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32
나 혼자 무한 보급! 032화
“저는 물자를 보급하는 스킬을 가 지고 있습니다.”
더는 숨길 수 없고, 그래야 할 이 유도 없다.
‘게임’의 룰이 변했다면.
그 변한 룰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 다.
“여러분이 그간 경매장에서 사다 드셨던 식량, 사용하셨던 생필품.”
스스로의 정체를 밝히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제 이 ‘게임’은 단순한 개인 생 존을 다루지 않는다.
반강제로라도 플레이어들에게 집단 을 만들 것을 중용하고 있으며.
그 집단의 핵심이 될 랭커들에게 막대한 혜택을 부여했다.
“지금껏 그 모든 걸 공급해 온 게 바로 접니다.”
그렇다면 이 혜택, 골수까지 뽑아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단언컨대 현재 공지된 10인의 랭 커 중 집단전 양상에서 가장 유리한 건 나다.
무제한의 물자를 생존자들에게 공 급할 수 있고 다른 집단과의 교섭이 나 협동 등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 할 수 있다.
막대한 코인 수급을 통한 플레이어 들의 장비 보급은 말할 것도 없다.
‘뭐. 예전처럼 엄청 큰 재미는 못 보겠지만.’
그것도 다 생각해둔 게 있다.
어쩌면 이전보다 더 적은 수고를 들이면서 오픈 베타 못지않은 수익 을 거둘 수도 있을 거다.
“……아무튼, 제가 할 말은 여기까 지입니다.” 짧았던 설명을 마치고도 주변은 침 묵을 지켰다.
플레이어들과 비플레이어들을 모두 합한 백 명 좀 안 되는 생존자들.
하나 같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오히려 당황한 민수가 어깨를 으쓱 하고는 말했다.
“다들 좀…… 조용하시네요?”
“저는 뭐 물어보시는 거 답하려고 이거저거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들 할 말을 잃었다.
웅성대지도 않고 옆에 앉은 사람 눈치만 살피고 있다.
하긴 저 심정 이해 안 가는 건 아 니다.
며칠 전에 갑자기 툭 튀어나온 총 잡이가 랭커라는데.
심지어 자기를 보급관이라는 이상 한 직업으로 소개했으니.
‘그래도 사기꾼 취급은 안 당해서 다행인가?’
말들은 안 하지만, 일단 믿기는 하 는 것 같다.
하긴 안 믿는다고 해서 뭐 어쩔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적당히 생각한 민수가 슬그 머니 몸을 돌리려 할 때였다.
“……저기. 민수 씨.”
“네?”
가장 앞에 앉아 있던 병운이 불쑥 손을 들었다.
그 역시 황당한 표정으론 좌우의 두 친구 못지않았지만.
적어도 그들보다는 눈빛이 좀 또렷 한 편이었다.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아, 네. 뭐 증거를 보고 싶으시다 면야……
“아뇨. 아뇨. 그게 아니라.”
힘껏 도리질을 친 병욱이 도발적으 로 민수를 노려봤다.
딱 봐도 뭔가 불만이 있어 보이는 표정.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려는 건 가 싶어 민수가 얼굴을 굳혔지만.
“솔직히 담배 10코인은 너무 비싼 거 아닙니까?”
“……네?” 생각했던 것보다 귀여운 항의가 튀 어나왔다.
순간 할 말을 잃은 민수가 눈을 크게 떴다.
“담배에 라이터 묶어서 10코인에 올린 거, 그것도 민수 씨가 한 거 죠?”
“그야 저도 비싸다곤 생각하는데, 경매장 최저가가 10코인이라서
“아! 그래서 다른 것도 전부 10코 인에 올리신 거구나? 이야. 이 형님 볼수록 괜찮은 분이네.”
심지어 그 와중에 은근슬쩍 호칭이 ‘형님’으로 바뀌었다.
뭔 수작인가 싶어 민수가 미간에 주름을 잡았지만.
정작 자리에서 일어난 병운은 민수 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형님! 딴 거 안 바라고, 담배만 책임져 주십쇼!”
“다, 담배?”
“저희 요즘 하루 한 갑씩 피는데, 이거 때문에 코인 쓰는 거 솔직히 아까워 죽겠습니다!”
“몸에도 안 좋은 거 이번 기회에 좀 끊지……
“담배만 책임져 주시면 형님 지옥 끝까지라도 따라가겠습니다! 야, 수 찬아! 태환아! 니들은 뭐 없어?”
병운의 윽박지름에 수찬과 태환이 서로의 얼굴을 돌아봤다.
화들짝 놀란 시선이 오가길 정확히 3초.
이윽고 벌떡 일어난 둘 또한 민수 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형님! 전 말보로로!”
“저 멘솔 좋아합니다! 종류 안 가 리고 멘솔이면 충분합니다!”
“……오빠! 그럼 난 커피로!”
그리고 다음으로 일어난 건 은비.
“카라멜 마끼아또 마시고 싶어요! 카페 같은 데 가면 되는 건가요?”
“으음. 해보니까 되더라고. 나중에 기회 되면……
“민수 씨! 그럼 전 맥주요! 맥주 같은 것도 보급되는 거죠?”
“형님! 저, 저 피자! 더도 덜도 말 고 피자 딱 한 판, 아니 피자빵이라 도……
“와하하하하! 우리 팀에 복덩이가 왔어! 복덩이가!”
뒤이어 우르르 일어나 민수를 둘러 싸는 사람들.
그간 피로와 절망으로 지쳐 있던 게 거짓말이었던 듯.
희망으로 가득한 환한 미소로 빛나 는 얼굴들.
“보급관! 보급관! 보급관!”
“야, X발 다 조져준다 그래! 여기 랭킹 1위 계신다! 하하하하하!”
“민수 학생! 혹시 쌀 같은 것도 보 급돼? 이번 기회에 밥 한 끼 제대 로 해 먹자!”
조용했던 밤이 순식간에 왁자한 웃 음소리로 가득했다.
지난 한 달 동안,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시끄럽고 희망찬 분위기.
너무나도 멀어 보이던 광경과 마주 치자 오히려 얼떨떨해졌다.
우두커니 서 있는 민수의 옆에서 예진이 빙긋 웃었다.
“잘됐네요. 제 예상 이상으로.”
“이렇게 순수하게 좋아해 줄 줄은 몰랐는걸요.”
“스스로의 가치를 너무 모르네요. 민수 씨는 그냥 여기 있는 것만으로 도 희망이 될 수 있어요.”
식량부터 의약품까지 풍족한 게 없 는 시절이다.
그런 것들을 무상으로 책임져줄 수 있는 존재는.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희망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자도 물자지만, 역시 요즘 사람 들에게 필요한 건 희망이죠.”
“희망이라……
“내일도 괜찮을 거야. 내일도 안심 할 수 있어. 그런 희망이 있고 없고 는 아주 중요한 문제에요.”
예진의 차분한 설명에 민수의 표정 또한 덩달아 가라앉았다.
희망. 희망이라.
지금껏 살면서 어디서도 눈에 띈 적 없고.
누군가의 의지가 된 적도 없었는 데.
이런 내가 다른 사람들의 희망이 되었다니.
‘썩 와닿진 않지만……
그래도 나쁠 건 없겠지.
생존도 생존이지만, 누군가의 의지 가 되는 게 기분 나쁠 리 없다.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 며 마음을 바로잡던 중.
문득 민수의 시선이 여전히 환호하 고 있는 병운을 향했다.
‘그러고 보니……
여러모로 좋은 분위기로 마무리된 정체 발표였지만.
사실 이 분위기를 끌어낸 건 저 남자 덕분이었다.
그가 먼저 총대를 메고 나서지 않 았다면 조금 미묘한 분위기가 됐을 지도 모른다.
설마 이런 분위기를 예상하고 먼저 나선 걸까?
그러고 보니 자기 친구 셋 중에서 도 나름 대장 포지션이었던 것 같고.
‘성격도 좋고. 분위기도 잘 읽고. 나름 리더십도 있고.’
그냥 말 많은 자경단원 1인 줄 알 았는데.
어쩌면 뜻밖의 인연과 만난 걸지도 모르겠다.
병운을 바라보는 민수의 두뇌가 복 잡하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안도와 희망 넘치는 밤이 지난 후.
간만에 여유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주차장의 천막 안에서.
향후 행보를 논하기 위한 플레이어 들의 대책회의가 소집되었다.
“다들 간밤에 편히 쉬셨나요?”
“하하, 물론입니다. 형님.”
딱히 합의한 것조차 없음에도.
천막 안의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 게 자기 위치를 잡고 있었다.
이젠 이 집단의 핵심이 된 민수가 상석.
그 바로 앞에는 은비와 병운.
그리고 그다음으로 재욱과 도명.
‘그리고……
민수의 시선이 힐끔 자신의 뒤쪽을 향했다.
자신보다 약간 뒤. 정확히는 왼쪽 뒤.
자연스럽게 거기 앉은 예진이 굳은 표정으로 앞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름의 의사 표명인 건가?’
하긴 예진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 다.
은비의 자경단이 합류하며 플레이 어들의 구성 비율 또한 변한 상황.
자경단원들이 기존 플레이어들을 압도할 수도 있을 테니.
이 사이 자신의 부관 내지는 참모 격 위치를 주장하고 싶은 거겠지.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얄팍한 계산에 속으로 혀를 찼다.
물론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건지 대충 이해는 가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금 할 짓 은 아니다.
능력의 차이는 있어도, 결국 다 같 은 플레이어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건 15일간의 생존일 뿐.
나중에 문제가 되기 전에, 이 점은 한 번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저기. 형님.”
그때 어색한 분위기를 가르며 병운 이 손을 번쩍 들었다.
고개를 돌린 민수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말씀하시죠.”
“간밤에 제가 생각을 좀 해봤는 데…… 역시 형님 같은 분도 계시 니, 조직을 크게 키우는 게 좋지 않 겠습니까?”
“어떻게요?”
“실내체육관으로 가시죠. 거기 플 레이어들을 흡수하는 겁니다.”
뜻밖의 제안에 민수가 얼굴을 구겼 다.
팽 당해서 쫓겨났더니 지금 와서 거기로 돌아가겠다고?
믿는 구석이 있는 건가? 아니면 그냥 막 던져보는 건가?
“저희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습 니다. 지금 그 안의 상황이 좀 복잡 하거든요.”
“어떤데요?”
“실내체육관 생존자들이 전부 저희 를 손절하는 데에 동의한 건 아닐 겁니다.”
병운의 증언에 의하면, 실내체육관 생존자들의 내부파벌은 총 세 개라 고 한다.
하나는 은비가 핵심인 이 자경단 파벌.
두 번째는 박만식이라는 플레이어 가 이끄는 일명 방어대 파벌.
세 번째는 나천수라는 남자가 주축 인 일명 경비대 파벌.
“뭔 놈의 집단 안에 파벌이 세 개 씩이나 있어……
“그러니까 이 사달이 난 거죠. 박 만식 그 X새X, 깝칠 때 진작 대가 리를 뭉개놨어야 했……
“오빠. 말조심해요. 아무튼, 민수 오빠. 병운 오빠가 말한 대로에요. 저희를 팽한 건 아마 방어대의 독단 일 거예요.”
“증거는‘?”
“저한테 화살 겨눴던 거, 전부 방 어대 파벌 쪽 플레이어들이었어요. 애초에 경비대 파벌은 수가 적거든 요.”
방어대 파벌의 머릿수는 약 40명 가량.
은비의 자경단이 약 15명이고.
나천수라는 자의 경비대는 겨우 20명에 불과하다.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나름의 업무 분담이 생기면서 일어난 결과였다.
거대한 실내체육관 건물을 지키는 방어대에 많은 인원이 몰렸다.
외부에서 활동하는 자경단은 자연 스럽게 소수정예로 흘러간 반면, 비 플레이어 생존자들을 단속하는 경비 대는 양에서도 질에서도 뒤처지게 됐다.
“방어대랑 경비대 사이도 별로 좋 진 않아요. 하지만 어쨌든 방어대가 머릿수가 많다 보니 불만이 있어도 경비대는 참을 수밖에 없었고요.”
“나천수 그 아저씨도 말이 제법 통 하는 편입니다. 분명 저희를 팽하는 데에는 반대했을 거예요. 하지만 어 쨌든 그쪽 머릿수가 머릿수라서 “ 흐음.”
은비와 병운의 설명을 들은 민수가 턱을 짚었다.
그 작은 곳에서 무슨 놈의 역학관 계가 그리 복잡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남아 있는 두 파벌 사이에 균열이 있고.
은비와 병운은 바로 이 점을 노리 자고 주장하는 거였다.
‘확실히 합리적이긴 한데……
글쎄. 과연 그게 상책일까?
꼭 그렇게 해결하는 게 능사일까?
“그러니까 형님! 지금 저희가 가서 경비대 쪽에 가세하면 방어대 새끼 들 찍소리도 못하고 밟아버릴 수 있 다, 그 말입니다!”
“천수 아저씨도 우리가 돌아왔다는 걸 알면 분명 호응해 줄 거예요. 우 리가 빨리 움직이기만 하면 분 명……
역시 아니지.
“왜요?” 민수의 입에서 반문이 떨어진 순 간.
천막 안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 됐다.
깜짝 놀라서 말을 멈추는 은비와 병운.
그들을 바라보며 자세를 고쳐 잡은 민수가 되물었다.
“왜 그래야 하죠?”
“저, 저기. 형님? 그러니까 제 말 으……”
“민수 오빠. 방금 설명했다시피 거 기 플레이어들을 흡수해서……
“아니. 의견 자체에 반대하는 건 아니에요. 제가 묻고 싶은 건.”
그간 쌈박질만 하고 살아서 그런 가.
다들 해결책이 자꾸 그쪽으로만 쏠 리는 모양이다.
고개를 저은 민수가 뚱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왜 거기서 우리가 피를 흘려야 하 냐, 그거죠.”
“우리…… 요‘?”
“거기 흡수한다고 싸우다가 손실 나면 우리도 손해고, 저쪽도 감정 안 좋을 거 아니에요?”
이런 건 되도록 스무스하게 해결해 야 하는 거다.
피 안 흘리고, 서로 감정 안 상하 고.
자연스럽게 이쪽을 선택하도록 유 도하는 게 상책.
그리고 이쪽에는 그럴 방법이 있 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한테.
“내가 누군지 잊었어요?”
민수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렇게 회의를 빙자한 지시사항 전 달이 끝났다.
한 대씩 얻어맞은 것 같은 얼굴로 흩어지는 플레이어들.
텅 빈 천막에서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던 예진이 입을 열었다.
“……결국, 제가 할 일은 없었네 요.” “그래서 아쉬워요?” “아뇨, 뭐. 아쉽다기보단……
“그보다 지금 말해두는데요.”
민수의 날 선 시선이 예진을 향했 다.
명백히 힐난의 시선이 담긴 눈빛.
그 눈빛과 마주한 순간, 예진의 얼 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이랑 나란히 둘러앉자고요. 저도 그럴 테니까.”
“저쪽도 파벌 때문에 난리라는데, 벌써 이 안에서 벽 쌓고 선 긋고 그러진 말자고요.” 물론 걱정하는 거야 이해는 한다.
자신은 그렇다 쳐도, 은비 일행은 그녀 입장에서 정말 부외자이니.
하지만 지금 와서 그런 게 다 무 슨 소용이란 말인가.
앞으로 14일간 매일 밤 사투를 벌 여야 하는 전우들이다.
이제부턴 억지로라도 벽을 허물고 유대를 쌓아야 한다.
“적어도 우리끼리는 그러지 말자고 요. 알았죠?”
“……네.” 하얗게 질린 얼굴로 예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로 예의 바른 태도를 고수해 왔기에 잠시 잊고 있었지만, 눈앞의 민수 또한, 그렇게 녹록한 플레이어 는 아니었다.
‘한다면 하는 사람이지.’
파출소에서 망설임 없이 사람을 회 치고 지금 이 순간까지 살아남아 온 이 ‘게임’의 보급관.
위험한 능력을 가지고 살아남았다 는 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증명이 다.
혹시나 싶은 걱정이 들어 살짝 선 을 그으려 했지만.
이 와중에 그는 이것까지 눈여겨보 고 있었다.
“……미안해요. 제가 좀 과민했던 것 같네요.”
“이해합니다. 사람이 그럴 수도 있 지.”
앞으로 안 그런다는데 굳이 더 따 질 이유도 없다.
유대를 쌓아야 하는 건 나 또한 마찬가지니까.
고개를 끄덕인 민수가 자리에서 일 어났다.
“아무튼, 우리도 가죠. 다들 돌아갔 는데 여기 우리만 남아 있으면 다들 오해하겠…… 그때, 갑자기 민수의 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이미 한 번 본 적 있는 빨간 메시 지 창.
그 내용을 확인한 민수의 눈동자가 순간 바르르 떨렸다.
[GM-M : 플레이어 김민수 님.] [GM-M : 인형술사 마커스 건의 보 상 정산이 완료되었습니다.] [GM-M : 경매장 보관함을 통해 수령해 주세요.]
“……예진 씨.”
“네, 네?”
“잠깐 나가줄래요?”
나직한 민수의 축객령에 예진이 허 둥지둥 천막을 떠났다.
이젠 완전히 홀로 남은 천막의 어 둠 속.
그 안을 뚱하니 노려보던 민수가 천천히 중얼거렸다.
“경매장. 보상 꺼내봐.”
툭!
활짝 펼쳐진 경매장 화면을 뚫고 무언가가 떨어졌다.
장식도 접은 자국도 없는 공책 크 기의 하얀 상자 한 개.
누가 볼세라 허둥지둥 그것을 주워 들자, 그 바로 옆에 떠오르는 메시 지 창.
[특수 보상 상자]
[등급 : 무등급]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가장 필요한 거?”
대체 뭘 담아놨기에 이러는 거지?
고개를 갸웃한 민수가 상자의 뚜껑 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