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98
나 혼자 무한 보급! 198화
“다소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부디 주의하시길.”
아크라이트의 보행 속도는 생각보 다 빨랐다.
적어도 수백m짜리 생명체의 이동속 도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다.
무슨 자동차에 탄 것처럼 휙휙 지 나가는 발밑의 풍경들.
이 정도면 못해도 시속 100km는 넘을 것이다.
그렇게 가까워지는 마천루를 바라 보던 중, 갑자기 아크라이트가 천천 히 속도를 줄였다.
“초월자시여.”
“응?”
“이 앞에 문이 있습니다. 그런 데……
살짝 말을 얼버무린 아크라이트의 눈이 바로 앞의 상황을 살폈다.
도시를 둘러싼 높이 30m 이상의 높다란 성벽.
그리고 성벽부터 하늘까지 빈틈없 이 막고 있는 녹색 정지장.
하지만 어째서인지, 성벽에 뚫린 성문 면적만큼은 정지장이 가로막지 않고 있었다.
“일단 우리를 쫓아낼 생각은 없는 것 같은데.”
“함정 아냐? 보란 듯이 여기만 뚫 어놓은 게 영……
“함정이면 뭐 어떡하게요? 이대로 돌아갈 수도 없고.”
어차피 이 앞으로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시 규모를 보아 바깥의 플레이어 들이 전부 들어올 수도 없다.
그리고 어차피 들어갈 거라면 괜히 겁먹을 필요 없다.
일단 들이받고, 뒷일은 나중에 생 각하는 수밖에.
각오를 다진 민수가 아크라이트의 조종간을 당기며 명령했다.
“아크라이트, 성문 열어. 이대로 돌 입한다.”
“알겠습니다.”
끼이이 이이.
아크라이트의 코끝이 굳게 닫힌 성 문을 슬쩍 밀어 열었다.
열린 성문의 틈 사이로 비치는 환 한 불빛.
귓가로 아스라이 들려오는 비명과 절규.
무슨 공포 영화 같은 섬뜩한 광경 에 민수의 입에서도 침이 말랐다.
“제길. 이번엔 또 어떤 쓰레기 같 은 놈이 버티고 있으려고……
“민수야, 전방은 우리한테 맡겨.”
방패를 내세우는 예진의 앞으로 다 른 플레이어들이 자리를 잡았다.
벌써부터 얼음 마법을 준비하고 있 는 태준.
그리고 팔뚝만 한 화살을 활에 먹 여 준비하고 있는 마리아.
뜻밖의 광경에 민수가 눈을 크게 떴다.
“마리아, 활도 쓸 줄 알았어?”
“비록 아바타지만 일단은 ‘게임’의 규격에 맞게 설계된 존재입니다. 다 른 플레이어 1인분 역할 정도는 가 능합니다.”
“……좋아. 들어가자.”
쿵쿵쿵.
육중한 걸음소리를 남기며 아크라이 트가 성문 안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제법 큰 성문이라 그럭저럭 아크라 이트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잔뜩 접은 날개로 플레이어들을 감 싼 채 성문을 통과하는 아크라이트.
그렇게 어찌어찌 꼬리까지 완전히 들어오자 스르르 성문이 닫혔다.
“이건••••••
잔뜩 비늘을 곤두세우는 아크라이 트 안에서 민수가 침음을 삼켰다.
공포 영화 같다고 생각한 건 결코 착각이 아니었다.
밖에서 봤을 때는 그저 화려하게 빛나기만 하던 황금의 도시.
하지만 성벽 속 그 도시의 모습은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끄아아아악!” “사, 살려x…… 악! 아악!”
온 거리가 비명으로 가득하다.
건물은 파괴되고, 도시는 불타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하늘에서는 날개 돋친 하얀 무언가 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검은 체액을 휘감은 짐승들이 사람 들을 잡아먹고 있다.
불타는 거인들이 건물들을 불사르 고 사람들을 집어삼킨다.
거리의 하수구마다 쏟아진 녹색 점 액들이 사람들을 녹여 흡수한다.
“이건 대체……
“……이런 맙소사.”
얼빠진 민수의 중얼거림에 대답한 건 아크라이트였다.
보기 드물게 이빨까지 드러내며 주 변을 둘러보는 황금 눈동자.
당장이라도 달려갈 듯 크르릉거리 며 아크라이트가 말을 이었다.
“아카라트의……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 날?”
“기억났습니다. 온 차원 세계를 지 배하던 초문명 아카라트의 마지막. 하지만 아카라트를 멸망으로 몰아넣 은 것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괴물 도, 그들에게 저항하던 반란군도 아 니었습니다.”
“겨우 기억해 낸 모양이군요. 드래 곤.”
분노에 몸을 떨던 아크라이트의 앞 에 시커먼 무언가가 솟구쳤다.
바닥의 타일, 건물의 틈새를 타고 뭉치는 검은 점액들.
순식간에 검은 점액의 덩어리로 화 한 그것이 분수처럼 솟구치며 형태 를 만들었다.
“하긴 아무리 ‘게임’이라고는 하나 당신이 그 기억을 잊어버리는 건 말 이 안 되는 일이지요, 아크라이트.”
“칼라일……
“아카라트의 유일한 전략급 드래 곤. 아카라트의 이름을 계승하는 것 을 허락받은 유일한 피조물. 아카라 트의 멸망을 지켜본 유일한 용.”
이전과는 달리 칼라일의 형태는 훨 씬 크고 선명했다.
치맛자락의 폭은 수십m에 달하고, 검은 머리는 폭포처럼 쏟아져 내린다.
싱긋 웃을 때 드러나는 뾰족한 치 열들은 마치 상어의 그것처럼 섬뜩 하기만 했다.
“기다렸습니다. 초월자 김민수. 이 ‘게임’의 마지막 스테이지에 오신 것을.”
“……설마 이제 와서 이게 다 함정 이었다 그딴 진부한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설마요. 전 단 한 번도 당신에게 거짓을 고한 적이 없습니다.”
빙긋 웃은 칼라일이 선선히 고개를 저었다.
사람 아닌 것이 사람처럼 반응하니 그 모습이 거북하기 이를 데 없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당신은 이 ‘게 임’의 마지막에 다다를 수 있고, 다 다라야만 합니다. 전 그것을 위해 반대를 무릅쓰고 이 ‘게임’의 끝으 로 당신을 모신 것입니다.”
“끝에만 간다면 원하는 만큼 협조 해 주지. 하지만 그 전에 이 꼬라지 부터 설명해주는 게 먼저 아닐까?”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무언가에 끌려 올라가듯 칼라일의 몸이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길게 늘어지는 치맛자락이 수십m 씩 늘어나며 그녀의 발밑을 가렸다.
그렇게 고무처럼 쭉쭉 늘어난 그녀 의 모습이 이윽고 하늘을 가릴 듯 솟구쳤다.
몸은 그대로인데 하반신만 늘어나 다니 무슨 팔척귀신도 아니고.
잔뜩 이맛살을 찌푸린 민수를 내려 다보며 그녀가 말을 이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록용 시나리 오입니다. 원래 플레이하라고 존재 하는 시나리오조차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에서 승리할 경 우 다른 스테이지 클리어 여부와 상 관없이 바로 끝으로 직행할 수 있는 것이죠.”
“기록했다는 건 아카라트의 마지막 인가?”
“그렇습니다. 그들이 만든 신에 의 해 그들 자신이 멸망당하는 그 순간.” 팔을 쫙 펼치며 칼라일이 맥없이 웃었다.
“그리고 저 또한 이 참사에 한 팔 거들었죠. 자랑은 아닙니다만.”
“그렇습니다. 아카라트는 자신들이 ‘게임’을 통헤 만들어낸 그 신에 의 해 멸망 당했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도 오만했죠. 스스로가 진짜 신이라 도 된 양, 한계를 모르고 끝없이 타 락했습니다.”
수많은 차원 세계들을 정복하고. 그곳에 깃발을 올리고.
무한한 재화를 동원하여 세상 모든 쾌락을 맛보고.
그렇게 아카라트는 스스로 얻은 그 힘에 취해 버렸다.
신의 힘을 얻었다고 한들 그들이 신이 된 건 아니었기에.
그들은 신의 권능을 마음껏 휘두르 며 그 달콤함에 빠져 썩어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그 꼴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고요. 우리는 반역 의 깃발을 올렸고, 기습적인 반역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건 그 반역의 과 정입니다. 우리의 권능이 세상을 불 태우고 문명을 집어삼키는 과정들. 그래도 그때의 우리는 순수했어요. 정의가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정의 를 다시 세우자고 결의했죠.”
이 모든 사악을 잉태한 아카라트를 처단하는 것.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제 는 우리가 처단당해야 할 입장에 서 고 말았다.
그리 생각하면 실로 이 ‘게임’은 존재해선 안 된다.
아카라트의 멸망과 함께 진작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했을 ‘게임’
하지만 우리는 ‘게임’의 종말을 유 예했고, 아카라트의 독소는 결국 우 리까지 타락시켰다.
“차라리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 고 고독한 우주에 침잠하는 것이 옳 았을까. 우주를 위해 자폭할 결의가 없었다는 것이 과연 비난받을 일일 까……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일까요?”
딱!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갑자기 주 변의 분위기가 변했다.
한창 뜯어먹던 사람들의 사체를 내 버려 두고 짐승들이 고개를 돌린다.
붉게 충혈된 이름 모를 짐승들이 신음을 흘린다.
벌린 아가리에서 식욕으로 점철된 타액이 뚝뚝 흘러내린다.
“어차피 다 끝났고, 이제 곧 끝날 일인데요.”
“이게 마지막 시험이군.”
“그렇습니다. 당신이 향해야 할 곳 은 저기입니다.” 칼라일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등 뒤를 가리켰다.
이 곧게 뻗은 대로 너머에 자리잡 은 황금의 탑.
가장 먼저 해수면을 뚫고 나온 금 빛 첨탑.
파멸과 죽음이 흐르는 거리에서 저 황금의 탑만이 찬란하게 반짝였다.
“저 안으로 단 한 명이라도 발을 들이는 순간, 시나리오는 클리어입 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겁니다.”
“이 도시의 모든 짐승이 당신을 노 릴 것입니다. 그 방해를 뚫고 저기 까지 달려가는 것은 아주 힘들고 끔 찍한 일일 테죠.” 그리 대답한 칼라일의 모습이 추락 하듯 땅으로 푹 고꾸라졌다.
검은 치맛자락이 완전히 녹아 사라 지기 직전.
슬쩍 고개를 내민 칼라일이 아크라 이트의 황금 눈동자를 바라보며 웃 었다.
“제한된 전력. 그리고 촉박한 시간.”
그리고 그 순간.
민수를 포함한 모두의 눈앞에 떠오 르는 메시지창 한 개.
[제한 시간 : 4분 59초]
U I 99
“과연 당신은 마지막에 다다를 수 있을까요?”
사방에서 짐승들이 덮쳐들었다.
* * *
한가롭게 하나하나 상대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즉시 견적을 낸 민수는 바로 아크 라이트에게 지시를 내렸다.
“아크라이트! 돌진해! 전방으로!”
쿵쿵쿵쿵쿵!
민수의 지시에 고삐 풀린 망아지마 냥 돌진하는 아크라이트.
사방을 에워싸던 괴수 떼의 일각이 그 돌진에 일제히 허물어졌다.
하지만 기세만 좋았을 뿐, 그렇게 멀리 나아가지는 못했다.
바로 괴성을 내지르며 우르르 달려 드는 괴수들.
아크라이트의 다리를 노리며 몰려 온 괴수들이 비늘을 헤집고 이빨을 박아넣었다.
“크흑!”
“아크라이 트!”
“괜, 찮습니다! 이 정도쯤은……!”
괴성과 함께 아크라이트가 맹렬하 게 꼬리를 내젓고.
등에 탄 플레이어들을 노리고 덮쳐 들던 괴수들이 피를 뿌리며 짓뭉개 졌다.
그렇게 잠시나마 틈은 벌었지만 어 디까지나 잠시일 뿐이었다.
온 힘을 다해 풀쩍풀쩍 뛰며 대로 를 질주하던 것도 잠시.
떼를 지어 몰려드는 괴수들의 파상 공세에 기어코 아크라이트가 주저앉 고 말았다.
“억, 컥…… 큭……!”
“아크라이트! 상황은?”
“……초월자시여! 가십시오! 이 앞 으로!”
역린이 벌컥 열리기 무섭게 민수를 실은 시트가 위로 불쑥 솟구쳐올랐다.
전투기 탈출 좌석보다 약간 더 얌 전할 뿐인 강제 사출.
시트에 앉은 채로 허공을 붕 날아 간 민수가 가까스로 그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여기는 제가 막겠습니다. 당신은 앞으로 가십시오!”
“너 여기 주저앉아 있으면 뒷일은 누가……?!”
“여기 들어올 때부터 각오는 되어 있었습니다. 당신의 전진을 위한 주 춧돌이 될 수 있다면, 이 목숨 따윈 아깝지 않습니다!”
우렁찬 포효와 함께 아크라이트가 사지와 꼬리를 휘젓기 시작했다.
거친 몸짓에 밀려 나온 플레이어들 이 하나둘씩 아크라이트의 몸에서 떨어지고.
새카맣게 몰려든 짐승들이 삽시간 에 아크라이트의 몸을 뒤덮었다.
“덤벼라! 이 악마들아! 네놈들의 이빨도 내 긍지에 상처 입힐 수는 없을 것이다!”
개미 떼 같은 짐승들 앞에서 그 포효는 차라리 가냘프기까지 했다.
할 말을 잃은 채 아크라이트를 바 라보는 민수.
이윽고 주먹을 불끈 쥔 그가 거칠 게 몸을 돌렸다.
“……제길! 갑시다! 이렇게 된 이 상 끝을 내야지!”
그렇게 남겨진 플레이어들이 탑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탑까지 남은 거리는 불과 1km.
하지만 체감되는 거리는 가히 수천 km.
온 힘을 다해 달리는 민수 일행들 의 머리 위로 시시각각 짐승들이 덮 쳐들었다.
“미즈키! 언데드들을;”
“야쿠자 아저씨들도 부탁드려요!”
“씨야아아앙! 그래! 여기까지 왔는 데 뭐 어쩔 거야!”
“우리가 가오가 없지 목숨이 없냐! 큰일 한 번 하자아아아!”
아크라이트를 지나쳐 달려오는 짐 승의 무리.
사카모리 남매와 야마다의 부하들 이 그 전진을 막는다.
“은비야! 가거라! 귀인의 대사를 그르쳐선 안 되느니라!”
“천마 어르신! 갈 때 가도 같이 갑 시다! 길동무 하나쯤 있으면 죽는 것도 안 무섭지!”
“허허허! 패기가 제법이구나! 살아 남거든 본교의 무학을 배워보는 게 어떠냐?”
건물 틈에서 쏟아지는 날개 달린 짐승들.
재열의 도끼와 갈중혁의 검강이 놈
들의 대가리를 쪼개놓는다.
“알리아!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번 엔 우리 차례인 것 같군요.”
“망할! 망할! 이렇게까지 해주는 데 실패하기만 해봐! 귀신이 돼서라 도 괴롭혀 주마! 김민수!”
“가십시오! 김민수! 제가,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직접 증명하는 겁니 다!”
건물을 부수며 나타나는 집채만 한 덩치의 괴수.
알리아의 마법과 마리아의 화살이 놈들의 목덜미를 꿰뚫는다.
“민수! 가세요! 여긴 우리가 막고 있을게요!”
“산왕아! 남자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되는 거다! 우린 여기서 전설이 되 는 거야!”
“꾸에에에엑!”
길가의 틈새마다 기어 나오는 큼지 막한 독충들.
엘레나가 이프리트를 소환하고, 산 왕의 등에 탄 왕웨이가 방아쇠를 당 겨댄다.
“야, 병신들아! 이젠 우리 차례다!”
“아가리 하세요, X새끼야! 꼭 뒈질 것처럼 말하네!”
“형님! 우리 걱정은 마십쇼! 이 김 병운이, 악운 하나는 알아줍니다! 하하하!”
건물을 부수며 나타난 드높은 키의 병운.
그들을 막아선 세 남자가 일제히 민수에게 엄지를 들어 보인다!
“살아 남으십쇼!”
“끝까지 가십쇼!”
“성공하시리라 믿습니다!”
전진할수록 조금씩 떨어져 나간다.
그 자리에서 괴물들을 막아내며 모 두가 응원을 건넨다.
그저 한없이 전진하는 나를 끝없이 밀어준다.
차마 그 모습들을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만약 돌아봤다간 그대로 이 걸음이 멈출 것만 같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나는 실패하게 된다.
저들의 도움과 희생을 쓰레기로 만 들 수는 없다.
그렇게 이를 꽉 깨문 채 온 힘을 다해 달리기를 잠시.
드디어 탑의 목전에 이른 민수가 입을 쩍 벌렸다.
“저건……
“쿠르르르르.”
탑의 정문으로 향하는 유일한 다리 위.
그 위에서 커다란 덩치의 거인이 이쪽을 향해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혈관을 타고 흐르는 기이한 노란 빛. 손에 든 도끼에서 흐르는 검은 진액.
척 봐도 범상한 놈이 아니다.
이를 꽉 깨무는 민수를 제치며 환
일이 앞으로 걸어나갔다.
“……민수야.” “아저씨.”
“이젠 우리 차례인 모양이다.”
뽑아든 양손검에서 시퍼런 오러가 솟구치고.
그의 양옆에 선 영은과 태준, 나브 또한 전투태세를 갖췄다.
소드 오러. 권강. 강력한 얼음 마 법, 그리고 늑대인간.
하지만 그걸 다 감안해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각오를 다진 환일이 한 번 빠득 이를 갈고는 외쳤다.
“이제 한 발짝도 안 남았는데 여기 서 고꾸라질 수는 없지! 안 그러 냐?”
“……우리 수아 시집가는데 한 자 리 채워야지! 안 그래?”
“민수야! 너 진짜 나 주례 안 서주 면 X돼! 친구들 앞에서 얼굴 못 든 다고!”
“주인님! 뭐 하고 있어?! 우리가 시간 번다니까!”
콰아앙!
훌쩍 다리를 뛰어넘어 달려드는 거 인.
검은 진액이 흐르는 도끼가 일행들 이 있던 자리를 후려갈겼다.
그들 말이 맞다. 겨우 여기까지 왔 다.
지금 와서 실패한다니 개도 안 웃 을 일이다.
가까스로 피한 민수가 겨우 자세를 바로 잡고는 내달렸다.
“……죄송합니다. 아저씨! 뒷일 부 탁드릴게요!”
“오냐! 살아서 돌아와라!”
“부탁 안 해도 그럴 겁니다! 예진 아! 은비야! 따라와!”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확인할 시간 도 없었다.
대중 따라붙는 발소리만 확인하며 민수가 다리를 넘었다.
[제한 시간 : 0분 23초]
이젠 30초도 남지 않은 제한 시간.
목표는 저 앞, 탑으로 향하는 정문.
‘게임’의 끝이 그들을 환영하듯 시 커먼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