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68
나 혼자 무한 보급! 068화
쿠우우우웅!
“호우우우우!” 속이 뻥 뚫리는 굉음에 민수의 입 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령천공포의 빛줄기에 얻어맞아 정신없이 비틀거리는 UFO.
총신에 앉아 그 광경을 바라보던 민수가 밑을 내려다보며 외쳤다.
“이야! 이거 손맛 죽이네! 묵은 체 증 쑥 내려가는 것 같아!”
“미, 미스터 킴? 이거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아, 괜찮다니까요! 방아쇠 당겨서 나가면 문제없는 거죠! 왜, 어머님 신경 쓰여서 그래요?”
“그, 그런 게 아니라요! 뭔가 이상 하잖아요! 이거!”
고래고래 고함을 내지른 엘레나가 옆에 웅크리고 있는 화염의 정령을 돌아봤다.
길이만 3m를 넘기는 거대한 불꽃 의 도마뱀.
지금껏 센트럴 파크를 지켜온 화염 의 정령.
샐러맨더를 바라보는 엘레나의 눈 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이게 말이 돼? 왜 정령이 사라지 지 않는 거지?’
거창하고 무시무시한 생김새에 걸 맞게.
정령천공포는 사용 제한이 상당히 많은 무기다.
일단 혼자서는 절대 사용할 수 없 다.
동력을 담당하는 정령사, 조작을 담당하는 조율사의 두 사람이 필요 하고.
설령 이 조건이 갖춰졌다고 한들 내키는 대로 갈겨댈 수 없었다.
‘한 발 사용할 때마다 정령이 역소 환되고, 다시 화염의 정령을 소환해 서 동력부에 위치시켜야 하는데 그러니 실질적인 사용 인원은 최소 3인.
조율사 한 명이 조작을 맡고, 나머 지 정령사가 번갈아 가며 화염의 정 령을 소환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민수는 그 제한을 깡 그리 무시하고 있었다.
샐러맨더 한 마리를 하단 동력부에 위치시켰을 뿐인데.
무슨 기관총이라도 되는 마냥 정령 천공포를 마구 갈겨대고 있다.
‘심지어 정령이 역소환되지도 않 아.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한가롭게 쩌억 하품까지 하는 샐러 맨더를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 이.
하늘을 향해 솟구친 정령천공포가 다시금 불을 뿜었다.
쿠우우우웅!
지축을 울리며 먼지까지 뿜어내는 무지막지한 기세.
무려 9일 만에 나타난 화려한 볼 거리에.
정령천공포 주변에는 수많은 생존 자가 와글와글 몰려들어 있었다.
“옳지! 그거지! 쏴버려! 격추해! 확 날려버리라고!”
“어휴, 보는 내가 다 속이 시원하 네. 한 방 더! 한 방 더!”
“미국에 온 걸 환영한다! 이 빌어 먹을 외계인 놈들아! 으하하하하!”
빛줄기가 솟구칠 때마다 사방에서 환성과 휘파람 소리가 높아졌다.
그간의 피로로 인해 다들 내색은 안 하고 있었지만.
지난 9일간의 소극적인 대처로 다 들 불만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나타난 정령천공포의 화려 한 축포는 이들의 답답한 속내를 시원 하게 긁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야. 이분들 너무 좋아하시네.’
그 통쾌한 반응에 민수 또한 기분 이 들뜨기 시작했다.
말도 하지 않고 저지른 짓이라 만 에 하나 방해가 들어올 것도 생각했 는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오히려 부추기 면 부추겼지 어깃장을 놓을 것 같지 는 않다.
‘그리고……
밑을 향해 손을 흔들어 준 민수가 옆구리에 낀 길쭉한 쇠막대를 바라 봤다.
로켓 런처를 반으로 접어놓은 것 같은 묵직한 쇳덩이.
방아쇠도 손잡이도 제대로 달린 그 괴상한 총기를 쓸어보자.
바로 그 옆에 메시지창이 떠올랐 다.
[정령 열화포]
[등급 : 4급]
[센브라이어 요정왕국에 대대로 전해 져 내려오는 정령 무기. 화염의 정령 의 힘을 극대화해 강력한 열선을 발 사한다. 또한, 정령천공포를 조작하는 컨트롤 유닛으로서의 기능 또한 겸한 다.]
[주의 사항 : 하급 이상 화염의 정령 을 인근에 위치시켜야만 발포 가능. 1 회 발포 후 30분 동안 재사용 불가.]
[가격 : 비매품]
[주의! 해당 시나리오의 키 아이템 입니다.]
[주의! 해당 시나리오가 종료되는
즉시 사라집니다.]
‘키 플레이어에 이어 키 아이템.’
정령천공포의 하부 수납함에 들어 있던 아이템이었다.
보아하니 이놈이 공략의 핵심이 되 는 아이템인 모양.
생긴 걸 보아하니 일단 총이니까 사격술 스킬도 적용이 될 터.
키 아이템만 아니라면 꼭 들고 가 고 싶은데.
슬슬 탐욕이 돋아나기 시작한 눈으 로 정령열화포를 쓸어보고 있을 그때.
“미스터 킴!”
표독스러운 목소리가 민수의 귓가 를 찔렀다.
인파를 가르며 우르르 몰려오는 한 무리의 플레이어들.
그들의 선두에서 당혹스러운 표정 을 한 루시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대체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죠?”
“뭐 하다뇨. UFO 격추시키고 있는 데.”
“아니, 조율사도 아니면서 그걸 어 떻게 조작…… 엘레나!”
짜악!
거침없는 루시의 손찌검에 엘레나 의 얼굴이 홱 돌아갔다.
자기 딸 따귀 때리는데 저 정도로 거침없는 엄마는 처음 본다.
절로 불쾌해진 민수가 잔뜩 인상을 구기는 가운데.
분을 참지 못한 루시가 씩씩 숨을 몰아쉬며 표독스럽게 외쳤다.
“당장 정령 도로 돌려보내! 지금 네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알아?!”
“여긴 캠프야. 집단이라고. 우리 집 이 아냐! 보고도 하지 않고 네 맘대
로 뭐든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고!” 노기 가득한 루시의 외침과 동시에 샐러맨더가 사라졌다.
탁탁 튀는 불티만을 남긴 채 스르 르 녹아 사라지는 샐러맨더.
맥없이 고개 돌린 채 미동도 않던 엘레나를 한 번 노려보고.
다시금 루시의 시선이 정령천공포 위에 걸터앉은 민수를 향했다.
“……미스터 킴. 지금 즉시 거기서 내려오세요.”
“허어.”
“이야기는 그다음에 듣겠습니다. 당신에겐 묻고 싶은 게 많아요. 듣 기로는 조율사도 아니라는데 어떻게 정령천공포를 조작했는지도 그렇고, 엘레나 한 명만 데리고……
“존경하는 뉴욕 시민 여러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민수의 외침이 센트럴 파크를 쩌렁쩌렁 울렸다.
사방의 시선이 일제히 민수에게 쏠 렸다.
꼭 태양 따라다니는 해바라기 같은 모습들을 내려다보며 민수가 외쳤 다.
“설명해드릴 것도 많고 이래저래 드릴 말씀도 많습니다만, 뭐 지금은 아무래도 좋지 않겠습니까?” “저어기, 저기! 저 외계인 놈들의 가증스러운 UFO가 추락하고 있습 니다!”
민수의 삿대질이 검은 연기로 가득 한 하늘 너머를 가리켰다.
시커먼 연기를 꼬리처럼 끌며 비실 비실 고도를 낮추는 UFO.
정령천공포 세 발에 방어막까지 날 아가 버린 모습이 초라하기 짝이 없 었다.
“무려 9일 만에 드디어 저 망할 놈들이 처음으로 무릎을 꿇었습니 다! 이 멋진 도시를 지켜내신 시민 여러분께서 이 좋은 기회를 놓치셔 야 쓰겠습니까?!”
“옳다! 옳아!”
“9일 참았으면 오래 참았지. 분통 이 터져서 죽는 줄 알았어!”
“바로 그겁니다! 여러분. 기왕 이 렇게 된 거, 저 못생긴 놈들의 볼기 짝 한 번은 걷어차 줘야 하지 않겠 습니까?!”
“와아아아아!”
우렁찬 민수의 외침에 사방에서 호 응이 높아졌다.
제각기 무기를 꺼내 들며 전의를 불태우는 뉴욕의 플레이어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민수 의 눈가가 싱긋 휘어졌다.
‘바로 이거지.’
뉴욕과 광명시.
더 나아가 미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이 이거다.
몬스터를 사냥한 일부만이 플레이 어로 각성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 은 세 살배기 어린애부터 노인까지 전부 동시에 플레이어로 각성했다.
즉 모든 생존자가 이 ‘게임’이 허용 하는 최소한의 무력을 갖추었다는 뜻.
강력한 플레이어 몇 명에 집단 전 체가 끌려다니는 한국과는 달리 미 국에서는 플레이어들의 여론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니까 플레이어들 자신이 원하 게 한다면 지도부고 나발이고 손도 발도 못 내밀지.’
과연 그 예상대로.
사방에서 호전적인 외침이 들려오 는 와중에도 루시를 위시로 한 지도 부는 도저히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 고 있었다.
쩔쩔매며 어떻게든 말려보려 하는 건 어디까지나 소수.
하물며 그 와중에도 주변에서 들려 오는 건 날 선 대답뿐.
“제발 진정하십시오! 이건 아닙니 다. 마지막 날까지 최대한 버텨보기 로 다들 합의하셨지 않습니까?!”
“이젠 더는 못 참아! 기회가 있을 때 치고 나가야지. 여기 사람이 몇 명인데 언제까지고 웅크리고 있을 거야?!”
“이 망할 겁쟁이 자식들! 너희들이 시간 끈다고 뻗대다가 우리 딸이 죽 었어! 5일 전에 브롱크스의 대령이 랑 협상만 잘 했어도 우리 딸이 죽 을 일은 없었다고!”
오가는 대화 사이사이마다 상당한 감정의 골이 느껴졌다.
보아하니 9일간 방어전을 치르면서 꽤 많은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
하긴 반격수단을 앞에 두고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하긴 하겠지.
어쨌든 생각보다 선동이 더 잘 먹 힌 모양이니, 이젠 감정 말고 좀 더 실질적인 문제를 들먹여 볼 차례다.
“시민 여러분!”
우렁차게 외친 민수가 보관함에서 무언가를 꺼내 흔들었다.
아직도 차갑게 식혀져 물방울이 맺 힌 콜라 한 캔.
용케 그걸 발견하고 눈을 휘둥그레 뜨는 사람들 앞에서 보란 듯이 콜라 를 흔들며 민수가 외쳤다.
“저는 물심양면으로 뉴욕 시민들을 돕고 싶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지 금 제 손에 들린 이 콜라 따위가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물자를 통해 여러분을 돕고자 합니다.”
“잠깐이지만 이 사태 이전의 삶을 보장해드리겠습니다. 음식, 의약품, 생필품! 무엇이든 풍족하고, 넘쳐나 고, 부족할 거 없는 뉴욕의 일상을 약속하겠습니다. 비록 제가 있는 단 며칠에 불과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 히 가능합니다!”
이 ‘게임’이 시작되기 전.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이 뉴욕 의 일상.
무엇이든 풍족하고, 아무것도 부족 할 게 없는 도시의 삶.
조금 전의 감정적인 선동보다 이쪽 의 여파가 훨씬 컸다.
명백히 동요한 얼굴로 서로를 돌아 보는 뉴욕의 플레이어들.
염증처럼 번져가는 그 동요를 바라 보며 민수가 손을 들었다.
“물론 그걸 위해서는.”
손에 들린 콜라 끝이 추락하는 UFO를 가리켰다.
검은 연기를 끌며 마천루 너머로 사라지는 물방울 모양 우주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민수가 도로 플레이어들을 내려다보고는 물었다.
“더 말이 필요합니까?”
당연히 필요 없었다.
질서 따윈 사라진 지 오래.
그리고 민수 또한 이들을 통제하리 라는 생각 따윈 접어둔 뒤였다.
애초에 선동에 이끌린 이들을 누가 통제할 수 있단 말인가.
하물며 수적 우위조차도 압도적인 지금, 어설프게 통제해서 전략을 발 휘하려는 시도 따윈 무의미했다.
“이야아아압!”
“께구륵!”
빛의 칼날을 치켜들고 달려들던 개 구리 닮은 외계인이 철퍽 자빠지고. 뒤이어 무자비한 냉병기의 구타가 엎어진 외계인을 덮쳤다.
순식간에 녹색 체액 범벅의 곤죽이 되어버리는 외계인.
생생한 집단적 광기의 현장에 민수 가 혀를 내둘렀다.
“그냥 못생길 것 같아서 못생긴 놈 들이라고 했는데.”
“쿠르르르륵!”
“진짜 엄청 못생긴 놈들이었네!”
탕탕탕탕탕!
민수의 두 손에 들린 권총이 달려 오던 외계인을 향해 불을 뿜었다. 앞의 네 발은 푸른 방어막이 막아 냈지만 어디까지나 그뿐.
마지막 한 발이 머리를 박살 내자 녹색 피를 튀기며 외계인이 풀썩 고 꾸라졌다.
[카라그림 하급 전사를 처치하셨습니 다. 200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우와 씨, 코인 떨어지는 거 봐.”
기대도 안 한 메시지 내용에 민수 의 눈이 크게 뜨였다.
마땅한 던전도 안 보이는 곳에서 어떻게 코인 수급을 하나 싶더라니.
애초부터 몬스터들이 주는 보상이 기존 대비 몇 배는 더 높게 책정되 어 있었다.
[요정종 시나리오의 특징입니다. 플레이어의 수가 다른 시나리오 대 비 몇 배는 더 많은 점을 감안하여 각종 보상 등이 여타 시나리오에 비 해 대단히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 다.] “살아만 남아도 보상은 얻을 수 있 다는 거네.”
[일단은 그렇습니다만, 대신 몬스 터 공략 난이도 또한 전체적으로 높 은 편입니다. 물론 전체에 비교했을 때 아주 최상급인 건 아닙니다. 괴 수종 시나리오처럼 플레이어의 절대 수 자체가 제한되어 있는 경우도 있 고…….]
이어지는 M의 설명을 들으며 민 수가 주변을 둘러봤다.
UFO에서 쏟아져 나오는 빛의 칼 날을 든 개구리 외계인들.
별로 크지도 않은 UFO에 어떻게 저리 많이 타고 있나 싶었지만.
그들에겐 유감스럽게도 겁 따윈 요 만큼도 나지 않았다.
“죽어라! 죽어! 죽어어어어!”
“이 염병할 외계인 놈들! 이게 아 메리카 스타일이다!”
“케끄극!”
사거리 한복판에 추락한 UFO를 둘러싼 채.
그야말로 끝도 없이 쏟아져 들어오 는 센트럴 파크의 생존자들.
몇백 명인지 몇천 명인지, 이미 숫 자 따윈 가늠도 되지 않았다.
9일간의 울분이 느껴지는 그 물량 에 새삼 압도당한 채.
민수의 시선이 그사이를 누비는 빨 간 머리를 바라봤다.
“웩, 이 자식들 피 냄새 이상해!
꼭 개구리 씹은 것 같아!” “푸하하하하! 이봐. 저 녀석 저거 보라고. 완전 진흙탕에서 뒹굴다 온 개 같구만!”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 겠는데…… 주인님! 얘 지금 뭐라는 거야?”
“……너 멋있댄다.”
“그럼! 그래야지!”
녹색 체액을 뒤집어쓴 채 의기양양 하게 웃는 나브.
그 와중에 꼬리가 붕붕 흔들리는 게 참 심란하기 짝이 없다.
하긴 통역 스킬이 없는 나브가 영 어를 못 알아듣는 것도 당연하겠지.
부디 앞으로도 저들이랑 말 통할 일은 없길 빈다.
작게 한숨을 뱉은 민수가 비로소 걸음을 옮겼다.
“자아••••••
이미 UFO 밖으로 나온 외계인들 은 전부 학살당한 뒤.
이제 남은 건 저기 추락한 UFO 한 대뿐.
그사이 끝없이 몰려든 플레이어들 이 UFO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쳐들어갈 듯 흉흉한 분 위기 속에서.
UFO 앞으로 다가간 민수가 마침 옆에 있던 익숙한 얼굴을 불렀다.
“제이크. 왔네요?”
“다른 사람들 다 가는데 저만 빠지 긴 좀 그래서.”
멋쩍게 뒤통수를 긁은 제이크가 체 액 묻은 검을 휙 뿌렸다.
“안으로 들어갈 건가요?”
“그래야죠. 대신 들어가는 건 저랑 당신, 그리고 우리 나브뿐입니다.” 좁은 UFO 안에 여러 사람 들어가 면 줄초상만 난다.
확실하게 전투력이 검증된 사람들 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보니까 스킬 좀 많이 올린 것 같 은데. 믿어도 괜찮겠죠?”
“물론입니다. 맡겨만 주세요.”
“든든하군요. 그럼 갑시다!”
시원하게 외친 민수가 나브를 앞세 운 채 UFO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추락의 여파로 사방에서 뿜어지는 스파크와 불똥들.
어쨌든 우주선 안이니 미로 같은 구조를 예상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UFO 내부는 제법 심심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다.
“밖에서 보던 것보단 넓네.”
“마땅한 방도 없고 기계장치도 적 고…… 과연. 이런 구조니 외계인 놈들이 그렇게 많이 탈 수 있었던 거…… 저기.”
검을 들어 올린 채 얼른 경계를 끌어올리는 제이크.
그를 따라 UFO 의 기수 쪽으로 시 선을 돌린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딱 계시네. 왕초 같은 분.” 수십 개의 얇은 촉수를 가진 낙지 닮은 외계인.
키는 약 4m 이상. 피부는 옅은 회 색.
고전 SF 속 화성인을 적당히 현대 적으로 리메이크한 것 같은 생김새 였다.
한 손에 혼 블래스터를 꺼내든 채 천천히 그를 향해 다가가자.
두려움을 느낀 듯 거대 낙지 외계 인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쿠르르르르……
“지구 관광 즐거우셨습니까? 손님.” 혼 블래스터의 탄창을 빙글 돌려 관통탄을 장전.
그대로 은빛 총구를 외계인의 머리 를 향해 겨눈 채.
방아쇠를 까딱대며 민수가 이죽거 렸다.
“그럼 이제 내리셔야겠군요.”
r아…… 안 돼!j
외계인의 입에서 다급한 외계어가 튀어나왔다.
요상하기 짝이 없는 발음에 머뭇거 렸지만, 그 또한 잠시.
이윽고 씨익 웃은 민수가 마찬가지 로 유창한 외계어로 대답했다.
「돼」
꽈아아아앙!
시원한 폭음과 함께 낙지 외계인의 머리통이 갈가리 찢어졌다.
사방으로 튀기는 육편과 주황색 체 액들.
썩은 토마토 주스 같은 그 악취에 민수가 인상을 찡그리자.
[지구-117 서버 기준 카라그림 선 장 퍼스트 킬에 성공하셨습니다.]
[성공 보수가 경매장 보관함으로 지
급되었습니다.]
기대도 안 했던 메시지창이 떠올랐 다.
그 뜻밖의 보너스에 살짝 미소지은 그 순간.
“……어?’,
처음 보는 메시지에 눈을 휘둥그레 뜨는 민수.
시나리오 공략의 새로운 국면이 시 작되 었다.