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27
나 혼자 무한 보급! 127화
“그래. 그토록 애타게 누이를 찾았 겠다?”
정확히 30분 후.
임페리움을 차려입은 아나스타샤가 근위기사들과 함께 나타났다.
“실력도 지혜도 안 되는데 나를 부 른 걸 보니,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은데.”
“뜨는 해가 지는 해를 무서워할 이 유가 있겠습니까?”
“하! 말하는 것하고는. 좋다. 누가 뜨는 해고 지는 해인지는 대보면 알 겠지.”
혀를 차며 다가간 아나스타샤가 미 하일과 대치했다.
헐레벌떡 달려온 기사들이 주변을 정리하는 人}이.
마주보고 선 두 황족의 눈이 제각 기 다른 방향으로 굴러갔다.
‘견인장치 준비는 다 끝났겠지?’
힐끔 천공성 쪽을 올려다본 미하일 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천공성의 견인장치는 그 크기에 어 울리는 고출력이다.
사람 한 명에만 그 출력을 집중하 면 상승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초 미만.
제대로 걸리면 사람 한 명 정도는 앗 하는 사이에 끌고 올라갈 수 있 다.
‘최대한 빨리 대처해야 한다. 갑작 스러운 상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 고 있었을 때 쳐야 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아나스타샤를 천공성으로 납치 살 해한다는 계획은 확실하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재빨리 대처해서 죽인다면 다행이 지만 잘못되면 끔찍한 일이 일어난 다.
만약 한 치라도 빗나가서 그녀가 살아남기라도 한다면.
임페리움으로 무장한 상륙 병력을 제 손으로 천공성에 불러들이는 결 과가 될 수도 있다.
‘마음만 같아선 나도 직접 가고 싶 지만…… 어쩔 수 없군. 기사들이 잘 해내 주리라 믿어야지.’
그렇게 미하일이 불안한 마음을 달 래는 사이.
아나스타샤의 눈은 흔들리는 미하 일의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 었다.
‘ 역시.’
먼저 결투를 신청했음에도 끝끝내 시선을 맞추지 않으려는 태도.
뭔가 구린 구석이 있는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반응이다.
슬쩍 가린 아나스타샤의 입가에 미 소가 떠올랐다.
‘얕은꾀를 짜냈군. 제 딴에는 계략 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헌데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나도 제국의 후계자라는 위치를 거 저 얻은 건 아니거든.
어설프게 급조한 작전 따위로는 날 속일 수 없을 거다.
슬그머니 고개를 숙인 아나스타샤 가 옆에 있는 근위기사에 대고 속삭 였다.
“준비는 되었나?”
“정말로 황녀 전하의 생각대로 가 려는 걸까요?”
“놈이 천공성을 여기까지 끌고 온 걸 보아 확실하다. 천공성의 견인장 치를 이용해서 날 끌어들인 후 린치 하려는 심산이겠지.”
그게 아니면 굳이 천공성을 여기까 지 끌고 올 이유가 없다.
애초에 결투가 목적인데, 포격전을 벌일 것도 아니면 왜 저걸 가지고 왔겠는가.
“피셔 갈레인 경. 그대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다.”
“신의 목숨은 언제나 황녀 전하의 것입니다.”
“그대 가족의 생계는 내가 책임질 것이고, 그대의 아들은 누구보다 빨 리 제국의 마도기사로 서임될 것이 다. 나는 나를 위해 희생한 자들에 게 그만한 보상을 줄 것이다.”
“망극하옵니다. 전하.” 아나스타샤의 담담한 대답에 피셔 가 검을 불끈 쥐었다.
투구 슬릿 사이로 각오를 마친 눈 이 번뜩였다.
“신 또한 전하를 위해 희생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부디 신의 충정 을 헤아려……
“누님! 아우가 기다리고 있습니 다!”
그 사이 칼을 뽑아 든 미하일이 보란 듯 큰소리로 외쳤다.
한 걸음 물러서는 피셔의 앞으로 나선 아나스타샤가 비로소 검을 뽑 았다.
“거, 성질 한 번 급한 놈이로구나! 설마 여기까지 왔는데 네 누이가 도 망이라도 갈 성싶으냐?”
“설마 그럴 리가요! 제국의 다음 세대를 짊어지실 황녀 전하 아니십 니까? 뭐, 그것도 아마 오늘로 끝일 테지만!”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만큼은 일 품이로군. 그 가공할 만한 용기 하 나는 칭찬해 주마.”
천천히 마법검을 치켜든 아나스타 샤가 자세를 낮췄다.
황금빛으로 번뜩이는 최강의 마도 기갑 두 벌.
시작 신호를 알릴 심판 따위는 필 요없다.
서로의 눈빛이 곧 신호이고, 서로 의 상태가 곧 심판이니.
“패배의 조건은? 검을 떨어뜨리면? 먼저 쓰러지면? 등을 보이면?”
“약한 소리 하시는군요. 설마 지고 도 살아서 돌아가실 생각이십니까?”
“하긴 그렇지. 나도 바라던 바다.”
굳게 검을 쥐며 아나스타샤가 웃었 다.
잔혹한 미소에서 피비린내가 풍겼 다.
“패배 조건은 죽음.”
“어느 한 쪽이 목숨을 잃을 때까지 결투는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순간.
“시작!”
땅을 박차며 달려드는 두 벌의 임 페리움.
그 때, 마주 달려들려던 미하일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외쳤다.
“지금이다! 견인장치를 사용해라!”
“슬슬 시작들 하실 모양이군.”
그 현장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수풀 안.
소총의 스코프에서 눈을 뗀 민수가 주섬주섬 몸을 일으켰다.
“결투를 빙자해서 끌어낸 뒤 견인 장치로 납치해서 린치라. 오}, 뭐 이 런 양아치 같은 전략이 다 있지?”
물론 제 얼굴에 침 뱉기다.
이 양아치 같은 전략을 처음 발안 한 게 다름 아닌 예진이니.
하지만 거기에 동의했다는 시점에 서 미하일 또한 더 나을 게 없다.
여기에 동의할 정도면 그 또한 만 만치 않게 몰려 있다는 의미이리라.
‘뭐, 명예가 상하든 말들 그건 저 들 알아서 할 일이고.’
나는 내 할 일만 하면 그만이지.
소총을 보관함에 집어넣은 민수가 가지고 있던 약물을 꺼냈다.
회색으로 찰랑거리는 유리병에 대 바늘 세 개가 꽂힌 캡슐.
각각 투명화 물약과 천사의 눈물.
양손에 든 그것들을 바라보며 민수 가 침을 꿀꺽 삼켰다.
‘두 개 동시에 쓰는 건 처음인데.’
물론 두 개 동시에 쓴다고 탈이 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흉흉한 부작용을 생각하면 좀 손이 가지 않는 게 사람 심리다.
과용할 경우 한쪽은 간 손상, 한쪽 은 심혈관 질환.
살벌한 부작용에 침을 꿀꺽 삼켰지 만, 그것도 잠시.
이윽고 힘껏 고개를 뿌린 민수가 투명화 물약을 삼켰다.
[투명화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남은 시간 : 4분 59초]
‘일단 이것부터.’
허공으로 투명하게 녹아드는 민수 의 몸.
완전히 투명해진 민수가 조심스레 현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와글와글 몰려있는 병사들 틈을 비 집는 건 생각보다 힘들었다.
어떻게든 부딪치지 않으려 조심하 며 뛰는 사이.
두 황족의 목소리가 한층 크게 들 려오기 시작했다.
“거, 성질 한 번 급한 놈이로구나! 설마 여기까지 왔는데 네 누이가 도 망이라도 갈 성싶으냐?”
“설마 그럴 리가요! 제국의 다음 세대를 짊어지실 황녀 전하 아니십 니까? 뭐, 그것도 아마 오늘로 끝일 테지만!”
[남은 시간 : 2분 15초]
‘여기서.’
푸슉!
천사의 눈물을 꺼내 목덜미에 힘껏
꽂았다.
목덜미를 파고드는 대바늘의 무지 막지한 고통.
이를 꽉 깨문 채 그 아픔을 참는 사이.
핏줄이 선 민수의 온몸 근육이 빵 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육체 강화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
[복수 효과 적용으로 인해 표시 사 항이 구분됩니다.]
[남은 시간(투명화) : 2분 4초]
[남은 시간(육체 강화) : 4분 59초]
‘크으, 씨…… 하여간, 약빨 하나는 오져……
“패배의 조건은? 검을 떨어뜨리면? 먼저 쓰러지면? 등을 보이면?”
“약한 소리 하시는군요. 설마 지고 도 살아서 돌아가실 생각이십니까?”
“하긴 그렇지. 나도 바라던 바다.”
[남은 시간(투명화) : 1분 50초]
[남은 시간(육체 강화) : 4분 45초] 그렇게 한껏 도핑한 채 자세를 수 그린 사이.
두 황족 사이에서는 슬슬 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당장 격돌할 것 같으면서, 이상하 게 시간을 끄는 두 사람.
메시지창의 숫자를 바라보는 민수 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남은 시간(투명화) : 1분 2초]
[남은 시간(육체 강화) : 3분 57초]
‘빨리!’
“패배 조건은 죽음.”
“어느 한쪽이 목숨을 잃을 때까지 결투는 끝나지 않는다.”
그 와중, 드디어 아나스타샤가 검 을 들었다.
햇빛을 머금고 반짝이는 투명한 마 법검.
서로의 빈틈을 노리는 잠깐의 침묵 이 흐르고.
다음 순간, 두 벌의 임페리움이 서 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시작!”
“지금이다! 견인장치를 사용해라!”
‘왔다!’
시작과 무섭게 들려오는 미하일의 외침.
듣던 중 반가운 그 외침에 드디어 민수가 몸을 일으켰다.
[투명화 효과가 사라졌습니다]
‘타이밍 한 번!’
노린 듯 절묘하게 사라지는 투명화 효과.
하지만 어차피 여기까지 왔으니 투 명화에 의지할 필요는 없다. 재빨리 보관함에서 튀어나오는 산 탄총 두 정.
사방의 이목이 쏠리기 직전, 산탄 총을 옆구리에 하나씩 낀 민수가 외 쳤다.
“섬광의 문양!”
우렁찬 외침과 함께 터져 나오는 빛.
그야말로 한 줄기 섬광이 된 민수 가 결투의 현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미하일이 외치고 채 2초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느닷없는 그 지시에 기사들이 당혹 해하는 사이.
가까운 마도기갑의 투구를 밟으며 민수가 아나스타샤를 향해 풀쩍 뛰 었다.
“끼얏호오오오!”
“웬 놈이냐! 감히 신성한 황족의 결투에…… 어?!”
버럭 역정을 내려던 아나스타샤가 그 모습을 돌아보더니 굳어버렸다.
하얗게 나풀대는 긴 옷자락.
양손에 든 기이하게 생긴 철포.
광기와 현명함, 그사이에 걸쳐 있 는 저 섬뜩한 표정.
“어, 어떻게…… 설마……?”
내가 지금 헛것을 보는 건가?
아니, 전혀 아니다.
분명 내가 기억하던 그 남자가 맞 다.
“기, 김민수……?”
자칭 보급관 김민수.
무한의 물자 보급 능력을 가진 능 력자.
죽은 줄 알았던 그가, 멀쩡한 모습 으로 다시 나타났다!
“그, 그대 설마 살아 있었……?”
“미안, 황녀 전하. 그거 다 뻥이 야.”
“뭐, 뭐라?!”
당혹한 아나스타샤의 반문에 답할 틈도 없이.
잽싸게 끼어든 민수가 아나스타샤 앞을 가로막았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떠오르 는 민수의 몸.
너무 갑작스러운 전개에 주변이 망 연자실해하는 와중.
힐끔 멀어지는 미하일 쪽을 내려다 보며 민수가 손을 흔들었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이 번 시나리오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시나리오 클리어를 향해 떠납니다!”
“서, 서, 서, 설마……?!”
“마, 막아라! 당장 견인장치를 꺼! 놈이 천공성에 입성하게 둬선 안……?!”
“여러분도 행복하세요오오오오오
오!”
그 와중에도 잊지 않는 기묘하게 상쾌한 미소.
채 1초도 되지 않아 민수의 모습 이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수백 명의 대인원과 장비를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쓰는 장비다.
그 출력을 한 명에게 집중시키면, 당연하지만 그 속도 또한 엄청나게 빨라진다.
“이 얍!”
“뭐, 뭐야?!”
견인장치의 밑바닥에서 갑자기 솟 구친 하얀 코트 자락.
무기를 들고 대기하던 기사들의 얼 굴이 당혹감으로 일그러졌다.
작전대로라면 황녀가 올라와야 하 는 거 아닌가?
그런데 토인이 올라오다니, 뭐가 잘못된 건가?
그보다 하얀 옷 토인이라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
“••••••서, 설마?!”
“어이쿠, 아직도 기억하고 계셨 어?”
낄낄대며 손을 흔든 민수가 주변을 재빠르게 살폈다.
철퇴를 든 마도기사 총 12명.
그중 자신 기준 오른쪽에 있는 익 숙한 얼굴.
환한 미소를 지은 민수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오랜만이네요. 수고 많았어요. 예 진 씨.”
“민수 씨야말로 고생이 많네요.”
“……쳐, 쳐라!”
비로소 상황 판단을 마치고 철퇴를 치켜드는 기사들.
하지만 그보다 민수의 반응이 훨씬 빨랐다.
“설마 믿는 구석도 없이 혼자 왔을 까? 기계병 6기 전원 소환!”
우웅!
반지가 빛을 뿜기 무섭게 6기의 기계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 같이 무기를 든 채 민수를 감싸는 기계병들.
그와 동시에 예진을 가리킨 민수가 지체없이 외쳤다.
“저 여자 빼고 다 죽여!”
〈명령을 수행합니다. 순례자여.〉
짧은 대답과 함께 달려드는 기계병 들의 손에 총은 없었다.
검, 도, 창, 봉, 도끼, 권갑.
종류도 다양한 온갖 근접무기들이 기사들을 향해 날아드는 순간.
그 무기들에서 푸른 기운이 솟구쳤 다.
“오, 오러……
“오러다! 놈들이 무공을 사용한다! 놈들은 무림 반란군……?!”
퍽! 꽈직! 콰드득!
튀어나오려던 절규가 솟구치는 피 륙으로 뒤덮이고.
걸레짝이 된 마도기갑들이 하나둘 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6기가 11명을 상대로 펼치는 영화 적 폭력의 현장.
그 한복판에서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있던 민수가 혀를 내둘렀다.
‘태곳적의 무학, 엄청나구만.’
천마 갈중혁에게 받은 구천지무의 비급서.
총 9회 사용 가능한 그 비급서 중 6회는 이 기계병들에게 사용되었다.
소환수지만 플레이어와 동등한 능 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했던 일.
혹시나 기대만큼의 위력이 나오지 않을 걸 대비해 총도 준비해 놨지만.
저 압도적인 위력을 보니 굳이 그 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이런 게 진작 풀렸으면 중원 무림 이 망할 일도 없었을 텐데.”
“하긴 그러네요. 그보다 무공 쓰는 로봇이라니 혼종도 이런 혼종이 없 네.”
“아, 예진 씨. 정말 거듭 고생 많……
반갑게 인사하려던 민수의 표정이 굳어졌다.
예진의 왼손에 붙들려 있는 건 다 름 아닌 시체.
허리 어름이 꺾여 절명한 마법사의 시체를 휙 던지며 예진이 말했다.
“견인장치를 조작하는 마법사예요. 이걸로 천공성의 견인장치는 완전히 저희가 장악했어요.”
“……빠르기도 해라. 쓰는 방법은 알아요?”
“눈대중으로 배웠어요. 엄청 정밀 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 몇 명은 실어나를 수 있어요.”
“좋습니다. 지금쯤 별동대가 지상 으로 올라왔을 거예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덧 격 납고의 전투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 다.
사방에 널린 피륙과 고철. 그 한복 판에 서 있는 6기의 기계병.
그들을 쓱 돌아본 민수가 한 걸음 내디디며 말했다.
“싹 다 불러들이죠. 접수 작업 시 작합니다.”
“접수요?”
“네. 이 천공성은 이제 제 겁니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