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86)
제86화
11화 : 템빨이지
레드 문 사건 이후.
세상에는 수많은 난민이 생겼다.
몬스터와 마수의 습격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가 상당히 많았다.
이들은 정차 없이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엄마, 나 힘들어…….”
“인제 그만 쉬고 싶다…….”
“언제까지 이렇게 떠돌아다녀야 하나…….”
벌써 며칠이 지났는지 알 수 없다.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씻지도 못하는 방랑을 며칠 동안 계속하니, 사람들은 심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이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사람들을 다독였다.
“여러분, 힘내십시오, 저 산만 넘으면 헤스티아 영지가 나옵니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토르야…….”
“네, 말씀하시죠.”
“그……. 헤스티아 영지라는 곳, 괜찮은 곳 맞더냐?”
헤스티아 영지.
마수의 숲에 인접한 영지로 옛날에 거기서 도망쳐 나온 이들이 하는 말은 늘 똑같았다.
‘지옥.’
그곳은 중간계에 존재하는 지옥이라고.
매일 마수의 습격에 몸을 떨어야 했고, 영주 대리는 제 배를 불리느라 바빠서 영지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경비대에 월급을 주지 못해 경비대는 해산되어 치안은 엉망이라고 했다.
토르의 말을 믿고 일단 따르고는 있지만, 과연 그곳에 가도 정착을 할 수 있을지, 그게 의문이었다.
“아뇨, 괜찮아요, 여러분도 아시죠? 제가 아는 분 중에 플라워 상단 소속의 상인이 있는 거.”
“알지.”
“그분이 말씀하셨어요, 그곳은 변했다고, 새로 부임한 영주가 엄청 신경 쓰고 있다나 봐요.”
“그래?”
“그럼 마수는?”
“영주님께서 주기적으로 마수의 숲에서 마수를 처리하고 있어서, 마수가 영지는 접근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토르의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어딜 가더라도 자신들 같은 떠돌이를 받아줄 영지는 없을 것이다.
밑져야 본전이었다.
“그래, 가자꾸나.”
“네.”
모두가 힘을 내며 새로운 터전을 찾아, 헤스티아 영지로 향했다.
그저 마수만 조심하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들은 몰랐다.
세상에 조심해야 할 건 마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 * *
“그리고 거기서 산적을 만났다고?”
“네…….”
토르는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힘들게 산을 넘는 도중 만난 산적의 습격으로 인해 사람들은 전부 끌려가고 말았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그, 그 사람들을 그대로 둔다면 분명 노예로 팔릴 겁니다!!!”
토르는 고개를 숙이며, 간절히 빌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영주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 누가 떠돌이를 도와주려고 할까, 그것도 귀족이.’
귀족에게 있어 평민은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나 다름없는 존재.
죽어도 상관없는 소모품.
그런 자신들을 돕는다고 해서 이들에게 이득이 될 일은 하나도 없었다.
“몇 명이지.”
“네?”
“이주민으로 오겠다고 했던 사람들.”
“……30명입니다.”
“30명?”
“네.”
“다른 영지는 가 봤나?”
“가 봤습니다……. 전부…….”
“거절당한 모양이군.”
“…….”
토르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들이라고 무작정 헤스티아 영지로 향해 온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받아 줄 다른 영지도 알아봤다.
하지만, 하나같이 거절당했다.
더러운 떠돌이를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 30명이란 말이지……. 그럼 산적은?”
“정신없어서 제대로 못 봤지만 100명은 넘는 거 같았습니다.”
“100명? 그런 산적이 있었나?”
“영주님, 저번에 바루스가 말했던 것이 있습니다, 요 근처 숲에 새로 자리 잡은 산적이 있다고……. 이름이 버드 산적단이었습니다.”
“버그?”
“버드입니다.”
“이상한 이름이네, 아무튼, 그 산적단이 자리를 잡았다고 바루스가 말했다고?”
“네, 듣기로는 200명이나 되는 산적들이 그곳에 자리를 잡아 지나가는 이들에게 통행세를 받고, 통행세가 없으면…….”
“잡아서 노예로 판다, 이건가?”
“네.”
“제법 많네.”
제법 많다는 말에 토르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생각해도 수가 너무 많았다.
고작 30명의 떠돌이를 구하기 위해서 고귀한 귀족이 200명이나 되는 산적단에 싸움을 걸 리가 없었다.
‘이곳도 역시 똑같아……. 결국 우리는 버려질 거야…….’
“좋아, 너 이름이 토르라고 했던가?”
“네……. 그렇습니다.”
“그곳까지 안내할 수 있지?”
“에?”
토르가 고개를 들어 에이든을 바라봤다.
“도, 도와주시는 겁니까?”
“당연하지, 우리 쪽으로 이주하려고 했다며? 그럼 당연히 내 영지민이지.”
“……영주님, 정말 감…….”
“감히 산적 따위가 감히 내 임대……. 아니, 영지민을 노려? 30명이면 임대료가 얼마냐……. 어딜 내 노예를 날로 먹으려고.”
뭐지?
에이든의 말 중간마다 이상한 말이 들리는 거 같은데?
임대료?
노예?
토르는 눈을 끔벅이면서 뒤에 서 있는 릴을 쳐다봤다.
그는 눈을 마주치는 순간, 고개를 돌렸다.
“…….”
괜찮은 거겠지?
“릴! 뭐 하고 있어! 기사와 병사들 모집해! 감히 내 임대료를 노리는 산적 놈들! 치러 간다! 어서!”
“…….”
“30명이면 그게 얼마냐, 안 그래도 사람 부족했는데, 목공소에 집어넣고, 몇 명은 농사일시키면 딱 맞겠네.”
아무래도 안 괜찮은 거 같다.
* * *
“엄마, 우리 나갈 수 있는 거야?”
“괜찮단다, 우리 아가……. 걱정하지 마…….”
“하아…….”
떠돌이들은 동굴 안쪽에 갇혀서 몸을 떨며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하필 산적에게 붙잡히다니.
그저 정착할 영지를 찾아 돌아다녔을 뿐인데, 왜 자신들에게 이런 불행이 찾아오는 걸까.
삶의 터전도 잃고 가족도 잃어야 했는데, 왜 자신들에게 계속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우린 다 끝났어…….”
“우리는 죽거나……. 노예로 팔려 가겠지.”
산적들에게 붙잡힌 이상,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안 봐도 뻔했다.
“그래도 토르가 간신히 도망쳤잖아, 도움을 구해 오지 않을까?”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해?”
“누가 우리를 구해 줘.”
“밖에 산적들 봤잖아, 200명은 넘었다고, 그런데 우리를 구할 거 같아?”
“애당초 우린 아직 영지민도 아니잖아.”
“…….”
오랫동안 떠돌아다녀서 그런가?
심적으로 지쳤는지, 생각이 부정적으로밖에 돌아가지 않았다.
“흑흑……. 엄마…….”
“괜찮아……. 괜찮아, 우리 아가……. 다 괜찮을 거야…….”
“우리……. 나갈 수 있는 거 맞죠……. 네?”
“……응, 괜찮을 거야, 아가, 엄마 믿지?”
“응……. 믿어요.”
“그래…….”
아이는 엄마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때였다.
“습격이다!”
“적의 공격이다!”
“다들 밖으로 나와라! 감히 우리 버드 산적단을 건드리다니!!”
“공격해!”
밖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콰앙! 쾅쾅!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그에 불안에 떨고 있던 사람들은 강렬한 하나의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빌어먹을 놈들아! 감히 내 임대인을 훔쳐 가!? 어디서 날로 임대료를 받아먹으려고! 절대 안 되지!!”
모든 소음을 뚫고, 동굴을 울리는 강렬한 목소리!
“뭐 하고 있어! 다 잡아 버려! 내 임대료 건드린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줘라!!!”
그 외침에 아이가 엄마 품에서 나오며 물었다.
“엄마, 임대료가 뭐야?”
“……엄마도 모른단다.”
* * *
200명의 산적과 5명의 기사와 20명의 병사의 전투.
200 vs 25의 전투다.
누가 봐도 25가 압도적으로 불리한 전력 차이였다.
승산 없는 전투.
자살행위였다.
하나, 전투에 임하는 기사와 병사들의 눈에는 그 어떠한 불안도 없었다.
높은 목책이 이들을 가로막긴 했지만.
“건물주의 선언!!”
에이든은 미니어처 건물을 지면에 꽂아 넣으며, 스킬을 사용했다.
빛이 번쩍이며 사유지가 펼쳐졌다.
그 이어.
“무장지대!!”
무장지대가 펼쳐졌다.
아군에게는 버프를.
적에게 디버프를 걸어 주며.
칭호의 효과로 무장지대의 범위가 늘어났다.
“포탑 소환!”
철컥철컥!!
무장지대 범위가 좁아, 포탑은 하나밖에 소환할 수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빛무리에서 나온 부품이 제멋대로 맞춰지며, 포탑이 만들어졌다.
에이든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포화! 부숴 버려!”
콰콰콰콱!
신기전의 형태를 한 포탑이 불을 뿜더니, 순식간에 목책을 박살 냈다.
길을 막는 벽은 제거했다.
“릴!”
“알겠습니다!”
릴은 동료들과 함께 병사들을 이끌며 안으로 들어갔다.
“돌격! 나를 따라라!”
“으아아아!”
“가즈아아아아!”
“죽여버려!”
갑작스러운 포격으로 인한 습격!
동시에 부서진 목책을 뚫고 들어오는 침입자를 발견한 산적들은 대응에 나섰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버드 산적단을 건드리다니! 후회하게 해 주마!”
“공격해라! 다 죽여 버려!!”
산적과 병사들이 충돌하며,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압도적으로 전력 차이가 보이긴 했지만, 헤스티아의 병사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우리는 헤스티아 영지의 용맹스러운 병사다!!”
“새끼들! 우리가 지금까지 누구랑 싸웠던 거 같냐! 마수랑 싸웠다고! 확, 씨! 고작 인간 따위가!”
“그딴 근육으로! 우리를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죽여!”
헤스티아의 병사들은 항상 마수와 싸워왔었다.
전투의 프로였다.
산적의 검은 마수의 발톱보다 약하며, 놈들의 움직임은 야생적인 마수에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심지어.
서걱!
“……무슨…….”
병사를 공격하던 산적은 잘린 자신의 검을 보며,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병사를 베기 위해 검을 휘둘렀고, 병사는 검을 들어서 막았다.
보통은 채앵! 하며 맞부딪치는 것이 정상인데, 생각과 다르게 산적의 검이 잘리고 말았다.
“…….”
병사도 황당하긴 마찬가지였다.
시험 삼아 검을 휘두르자, 이번에도 똑같이 산적의 검이 잘렸다.
“이게 뭔…….”
“하.”
병사는 그제야 전투 전에 에이든이 했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영주님, 적이 너무 많은데, 괜찮을까요?’
‘괜찮아, 너희에게 지급한 장비, 전부 미스릴 도금한 거야.’
‘미스릴 도금이라니……. 이런 귀한걸…….’
‘아무튼, 걱정할 필요 없어, 압도적인 전력 차이? 템만 좋으면 얼마든지 찍어 누를 수 있으니까.’
이거였다.
산적의 수가 많아서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생각해 보니 자신을 공격한 산적들의 검은 갑옷에 어떠한 생채기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검은 적을 꿰뚫고, 갑옷은 적의 공격을 막는다.
“도대체 이게 무슨…….”
“뭐긴.”
병사는 웃으며 검을 휘둘렀다.
“이게 템발이라는 거다.”
* * *
“잘하고 있네.”
에이든은 웃으며 병사와 기사들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릴은 날아다니고 있었다.
[견습 요정 기사 : 사유지 내에서 왕과 함께 전투 시, 공격력, 방어력이 크게 상승한다.반응 속도, 공격 속도, 이동속도가 상승하며, ‘요정의 날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칭호의 효과 때문일까?
그는 적진 한가운데에 파고들어, 무쌍을 찍고 있었다.
다가오는 산적을 베며, 날렵한 몸놀림으로 산적의 공격을 피하며 종횡무진 휘젓고 있었다.
‘거기에 병사들도 잘 싸우네.’
미스릴로 도금한 장비가 확실히 도움이 되고 있었다.
“지른 보람이 있네.”
에이든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현질한 보람이 있다.
미스릴 도금된 장비를 만들기 위해, 대장간의 레벨을 올려야만 했다.
‘아직 못 만든다.’
‘왜요?’
‘여기 시설로는 미스릴을 다룰 수 없다, 미스릴을 녹이려면 특별한 용광로가 필요한데, 이 용광로는 그 열기를 못 버티거든.’
‘용광로?’
‘그래, 미스릴은 특수한 광석이다, 당연히 그걸 다루려면, 특수한 장비가 필요한 법이지.’
원작에서도 미스릴을 다루려면 그에 걸맞은 장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아? 풉, 개소리다, 이런 대장장이 일에도 도구가 중요한 법이다, 더 좋은 도구를 쓰면 더 좋은 걸 만들 수 있는데, 왜 도구를 가리지 않지? 그런 건, 도리어 허접한 놈이나 하는 발상이다.’
장인도 결국은 템발!
헌터도 템발!
무엇을 하든 아이템이 중요했다.
그에 에이든은 대장간 레벨을 3까지 올렸다.
[대장간 LV. 3]요정의 축복이 깃든 특수한 대장간.
요정의 축복으로 인하여, 대장간에서 만들어지는 물건의 품질이 높아진다.
장비 제작 시, 체력 소모가 감소한다.
장비 제작 시, 제작 속도가 빨라지며, 손재주에 보정을 받게 된다.
강력한 화력을 가진 용광로로 인하여, 더 다양한 금속을 제련할 수 있다.
답은 역시 현질!
진행이 막혔을 땐, 고민할 필요 없이 현질하면 무엇이든 해결되게 되어 있었다.
템발?
현질 앞에선 이길 수 없었다.
레벨 3이 된 대장간은 이전보다 훨씬 넓어지며 쾌적해졌고, 지하에 창고도 생겼다.
거기에 새롭게 생긴 도구들까지!
덕분에 미스릴을 제련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병사들의 모든 장비에 미스릴을 얇게 도금할 수 있었지, 그걸로도 충분해.’
버프도 있지만, 장비의 효과가 더해지니 200명의 산적을 상대하는 데 모자람이 없었다.
‘이거라면 퀘스트도 금방 깨겠네.’
토르와 대화를 나눴을 때, 그에게 퀘스트가 하나 날아왔다.
[퀘스트, ‘나의 임대인을 위하여.’가 생성되었습니다.] [나의 임대인을 위하여.]사악한 산적이 당신의 임대인을 납치했습니다.
임대인이 없으면 임대료도 없는 법!
건물주는 임대인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당장 이주민을 구출하여, 새로운 임대인으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성공 조건 : 이주민 구출.
성공 보상 : 칭호, 연구 추가.
실패 시 : 이주민이 찾아올 확률 감소.
실패할 경우, 이주민이 찾아올 확률이 줄어든단다.
안 그래도 영지를 확장하고, 슬슬 임대료를 받아야 할 시기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임대인을 받아야 했다.
그래야.
‘내 개꿀 빠는 노후가 완성되니까.’
임대인 한 명, 한 명이 전부 돈인 법!
사악한 산적에게 단 한 명의 임대인도 빼앗길 수 없었다.
‘그런데 산채가 생각보다 넓네, 무장지대 범위를 벗어나 있잖아.’
생각보다 산채가 넓어, 무장지대의 효과가 산채 전체를 덮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템발이 좋다고는 하지만, 수적으로 열세이기에 무장지대의 버프를 못 받으면 위험할 수 있었다.
‘잘됐네.’
예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이 상황을 해결해줄 건물을 때마침 지어놨다.
에이든은 검을 뻗으며 외쳤다.
“사유지 탑 소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