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64
나 혼자 무한 보급! 064화
“우와. 이놈 이거 큰 거 봐.”
막상 보급고를 지정하기 나니 잊고 있던 허기가 불쑥 치밀었다.
두툼한 햄버거를 즐겁게 씹으며 활 짝 웃는 민수.
턱이 빠지도록 햄버거를 한 입 베 어 물고는 콜라 한 모금을 쪼옥 빨 아들였다.
“그렇지! 바로 이거지. 한국에서 파는 그 쥐똥만 한 치즈 마카롱이 아니라 이게 진짜 햄버거지.”
“……주인님. 그거 맛있어?”
“아무렴. 맛있고말고. 아, 나브도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고기 많은 거!”
지체 없이 활짝 웃으며 대답하는 나브.
고기부터 찾는 걸 보면 어쨌든 육 식동물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물론 못 챙겨줄 이유도 없었다.
추가로 제조한 빅맥을 분해 조립하 길 약 3분.
패티만 여섯 장을 끼운 고깃덩어리 버거를 든 나브가 행복하게 그걸 덥 석 물어뜯었다.
“자아, 그럼.”
그렇게 나브가 한창 태평양 너머의 아침 식사에 열중하는 사이.
자기 몫의 햄버거를 싹 먹어치운 민수가 상태창을 불렀다.
“상태창.”
[플레이어명 : 김만수]
[직업 : 전술 보급관]
[추가보급지수 : 100(MAX)]
[보유 코인 : 27499이
[보유 플레이어 토큰 : 1910이
[보유 스킬]
[무한의 다중 보급고 (Lv.1) – 보급 관 전용 스킬. 추가로 복수의 보급고 를 지정 가능합니다. 레벨이 올라갈수 록 지정할 수 있는 보급고의 개수가 늘어납니다. 또한, 이전에는 지정 불 가능했던 일부 시설의 보급고 지정이 가능합니다.]
[숙련된 육감 (Lv.1) – 근접해 오는 위협을 감지합니다. 또한, 긴급한 위 협에는 몸이 자동으로 반응합니다.] 검, 과도 등 짧은 칼을 이용한 실전적 인 격투술입니다. 또한, 단검 투척 시 에 일부 명중 보정이 부여됩니다.] [숙련된 사격술 (Lv.1) – 권총, 소 총부터 중기관총까지 모든 종류의 사 격 무장을 아우르는 숙련 기술입니다. 또한, 총기를 구분하지 않고 장거리 명중률이 상승합니다.] [숙련된 간파 (Lv.1) – 상대의 정보 를 파악합니다. 상대가 보유 중인 스 킬 중 가장 높은 스킬 레벨이 본 스 킬보다 낮을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 습니다. 레벨 차이가 클수록 알 수 있 는 정보 또한 늘어납니다.] 음성 언어체계를 사용하는 종족의 언 어를 통역할 수 있습니다. 레벨이 오 를수록 더욱 자연스러운 통역이 가능 해지며, 문자가 있을 경우 그 또한 읽 고 쓰기가 가능해집니다.]
‘우와. 토큰 쌓인 거 봐.’
무려 20000 가까이 쌓인 플레이어 토큰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물론 그사이 스킬 레벨을 거의 올 리지 않은 탓도 있었다.
혼 블래스터의 화력이 워낙에 좋다 보니 마땅히 전투 스킬에 투자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시나리오 클리어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젠 또 모르지.’
외계인 침공이라는 정체불명의 시 나리오.
나타나는 몬스터들이 얼마나 강한 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지금 뉴욕의 상황이 어떤지 도 전혀 모르는 판국이다.
최악의 경우 플레이어와의 전투도 상정해야만 했다.
[현명한 판단입니다. 뉴욕의 플레 이어 집단들은 대단히 극단적인 양 상으로 분열되어 있습니다. 클리어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물리적 충
돌이 불가피할 겁니다.]
“뭐야. 센트럴 파크에 있는 녀석들 이 전부가 아니었어?”
[제가 설명이 부족했군요. ‘의미 있 는’ 플레이어 집단들은 센트럴 파크 의 집단이 전부입니다.]“뭐‘?”
[……시나리오 클리어를 원하지 않 는 플레이어들이 있습니다. 보통은 문명 레벨이 낮은 곳에서나 관측되 는 현상입니다만, 지구-117 같은 고등 문명의 인류종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처음입니다.]황당한 M의 설명에 민수가 입을 쩍 벌렸다.
시나리오 클리어를 원하지 않는 플 레이어?
클리어 안 하면 뭐, 앉아서 죽어주 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그 자식들 미친 거 아냐?”
[……당신의 반응을 보니 그게 지 구-117의 일반적인 가치관은 아니 었던 모양이군요.]“그거야 당연하지. 앉아서 죽어주 려는 놈이 세상천지 어디 있어?”
하여튼 세상에 또라이들 참 많다.
툴툴댄 민수가 상태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무튼, 전투에 대비한다 하면…… 두 개뿐이네.’
단검 격투술. 그리고 사격술.
그리고 어느 쪽이 더 중요하냐면, 더 말할 것도 없이 사격술이다.
코트를 얻으면서 근접전 전투력도 강해지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강해졌다뿐이지, 자신 의 주력은 엄연히 총질이니.
“좋아. 숙련된 사격술 최대로!”
순식간에 증발해버리는 플레이어 토큰 9000개.
그와 동시에 환하게 빛을 뿜으며 상태창의 내용이 바뀌었다.
물론 그러고도 남은 플레이어 토큰 은 10100개.
남은 건 보급고에 투자할까? 아니 면 보험으로 들고 있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며 상태창을 바라
보던 그때.
[스킬 콤보 발견!] [숙련된 육감, 숙련된 단검 격투술을Lv.5까지 육성하시면 새로운 스킬을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
갑자기 상태창 위로 낯선 메시지창 이 떠올랐다.
깜짝 놀란 민수가 눈매를 움찔 떨 자, 이윽고 도움말이 그 밑에 따라 붙었다.
[도움말 – 연관된 기능을 가진 스킬 들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스킬 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보통 일 반적인 스킬들에 비해 대단히 강력한 위력을 자랑합니다.]“호오오오오……
차분한 M의 목소리가 그 뒤를 이 었다.
[하긴 보급관 플레이어도 가능하겠 죠. 보급관 플레이어들이 오래 못 버티다 보니 저도 생각은 못 하고 있었습니다만.]“좀 이해가 안 가는데. 이런 게 다 되는 직업인데 왜 생존율이 한 자릿 수인 거야‘?”
[징크스에 이유를 물어보신들 제가 답해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아무튼, 이제 슬슬…….]“주인님.”
그때 손가락을 쪽쪽 빨던 나브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보다 저 녀석, 그 큰 걸 그새 다 먹어 치웠나?
어마어마한 식욕에 감탄할 틈도 없 이 나브가 손톱을 길게 뽑았다.
“누가 오고 있어. 풀냄새가 나.”
“풀냄새‘?”
“숫자는 총 여섯. 전부 무장하고 있지만, 악의는 없어 보여.”
거기까지만 들어도 상대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시간 좀 걸릴 줄 알았더니 생각보 다 빨리 오셨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민수가 뻐 근한 목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나브. 손님 맞으러 가자.”
우리 고객님 기다리다가 목 빠지시 겠다, 야.
* * *
[김민수(보급관) : 여기로 오누.]경매장의 일대일 거래 기능으로 채 팅을 거니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여기로 오라는 메시지와 함께 따라 붇은 주소 한 줄.
그 주소를 따라 도착한 곳에서 제 이크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야.”
“불이 켜져 있어?”
당황한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서로 의 얼굴을 돌아봤다.
가로등조차 꺼진 지 한참 된 뉴욕 한복판.
그 불 꺼진 가게들 사이에서 패스 트푸드 전문점 한 개가 간판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제, 제이크? 저거 대체 뭐야? 왜 전기가……?”
아무래도 저기인 것 같은데.” 역시 예상이 맞았다.
빅맥 하나만 올려놓고 이쪽을 끌어 들인 것도.
자신이 여기 있다는 걸 일부러 알 리려 한 게 분명하다.
‘만약 함정이면 어떡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하다.
어째선지 저기 하나만 전기가 들어 오는 것도 그렇고, 경매장에 빅맥 하나만 올린 것 또한 어딜 봐도 미 끼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길 수는 없었다.
빅맥은 둘째 치고 전기가 들어오는 가게라니.
설령 진짜 함정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칠 수 없었다.
“……알고도 당해줘야 한다니 X 같구만.”
“어쩔 건데?”
“나랑 톰이 들어간다. 나머지는 이 주변 경계하면서 만약 내가 고함치 면 바로……
“Hello everyone!”
그때 갑자기 가게 문가에서 반가운 인사가 들려왔다.
기겁해서 무기를 움켜쥐는 여섯 플 레이어.
그들의 날 선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팔락팔락 흔들며 민수가 가게를 나섰다.
“요정종 시나리오라고 해서 뭔가 싶었는데 진짜 말 그대로였네요. 이 야, 진짜 이 ‘게임’은 빠꾸가 없어.”
나름 반가운 인사에도 플레이어들 은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하긴 첫 대면부터 반가운 반응 바 라는 건 무리긴 하지.
속으로 혀를 찬 민수가 제이크를 위시로 한 플레이어들의 얼굴을 바 라봤다.
‘요정종 시나리오가 대체 뭔가 싶 었더니……
여섯 명 전부 귀가 길다.
삼국지의 유비처럼 귓불만 길다 그 런 게 아니라.
날카롭고 긴 귀가 하늘을 향해 쫑 긋 돋아나 있다.
문자 그대로 판타지 소설 속 엘프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귀.
물론 저기 있는 면면들이 엘프처럼 선남선녀인 건 아니지만.
아무튼, 저 긴 귀만으로도 지금 뉴 욕의 상황을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 았다.
[요정종 시나리오 진행을 위해 북 미 지역의 플레이어들에게는 특수한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북미 지역의 모든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과 동 시에 직업과 외형이 요정종의 엘프 계통으로 강제 지정됩니다.]
“허어.”
[물론 그와 관련된 메리트 또한 존 재합니다. 인류종 시나리오와는 달리 요정종 시나리오는 채널 내 모든 지 성체가 동시에 플레이어로 각성합니 다. 인류종 시나리오처럼 몬스터를 잡아서 각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좋은 게 있으면 이쪽에도 좀 지정해 주지.
물론 무능한 GM 에게 기대 따윈 한 적도 없었다.
짧게 혀를 찬 민수가 다시금 유창 한 영어로 외쳤다.
“딱 보아하니 경매장에 올렸던 빅 맥 보고 오신 분들 같은데.”
“……그, 그렇습니다.”
긴장한 나머지 제이크의 척추에도 힘이 뻣뻣하게 들어갔다.
민수만큼이나 제이크 또한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이 ‘게임’이 시작된 지 한 달 조금 넘긴 이래, 뉴욕에서 귀 짧은 사람을 본 건 단언컨대 지금이 처음이었다.
‘엘프가 아니라 인간 플레이어라 고?’
뉴욕에서 유일하게 전기가 들어오 는 가게.
그 안에서 나타난 귀 짧은 동양인 플레이어.
무엇 하나 믿어지지 않지만, 지금 은 이게 현실이었다.
긴장한 나머지 손에 든 검을 굳게 쥐는 제이크.
그 모습을 뚱하니 바라보던 민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괜찮아요. 함정 아니고 꿍꿍이 있 는 것도 아닙니다. 전 뭐냐 그…… 용병 같은 거라서.”
“용병?”
“당신들 고생하고 있는 걸 어여삐 여기신 누군가가 큰 대가 지불하면 서 날 고용하셨다 그 말이지. 뭐, 자세한 건 알 거 없고.”
말해봤자 믿지도 않을 테고, 말해 줄 수 있을 리도 없고.
지금 상황에선 하등 중요한 것도 아니다.
한시라도 빨리 시나리오를 클리어 하는 게 급선무.
그리고 그를 위해 지금 당장 취해 야 하는 행동은.
“그러고 보니 다들 피골이 상접하 셨네. 그간 고생 많으셨나 봐들.”
“거기 있지들 말고 들어오세요. 어 차피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라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민수의 손에 하얀 무언가가 잡혔다.
빅맥을 상징하는 네모난 종이 포장 한 개.
눈이 찢어질 듯 부릅뜨는 제이크와 플레이어들 앞에서 손에 든 빅맥을 흔들어보며 민수가 빙긋 웃었다.
“뭐 바라고 오신 건지 대충 눈에 보이니까.”
“•…”꿀꺽.”
머리는 이래선 안 된다고 외치지 만.
이미 제이크의 발걸음은 홀린 듯이 민수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무릇 곳간에서 인심 나온다고 했지 만, 그렇다고 무조건 곳간에서만 인 심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한 끼 잘 대접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일부러 플레이어들을 여기로 불러 들인 것도 그 때문이었다.
얘기든 뭐든 배가 불러야 잘 풀리 는 법이고, 거기에 더해 이쪽의 능 력을 충분히 과시하는 목적도 있었 지만.
“으, 흑•…”!”
“왜, 왜 그래요?!”
설마 울려 버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깜짝 놀란 민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사이.
밀크쉐이크 한 모금을 쪼로록 빨아 들인 제이크가 눈물을 슥슥 닦았다.
“아. 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쳐서 그만……
“감정이라니 무슨……
“미, 밀크쉐이크…… 앞으로는 절 대 못 마실 거라 생각해서…… 눈물 젖은 눈가를 훔치는 건 제이 크뿐만이 아니었다.
커다란 탁자에 둘러앉은 여섯 명의 플레이어.
산더미처럼 쌓인 버거, 너겟, 아이 스크림, 음료를 앞두고 귀 쫑긋 세 운 엘프 여섯 명이 하나 같이 눈물 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지, 진짜야…… 진짜 치즈버 거……
“아이스크림…… 따, 딸기 선데 이…… 이거 진짜지……?”
“허, 허허…… 좋아해 준다면야 이쪽도 다행이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울 것까진 없 지 않나?
그보다 버거를 앞에 두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엘프라니.
내용물이 뉴요커라는 걸 알고 있음 에도 대단히 충격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지구-117의 문화 매체 등에서는 어째선지 엘프를 초식동물에 가깝게 묘사하고 있더군요. 단언컨대 초식 만 하는 엘프는 전체 기준 3%도 되 지 않습니다.] [오히려 육식을 주로 하는 엘프들 이 전체 기준 11%에 달합니다. 개 중에는 종교적 의례 등을 이유로 식 인을 장려하는 문화를 가진 엘프들 도 있고요.]알았으니까 좀 닥쳐.
더 이상 내 환상을 깨지 마.
속으로나마 눈치 없는 M에게 면 박을 던진 후, 흠흠 헛기침을 한 민 수가 입을 열었다.
“뭐, 맛있게 드셨다면야 저로선 다 행입니다만.”
“저, 정말 감사합니다. 어떤 분이신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 은혜
느……”
1— •
“정말 은혜 갚을 생각이라면 일단 이 시나리오 끝낼 생각부터 합시 다.”
냉정한 민수의 지적에 제이크가 얼 른 표정을 굳혔다.
어쨌든 한 달 넘게 플레이어로 살 아온 가락은 있는 모양이었다.
얼른 쉐이크 잔을 내려놓고 눈물 젖은 얼굴을 슥슥 문지른 후.
정중하게 손을 내민 제이크가 가라 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움 감사합니다. 제이크 오브라 이언이라고 합니다.”
“김민수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용 병이고.” “용병…… 혹시나 싶어 여쭙는데, 그 용병이라는 거……?”
“플레이어에요. 몬스터 아닙니다. 경매장도 멀쩡히 쓰잖아요?”
대충 예상했던 지적에 칼같이 대답 하자 제이크의 표정이 환해졌다.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그…… 미스터 킴 같은 분을 처음 뵙다 보니.”
“하긴 귀 긴 사람들 천지인데 귀 짧은 사람이 신기하긴 하겠죠. 아무 튼, 하는 거 보니 어디 집단에 소속 되신 것 같은데.”
“아, 네. 센트럴 파크 캠프에서 왔 습니다. 뉴욕에서 제일 큰 생존자 캠프죠.”
한 방에 제대로 잡았네.
속으로 미소를 숨긴 민수가 물었 다.
“거리가 꽤 있는데 용케도 여기까 지 왔네요.”
“좀…… 위험하긴 했죠. 솔직히 미 스터 킴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올 일도 없었을 겁니다.”
“오는 동안 달리 위험요소는 없었 던 것 같은데……
“……미스터 킴. 운이 좋았군요.”
삽시간에 제이크의 표정이 진지해 졌다.
“저희가 여기까지 오지 않는 건 그 럴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지금 뉴욕 에서 완전히 안전한 곳은 몇 되지 않아요.”
“몇 되지 않다뇨?”
“정확히는 센트럴 파크 일대에 한 정됩니다. 이곳을 위시로 한 맨해튼 남쪽 끄트머리, 브롱크스, 퀸스, 브 루클린 전부가 위험합니다. 스태튼 아일랜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사실상 뉴욕의 과반 이상이 위험지 대라는 이야기다.
침을 꿀걱 삼킨 민수가 대답을 재 촉했다.
“대체 뭐가 있는데요? 외계인이 점 령이라도 한 건가요?”
“차라리 그랬으면 낫겠죠. 그 외계 인 X새 T1…… 죄송합니 다. 아무튼, 외계인 놈들은 점령하질 않아요. 쳐 들어와서 깽판만 치고는 UFO 타고 도망가는 게 전부니까요.”
“그럼?”
“사람입니다. 사람이 문제에요. 특 히 여기 맨해튼 남쪽에 있는 놈들이 악질인데……
와장창!
그때 갑자기 화살 한 발이 유리창 을 깨며 날아들었다.
입가에 케첩을 묻힌 채 깜짝 놀라 일어나는 플레이어들.
그들을 따라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민수의 귓가로 광기 어린 외침이 들 려왔다.
“기름기! 기름기! 먹을 거다! 식량 냄새가 난다!”
“주님께 십일조를 바쳐라! 주께서 네 헌금을 보시고 어여삐 여기어 심판의 그 날에서 너를 구원하실 것이다!”
“끼요오오옷! 끼요오오옷! 주여어 어어!”
왕창 얼굴을 구긴 민수가 제이크 쪽을 돌아봤다.
민망하게 일그러진 그 시선에 제이 크가 고개를 흔들었다.
“……혹시 스티븐 킹 소설 좋아하 십니까?”
“오케이. 거기까지.”
어떤 놈들인지 견적 나온다.
쯧 하고 혀를 찬 민수가 득달같이 밖으로 뛰쳐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