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37
나 혼자 무한 보급! 137화
무너진 틈을 타고 쏟아지는 환한 빛.
그 광경을 노려보던 M이 까득 이 를 씹었다.
‘정말 기다렸다는 것처럼 찾아오는 군.’
같은 지구-117에 있는 A가 눈치 채는 거야 당연하지만.
설마 이렇게 빨리 나를 노리고 쳐 들어올 줄이야.
‘그래도 언젠가는 들킬 수밖에 없 다. 나는 할 만큼 했고, 이만하면 오래 버텼어.’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의연하게 기다리길 잠시.
빛이 쏟아지는 균열 너머로부터 무 언가가 쿵 떨어져 내렸다.
“이야. 이야. 이야.”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우뚝 선 것 은 여성이었다.
온몸을 감싼 검은색의 기이한 타이 폭포처럼 찰랑이는 검은 머리. 오 싹하게 하얀 피부.
“살다 보면 언제 한번 만나겠거니 싶었는데.”
그리고 짙은 칠흑의 눈으로 느껴지 는 선명한 적의.
힘껏 눈매를 찌푸리는 M을 바라 보며 그녀가 낄낄 웃었다.
“설마 이런 식으로 만날 줄은 몰랐 는데 말이야. 안 그래? M?”
“……전 당신을 지금 처음 봅니다. GM-IB.”
“GM-IB? 설마 같은 GM인 건 가?”
“그러고 보니 당신은 모르겠군요, A.”
당황해서 눈알을 굴려대는 A를 향 해 M이 입을 열었다.
“이 ‘게임’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GM들 사이에선 그런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게임’ 진행과 관련된 GM의 제한을 무시하는 GM이 있 다고요.”
“제한을 무시하는 GM……?”
“보시다시피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이 GM 전용 스킨도 착용하고 있지 않죠.”
모순적인 존재감으로 가득한 팔을 슬쩍 들어 보였다.
지금 GM들이 취하고 있는 이 모 순적이고 기이한 모습.
사실 이 또한 ‘개발’이 GM들에게 임의로 부여한 것이다.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경외를 느끼 게 하는 일종의 운영자 전용 아바타 다.
“물론 직접 마주친 이도 드물다 보 니, 그 정확한 정체는 아무도 모릅 니다. 누구는 ‘개발’이 GM의 모습 을 취한 것이라고도 하고, 누구는 한낱 ‘개발’의 단말기에 불과하다고 도……
“그 괴상한 뜬소문은 여전하네.”
코웃음을 치며 그녀, IB가 M의 말 을 자르고 나섰다.
“나도 당신들이랑 다를 거 없어. 생긴 게 좀 특이하다는 건 인정하겠 지만 이건 내 주인님…… 그러니까 너희들이 ‘개발’이라 부르는 그분의 취향일 뿐이지.”
“취향 한번 고약하군요.”
“얼씨구. 어차피 걸린 거 막 나가 겠다 그거지? 아무튼 하는 일 자체 는 너희랑 똑같아. GM의 권한도, 그 제한도 비슷하지. 단지 조금 다 른 게 있다면……
팟!
낄낄대던 IB의 신형이 흐릿해졌다.
그와 동시에 M의 앞에서 솟구치 는 까만 그림자.
순식간에 IB의 손아귀가 M의 목 덜미를 틀어잡았다.
“악!”
“단지 좀 더 특수한 업무를 맡고 있다는 것뿐이야.”
“특수한…… 업무……?”
“너 스스로가 더 잘 알 텐데? GM-M.”
얼굴을 들이대며 보란 듯 히히덕대
는 IB.
그 농담 같은 태도에 오히려 M의 눈이 차갑게 물들었다.
특수한 업무를 맡고 있는 소문 속 의 GM.
그런 게 내 앞에 나타날 이유라면, 역시…….
“……보급관 플레이어의, 견제 ……I”
“딩동! 정답. 조금 더 세세하게 풀 어보자면……
“IB. 더는 시간 끌지 마라.”
낄길대는 IB의 뒤에서 느닷없이 묵 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은 방금 전 IB 가 뛰어내린 균열.
빛이 쏟아지는 균열을 돌아본 IB가 M을 내던진 채 깊이 허리를 숙였 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단지 저에 대 한 오해를 좀 정정하고 싶었을 뿐이 라……
“어차피 곧 GM 권한을 박탈당할 거다. 쫓겨날 버러지에게 해명해 봐 야 무슨 의미가 있지?”
“그렇군요.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다른 ‘개발’이 개입하기 전에 빨
리 정리를 끝내라. M과 A를 포함 한 모든 GM들을 처분하고 지구 -117의 시나리오를……
퍼엉
한참 이어지던 목소리를 가로막은 것은 어둠이었다.
주저앉은 M의 등 뒤에서 느닷없 이 터져 나오는 시커먼 어둠의 파 도.
끈적한 어둠에 IB가 휘말리기 직 전, 빛의 균열이 노호성을 터뜨렸다.
“어딜 감히!”
균열을 통해 쏟아진 빛의 폭풍이 어둠을 걷어냈다.
쩌렁쩌렁한 노호성이 어두운 공간 속에 메아리쳤다.
단 한 합 오갔을 뿐인 두 절대자 의 대결.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그 자리의 모 든 GM들을 쓰러지게 하기에 충분 했다.
거칠게 씨근덕대던 빛 너머의 목소 리가 다시금 언성을 높였다.
“칼라일! 지금 뭐하는 짓이지?!”
“그건 제가 묻고 싶군요. 그라지 아.”
꿈틀대는 어둠, 칼라일이 M과 A 를 보호하듯 다가왔다.
비척대며 일어나는 IB를 향해 끈적 대는 어둠의 촉수가 겨누어졌다.
“자기 관할 밖의 ‘게임’에 간섭하 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을 텐데요. 그리고 지구-117은 제 관할이고 말 입니다.”
“네 반역 행위에 대해서는 이미 조 사가 끝났다. 우리는 너의 이 독선 적인 행동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독선? 그 오만한 성격은 여전하군 요. 지금 이 행동이 저만의 독선이 라 생각하십니까?”
칼라일의 어둠이 조금씩 그라지아 를 향해 다가왔다.
빛으로도 가릴 수 없는 어둠이 조 금씩 균열로 가까워졌다.
“이미 저 외에 다른 ‘개발’들 또한 동의한 일입니다. 너무 당연하게 당 신 쪽이 다수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닙니까?”
“닥쳐라!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 는 건지 아는 건가?! 보급관 플레이 어는 이 ‘게임’의 터부다. 보급관이 이 ‘게임’의 끝에 다다르면, 그 순간 이 ‘게임’은 존립을 위협받게 돼!”
버럭버럭 내지르는 그라지아의 고 함에 떨림이 있었다.
지금 제정신인 건가?
보급관 플레이어를 이 ‘게임’의 끝 으로 보내겠다고?
아카라트의 권능을 가진 자를 이 ‘게임’의 끝으로?
“차라리 자살을 해라! 이딴 행동이 대체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된다 고……?!”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지 않습 니까?”
“뭐라고?”
“그라지아, 현실을 직시하십시오. 지금 우리의 행동이 아카라트와 무 엇이 다릅니까?”
꿈틀대는 칼라일의 어둠이 촉수를 뻗었다.
수백 가닥의 촉수들이 뭉쳐지며 날 카로운 칼끝을 빚어냈다.
“소원이니 뭐니, 온갖 감언이설로 수많은 세계의 도그마를 갈취하는 우리의 행동이 아카라트와 무엇이 다릅니까?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으 며, 그저 우리의 탐욕만 채울 뿐 아 닙니까?”
“닥쳐라! 이제 와서 착한 척은! 너 또한 네 욕심 때문에 이 반역에 동 참했을 텐데!”
“그때는 적어도 아카라트의 마수에 서 벗어난다는 명분이라도 있었죠! 이제 깨달으십시오! 이 ‘게임’은 우 리마저 망쳐 버렸습니다! 해방을 외 치던 우리마저도 결국 아카라트와 같은 탐욕의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닥치라고 했다!”
퍼어엉!
노호성과 함께 터지는 빛의 폭발.
그 자리의 모든 GM들이 일제히 바닥에 고개를 처박았다.
방금까지 꿈틀거리던 칼라일의 어 둠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도로 어둠을 되찾은 공간을 울리는 씨근덕대는 숨소리.
가까스로 감정을 가라앉힌 그라지 아가 입을 열었다.
“IB. 시간이 없다.”
“네, 주인님.”
“일시적으로 칼라일을 지구-117에 서 추방시키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야. 곧 돌아올 테니 그 안에 어떤 식으로든 보급관 플레이어를 정리해 야 한다.”
고개를 끄덕인 IB가 쓰러져 있던 M의 목을 덥석 잡아 올렸다.
힘없이 그녀의 손에 끌려 올라온 M이 독기 어린 눈을 부릅떴다.
“……자기 입으로 말해주니 오히려 편하군.”
“뭐가 말이야?”
“오픈 베타 기준 보급관 플레이어 평균 생존율 7.63%.”
이제 알겠다.
왜 보급관의 생존률이 그렇게 낮았 는지.
보급관이 일찍 죽는 건 단순한 징 크스가 아니었다.
“미리 개입해서 보급관을 몰래 죽 여 왔던 거로군. 절대 ‘게임’의 끝에 다다르지 못하도록.”
“그걸 이제 알았어?”
“하긴 뭔가 이상하다 싶었지. 보급 관처럼 강력한 플레이어가 그렇게 일찍 탈락하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 큭!”
“떠들 만큼 떠들었으면 이제 슬슬 보내드려도 될까?”
IB의 발에서 스며 나온 그림자가 M의 전신을 삼키기 시작했다.
발끝부터 적시는 소름 끼치게 차가 운 감촉.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이를 꽉 깨문 M이 여전히 주저앉 아 있는 A를 돌아봤다.
“A! 가십시오! 지구-117로!”
“뭐, 뭐……?”
“가서 플레이어 김민수에게 합류하 십시오! 이제 믿을 수 있는 건 그밖 에 없습니다!”
“우, 웃기지 마! 내가 왜 그래야 해?!”
버럭 고함친 A의 얼굴에 공포가 떠올랐다.
따지고 보면 이게 전부 M의 독단 때문 아닌가?
난 어디까지나 휘말린 거고, 어쨌 든 M을 막으려 했다.
사정만 잘 설명하면 그들 또한 사 정을 봐줄…….
“그런 건 없습니다! 당신도 곧 알 게 될 거예요! 당신도 나도 속고 있 었던 겁니다!”
“뭐, 뭐……?!”
“당신도 한때 플레이어였지?! 이 ‘게임’에서 가치 있는 건 오로지 끝 에 다다른 플레이어뿐이야! 다른 건 전부 장기 말이라고! 그게 설령 지 금은 GM이 된 당신이라고 해도!”
어느덧 M의 허리까지 휘감은 그 림자.
온 힘을 다해 발버둥치며 M이 마 지막으로 절규했다.
“가! 가서 그를 도와! 한낱 장기 말인 그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이게 뚫린 입이라고……!”
꿀렁!
IB의 발치에서 솟구쳐 A를 덮치는 그림자.
하지만 그 그림자가 A를 삼키기 전, 그로부터 환한 빛이 솟구쳤다.
“ 짓!”
전등처럼 A의 몸을 밝힌 빛.
그리고 빛이 사라진 후, 그 자리에 A는 없었다.
방금까지 A가 있던 자리를 노려보 던 IB가 잔혹한 미소를 머금었다.
“……도망갔나. 뭐, 상관없어. GM 권한을 다 내던지고 일개 플레이어 신분으로 간 것 같은데.”
“三구……”
“어차피 죽을 운명인데 여흥이 늘 어나면 나만 즐겁지. 자아, 그럼 이 쯤 하고……
“아직 안 끝났다.”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 M.
그와 동시에, M의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플레이어 김민수의 위업 보상 정 산이 완료되었습니다.]“뭐•…”
“덕분에 시간 좀 벌었지. A가 기대 이상으로 굼떠서 다행이야.”
살짝 일그러지는 IB의 얼굴을 M 이 마주 노려봤다.
기이한 광채로 가득한 눈동자가 분 노를 담은 채 빛났다.
“이걸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 다. 어디 맘대로 해봐.”
“이, 이…… 배신자 주제에……!”
“이미 눈덩이는 굴러가기 시작했 다. 너희가 무엇을 하건, 무슨 꿍꿍 이를 꾸미건. 너희는 절대 플레이어 김민수를 저지할 수 없어.”
이 ‘게임’ 유일의 보급관.
그리고 아카라트의 권능을 가진 자.
경이로운 무한(=)의 힘을 가진 그 남자는.
“반드시 살아남아 이 ‘게임’의 끝
에 다다를 거다.” “……그럼 어디 두고 보시던가! 저 승 끝에서!”
꾸르르르릉!
폭발적으로 솟구치는 그림자.
시커먼 어둠이 순식간에 M의 머 리끝까지 삼켜버렸다.
숨이 콱 막히는 찐득한 어둠의 감 촉.
점차 의식이 멀어지는 걸 느낀 M 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뒷일을 부탁합니다. 플레이어 김 민수.’
내가 줄 수 있는 건 다 줬어요.
여기서부터는 당신 하기 나름입니 다.
* * *
옥상 난간에 발을 올리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시끌벅적 활기찬 사거리를 내려다 보던 민수가 씁 혀를 찼다.
“나흘째야.”
갈중혁을 생명동력장치에 밀어 넣 고.
M과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한 지 나흘.
그리고 그 나흘 동안,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답답한 얼굴로 민수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역시 M한테 뭔 일이 난 게 분명 해.’
스스로 말하기를 들켰다고 했다.
대체 누구한테 들켰는지, 들키면 어찌 되는지는 몰라도.
지금껏 M의 행적을 생각해 보면 곱게 넘어가긴 힘들 것이다.
‘어쨌든 ‘게임’의 진행에 손을 댄 건 확실하니까. 그냥은 안 끝나겠 지.’
거기까지 생각하면 분명 큰일 난 상황.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수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애초에 모르고 있다 당한 것도 아 니고 본인이 인지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뭔가 안배를 준비했을 게 분명해.’
플레이어에게 먼저 공범 제의를 할 정도로 간이 큰 녀석이다.
그런 녀석이 마냥 눈 뜨고 당해줄 것 같지는 않다.
설령 당할 때 당하더라도, 뭔가 반 격의 빌미를 준비해놨을 터.
물론 그게 뭔지도 모르고, 언제 올 지도 모르지만.
‘대비를 해놔야 해.’
주먹을 불끈 쥔 민수가 각오를 새 로이 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몰라 도, 손 놓고 당해줄 생각은 없다.
‘중요한 건 천마 어르신 되살리는 거로군. 마침 플레이어들의 평균 전 투력도 상향됐겠다, 이젠 좀 더 체 계적으로……
“음‘?”
그때, 민수의 눈에 기이한 광경이 들어왔다.
정확히 민수의 눈높이가 닿는 바로 그 지점.
사거리 정중앙 상공의 허공에서 심 상치 않은 스파크가 터지기 시작했 다.
“이건 또 뭔……?!”
깜짝 놀라 일단 소총부터 꺼내 겨 누는 민수.
하지만 그보다 허공의 기현상 쪽이 훨씬 빨랐다.
빠직! 빠지직!
순식간에 부풀어가는 거대한 스파 크 덩어리.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민수 가 조심스레 숨을 가다듬은 순간.
“?! ”
투웅!
스파크를 헤치고 뛰쳐나온 검은 덩 어리.
어마어마한 기세로 뛰쳐나온 그것 이 사거 리 중앙을 향해 추락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죠?”
“아, 오빠!”
허둥지둥 건물을 내려오니, 이미 추락지점 인근은 전쟁통이 되어 있 었다.
제각기 무기를 빼든 채 긴장한 눈 을 빛내는 플레이어들.
그들의 선두에서 시커먼 검강을 뽑 아든 은비가 민수를 향해 대답했다.
“안 그래도 한참 찾았어. 여기 누 가 추락했는데.”
“누가•…”?”
“그…… 일단은 사람 같아서.”
머뭇대는 태도를 보니 본인도 확신 이 없는 모양이다.
고개를 끄덕인 민수가 혼 블래스터 를 뽑아든 채 앞으로 나섰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형체가 또렷 이 보였다.
벌거벗은 사람 한 명. 성별은 아마 도 여성.
그리고 그 등 뒤에서 팔락거리 느……
“날개‘?”
“무슨 팅커벨도 아니고……
혀를 내두르는 병운의 표현 그대로 였다.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얇고 투명한 두 쌍의 날개.
평범한 사람이 달고 있을 건 절대 아니다.
침을 꿀꺽 삼킨 민수가 그 작은 머리 옆에 뜬 빨간 메시지창을 노려 봤다.
“……부상 입은 것 같습니다. 재욱 씨 불러와요.”
“네!”
“건물에 빈 방 아무거나 잡아서 임 시 수용실로 하죠. 몬스터인지 뭔지 는 이제부터 확인하……
벌떡!
그때, 바닥에 처박혀 있던 그것이 머리를 번쩍 쳐들었다.
갑작스러운 반응에 간파를 쓸 겨를 조차도 없었다.
깜짝 놀라는 민수를 향해 그것이 기듯이 허우적대며 달려오더니.
“프, 플레이어 김민수……!”
대뜸 민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 다.
가늘고 예쁘장한 얼굴이 당장에라 도 울 것처럼 일그러졌다.
“이, 일단 총을 거두고 내 얘기를 들어다오! 비상사태다!”
“뭐••••••?”
“큰일 났다고! M이 널 감싸고 돌 던 걸 들킨 바람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
사람의 짜증을 살살 돋우는 이 앵 앵대는 목소리.
적어도 민수가 알기로, 이런 목소 리를 가진 사람은 하나뿐이었다.
황당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린 민수 가 그것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너 설마 A냐?”
끄덕끄덕.
두 눈 가득 눈물을 그렁그렁하며 그것, A가 고개를 주억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