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57)
제57화
7화 : 그의 취향
“크크크, 지금쯤 그 건방진 얼굴이 어떻게 일그러졌을지, 보고 싶군.”
테이런 남작은 지금쯤, 울상을 짓고 있을 에이든을 떠올리며 속 시원한 표정을 지었다.
놈에게 받았던 모욕과 치욕이 씻은 듯, 사라지는 기분이다.
“아마 지금쯤 굉장히 힘들 겁니다.”
뒤에 서 있던 기사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
“조사에 의하면 플라워 상단은 헤스티아 영지와 거래하던 유일한 상단이라고 했습니다.”
“웃기는 곳이군, 그곳에 뭐가 있다고.”
“아무래도 마수의 사체 수급을 위해서인 듯합니다, 아시겠지만 몬스터의 사체보다 마수의 사체가 가치가 높으니까요.”
“그렇긴 하지.”
“유일하게 거래하던 상단에 압박을 가했으니, 지금쯤 여러 가지로 압박감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끌끌끌.”
절로 웃음이 나왔다.
유일한 거래처를 압박했으니, 상단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 것이다.
“곧 있으면 반응이 오겠군.”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야지.”
“그런데…….”
기사는 입을 열려다가 말았다.
분명 상황은 이쪽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감을 느꼈다.
‘일이 너무 잘 풀려, 원래라면 지금쯤 플라워 상단에서 해명에 나서야 할 텐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상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평판을 신경 써야 하는데, 이상할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헤스티아 영지……. 듣던 것과 달랐지.’
마수의 숲에 인접한 영지이기에 항상 마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예전에 그곳에서 도망쳤던 영지민을 수소문 끝에 찾아서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곳은 엉망이었죠, 영주 대리라는 놈은 세금만 걷어갈 뿐이지, 목책도 제대로 관리 안 하고, 경비대는 해산되었고, 기사도 딸랑 5명밖에 없었습니다.’
‘죽다 살아났죠, 거기서 도망치지 않았으면 죽었을걸요.’
‘거긴 지옥입니다, 지옥……. 언제 마수가 올지 몰라 불안에 떠는 밤을 보내야만 했죠.’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헤스티아 영지는 이제 끝났다고.
거기에는 더는 희망이 존재하지 않기에 고향을 버리고 도망쳤다고 말이다.
그런데.
‘내가 봤을 땐 달랐어.’
관리되지 않았다던 목책은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게 느껴질 정도로 높고, 튼튼해 보였다.
라스가 영지를 지키는 성벽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건물들이…….’
도망쳤던 영지민들은 분명 집도 다 허물어져 가고, 노후화된 곳이라고 했었다.
‘깨끗하게 고쳐져 있었지, 정확하게는 새것 같다고 할까? 길은 좀 그렇지만 잘 정돈되어 있었고…….’
거기에 지옥이라고 했던 것과는 다르게 영지민들의 얼굴에는 어떤 불안감도 없었다.
모두가 행복한 웃음을 머금으며, 일하고 있었다.
‘가능한가?’
기사는 고개를 저었다.
잠시 머물렀을 뿐인데, 저 멀리 마수의 숲이 보이니, 불안감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그런데 어찌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그는 강한 위화감을 느꼈다.
‘마수의 숲……. 그리고 왕실에서 발표한 레드 문…….’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레드 문으로 인한 소동으로 다른 영지도 그렇고, 모두가 크게 피해를 보지 않았던가.
실제로 지금 제1 왕자, 크라토와 제2 왕자 젤로스가 움직여서 마수와 몬스터를 몰아내고 있다.
그런데.
‘왜 헤스티아 영지는 그렇게 평화롭지? 마수의 숲이잖아, 어째서…….’
멀쩡하지?
가장 피해가 커야 할 장소가 아닌가?
하지만 그가 봤을 땐, 그곳은 평화롭기 짝이 없었다.
마치 그곳만 다른 세계인 것처럼.
“왜 그러냐? 할 말이 있던 거 아닌가?”
“그게……. 아닙니다.”
그는 말끝을 흐렸다.
괜히 그의 기분을 망칠 필요는 없었다.
그는 그저 헤스티아 영지가 운이 좋아, 마수가 피해 갔다고 생각했다.
“싱겁긴, 아무튼 곧 있으면 그놈이 울상을 지으며 찾아오겠지.”
그렇게 되면, 마나석 광산이 나의 것이 된다.
광산만 손에 넣는다면, 준비 중인 사업을 크게 키우는 것도 가능했다.
그리고 그 돈이면 더 높은 작위를 가진 이들과 인맥도 만들 수 있었다.
‘그 광산은 내 거다.’
그의 눈빛이 욕심으로 번들거렸다.
“웃는 건, 바로 나다.”
“영주님!”
테이런 남작이 득의양양하며 승리의 미소를 지으려고 할 때였다.
집사가 다급히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큰일이 났습니다! 마, 마탑에서 연락이 왔는데, 저희 쪽과 거래를 끊겠다고 합니다!”
“그, 그게 무슨 소리냐! 마탑이 우리와 거래를 끊다니!?”
마탑과의 거래는 중요했다.
그는 앞으로 ‘마도구’를 다루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마탑과 협상 중이었다.
협상을 위해 찔러 넣은 돈이 상당했지만, 성사까지 코앞이었다.
쓴 돈이 아까워도 거래만 된다면 그 손해는 얼마든지 메꿀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마탑이 우리와 거래를 끊겠다는 것이냐!!!”
“저,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통신구로 그저 통보만…….”
“이유는 모르는 것이냐!?”
“그쪽에 사정해서 간신히 몇 마디 들었는데……. 그쪽 마법사가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왜 건드리냐면서…….”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 그게 누군데?”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빌어먹을……. 지금 이러고 있을…….”
“영주님!”
“또 뭐야!”
“다른 손님이…….”
“뭔…….”
그때.
조금 뚱뚱한 남자 한 명이 들어왔다.
“아니……. 레디앙 남작? 자네가 왜……?”
“테이런 남작!”
“으억! 왜 그러는 건가!? 지, 진정하게!”
그는 대뜸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진정!?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너 도대체 마탑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마탑이라니! 그, 그게 무슨 소린가! 일단 이것 좀 놓고!”
“도대체 누굴 건드렸길래! 마탑이 우리와 거래를 끊겠다고 하는 건데!”
“아니…….”
테이런 남작은 혼란스러웠다.
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뿐만이 아니다! 지금 마탑과 거래하고 있던 놈들! 네 일을 도왔던 놈들! 전부 거래 끊겠다고! 방금 연락 왔다!”
“……말도 안 되는…….”
“도대체 뭘 한 거냐! 도대체! 뭘 건드린 거냐고!!!”
“내가 뭘 건드려! 마탑에서 나설 정도로…….”
그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테이런 남작의 머리에 한 존재가 불현듯 스치고 지나갔다.
왜 지금 놈이 떠오르는 것일까?
사론톤 가문의 사생아!
가문에서 버려진 그놈이 왜?
건방지게 왕국 법을 들먹이면서 거들먹거리던 그놈!
‘배웅은 하지 않아도 되겠죠?’
에이든 사론톤!
그놈밖에 없었다.
* * *
“이 정도면 되겠지?”
“물론입니다.”
헤스티아 영지의 저택 응접실.
에이든은 찾아온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는 느긋하게 알프레도가 따라준 차를 마셨다.
“차 맛이 좋군.”
“칭찬,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정말 이 정도면 되나?”
“물론이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탑주님.”
에이든은 싱긋- 웃었다.
그런 그의 앞에는 마탑주, 헤르메스가 앉아 있었다.
마탑주, 헤르메스는 초인의 경지라고 불리는 7서클이라는 경지에 두 번째로 오른 대마법사다.
첫 번째는 마법 명가라고 불리는 메디아 가문의 가주였고, 헤르메스는 두 번째로 올랐다고 알려졌다.
“뭘, 자네에게 원하는 것이 있으니, 도움을 주는 건, 당연하지.”
그는 무척이나 정중한 신사처럼 보였다.
차분하면서 어딘가 지적인 듯한 외모.
‘여자한테 인기는 많겠네.’
제법 잘생겼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걸 보면 놀라겠지?’
다름 아닌 마탑주가 그의 앞에 앉아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귀족이 그를 만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탐날 만하지, 마탑은 끝내주는 인맥이니까.’
마탑주는 작위를 받지 않았지만, 마탑주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지위였다.
굳이 따지면 공작 수준?
작위를 가지지 않아도, 그의 발언은 강력했다.
거기에 고용하고 있는 마법사도 대부분 마탑 출신이다.
졸업해서 나왔다고 해도.
‘한번 마탑 마법사는 영원한 마탑 소속이다, 였던가?’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원작에서도 주인공의 일행 중, 마탑 소속의 마법사 있었다.
졸업한 지 한참인데도.
‘네놈이 감히 나한테 이런 짓을 해?’
‘하, 술에 취했으면, 곱게 들어갈 것이지, 왜 시비를 거는 건지 몰라, 죽고 싶어서 환장했지?’
‘내가 나이가 몇인데, 어린놈이 안하무인이구나!’
‘그까짓 가만히 있으면 먹는 나이가 뭐가 중요하다고, 그딴 것보다…….’
‘이놈이? 너 마탑 소속이지? 몇 기냐?’
‘……저는 122기입니다.’
‘난 80기다.’
‘선배님을 뵙습니다!’
‘오냐, 나도 이런 곳에서 후배를 봐서 무척이나 좋구나, 그러니 후배야.’
‘네, 선배님!’
‘일단 박자.’
‘네!’
군기는 어디에나 있는 법이었다.
마법사는 절대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지금도 마탑주의 명령 하나면 모든 마법사가 마탑으로 모인다.
‘마법사는 귀중한 전력이지, 전쟁이나, 영지전이나, 토벌이나 무엇이든.’
그런 귀중한 전력이 마탑주의 명령 하나로 고용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큰 손해로 이어질 터.
그렇기에 수많은 귀족이 그와 연을 맺길 원했지만,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자네도 알고 있겠지? 만약 자네가 나에게 했던 말이 거짓이라면 나의 분노를 직면해야 할 것이야.”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마탑주도 결국 인간이라는 점이다.
인간에게는 늘 약점이 있고, 취향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에이든은 그것을 노렸다.
“물론이죠, 제가 바루스 상단주에게 부탁해서 말씀드렸던 대로입니다.”
“……정말인가?”
“물론입니다.”
다른 사람은 모를 것이다.
헤르메스에게도 약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당연했다.
7서클 마법사든.
마탑의 주인이든.
상관없이, 그 또한 한 명의 인간이다.
완전무결한 인간이 없듯, 그에게도 약점은 존재했다.
그리고 그의 약점은.
“정말……. 이 헤스티아 영지에……. 요정이 있다는 것이냐?”
“있습니다, 보여드릴 수도 있습니다.”
“정말!? 진짜? 요정이!?”
“그렇습니다.”
“거짓이면 네 혀를 뽑고, 헤스티아 영지에 스몰 메테오를 꽂아버리겠다!”
“그러셔도 됩니다, 없다면 말이죠.”
그에 에이든은 웃으며 건물주 상점을 열었다.
76,192골드.
요 며칠 마수의 사체도 팔고, 쇠뇌도 좀 팔면서 벌어들인 수익금이다.
건축 즉시 완료 – ???골드.
임대차 계약서 – 300골드.
목책 LV. 4 – 30,000골드.
경비소 LV. 3 – 15,000골드.
약초 화원 LV. 2 – 6,000골드.
병사 훈련소 LV. 4 – 30,000골드.
대장간 LV. 2 – 6,000골드.
정령 화원 LV. 2 – 6,000골드.
정령 연구소 LV. 3 – 15,000골드.
정령 도로 공사소 LV. 1 – 3,000골드.
…….
에이든은 여기서 정령 도로 공사소를 선택했다.
[정령 도로 공사소를 구매하셨습니다.] [3,000골드를 사용하셨습니다.]“보시죠.”
에이든은 정령 도로 공사소가 건축되고 있는 곳으로 헤르메스와 함께 갔다.
그리고 보았다.
삐익-!
파닥파닥!
뚝딱뚝딱!
작업복을 입고, 망치와 못을 들며, 열심히 건물을 지어 올리고 있는 요정의 모습을!
“아아…….”
그것을 본 헤르메스는…….
“요정은 존재했다…….”
울고 있었다.
그랬다.
7서클 대마법사 헤르메스는.
“저 통글통글한 몸 좀 봐, 짧은 팔과 다리……. 묘사된 그대로잖아? 세상에, 저 날개는 얼마나 귀여운지…….”
“진짜 요정마다 날개의 색과 모양이 다르잖아?”
“요정이 이렇게 많이?”
“세상에! 저 호각을 부는 요정 좀 봐! 귀엽게 삑삑……. 학학…….”
……요정 덕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