 나는 천을 잘라 내, 놈의 몸에 발랐다.
‘운 좋으면 살고, 나쁘면…….’
뭐, 그건 어쩔 수 없겠지.
“그리고 너희.”
“네!”
“부, 부르셨습니까!?”
“아, 됐고, 계속 박고 있어. 누가 일어서래?”
“시, 시정하겠습니다!”
추방 기능에 의해 저택 밖으로 쫓겨났던 기사들은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다시 들어오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건물주의 기능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블랙리스트 기능도 존재했다.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사람은 저택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기사들은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블랙리스트에 등록하는 것도 10골드가 들긴 하지만, 충분히 투자할 만하지.’
에이든이 렉스를 두들겨 패고, 비자금을 찾아내는 동안 기사들은 밖에 있어야만 했다.
블랙리스트를 풀었을 땐, 이미 상황 종료.
기사들은 얼굴이 엉망이 된 상태로 밧줄에 묶인 렉스를 보며, 눈동자를 굴렸다.
그에 에이든은 차분히 말했다.
‘대가리 박아.’
그걸로 끝이었다.
기사도 머리가 있다면,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금 전, 갑자기 저택 밖으로 이동되었던 힘은 누가 봐도 에이든이 사용했던 것.
한마디로 제압은 불가능하다.
만약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전서구를 날려 가문에 이 사실을 알리는 것도 가능했다.
‘사론톤 가문은 무시할 수 없겠지.’
아무리 에이든이 무능아에 유배지로 보내진 버려진 자식이라고 할지라도.
영주 대리인과 기사가 지원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행위는 공작가의 권위에 도전한 것이며, 명예를 더럽히는 짓이었으니까.
도망쳐도 소용없다.
다른 왕국으로 도망쳐도, 공작가의 권력을 생각하면,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한마디로.
‘망했다!’
렉스는 이미 썩은 동아줄에 불과했다.
더는 그에게 매달릴 수 없었던 기사들은 어쩔 수 없이, 머리를 박을 수밖에 없었다.
에이든의 기이한 능력 때문에 접근도 못 하고 손쓸 방법이 없으니, 당연한 행동이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횡령을 한 거냐? 기사라면서, 기사도도 몰라?”
‘멸악의 기사’에서 기사도는 악을 처단하며, 약자를 돕고, 억울한 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충 경찰과 비슷했다.
한데, 그러한 기사가 횡령에 일조하며, 심지어 사람을 지켜야 할 검으로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의 몽둥이네.”
“죄,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기사 생활이 끝나냐?”
“아닙니다!”
“아니면 기사 생활은 끝나고?”
“…….”
“어쭈? 대답 안 하지?”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기사 생활 끝나냐고.”
끝나지 않는 도돌이표였다.
에이든은 될 수 있다면 이놈들도 내보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명색에 기사잖아. 전력을 깎아내릴 순 없어.’
헤스티아 영지 뒤편에 자리한 마수의 숲에는 마수가 우글거리고 있었다.
렉스는 횡령하면서도 마수에 대비해서 용병을 고용할 골드는 따로 빼놓았었다.
‘하긴, 오랫동안 지원금을 빼먹으려면, 영지가 망하지 않게 마수는 계속 막아야지.’
헤스티아 영지는 외부의 인력을 끌고 와야 할 정도로, 전력이 부족했다.
쫓아낼 순 없었다.
헤스티아 영지는 지금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정도로 전력이 부족하니까.
“일어서.”
탁!
에이든의 명령에 기사들은 빠르게 일어났다.
이제 드디어 끝인가!? 라며, 안도하려고 할 때였다.
“앉아.”
“……!”
“뭐 해? 앉아.”
“넵!”
“일어서, 앉아,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에이든은 한참 기사를 괴롭혔다.
괘씸했다.
기사라는 놈들이 횡령한 것도 모자라서, 영주를 죽이려고까지 했다.
쉬이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 누워, 뒤로 누워, 어쭈? 꾀부리지? 한 놈이 꾀부렸으니까, 10회 추가한다.”
그렇게 한참.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에이든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일어나.”
“…….”
이번엔 기사들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에 에이든이 다시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계속 하고 싶나 봐? 계속 할까?”
“아닙니다!!!!”
그제야 기사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갑옷을 입은 상태로 머리를 박고 있는 게 힘들었는지, 뻘뻘 땀을 흘리고 있었다.
“너희도 알고 있지? 내가 전서구 날리면, 그대로 수배령이 떨어지는 거.”
“…….”
“내 아버지를 이렇게 말하기는 뭐한데, 성격이 정말 X랄 맞거든. 아마 이 사실을 알면, 미친개처럼 짖으면서 너희를 물어뜯으려고 할걸?”
기사들도 그걸 아는지, 안색이 창백해졌다.
“큭……. 저,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이러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레, 렉스! 그놈의 꼬임에 넘어가서!”
릴이라는 기사는 무릎을 꿇었다.
그를 시작으로 다른 기사들도 무릎을 꿇으며, 제발 용서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하나,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에이든의 시선에는 어떠한 동정심도 생기지 않았다.
“사과를 맨입으로 하면 되겠어?”
“예……?”
“내가 원하는 건, 단순히 입으로 하는 사과가 아니거든.”
에이든은 테이블 위에 다섯 장의 종이를 올려놓고는 깃털 펜을 꺼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기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뭡니까?”
“내가 원하는 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죄도 아니고, 입으로만 하는 반성도 아니야.”
에이든이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
“너희의 영혼이 담긴, 사인뿐이지.”
“…….”
기사들은 하나둘씩 일어나며, 에이든이 올려 둔 종이를 살폈다.
맨 위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 * *
임대차 계약서.
저쪽 세계에서는 월세, 전세 계약할 때 쓰는 그런 것이었다.
건물주 상점에 300골드짜리로 있던 것이다.
“그 계약서에 사인하면, 강한 강제성을 가지게 됩니다. 만약 계약 위반을 하게 되면, 계약자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에이든이 기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알프레도가 임대차 계약서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이건 건물 계약서잖아? 가능해?”
“뭔 상관입니까?”
“응?”
“계약서 내용은 건물주의 마음대로 수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양식은 상관없이, 내용은 건물주가 원하는 형식으로 바꿀 수 있다.
300골드짜리라도 여기에 사인하면, 놈들은 꼼짝없이 에이든을 배신할 수 없다.
제4조 계약의 규율.
4.1 임차인은 이 계약서에 서명함으로써 임대인에 대한 복종과 순응을 스스로 확인한다.
만일 이를 위반할 경우, 임차인의 심장은 그 즉시 멈추게 된다.
이에 따라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기타 서비스에 대한 특권을 부여한다.
위반하면 심장이 멈춘다.
저쪽 세계였다면 이 무슨 부조리가 가득한 계약서냐며, 난리가 났겠지만.
이쪽 세계에서는 건물주 마음대로였다.
건물주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건물주가 최고거든!
이게 있다면 놈들은 죽고 싶지 않은 이상, 절대 에이든을 배신할 수 없었다.
물론, 처음에는 사인하고 싶지 않다고 항변을 했지만.
‘그럼 죽을래?’
에이든의 협박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이 계약서에 사인하면 배신하지 않는 한 살겠지만, 에이든이 전서구를 날리면 그냥 죽는다.
아니.
원작에서 묘사된 사론톤 가문의 성향을 생각하면, 오히려 죽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르는 삶을 살게 될 터였다.
그럴 바에는 그냥 이곳에서 노예처럼 사는 게 더 나았다.
“5만 골드라…….”
에이든은 씰룩이는 입가를 주체할 수 없었다.
“뭘 질러 볼까~?”
* * *
현질에 앞서.
에이든은 영지 밖으로 잠시 나왔다.
비앙카도 함께 모셔 가려고 했지만.
“나는 저택에 남아서 청소를 좀 하고 싶구나.”
그녀는 저택에 남기로 했다.
저택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먼지가 가득했고, 물건 정리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영주 대리인이었던 렉스도 자신이 지내던 방만 깨끗하게 치웠을 뿐이고, 나머진 내버려 두었다.
사용인을 고용하면 되겠지만.
“후우~ 이것 보렴. 이대로 있다가는 먼지에 숨 막혀 죽을 거 같구나. 그냥 내가 움직이는 게 더 빠를 거 같구나.”
사용인 고용에도 당연하겠지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비앙카는 그걸 기다리는 것보다 차라리 직접 움직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그에 에이든은 일단 렉스와 기사를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비앙카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에이든, 너는 이제 헤스티아 영지의 영주란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보렴.”
그 말을 끝으로 비앙카는 청소하러 들어갔다.
따스한 응원을 받으며 영지로 나가려던 에이든은 문득, 뒤를 쳐다봤다.
“왜 저를 그렇게 뜨거운 눈빛으로 보시는 겁니까?”
“넌 남아.”
“예? 영주님, 저는 영주님을 서포트해야 합니다. 그러니 영주님이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야 합니다!”
“그러기 전에 너는 집사잖아. 너 설마 저 큰 저택을 어머니께 전부 맡길 생각은 아니겠지?”
“그, 그건!”
“청소나 해. 특기라며?”
“……그거 사실 허세…….”
“해.”
“네…….”
결국, 알프레도는 빗자루를 들고, 먼지를 쓸 수밖에 없었다.
뒤에서 ‘역시……. 이번 주인은 잘못 만난 거 같아…….’라는 중얼거림이 들렸지만, 무시했다.
영지로 나온 에이든은 영지를 둘러봤다.
확실히 엉망이었다.
목책은 건물주 상점에서 샀기 때문인지,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위풍당당했다.
그에 반해 주변에 있는 건물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다 낡았네.’
렉스에게서 받아 낸 비자금 5만 골드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봤다.
하지만 아니었다.
5만 골드가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지금의 영지 상태를 생각하면 부족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원작의 지식을 이용해서 돈을 불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지금 당장 실행에 옮길 순 없었다.
‘뭘, 어떻게…….’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꺄아아악!”
어디선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들려왔다.
“또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