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58
나 혼자 무한 보급! 158화
“기관총 사수 재배치!”
“서쪽이다! 놈들은 서쪽에서 온 다!”
“소총수들 서쪽으로 붙어! 최대한 빡빡하게 붙으라고!”
갑작스러운 지시에 요새 안은 혼란 에 휩싸였다.
재빨리 방향을 바꾸고 박격포를 다 시 방렬하는 플레이어들.
그들 사이에서 철퇴를 짚은 예진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또 민수 씨가 이상한 작전을 짜낸 모양이네.’
한두 번 이런 적도 없으니 새삼스 럽지는 않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이번 작전은 살짝 이상야릇하기까지 하다.
작전 실체에 대해 아는 이들이 아 무도 없다.
나름 그의 부관 노릇을 자처해 왔 던 자신마저도.
거짓말처럼 연락을 뚝 끊은 채 민수 는 자신만의 작전을 벌이고 있었다.
‘아무 생각도 없었을 리는 없어. 아마 둘 중 하나다. 연락할 사정이 안 되었던가. 그게 아니라면……
아군마저 속여야 하는 작전이던가.
그리고 아마도 추정컨대 답은 후자 일 것이다.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 입력할 시간 까지 없을 리는 없을 테니까.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지금 와서 민수가 연락을 넣었다는 의미는.
‘작전이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는 뜻!’
“박격포 방렬 완료!” 그때, 우렁찬 외침과 함께 박격포 방렬이 완료됐다.
나름 게임 아이템이라는 건지 사용 편의성은 충분했다.
전 포대의 긴급방렬까지 소요된 시 간은 2분 미만.
기관총 사수들 사이에 있던 준열이 예진을 돌아보며 물었다.
“일단 화기는 다 재배치됐는데, 이 제 어쩌지?!”
“밑으로 내려가셔서 그 야쿠자들이 랑 같이 서주세요! 그쪽이 이 요새 의 실질적인 최후 방어선입니다!”
“망할! 죽기 딱 좋은 것만 시키는 구만. 근데 왜 내가 최후 방어선이 야‘?!”
“저랑 다른 플레이어들은 할 일이 있거든요! 보나마나 아마 선봉에 서 는 건……!”
콰아아아앙!
그 순간, 귀청을 날려 버릴 듯 터 져 나오는 폭음.
어마어마한 풍압이 성벽 위에 서 있던 예진을 날려버렸다.
“……?!” “예진아아아!” 귓전을 꿰뚫는 경악한 준열의 외 침.
떨어지는 와중에도 예진의 시선은 성벽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건••••••
일격에 무너져 내린 흑요석의 성 벽.
자욱하게 뿜어지는 먼지구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번뜩이는 붉은 색 광채.
“……회귀자!”
“크르르르르!”
예진의 몸이 땅에 격돌하기 직전. 번개처럼 튀어나온 붉은 늑대가 예 진의 몸을 받아들었다.
팽팽한 근육이 터질 듯 부풀어 올 랐다.
조심스럽게 예진을 내려놓은 붉은 늑대, 나브가 숨을 몰아쉬며 중얼거 렸다.
“크르르르, 후욱…… 몸조심, 해라. 여기서 죽게?”
“고마워, 나브. 그나저나……?!”
“플레이어 도예진.”
나직한 목소리가 먼지구름을 뚫고 다가왔다.
온몸을 감싼 붉은 갑옷. 두 손에는 황금 건틀렛.
한 번 면식이 있는 그 삭막한 얼 굴을 본 예진이 씹어 내뱉듯 중얼거 렸다.
“그 중국 놈 얼굴이잖아? 민수 씨 예상대로 얼굴을 뺏었나.”
“김민수가 그것까지 알려준 모양이 군. 뭐, 어차피 기대도 안 했다.”
팔짱을 낀 첸즈하오.
아니, 첸즈하오의 얼굴을 뒤집어 쓴 카일이 히죽 웃었다.
“자기 연인한테는 그 정도쯤 알려 줄 수 있으니 말이야.”
“내가 못 살아. 이젠 회귀자까지 저 난리네.”
“왜? 별로 맘에 안 드는가? 하긴 그놈이 여자가 의지할 스타일은 아 니긴 하지.”
“보기보단 유머 감각도 있네? 좀 살 만한가 봐?”
밀리지 않고 맞받아친 예진이 주변 을 살폈다.
이미 성벽은 저놈에게 관통당한 지 오래.
우렁찬 백화대의 함성이 시시각각 가까워지고 있다.
놈이 선봉에 서서 성벽을 무력화시 키는 게 작전인 모양.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지연전.
최대한 시간을 벌어서 백화대를 쳐 내야 한다.
방패를 세워 나브를 가린 예진이 눈을 부릅떴다.
“여유 있을 때 실컷 여유 부려봐.”
“ 호오?”
“이쪽도 호락호락 안 당해줄 거니 까! 은비야! 환일 아저씨!”
투웅!
요새의 그림자로부터 두 개의 인영 이 뛰쳐나왔다.
각자의 손에 들린 검고 푸른 검강 두 줄기.
자신의 옆구리를 노리는 그 검강들 을 보며 카일이 천천히 자세를 잡았 다.
‘서은비. 그리고 이환일.’
서은비는 두 번째 시나리오를 거치 며 천마가 되었을 터.
그리고 아마 시기상 이환일 또한 소드마스터가 되었을 거다.
한 명이서 플레이어 수십 명은 감 당할 수 있는 무적의 검사들.
그런 놈들이 동시에 달려들면 보통 은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플라나의 열화(熱火)!”
짧게 외친 순간, 카일의 전신이 불 덩이로 화했다.
미궁에서 확보한 히든 스킬 중 하 나인 플라나의 열화.
불꽃의 여신의 힘으로 불꽃 그 자 체가 된 주먹.
지체 없이 주먹을 든 그가 가장 먼저 은비를 후려쳤다.
“커헉?!”
꽈아앙!
주먹과 검강이 격돌한 순간 폭발이 일었다.
검신을 타고 저릿저릿하게 전해져 오는 폭발의 잔향.
순간 자세를 무너뜨린 은비의 복부 로 카일의 옆차기가 날아들었다.
“천마라고 해봤자 힘만 센 바보일 뿐이지.”
“은비。…… 컥?!”
“그리고 너도 마찬가지고. 딸바보 이환일.”
꽈아앙! 꽈앙! 꽈아앙!
연달은 카일의 주먹질이 환일의 전 신을 후려갈겼다.
혹시나 싶어 입고 온 마도기갑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금이 쩍쩍 간 마도기갑과 함께 환 일이 바닥을 굴렀다.
“쿠헉, 끄윽…… 새끼. 조금 빡세 네……!”
“과연 조금일까?”
순식간에 달려든 카일이 발을 힘껏 치켜들었다.
발꿈치에서 화려하게 불타오르는 시뻘건 불꽃.
저런 거로 찍히면 보나 마나 즉사 다.
기겁한 환일이 몸을 굴려 피하기 직전.
“아저씨! 물러나요!”
까아앙!
타이밍 좋게 끼어든 예진의 방패에 서 하얀 빛이 솟구쳤다.
방패가 흔들리고, 빛이 흔들리고, 천지가 흔들린다.
발끝에서 터진 허망한 금속음에 카 일이 씨익 미소지었다.
“제국 이단 심문관의 방패의 부가 효과. 1일 1회에 한해 절대 방어 사 용.”
“별 걸 다 알고 있네.”
“이만하면 수지맞는 장사군. 사실 제일 거슬렸던 게 그 절대 방어였거 든 ”
무슨 공격이든 닥치고 막아내는 절 대방벽.
그걸 발차기 1번으로 소진시켰으니 이만하면 괜찮은 성과다.
징그럽게 미소지으며 다시금 주먹 을 움켜쥐는 카일.
그 사이 달려온 은비를 가리며 선 예진이 나브를 향해 외쳤다.
“나브! 가서 한태준 씨 불러와! 아 니, 좀 싸운다 싶은 플레이어 다 불 러와!”
“그, 그럼 성벽은 어쩌고?!”
“성벽 쪽은 그 일본인 남매들이 어 떻게든 해줄 거야! 그보단 이쪽이 더 급해!”
계산 미스다.
회귀자가 이 지경으로 강할 줄은 상상 못 했다.
아니, 생각해 보면 계산 미스도 아 니다.
평범한 플레이어가 상대라면 사실 이것도 과잉전력이다.
하지만.
“뭐 이딴 괴물이……!”
상대는 평범한 플레이어가 아니다.
아니, 플레이어의 규격조차도 넘어 섰다.
혼자서 천마, 소드마스터, 마도기사 를 전부 감당하는 괴물.
모두가 전력을 다해 맞서야 하는 괴물.
‘만약 여기서 밀리면……!’ 우린 전부 다 죽는다.
철퇴를 굳게 쥔 예진이 핏발 선 목소리로 외쳤다.
“회귀자! 넌 못 지나간다!”
절망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 * *
꽈과과과광!
“크아아아악!”
“악! 아으니 다, 다리가……I” 소나기처럼 떨어지는 박격포탄에 백화대 플레이어들이 이리저리 튕겨 날아갔다.
사지가 떨어지고 피를 튀기며 나가 떨어지는 지옥도 한복판.
머리를 바싹 숙인 채 첫 사격을 피한 민수가 이를 갈았다.
“사격 날카로운 것 좀 봐! 우리 예 비군들 폼 안 죽었네!”
“형님! 괜찮으십니까?!”
“비명 안 지르면 괜찮은 거예요! 나 보기보다 엄살 세거든!”
허겁지겁 달려온 왕웨이에게 대답 하고 전장을 살폈다.
사방에서 흩어져 성벽을 향해 달려 드는 수백 명의 플레이어.
한 명 한 명이 정예지만, 그래도 포탄 맞으면 죽는 사람이었다.
그사이 사격에 휩쓸린 수십 명이 피곤죽이 되어 바닥을 뒹굴고 있었 다.
“회귀자가 이걸 몰랐을 리는 없을 테고. 결국, 고기 방패로 쓰고 버리 려 키운 놈들이었던 거네.”
“형님. 여기 계시면 위험합니다. 일 단 피하시죠!”
“안 그래도 그러려 했습니다!” 그러게 민수와 왕웨이가 은근슬쩍 후퇴하는 사이.
어느덧 백화대 플레이어들은 무너 진 성벽 코앞까지 다다라 있었다.
아직도 먼지가 자욱이 풍기는 붕괴 현장.
그곳을 틀어막은 십수 벌의 마도기 갑들 앞에서 준열이 목청을 높였다.
“버텨! 버티라고! 아 유 오케이?!”
“칙쇼! 뭐라는 거야! 일본어로 말 해, 이 새끼야!”
“뭐? 칙쇼?! 이 쪽바리 새끼가 어 디서 어른한테……?!”
“야마다 씨! 거기서 버티세요!”
발끈하는 준열을 막으며 골렘 위에 탄 켄지가 나타났다.
키 5m에 달하는 골렘이 무너진 성 벽 뒤에 철푸덕 주저앉았다.
이걸로 임시로나마 성벽 보강 처치 는 완료.
추가로 서너 기의 골렘을 더 소환 한 켄지가 피곤한 얼굴로 외쳤다.
“우리 목적은 여기서 저들을 막는 겁니다!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망할! 그 보급관 새끼가 날 속였 어! 여기 오면 물자 준다고 했는데!” “여태껏 잘 먹어놓고 투정 부리면 안 됩니다!”
“와아아아아!”
그 사이 백화대 플레이어들의 선봉 은 더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여기까지 살아서 접근한 이들답게 방어력이 범상치 않았다.
노란 배리어를 펼쳐 총탄을 막아내 는 이들을 바라보던 켄지가 이를 갈 았다.
“미즈키.”
“왜? 오빠?”
“작전 알지?” 골렘의 그림자에 숨어 있던 여동생 의 손을 굳게 잡았다.
그 손과 바깥의 싸움터를 번갈아 바라보던 미즈키가 고개를 끄덕였 다.
“ O ”
“O“.
“내가 신호하면 움직여. 절대 저들 이 후퇴하게 해선 안 된다.”
“알았어.”
“좋아. 그럼 지금 바로 움직……!” “우와아아아!”
쿵! 쾅! 빠지직!
그 때, 드디어 선봉의 백화대 플레 이어들이 골렘과 격돌했다.
움찔대며 밀려나는 골렘. 혼비백산 해서 흩어지는 야마다와 야쿠자들.
그들 사이에서 도끼를 꺼내든 준열 이 자포자기한 듯 외쳤다.
“에라, X발. 모르겠다! 야! 빡빡 이!”
“으응?”
“작전 그딴 거 없다! 올 킬!”
이제 좀 알아먹겠네. 진작 그렇게 하지.
비로소 속 편한 미소를 지은 야마 다 칼을 뽑아 들며 고함쳤다.
“오케이! 올 킬이란다, 새끼들아! 적당히 알아먹었지?!”
“올 킬!”
“그래, 올 킬이다! 다 죽여! X발! 이 새끼들 다 죽이고 보급관 그 사 기꾼 새끼도 죽일 거다!”
그렇게 난전이 시작되었다.
성벽을 타고 오르는 백화대 플레이 어들.
그런 그들에게 산탄총을 난사하는 광명시 플레이어들.
성벽 밑에서 피범벅이 되어 날뛰는 준열과 야쿠자들.
직사 모드로 바꾼 박격포를 들고 갈겨대는 포병들.
“이만하면 됐어.”
그리고 그 뒤에서 상황을 바라보던 민수가 중얼거렸다.
아직 마음을 놓아선 안 되겠지만, 슬슬 승부수를 걸 때다.
재빨리 주변을 살핀 민수가 얼른 단체 채팅방을 열었다.
[김민수 : 어르신.] [갈중혁 : 하명하십시오.] [김민수 : 시작합시다.]회귀자의 가면을 벗길 두 번째 작 전이 시작되었다.
“흡!”
쏟아지는 얼음송곳들을 헤치며 영 은이 달려들었다.
양손의 권갑에 일렁거리는 노란색 내공.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영은의 정권 이 카일의 명치에 직격했다.
“•…”하앗!”
구천지무(九天之武) 제칠천(第七
天)
금강괴 (金剛壞)
“훗!”
내공과 함께 뿜어지는 막대한 괴 (壞)의 기세.
하지만 카일에게는 그저 코웃음칠 만한 공격일 뿐이었다.
순식간에 불꽃이 되어 사라지는 카 일의 전신.
당황한 영은이 물러나려던 순간, 순식간에 불꽃이 뭉쳐지며 주먹의 형상을 만들었다.
“구천지무. 절세무공이라 한들 그 정도로는……!”
“장모님! 위험합니다!”
쏟아지는 냉기의 폭포가 불꽃의 주 먹과 격돌했다.
살짝 머뭇거리게 한 정도에 불과했 지만, 그 정도면 충분했다.
얼른 정신을 차린 영은이 훌쩍 뒤 로 물러났다.
잘 했어. 우리 사위.” “별말씀을요. 가족끼리 돕고 살아 야죠. 장인어른! 보셨습니까?! 장인 어른 사위가 이렇게 유능합니다!”
“이 자식이 그 틈을 못 참고 자랑 질은…… 정신 똑바로 차려, 인마!”
투덜대는 환일 옆에서 헤벌쭉 웃는 태준.
하지만 이윽고 그 미소 또한 싸그 리 말라버리고 말았다.
거대한 불꽃의 거인이 되어 일렁거 리는 카일의 전신.
그 키만 벌써 4m에 달한다.
망연자실한 얼굴로 엘레나가 중얼 거렸다.
“말도 안 돼…… 사람이 정령이 되 다니. 저런 스킬은 듣도 보도 못 했 어……
“왜? 네가 부리는 정령들이 날 공 격하는 걸 거부하던가? 엘레나 요한 스 ”
1____•
“어, 어떻게 내 이름을……?!”
“나는 회귀자니까. 너의 이름, 그리 고 미래도 알고 있지.”
팔을 벌리며 불꽃의 거인이 웃었 다.
일렁이는 불꽃들이 갈라지며 미소 같은 걸 만들어냈다.
“김민수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불 쌍한 여자. 그것이 연정이든 목표이 든 간에, 그는 너의 욕망을 채워주 지 못할 것이다.”
“시, 시끄러……!”
“그는 오로지 이 미궁의 끝에 다다 르는 것만을 목표로 삼은 남자다. 그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무작정 그 를 따라 왔겠지만, 결국 이 이야기 의 마지막은 네게 비극으로만 남을 거다.”
“시끄럽다고 했잖아!”
“엘레나! 귀담아 듣지 마!”
듣다 못한 예진이 고함치며 엘레나 의 앞을 막았다.
불꽃을 반사해 번뜩이는 철퇴가 카 일의 미간을 가리켰다.
“이상한 헛소리로 우리 애들 흔들 생각은 말아! 우린 네가 아는 미래 대로 절대 움직이지 않을 테니!”
“멋대로 생각하시지. 과연 그게 가 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게 만들어야지. 그리고 그 렇게 할 거다. 그 사람은.”
“하하. 그 신뢰…… 사실 네가 제 일 불쌍한 사람이야. 도예진.”
불꽃의 거인이 껄껄 웃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김민수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미궁의 끝에 다다 라서 버려지는…… 그저 김민수의 창칼 갑옷 이상의 의미는 갖지 못하 는 여자.”
“너의 미래에는 비극 밖에 없다. 김민수는 너와 동료들 대신 이 미궁 끝에 있는 소원을 선택했어. 어떤 때에도 그건 달라지지 않았다.”
저벅. 한 걸음 다가오는 불꽃의 거인.
저벅. 한 걸음 물러나는 예진의 갑옷.
“그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기주의자다. 그에게 너의 그 딱한 마음 따위…… 후 불 면 날아갈 민들레 홀씨보다도 못한 것에 불과하지.”
“개소리가 기네.”
“이쯤 되면 지능을 의심해야겠군. 아직도 그를 믿나? 정작 이 난장판 에서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있는데?”
“하긴 네놈 눈에는 그렇게 보이겠지.”
이 멍청이의 착각을 굳이 교정하고 싶지는 않다.
방패와 철퇴를 들어 올리며 예진이 외쳤다.
“짖어댈 시간에 덤벼. 죽사발로 만 들어주지.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뭐, 해보시던가.”
어깨를 으쓱한 카일이 주먹을 들어 올렸다.
순식간에 불꽃의 주먹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절대방어도, 반사도 전부 소모한 상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거다.
그렇게 마음먹은 예진이 고함과 함 께 달려들려던 순간.
“……?!” 탕! 외마디 총성이 카일의 불꽃 몸을 갈랐다.
잠시 흔들렸다가 이윽고 원래 형태 를 되찾는 불꽃의 육신.
놀라서 고개를 돌린 카일과 예진의 눈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
“김 민수……?!”
“민수 씨!”
가장 가까운 요새의 옥상 위.
하얀 코트를 두른 보급관이 위풍당 당하게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