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40
나 혼자 무한 보급! 040화
처음엔 그럭저럭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랭킹 1위 총잡이 보급관의 존재감이 거대하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플레이어들 또한 그리 녹록한 건 아니었다.
“야! 다른 건 다 됐고 은비만 믿 자! 설마 우리 은비가 지기야 하겠 냐?”
“저기 철퇴 누님도 좀 하던데! 머 리통 후리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 아.”
“몸 사리지 마라! 재욱이 형님 알 지? 목숨만 붙어 오면 어떻게든 해 결해 준다!”
긴장 속에서 대책 없는 낙관이 퍼 져나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그런 거라도 없으면 버틸 수 없었다.
매일 밤 살벌하게 덮쳐오는 늑대들 의 습격.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려면 일단 웃기라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맨 위층부터 들어가세요! 따닥따 닥 붙어서 들어가야 합니다!”
“다 들어간 층은 문 잠가요! 층간 계단마다 장애물 채우고요!”
“은비 포함한 주력들은 1층 로비 다! 죽어도 여기서 죽는 거야!”
사용 가능한 네 채의 건물 중 가 장 큰 건물에 나머지 생존자들이 빼 곡히 자리를 잡았다.
낡은 가구와 온갖 집기들로 장애물 을 세우고 1층 가게마다 단단히 셔 터를 내리고 어디선가 공수해 온 소 방용 모래와 포댓자루로 벽이 세워 졌다.
“됐어.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그래, 썅! 이렇게까지 했는데 죽 으면 걍 팔자인 거지!”
“덤비라고 해! 똥개 새끼들, 대가 리를 박살 내줄 테니까!”
그렇게 완전히 요새화된 상가 건물 안.
다가오는 시간을 바라보며 플레이 어들은 억지로나마 전의를 돋웠다.
험악하게 터져 나오는 쌍욕들. 고 함들. 그보다 더 큰 절규들.
이쯤 했으면 우리는 할 수 있는 거 다 했다고.
못 버틸 리는 없을 거라고 그들
모두가 믿고 있었지만.
“허억, 허억……
[3일 차 습격이 종료되었습니다.] [모든 플레이어에게 플레이어 토큰 300개가 지급됩니다.]현실은 그들이 상상하던 것 이상으 로 잔혹했다.
무너진 장애물과 터진 모래 자루가 굴러다니는 1층 로비 앞.
그 자리에 늘어진 채 가쁜 숨을 몰아쉬던 중.
옆으로 다가오는 예진의 발소리를 들은 재열이 고개를 들었다.
“아아…… 예진 씨?”
“다치신 데 있으세요?”
“난 살 만해. 이쪽은 나중에 보고 우리 애들이나 좀 챙겨줘요.”
팔에서 피를 흘리는 청년을 바라보 던 재열이 슬쩍 손을 뒤로 숨겼다.
한 시간 가까운 혈전으로 인해 반 쯤 마비되다시피 한 팔.
그 모습을 복잡한 눈으로 바라보던 예진이 은빛 철퇴를 어깨에 올렸다.
“……최대한 빨리 봐드릴게요. 아 무튼, 어때요?”
“부상자가…… 세 명. 크게 다친 건 아니고 그냥 좀 긁힌 정도야.”
“다행이네요.”
“다들 젊으니까 재욱이가 도와주기 만 해도 얼른 털고 일어나겠지. 그 보다 우리가 놓친 놈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어?”
“제가 해결했어요.”
그 대답을 듣자 비로소 재열 또한 예진의 옷차림을 살폈다.
하얀 배가 훤히 보일 정도로 길게 찢어진 운동복.
남사스럽다 하기엔 좀 지나치게 처 참한 모습에 재열이 고개를 저었다.
“……그, 옷 챙겨다가 입어요.”
“갈아입을 옷은 있어요. 아무튼, 이 렇게 하루 잘 버티긴 했는데……
바닥에 아예 대자로 뻗어버린 은비 쪽을 바라보며 예진이 한숨을 쉬었 다.
오늘로 총 사흘째. 민수 없이 맞이 한 첫 번째 밤.
약속한 사흘에서 겨우 하루 지났는 데.
그의 빈자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다.
“부상자는 총 8명. 저희 쪽에서만 다섯 명 나왔어요. 계단 타고 올라 오던 놈 막아서는데, 그 와중에 한 명이 계단에서 심하게 굴렀고요.”
“거 많이 아프겠네. 그럼 재욱이는 그쪽에 있나?”
“지금 치료 중이에요. 큰일 없다면 내일도 싸울 수 있겠지만……
당초 예상이 좀 지나치게 낙관적이 었다는 걸 감안해도 지금 상황이 많 이 안 좋게 흘러가고 있다.
개활지에 위치한 실내체육관에 비 하면 이 상가 건물은 대단히 방어하 기 쉬운 시설이다.
일단 입구가 좁고, 로비와 통하는 뒷문도 막아놨으며 로비 외에도 계 단마다 의자니 소파 등을 다 끌어다 막아놨다.
‘ 한데••••••
그런데도 1시간 동안 부상자가 8 명이 나왔다.
아니, 부상자만 8명인 데에 감사해 야 한다.
만약 실내체육관에서 오늘 같은 웨 이브와 맞닥뜨렸다면.
그땐 적어도 대여섯 명씩 줄초상을 각오해야만 했을 터.
‘민수 씨가 말한 대로야.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어.’
그것도 엄청나게 가파른 속도로.
평범한 플레이어들이 대처 불가능 한 수준으로.
민수의 예상이 맞았다는 건 다행이 지만 이제 문제는 그를 기다려야 하 는 우리다.
앞으로 보내야 하는 밤은 이틀. 그 때까지.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 아니야.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딴 절망적인 생각은 마지막 날에 해도 충분하다.
지금은 오늘 밤을 잘 버틴 것에 감사하며 내일 밤을 무사히 버틸 준 비하는 데에도 벅차다.
“……재욱 씨한테 말해놓을게요.”
“그래. 서두를 거 없어요.”
잠깐 흐릿해진 예진의 눈에서 복잡 한 생각이 엿보였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재열이 손을 흔들었다.
“아무튼, 수고했어요. 내일 아침에 봅시다.”
“ 네.”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 예진의 뒷모 습이 계단 너머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착잡하게 바라보던 중.
문득 주머니를 뒤적거린 재열이 담 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었다.
“ 하아아아아……
걱정조차 잊게 하는 이 고소하고 맛 좋은 연기.
내일도, 모레도, 내년에도 꼭 맛보 고 싶다.
그리고 다음 날 밤. 어김없이 닥쳐 온 네 번째 습격.
그리고 보급관 없이 맞이한 두 번 째 밤.
[4일 차 습격이 종료되었습니다.] [모든 플레이어에게 플레이어 토큰 500개가 지급됩니다.]“아아아아악!”
“수, 수찬아! 정신 차려! 수찬아!” 결국,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야 말 았다.
가슴에서 피를 왈칵왈칵 쏟아내는 수찬.
들것에 실려 가는 그의 옆에서 태 환이 눈물콧물을 줄줄 흘리며 외쳤 다.
“얌마 너 나 운동시켜서 해운대 데려간다며! 그렇게 몸 만들어놓고 먼저 가면 억울하지도 않냐?!”
“태, 태환아…… 나, 담배 한 대 만……
“담배 이 지랄! 재, 재욱이 형! 재 욱이 형! 야! 오재욱! 오재욱이 어 딨어?!”
반쯤 실성한 태환의 외침이 깊어가 는 밤을 울렸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본격적 인 치명상 환자의 등장.
다행히도 재욱 덕에 큰 위기는 넘 길 수 있었지만.
어쨌든 한 번 피를 크게 봤으니 분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 보급관, 돌아오는 겁니 까?”
“뭐?”
“랭킹 1위 말이에요. 그 친구, 확 실히 돌아오긴 하는 거예요?”
오전 8시 40분.
3층 식당을 빌린 플레이어들의 회 의 장소에서 맨 앞에 앉은 누군가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입을 열었다.
“애초에 돌아온다는 약속도 한 적 없잖아요.”
“거, 왜 그렇게 급해? 아직 하루 남았잖아.”
“하루 더 버티다가 지금 다 줄초상 날 판국이라고요. 재욱이 형도 조금 전에 쓰러졌잖아요.”
지나친 치유 스킬의 남발로 인한 결과였다.
입을 꾹 다문 재열의 눈빛이 날카 로워지 지만.
그 와중에도 그의 입이 쉴 새 없 이 열렸다.
“들어보니까 공략법 찾으러 간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그 공략법이라는 거 아무도 모르고. 그냥 제 살길 찾 으러 운전수 데리고 우리 손절 친 거 아닐까요?”
“야! 너 지금 그게 무슨 말……?”
“아니, 다들 생각을 해보자고! 여 기서 무슨 엄마 기다리는 아기 새 마냥 그 사람만 기다리고 있는 게 맞는 거야? 응?”
“불만 있음 확실하게 말해! 그래서 뭐? 다른 대안은 있고?”
“흩어져서 찾아보기라도 하자는 거 죠! 어차피 우리도 차 있겠다, 그 사람 사라진 방향은 알고 있으니까 가서 찾으면 멱살이라도 붙잡아다 가……
콰앙!
“조용히들 해요!”
순간, 은빛 철퇴가 탁자를 후려쳤 다.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좌중.
그 앞에서 방금 내려친 철퇴를 쥔 예진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찾으러 가자고요? 가면 찾는다는 보장은 있어요? 여기서 일단 버티고 있는 거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죠?”
“감정 휩쓸려서 되는 대로 내뱉지 말고 생각 좀 하고 살아요. 식량 수 급하는 보급고도 만들어주고 갔잖아 요. 적어도 우리 버리진 않을 거라 는 증거예요.”
그•녀보다 강한 플레이어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들 모두가 지금은 침 묵을 지키고 있었다. 일격에 탁자를 부숴버린 무력시위.
잠깐이나마 사람을 쫄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박살 난 탁자 파편을 걷어차 치운 예진이 말을 이었다.
“……불안한 마음은 알겠지만, 지 금은 여기서 버티고 있는 게 최선이 에요.”
“더 나은 거점을 찾는다는 보장도 없고요. 전기, 수도, 식량까지 수급 가능한 곳은 여기뿐이에요. 힘들겠 지만…… 죽을 각오로 버텨봅시다.” 지금은 이게 최선이니까요.
거기서 잠시 말을 멈춘 예진이 이 윽고 한숨을 뱉었다.
“……다들 이쯤 합시다. 오후에 다 시 모이죠.”
일방적인 폐회 선언에 곳곳에서 플 레이어들이 몸을 일으켰다.
옆을 지나갈 때마다 간혹 날아오곤 하는 날 선 시선들.
그 시선들을 무시한 채 묵묵히 기 다리길 잠시.
이윽고 적막한 식당 안에는 단둘만 이 남았다.
“예진 씨.”
“의심해 봤자 별수 있겠어요?”
재열의 부름에 대답한 예진의 목소 리는 잔뜩 쉬어 있었다.
“물론 사람은 좀 그래요. 치사하고, 살짝 비겁하고, 의심도 많고. 솔직히 인격자라고는 못 하겠어요.”
“그래도…… 그래도 믿어야죠. 다 른 희망이 없는데.”
의심해 봤자 뭐가 나오겠는가?
그가 도망간다고 누가 잡을 수나 있겠는가?
단지 지금은 여기서 믿고 버티는 게 최선이다.
그리고 그는 적어도 최소한의 신뢰 는 만들어놓고 갔다.
사거리에 설치된 인간 배터리부터 보급고까지.
도망갈 사람치고는 많은 걸 남겨두 고 간 뒤다.
“그러니까 믿어야죠. 아니, 믿어야 해요.”
“그거라도 안 믿으면…… 달리 더 믿을 게 있나요?” 사람이 종교를 찾는 이유는 대체로 하나다.
막막하고 갑갑한 미래 속에서 허상 이라도 좋을 이정표를 원할 뿐이다.
아마 눈앞의 이 전직 여경도 그와 같은 심정이 아닐까.
묵묵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길 잠시.
주머니를 뒤적거린 재열이 뭔가를 꺼내 내밀었다.
“혹시 담배 태우나?”
“극혐이 에요.”
거, 너무 쌀쌀맞네.
작게 투덜거린 재열이 담배를 도로 집어넣었다.
* * *
아무리 두려워하고 의심한다 한들, 흐르는 시간을 멈출 수는 없다.
다시금 밤이 깊어 돌아온 지옥 같 은 1시간.
다섯째 날의 악몽 같은 습격이 막 을 올렸다.
“아아아아악!” 절규를 머금은 예진의 검기가 허공 을 갈랐다.
동시에 늑대 다섯 마리의 머리를 쪼개는 까만 검기.
어지러운 머리를 가누는 사이 등 뒤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은비야! 옆에!”
푸욱!
냅다 내지른 칼끝이 달려들던 블러 드하운드의 목덜미를 찔렀다.
칼날을 타고 흐르던 피가 중간도 오지 못한 채 얼어버린다.
서늘한 냉기를 느끼며 힘껏 칼을 뽑은 은비가 비척비척 뒤로 물러났 다.
“하악, 하악……!”
“은비야. 일단 뒤로 물러나! 너 지 금 위험해!”
“괜, 찮아요…… 내가 뒤로 가면 누가 싸운다고……
“너 말고 싸울 사람 많아! 내가 더 는 못 두고 봐서 그래!”
기겁한 예진의 고함 따윈 이미 귓 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어지러운 시선을 돌려 등 뒤에 몰 려 있는 플레이어들을 바라본다.
쓰러져 있는 사람이 반.
아직 서 있는 사람이 반.
기적적으로 아직 사망자 0.
그리고 남은 시간은…….
‘30분.’
버틸 수 있을까?
이젠 슬슬 마음속에서 여유가 없어 지기 시작했다.
벌써 절반이 전투 불능이고, 내 체 력도 한계에 달했다.
칼 한 번은 더 휘두를 수 있을까? 검기 1분이라도 더 유지할 수 있 을까?
과연 30분 동안 이 모두를 지킬 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해야 하는데.
이젠 스스로도 믿음이 없어지기 시 작한다.
정말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정말 내가 지킬 수 있을까?
정말 내가 살아남을 수 있…….
“크르르르르!”
쿠우웅!
그때 상념을 가르며 묵직한 발소리 가 떨어졌다.
로비 앞에 잔뜩 몸을 수그린 붉은 늑대.
성게처럼 곤두세운 털. 두 배는 되 는 몸집.
그리고 역겹게 풍기는 누린내. 피 냄새.
꺼지지 않는 무한한 허기의 냄새.
“아, 망할.”
“크림슨…… 하운드.” 욕지거리를 터뜨리는 예진 옆에서
칼을 곧추세웠다.
뽑아 든 칼날이 냉기를 머금고 파 르르 떨린다.
이틀간 어찌어찌 세 마리쯤 잡은 놈인데.
지금은 저놈이 무슨 커다란 장벽처 럼 느껴진다.
‘못 잡아.’
참고 있던 절망이 귓가에 속삭인 다.
못 이겨. 못 죽여. 질 수밖에 없어.
사흘 동안 버틴 것도 잘 한 거야.
이젠 무리야. 포기해.
‘못 이긴다고.’
그 절망을 자각하자, 문득 잠깐 잊 으려 했던 것들이 떠올랐다.
싸움 앞에서 언제나 굉장한 폭음을 터뜨리며 무섭게 놈들을 찢어발기던 그 막대한 화력의 주인.
‘민수 오빠.’
갑자기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울컥 치민다.
정말 오빠는 우릴 버린 걸까?
정말 오빠는 돌아오지 않는 걸까?
정말 포기하고 자기 살길 찾으러 간 걸까?
이제 이걸로 끝인 걸까?
‘왜……?’
벅차오르는 서러움에 몸이 죽 늘어 졌다.
이젠 아무래도 좋다.
싸울 힘도 없어. 칼 들 힘도 없어.
“은비야!”
언니 목소리도 이제 귀찮아.
저놈이 아가리 벌리고 다가오는 것 도 상관없어.
머리 아파. 자고 싶어. 한 열 시간 정도.
“정신 차려!”
그렇게 무기력과 절망에 빠진 채.
은비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이 무력 하게 떨어졌다.
꽈아아아앙!
“깨갱!”
아니, 떨어지려 했다.
어둠을 찢은 폭음이 놈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기 전까지.
“어•…”?!”
머리에서 피를 뿜으며 놈이 쓰러지 고.
빛이 되어 사라진 놈의 거구 뒤로 그들이 나타났다.
가로등의 불빛조차 닿지 않는 저 어둠 너머.
칠흑 같은 어둠을 점점이 밝힌 기 백의 횃불들.
어둠조차 두려워 않는 거친 야성 가득한 함성들.
“쿠오, 쿠오오오오! 쿠오오오오!”
“쿠르르! 쿠으으으으! 쿠오오오오!” 보이지 않는 활을 쥔 사냥꾼 오크 =
거대한 덩치를 철갑으로 두른 오크 드-
검은 늑대 등위에 타고 있는 창을 든 오크들.
어둠을 가르며 다가오는 오크들, 오크들, 오크들.
그 수는 대충 세어도, 100마리 이 상.
“아……
“오크들…… 설마?!” 지친 얼굴 가득 예진이 반가운 미 소를 짓는 사이.
오크들을 가르며 은빛 SUV가 천 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수고들 많았어요.”
차 지붕에 올라앉아 은빛 리볼버를 겨눈 그 반가운 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들이 환성을 지르기도 전에.
머뭇대는 늑대들을 향해 총구를 돌 리며 그가 외쳤다.
“쿠오! 쿠오쿠오! 쿠오오오오!”
아주 유창한 오크어(語)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